지난 5월 5일부터 6월 8일까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MASHAV(1958년
이스라엘 외무성의 한 부서로 설립되어 국제개발 프로그램을
계획·조정·실행하는 등의 책임을 맡는 기구로, 인적 자원 개발에 특별한 관심을
두며 국제적으로 그 평판이 인정되고 있음)가 주최하는 성인교육에 대한 국제
연수과정에 참가하였다.
국가적 지원 아래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국제적 연수과정이 그러한 것처럼, 이번
연수과정도 ‘성인교육’을 중심 테마로 한 이스라엘의 국가적 홍보사업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도시로의 이동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대개 아침 8시∼저녁 6시
사이에 편성된 하루 일과표는 총 시간 수에 비해 그다지 무리한 일정은 아니었다.
점심시간이 긴 데다 후반부로 갈수록 짧게 단축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했기 때문이다. 본 연수의 주제인 성인교육과 관련해서는 거의가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강좌였다. 한결같이 열성적이고도 확신에 찬 강사들의 강의
태도가 몹시 인상적인 가운데도, 참가자들끼리는 교수방법이 빈약한 편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스라엘의 성인교육, 이주민에 대한 사회통합과 적응에 중점
이스라엘의 성인교육은 1948년 건국 이후 세계 각지로부터 몰려들어온
이주민에 대한 사회통합 및 적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의 과정에서 중심을
이루었던 히브루어 교육과정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따라서
이는 우리 나라의 개념으로 하자면 사실상 ‘공교육’체제에 의해 운영되는
‘문해교육’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며, 이런 점에서 역시 ‘문해교육’이
성인교육의 중심과제인 저개발국 참가자들 외에는 비교적 공감의 폭이 넓지
않았던 듯하다.
한편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남성인 탓인지 ‘여성’부분이 특별히 부각될
기회가 드물었는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개인 발표 때마다 ‘여성사회교육’을
주제로 삼은 본인의 발표 내용은 대단히 흥미로운 논쟁을 유발하였으며, 쏟아지는
질문에 본인이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성 참가자들이 앞다투어
답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연수가 끝나면서 마련된 평가 시간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어떻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이같은 연수과정을 마련한 주최측의 입장을 고려해서라도 가급적
호의적인 평가를 해줄 법도 한데, 야멸찰 정도의 정면 평가에 연수관계자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강의 내용 중복이 심하다든가, 센터 방문은 거의가 다
똑같은데 뭐하러 그렇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냐든가, 영어가 서투른 강사는 왜
부르냐든가, 교수방법이 너무 빈약하다든가, 팔레스타인 관련 부분에서의 비형평성
등등. 이 모든 직격탄들에 대해 사과라든가 해명, 또는 수용의사 표명식으로 그
자리에서 일일이 성실하게 언급하는 연수 관계자들의 태도 또한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지막날 MASHAV 연수과정의 전체 참가자가 한 자리에 모여 실시한
기념식수 행사는 장관이기도 하거니와, 대단히 의미심장한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스라엘 땅에 단순히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게 아니고, 참가자 각자의
영혼을 심는 것이라는 사회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영원히
나와는 상관없었을 이 땅에 내가 와서 흔적을 남기고 간다는 느낌만으로도
가슴이 찡해오는 데다 그로 인해 그때까지 혹 지니고 있었을지 모를 좋지 않은
감정의 찌끼들마저 말끔히 땅속에 묻어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나중에 실제 방송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당일 행사장에서 식수를 하는 도중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국과 인터뷰까지 하였으니 감회가 남다를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