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여성주류화를 위한 국민여론 및 전문가 조사
        구분 기본 상태 완료
        담당자 김양희 연구기간 2000-04-01 ~ 2001-06-01

        가.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1) 연구의 배경
             (가) 21세기에 예측되는 변화
             한 세기가 끝나고 새로운 세기로 접어드는 지금, 세계는 문명사적인 변화를 겪고 있
           다.  21세기를 앞두고 일어나는 변화의 가장 큰 동인은 냉전  체제의 종식이라고 분석
           된다.  과거에는 세계의 움직임을 결정하던 것이 정치적인 힘의 논리였던데 비하여 이
           제부터는 경제와 무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의 질서와 역학이 형성될  것이다.  이
           새로운 흐름의 키워드는  '글로벌화'(globalization)로서, 이는 사람이나  물건의 국제적
           교류를 의미하던 '국제화'와 달리 자본의 이동은 물론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
           국경이 없어지는 것(borderless)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대에 한 국가의 경쟁력은 첨단 과학기술, 특히 정보기술(IT - information
           technology)에 달려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정보화' 라는 단어가 벌써 진부하게 들릴
           정도로 최근 십수년 동안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왔다.  21세기의  정보화는 인간이 지
           닌 전략이나 의사결정 능력을 보다 잘 나타내 주는 (know-how와 같은) 비구조적이고
           다이나믹한 정보, 즉 tacit knowledge (Nonaka와 Takeuchi,  1995)를 체계화하고 관리
           하는데 중점이 두어질 것이다.  이는 바로 Crawford (1991)가  예측하였듯이 21세기는
           한 사회의 경쟁력이 지식의 경영(knowledge  management) 능력에 의해 좌우되는  지
           식기반(knowledge-based) 사회가 될 것을 의미한다. 
             이상과 같은 변화는 생산 방식 뿐 아니라 사람들의  교육과 놀이, 생활 방식에 근본
           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와 더불어 21세기에는 많은 사회문제들
           이 새롭게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경제의 글로벌화가  진전됨에 따라서
           오랜 전통에 의해 배양되어 사회에 깊은 뿌리를  둔 풍토와 습관, 조직, 더 나아가 민
           족의 개성은 국가나 체제 사이의 마찰을 초래할 것이다.  현재도  지구촌 곳곳에서 많
           은 지역간, 종교간, 인종간 분쟁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서구 열강에 의한 식
           민시대를 경험한 아프리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서로 다른  언어, 역사, 종교,
           습관을 지닌 이들이  자의적인 국경에 의하여  묶이거나 분리됨으로써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데다가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인하여 갈등이 더욱 심하게 표면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1세기에는 글로벌화에 대한 불안이나 반동으로 민족주의가 고조될 것
           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동시에 일부 유럽연합 국가  국민들이 자국의 국민으로서
           가 아니라 유럽연합인으로서의 국민 정체감을 택하기 시작하였듯이 국가의 존재를 부
           정하는 주장도 있어 사회 또는 국가에 대한 개인의 정체감이나 귀속감에 대한 재정의
           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정보화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가 극심해지고, 정보의 기간시설에도 국가간 차이가 존
           재하기 때문에 정보화에 있어서의 남북문제는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정보에 대한 접
           근권이 공평하게 주어질 경우에도, 각자가 얻은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중
           요하기 때문에 정보화로 인하여 개인간 능력의 차이가 지금보다도 더 커질 것이다. 
             또 도이모이 정책 이후의 베트남, 그리고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북한에서 보았듯이
           경제질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라의 경우 경제난민이 급증할 것이다.  뿐만 아
           니라 2000년에는 세계인구가 62억이 되고, 2025년에는 84억 7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어 식량, 에너지, 환경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티오피아에서 보았듯이 인구 증가, 생태계의 파괴, 기후 변화 및 그로 인한 식량 생
           산의 차질과 생존 조건의 악화 등으로 생태적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나) 한국의 대응
             이와 같이 여러 면에서의 새로운  변화와 영향이 예측되는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나라의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정립하고 그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일은 중요
           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적으
           로 추진되고 있는 '제2의 건국운동' 역시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당
           장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각종 사회제도, 의식 및 관행에서 개혁을 이루자는 것으로 보
           인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시민단체의 주도로 전개되는 일련의 개혁 작업들이 21세기
           의 나라 발전을 위한 비전을 그리는 일로부터 시작되어, 다가올 시대에 대한 적응력을
           갖춘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세기에 우리나라는 서구
           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사회의 질서가 잡힐  때까지 지켜본 다음 선진국의 경험으로
           부터 배우면서 발전을 추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변화는  동시다발적이고 총체적인
           것이며, 따라서 앞서와 같은 후발적인 발전에 기대를 걸 수 없기 때문이다.
            
             (다) 21세기 사회발전을 위한 여성의 주류화
             앞서 강조한 21세기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사회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여성의  주
           류화를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주류화(mainstreaming)의 개념은 나이로비회의  이후
           처음 등장하였으나 최근의 주류화의 개념은  90년대 이후 등장한 GAD  (Gander And
           Development) 개념과 관련지어 이해되어야 한다.  GAD는  성(gender)과 발전의 문제
           를 동등한 선상에서 다루는 것으로, 종전의 WID(Women In Development)  접근이 여
           성문제를 특수한 집단의 문제로 분리하여  다룸으로써 여성정책을 발전정책의 핵심으
           로 보지 못하고 주변화시킨데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현하였다(Corner, 1998).  GAD 접
           근에서는 발전정책 전체에 성관점(gender  perspective)을 통합하는 것을 강조하고  그
           러한 통합을 위한 방법으로 발전정책이 여성과 남성에게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Gender-biased effect)를 밝혀내기 위한 성분석(gender analysis)을 강조한다.  나
           이로비 이후 대두된 '주류화' 개념은 발전 정책에의 성관점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었으
           며, 90년대 이후 GAD 접근이 등장하면서  성분석(gender analysis)을 주 방법으로 하
           는, 즉 방법론적으로 보완된 '주류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리하여 1997년 유엔
           ECOSOC(UN/DAW/ECLAC, 1998)이 정의한 바에 의하면 주류화는 '모든 분야의 모든
           수준에서 계획된 행동 - 예컨대 법, 정책과 프로그램을 포함한 - 들이 여성과  남성에
           게 미치는 함의를 측정하는 과정'으로서, 이는 '모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영역의 정
           책과 프로그램에 대한 디자인, 실행, 모니터와 평가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심과 경험을
           통합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혜택받고 불평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며, 그 궁극적인 목적은 성평등을 이루는 것'이다.      
             20세기 동안 많은 나라의 여성들이 참정권을 획득하였고 사회참여의 기회가  확대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보면 냉전시대의  군사, 안보 논리에 의하여 여성
           을 정치에서 배제시켰으며, 산업사회의 노동력 운용방식과  거대한 위계조직의 논리에
           의해 여성을 경제에서 소외시키고 도구화하는데 그침으로써  20세기는 여성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커다란 한계를  가졌다. 여성문제를 보는 패러다임에서도 여성
           인력을 도구화하거나 '사회발전의 소외자'인 여성에 대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분배를 강
           조하는 복지적 관점이 주를  이루었다.  즉, 20세기말에  국제사회에서 주류화 개념과
           GAD 패러다임이 출현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그 개념들이  회자되었고 작년부터는
           정부(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여성정책의 기조로 '주류화'를  설정하기에 이르렀
           지만 80년대부터 본격화된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사실상 WID 패러다임을 기초로 한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여성발전의 전략은 주류화에 두어야 하고, '전통적  성
           불평등 현실'에 집착하기보다는 사회발전에 여성발전을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야 한다.  그 당위성은 다음 몇 가지에서 집약된다.  우선 글로벌화 및 탈위계적인 정
           보경영의 시대에는 창조력과 기술력, 수평적이며 유연한 사고가 중시될 것이다.  또한
           인류가  생태계의  위협으로부터  마지막  신호를  받게  될  21세기에는   인간중심적
           (anthropocentric)인 사고와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유기적이며 자연 친화적인 사고와 생
           활 양식, 다양성에 대한 인내와 생명에 대한 가치의식이 중요하게 요구될 것이다.  이
           러한 새로운 요구는 '남성적' 원리가 중심을  이루던 사회 체제로는 적응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즉, '여성적' 원리와 가치를 통합하는 사회 체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여성을 사회 발전의 주체로 끌여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여성의 주류화는 피
           할 수 없는 당위로 다가온 것이다.
             이에 1946년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경제사회이사
           회의 하나의 기능위원회로 여성지위위원회를 설치한 이래 여성차별 철폐를 위한 국제
           규범의 제정자이며 세계  여성의 지위에 관한  포괄적인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온 유엔에서는 2000년 6월 '여성 2000년: 21세기를 위한 성평등,  발전과 평화'(Women
           2000: Gender equality, development and peace for  the twenty-first century)라는 주
           제로 특별회의를 개최하여 나이로비 여성발전을  위한 미래전략과 북경행동계획에 대
           한 그 동안의 이행성과를 평가하고 21세기의  여성발전과 여성의 주류화를 위한 행동
           을 논하기로 결정하였다(유엔총회 결의문 52/100, 52/231).  이미 여성지위위원회는 동
           회의의 의제를   준비하기 위한   framework를 마련한   상태이며(CSW 15-19  1999,
           E/cn.6/1999/pc/2),   이를    위한   아태지역   차원의    고위급   회의(High    level
           intergovernmental meeting) 가 ESCAP의 주최로 1999년  10월 방콕에서 개최될 예정
           이다.      
            
             (2) 연구의 목적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21세기의 여성발전을 위한 가치와 방향을  도출하는
           데 기초를 마련하고자  전국민 여론조사 및  분야별 전문가 델파이조사를  실시하고자
           한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국제사회의 압력과 여성계의 요구에  의하여
           산발적으로 입안되고 시행된 경향이  강하였던 반면, 여성문제에 대한  다양한 계층의
           여론과 요구를   체계적으로 수렴하여  반영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하였다.   이렇게
           Top-down 접근으로 개발된 정책들에 대한 피드백 기제도 부족하였기  ??문에 대부분
           의 일반인들은 여성정책에 무관심하였고 여성들조차도  여성정책이 자신들의 삶에 주
           는 의미에 대해서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한국여성개발원(1985, 1991)에서
           국민의 여론을 두 차례  조사하여 여성문제에 대한 태도와  정책에 대한 인지도 등에
           대한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한 바 있지만 그 역시 WID 접근에 머물렀다.  그후 주기
           적으로 충분하게 깊이 있는 조사를 수행하여 정책에 반영시키는 bottom-up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20세기의 여성발전의 흐름을 정리하고, 21세기에 우리사회가 경
           험할 것으로 예측되는 정치 및 경제, 정보기술 등의 변화가  생활 방식, 가족 구조, 가
           치관과 의식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그러한 변화는 여성 삶과 어떠한 상호작용
           을 일으킬 것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또 국민여론 조사와 전문가 의견조사에 기반하여
           분야별 여성 주류화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정책적 접근을 모색하고자 한다.  종합하
           면 본 연구에서는 21세기를 맞아 여성과 여성문제를 보는 발상의 전환을 도모하고, 여
           성의 주류화를 실현할 새로운 여성발전의 모델,  즉 목표와 전략, 과정과 조건을 도출
           해내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 연구내용 및 방법
          (1) 연구 내용
            (가) 20세기의 여성발전의 흐름
            (나) 여성문제, 사회발전과 여성발전에 대한 국민 여론
            (다) 여성발전에 대한 분야별 전문가의 진단과 전망
            (마) 여성주류화를 통한 21세기 여성발전의 방향 및 목표, 전략
         
          (2) 연구 방법
             (가) 문헌연구 및 자료 수집
               - 국내외 여성정책 및 현황 자료
               - 유엔기구의 여성정책 자료
               - 여성관련 각종 통계 및 지표
             (나) 국민 여론 조사 
               - 내용 : 여성문제, 사회발전과 여성발전의 연계에 대한 태도; 여성발전의 방향 및
                 내용, 추진 방법 등에 대한 의견조사를 통한 주류화의 여건 분석
               - 대상 : 전국 15세 ∼ 60세 사이의 남녀 3,000명
                       (표본추출 방법: 지역표집을 이용한 다단계 층화 무작위 표집)
               - 방법 : 질문지를 이용한 개별 면접(현지 조사원 활용으로 경비 절감)
             (다) 분야별 전문가 의견조사
               - 내용 : 20세기의 여성발전 평가; 분야별 21세기의 여성발전의 여건전망;
                        분야별 여성주류화와 정책 방향, 목표 및 전략
               - 대상 : 분야별 전문가 300명
                        (표본추출방법 : 분야별 전문가 인명록을 이용한 성별, 분야별 할당표집)
               - 방법 : 심층질문지를 이용한 세차례의 우편조사(전화 인터뷰 병행)  

        다. 기대효과
           (1) 20세기의 여성발전을 개관하고
           (2) 여성발전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 집단의 의식을 파악하며
           (3) 21세기의 여성발전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마련하는데 기초자료를 제
             공함으로써
           (4) 여성지위 향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5) 21세기의 사회발전에 여성을 주류화하는데 기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