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 수반 선거 출마
        등록일 2002-06-15

        아프간 여성, 수반 선거 출마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 향후 2년간 아프가니스탄을 이끌어갈 종족대표회의
        (로야 지르가)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 후보가 과도 정부 수반 선거에
        출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도 정부 수반 재선출이 확실시되는 하미드 카르자이 현 수반에 도전해 출사표를 던
        진 이 아프간 여성은 의사인 마수다 잘랄.

        카불 지역 선거에서 로야 지르가 대표로 선출된 잘랄 여사는 수반직 입후보에필요한
        150명의 추천을 확보해 이번 회의 의장 선출 직후에 치러질 수반 선거에 도전할 예정이다.

        카르자이 현 수반의 재선출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잘랄 여사가 굳이 수반 선거에
        나서는 이유는 아프간 여성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게 그녀의 설명이다.

        오랜 내전을 겪은 아프간은 여성 인구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여성들의
        인권은 땅에 떨어진 상태이다.

        특히 지난해 10월까지 계속된 탈레반 시대엔 여성들이 부르카로 온 몸을 가리고
        직장은 물론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등 여성들의 인권이 거의 동물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평가했다.

        세계식량계획(WFP) 소속 소아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잘랄 여사는 당락 여부와 관계
        없이 여성이 최고위 공직인 수반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아프간 여성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거의 30년만에 열린 이번 로야 지르가에선 과거와 달리 여성들이 대거 대표로 참석해
        활발한 주장을 펼치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