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하고 아이만…" 미 여성들'괜찮은 정자' 사냥
        등록일 2006-03-21

        “미국 여성들이 양질의 정자를 찾아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8일 일요판 매거진에서 점점 많은 미국 여성들이 제 짝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임신을
        위해 ‘건강한 정자’를 찾아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의 전문직 여성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정자를 구하고 있다. 기업체 간부인
        카린(39)은 정자 8유닛을 3100달러(약 300만원)에 구입해 임신했다. 일반적으로 정자는 한 병당 200∼
        400달러이며 운송료 100달러가 붙는다. 여성들은 사진과 프로필을 통해 정자 제공자 정보를 입수하
        고 있으며, 피부색과 교육 수준, 직업, 가정 환경, 비만·대머리 여부 등이 선택 기준이다. 광고회사 간
        부인 다니엘라(38)처럼 훗날 아이에게 아버지를 확인해 주기 위해 주변 남자에게 정자를 요구해 임신
        한 사례도 있다.

        기증 정자를 통한 임신은 중년층 독신 여성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을 ‘선택에 의한
        독신 엄마’라고 부르고 있다.

        인구통계센터에 따르면 1999년과 2003년 사이에 결혼하지 않은 30∼44세 여성의 출산이 17% 늘었다.
        같은 기간 15∼24세 미혼 여성의 출산은 거의 6%가 줄어들었다.

        이 같은 여파로 출범한 지 25년 된 ‘독신엄마모임’은 회원이 4000명을 돌파했다. 1년 새 회원이 갑절이
        나 급증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정자은행인 ‘캘리포니아 크리오뱅크’는 지난해 거래량의 3분의 1인 정
        자 9600병이 독신여성에게 팔렸다고 밝혔다.

        두 자녀를 갖는 여성은 아이가 외톨이가 되는 것을 걱정해 원래의 정자 기증자를 찾아 재차 임신한다
        고 한다. 이로 인해 특정 정자 기증자의 형제자매가 여럿 태어나기도 했다. 육체미 선수의 정자를 통
        해 쌍둥이 4쌍을 포함해 모두 21명이 출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정자 기증 출생 모임인 ‘기증정자출
        생등록’ 사이트는 회원 7400명 중 대부분이 ‘나 홀로 엄마’이며, 최근 사이트가 알려지면서 가입한
        1500명이 형제자매 간이거나 기증 정자로 탄생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은 “인공수정 뒤 남성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복잡한 관계를 맺고
        싶지 않고 종종 만나서 즐기는 친구로 원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신기술과 커뮤니케이션의 발
        달로 전통이 깨지거나 점차 쓸모없는 것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세계일보 워싱턴=한용걸 특파원 icykar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