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에 발효된 성차별금지법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력을 가지려면 200
년 이상의 긴 세월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회균등위원회(EOC)가 5일 밝혔다.
EOC는 이날 발표한 연례 조사 보고서 `성과 권력 - 누가 영국을 운영하는가?'에서 지난 1년간 이뤄
진 정치, 경제, 사법 등 각 부문에서 여성의 지위향상은 극히 제한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
마거릿 대처가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지 30년이 지났지만 국회의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기업 최고경영자 중 여성 비중은 11%로 여성의 지위향상이 거북이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
다는 것.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40번의 총선이 실시되는 20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야 겨우
국회에서 남녀 성비가 같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 최고경영자의 수가 같아지려면 정치부문 평등이 달성된 시점에서 다시 40년이 더 필요한 것으
로 추산됐다.
제니 왓슨 EOC 회장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상승을 가로막는 장벽이 신속하게 해체되지 않는다면 영
국은 앞으로 다가올 여러 세대를 통해서도 여성의 재능을 활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성차별금지법이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장시간 일하는 것을 강요하
는 영국의 근로문화로 인해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고위 법관의 9%, 경찰 고위직의 10%, 전국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신문 편집
자의 13%를 각각 차지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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