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1월 원고] 영국 : 워싱턴 여성 행진, 대서양을 건너 런던으로
        등록일 2017-02-06

        [2017년 해외통신원 1월 원고] 영국

         

        워싱턴 여성 행진, 대서양을 건너 런던으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지난 120,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제 45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행사가 있었는데, 바로 수십만 명이 참가한 이른 바 여성 행진(Women's March)’이다. 이 행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발언 및 태도에 반대하고, 여성 인권 신장을 촉구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본 행진의 기본적인 목적은 새 정부에게 "인종, 민족, 종교, 이민 여부, 성적 정체성, 경제적 상황, 연령 등의 요소들과 관계없이 여성의 권리가 곧 인권이다 (Women's rights are human rights)”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단 양성평등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인권, 인종 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한 차별 문제 개선 등 폭넓은 사회 내 불평등 문제들을 제기하는 장이 되었다.

        이 여성 행진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대서양 건너편 영국에서도 대규모 행진이 개최되었다. 런던 여성행진에는 참석 인파가 약 십만 명에 다다른 것으로 추산되며, 본 행진에는 런던 시장 사디크 칸(Sadiq Khan) 외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석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런던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에든버러, 리버풀 등 영국 내 도시 곳곳에서도 여성행진 행사가 개최되었으며, 수천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행진에는 다양한 여성 단체 및 인권운동 단체들이 적극 지원하고 참여하였다. 행진에 참여한 영국 Women's Aid 대표 폴리 니엣(Polly Neate)"여성혐오(misogyny)에 기반을 둔 여성 및 여아 대상 폭력 퇴치를 주장하기 위해 본 런던 여성행진을 지지한다. 여성이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를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여성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왜 영국에서는 이웃 유럽 국가들에 비해 유달리 큰 규모의 여성행진이 개최된 것일까? 우선 영국 내 미국인 거주 비율이 높다는 점을 하나의 촉진제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영국의 여성 행진 참가자들은 여성 인권, 양성평등이라는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의제 이외에도, 영국 내 다양한 맥락을 반영한 이슈들역시 적극적으로 제기하였다. 예를 들면 난민 문제 개선, 아일랜드 및 북아일랜드에서의 여성 낙태 금지법 반대 등이 그것이다.

        참가자들 중에는 자녀들과 참가한 부모들이 많았는데, 다음 세대에도 현재의 양성 불평등, 여성혐오증 등과 같은 문제들을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행진에 참여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한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성혐오성 발언을 서슴지 않던 트럼프가 미국의 새 수장이 되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마치 100년 전 시대로 되돌아 간 것 같아 현 세대의 일인으로서 매우 유감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남성 참가자들도 상당 수 있었는데, 일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양성 불평등 문제는 남성에게도 책임이 있다”, “양성 불평등 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남성들이 외면하고 무시하지 않는 태도가 특히 중요하다등 주장하였다.

        미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발발한 여성 행진은 그 열기가 계속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21, 지난해 여성혐오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강남역에서 약 2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 여성행진이 개최되었다고 한다. 여성 행진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시위 피켓에만 남지 않고, 보다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주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자료

        Chloe Chaplain (2017), "Women's March on London: 100,000 activists demonstrate against gender inequality after President Trump's inauguration," Evening Standard, 2017121일자, http://www.standard.co.uk/news/london/womens-march-thousands-of-activists-march-on-the-streets-of-london-in-support-of-equality-following-a3446331.html (접속일: 2017122)

         

        Emma Harrison (2017), "Women's March: Why are UK women protesting?" BBC News, 2017120일자, http://www.bbc.com/news/uk-38665546 (접속일: 2017122)

         

        Rachel Thompson (2017), "Why Londoners are standing in solidarity with the U.S. at the Wo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