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4월 원고] 프랑스 : 여성의 성적 대상화로 논란이 된 입생로랑
        등록일 2017-04-27

        여성의 성적 대상화로 논란이 된 입생로랑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세계적으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명품브랜드,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이 최근 프랑스 파리 시내 광고 게재를 제재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사건의 발단은 입생로랑의 새 시즌 광고들이다. 문제가 된 광고 2개가 브랜드의 가치나 제품보다는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 한 것에 과도하게 치중했다는 것이다.
        버스정류장과 같은 공공장소에 게재된 뒤, 본 광고는 소셜미디어와 같이 온라인상에서 여성의 가치를 비하하고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 하는 자극적인 광고라는 비판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마른 모델이라는 이미지는 자칫하면 유행이나 패션에 민감한 10대 소녀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입생로랑은 지난 2015년에도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마른 모델이 등장한 광고로 인해 영국에서 광고표준위원회(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으로부터 광고 금지조치를 받은 바 있다.


        입생로랑 광고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프랑스 내 광고를 규제하는 자율심의기관 Autorite de Regulation Professionnelle de la Publicite (ARPP)에서는 수많은 불만이 접수되었다. 이후 ARPP 대표 Stephane Martin은 문제가 된 광고들이 약 10년 전에 활용되었지만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패션과 성적 코드를 결합했던 일명 ‘포르노 시크(porno-chic)’를 연상시키며, 광고로서 지켜야 할 규범을 훼손했다고 보고 입생로랑측에 광고 철회 또는 변경을 공식 요구하였다. 프랑스의 유명 여성단체인 Osez le Feminisme에서는 입생로랑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것이 이번 한번이 아니며 광고가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몇 주간 계속되자, 파리 시의회에서도 내부 논의 및 투표를 통해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된 광고가 게재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성적 차별뿐만 아니라, 종교, 연령, 인종 등 모든 요소에 있어 인류의 존엄성을 해치는 차별적 요소가 시각화 되는 것을 금지한다고 한다. 파리 시장 Anne Hidalgo은 파리는 시각적 광고를 통해 성적 고정관념 또는 여성 대상 폭력과 같은 부적절한 관념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어디까지가 표현의 자유이며, 어디까지가 여성의 성적 대상화인가라는 문제에는 명확한 정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광고 제작과 게재에 있어 주관적인 해석이 개입되기도 한다. 그러나 패션의 도시, 관용의 도시 파리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인상적이며, 해당 브랜드가 보다 신중하게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참고자료

        □ Lizzie Dearden (2017) "Paris bans 'degrading' sexist and discriminatory adverts across French capital," Independent, 2017년 3월 30일자,
        http://www.independent.co.uk/news/world/europe/paris-bans-sexist-adverts-discrimination-france-capital-billboards-posters-city-anne-hidalgo-mayor-a7658341.html (접속일: 2017년 4월 21일)

        □ Oliver Gee (2017) "Paris bans sexist ads from billboards around the capital," The Local, 2017년 3월 29일자,
        https://www.thelocal.fr/20170329/paris-bans-sexist-ads-from-billboards-around-the-capital (접속일: 2017년 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