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7월 원고] 프랑스_ 길거리 성희롱 문제 철폐를 위한 양성평등 장관의 시도
        등록일 2017-08-07

         

        길거리 성희롱 문제 철폐를 위한

        양성평등 장관의 시도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프랑스 양성평등 장관(Gender Equality Minister)인 마를렌 시아파(Marlene Schiappa)는 정치권에서 보수 정당 측의 비판도 많이 받고, 사회적으로도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녀의 다소 급진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발언과 행동 때문인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희롱 문제이다.

        여성주의자이기도 한 마를렌 시아파 장관이 해결하고자 하는 첫 번째 목표가 바로 길거리에서의 성희롱 퇴치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대중교통 이용 시 발생하는 성희롱 철폐를 위한 ‘Stop, ça suffit (Stop, enough is enough)’라는 캠페인을 시한 적도 있는 만큼,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 여성들이 겪는 성희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였다. 마를렌 시아파 장관은 성희롱 문제가 아직도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성희롱을 검거하는 현장에서 바로 높은 금액의 벌금을 물리는 것을 제안했다. 그녀는 영국 가이던지(The Guardian)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벌금인 20유로 (한화 약 26,000)충분하지 않다. 남자들이 성희롱적 발언이나 행동을 하고나서 단순히 재미로, 또는 본인들이 소위 프렌치 러버(French lover)’라서 그렇다며 우스갯소리로 넘겨버리는 경향이 있다. 5,000 유로 (한화 약 600만원)정도는 되어야 성희롱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그녀는 남녀 임금격차 문제도 이와 같이 유사한, 다소 급진적인 방안을 취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그녀의 제안은 바로 주요 기업들이 정부와 개별적으로 만나 해결방안을 상의하는 것이며 이를 거부하는 기업은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다. 그녀는 또한 프랑스 언론들이 '성폭력범(rapist)'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고 '여성이 성폭력 당했다 (또는 당했다고 주장하였다)'라고 기사를 작성 한다면서 이는 가해자를 뒤로 숨기고 피해자를 전면에 내세우게 되고, 나아가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한 어조를 내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를렌 시아파 장관이 성희롱 퇴치를 위해 실제로 취한 행동은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사회적인 조롱 및 비판을 야기했다. 바로 그녀가 파리 내에서도 성희롱이나 여러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치안이 다소 좋지 않은 북동부 지역인 라 샤펠-파졸(La Chapelle-Pajol)을 방문하여 원피스를 입은 복장으로 본인이 길거리를 걷고 있는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고, 사진과 함께 "우리의 법은 언제 어디서나 프랑스 여성들을 보호하고 있다"라고 언급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짧은 시간동안 길거리를 걷고 속단한 뒤 인증샷인 듯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은 많은 여성들의 일상 깊숙이 스며든 성희롱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마를렌 시아파 장관은 문제가 된 트위터 게시물을 삭제했다. 본 사건은 성희롱 자체에 대한 양성평등 장관의 관심보다 적극적인 아이디어와 실천하는 행동은 긍정적이긴 하나, 보다 체계적인 정책적 고민이 뒷받침 되어야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 양성평등 장관은 부처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총리실 직속으로 특정 분야 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이며, 프랑스 정부 공식 홈페이지 상 정확한 영문 직책명은 Minister of State for Gender Equality, attached to the Prime Minister 참고: http://www.gouvernement.fr/en/composition-of-the-government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