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8월 원고]영부인 브리짓 마크롱의 나이, 외모에 대한 가십들이 주는 함의
        등록일 2017-10-27

        영부인 브리짓 마크롱의 나이, 외모에 대한 가십들이 주는 함의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지난 5월 당선하여 집권한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대통령만큼이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은 바로 그의 부인인 브리짓 마크롱(Brigitte Macron)이다. 브리짓은 마크롱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부터 선거기간 내내 성차별주의(sexist), 그리고 여성혐오(misogyny) 발언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는 영부인이 된 이후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녀가 끊임없이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주된 요인은 바로 그녀가 마크롱 보다 24살 연상이라는 점이다. 마크롱은 지난 5월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엥(Le Parisien)과 선거기간 중 가진 인터뷰에서 이는 여성혐오적이라고 직접 그 의견을 밝히면서, "만약 남성인 내가 부인보다 20살이 많았다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부인이 나보다 20살이 넘게 많으니 이 관계는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데, 이는 옳지 않다"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프랑스의 유명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는 마크롱 대통령이 만삭의 모습인 브리짓의 배 위에 손을 대고 웃고 있는 모습인 캐리커처와 함께 '그는 기적을 행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삽화를 표지에 실었다.
        [그림] 논란이 된 샤를리 에브도 주간지의 표지 겸 만평
                         
        출처: Charlie Hebdo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본 삽화는 마크롱이 프랑스를 새로운 국가로 나아가는 기적을 만들 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그 뿐만 아니라 부인이 훨씬 나이가 많다보니 그녀가 임신한다면 그게 곧 기적일 것이라는 조롱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 주간지 표지 삽화는 많은 이들이 성차별주의적(sexist) 표현이라고 비난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지난 7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프랑스 공식방문으로 일정이 진행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짓에게 "몸매가 좋다(You are in such good shape)"이라고 말하고, 다시 한 번 마크롱 대통령에게 "그녀가 몸매가 참 좋다"라고 말하여 국제적으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른 국가 대통령의 배우자 외모를 언급하는 행위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인데다, 여성의 외모나 몸매를 평가하는 듯한 발언은 여성 비하적 태도를 반영한다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동안 프랑스 국내외적으로 여러 차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그녀는 최근 여성혐오나 성차별적 이슈는 아니나, 또 한 번 프랑스 사회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바로 마크롱이 영부인(first lady)이라는 공식적인 지위를 만들어 그녀에게 부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에는 영부인이 별도의 공식지위로 설정되어 있지는 않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당시 이를 바꿀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바 있다. 이 공약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약 30여만 명이 넘는 프랑스 시민들이 반대한다는 데 서명하였다. 청원서에서는 "우리는 브리짓 마크롱에 대한 모든 성차별 주의적 공격은 매우 비판한다. 그러나 영부인이라는 공식 지위를 부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그녀가 예산을 지정 받는 것은 반대한다."라고 명시하였다. 이에 결국 엘리제궁(the élysée Palace)에서는 결국 영부인 공식지위 부여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본 사건을 통해 프랑스의 많은 국민들이 브리짓 마크롱의 나이, 외모를 이야기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선거기간 및 당선되고 몇 달이 지난 오늘 날까지 이어지는 그녀의 나이 및 외모에 대한 조롱, 최근의 트럼프의 언행은 여성을 외모지상주의 또는 여성혐오와 같은 그릇된 시각을 바라보고 가십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한번 쯤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Jamieson, Alastair (2017), "Petition Builds Against French President Macron’s First Lady Plan for Brigitte," NBC News 2017811일자, http://www.nbcnews.com/news/world/petition-builds-against-french-president-macron-s-first-lady-plan-n791716 (접속일자: 2017821)

        The Local (2017), "Charlie Hebdo in hot water over 'sexist' cartoon of a pregnant Mrs Macron," 2017511일자, https://www.thelocal.fr/20170511/charlie-hebdo-in-hot-water-over-sexist-picture-of-a-pregnant-mrs-macron (접속일자: 2017821)

        Ramdani, Nabila (2017), "Why didn't France want Brigitte Macron to be their First Lady? Spite and misogyny," Independent 201788일자, http://www.independent.co.uk/voices/brigitte-macron-emmanuel-petition-protest-first-lady-of-france-french-politics-misogyny-a7882096.html (접속일자: 2017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