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8월 원고] 영국 : 길거리 성희롱 문제 철폐를 위한 양성평등 장관의 시도
        등록일 2017-10-27

         

        길거리 성희롱 문제 철폐를 위한 양성평등 장관의 시도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영국에서는 2015년, 인신매매와 현대판 노예제, 강제노동의 근절을 위한 현대노예금지법(Modern Slavery Act)이 제정된 바 있다. 그만큼 영국 사회에서는 현대판 노예제 문제가 사회 여러 분야에 걸쳐 심각한 문제임이 드러났고 국가에서는 이를 법적으로 제재하게 된 것이다. 본 법안에서는 개인이 개인을 노예화 하거나 강제 노동을 시킬 수 없다고 보고, 인신매매를 실제 저지른 자의 경우는 최소 14년에서 무기징역까지 받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 영국에서 최근, 국립범죄수사국(National Crime Agency, NCA)이 영국 내 현대판 노예제 및 인신매매 사건이 만연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국립범죄수사국(NCA)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수사 중인 사건만 300여건 이상이며 국내 모든 주요 도시가 그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피해자는 과거 발표된 바 있는 약 1만-1만3천명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약 수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립범죄수사국(NCA) 측에 따르면, 현대판 노예제는 국제 범죄 집단이 마약 거래보다도 사람을 통제하고 거래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익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점차 인식하면서 그 규모가 확대되었다. 현대판 노예제의 범위는 식품가공, 농수산업, 건설,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거의 급여를 받지 못하기도 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견디고 일해야 하는 강제 노동에 노출되어 있다. 인신매매자들은 보통 인터넷을 통해 직업이나 교육, 심지어 사랑을 보장하면서 피해자들을 유인한다고 하며, 알바니아, 나이지리아, 베트남, 루마니아, 폴란드가 주요 피해자 출신 국가이지만 영국 내 시민인 경우도 상당수이다. 피해자는 특정 유형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가 그 타깃이 되는데, 보통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배제된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빈곤층이다. 여러 세부 범죄 유형중에서도 특히 성적 착취(sexual exploitation)가 일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12월에는 네일샵에서 일하던 무려 97여명의 여성이 이민법 위반으로 구속된 바 있다. 대부분이 베트남 여성들이었고, 그 외에는 몽골, 가나, 중국 등의 국적도 있었다. 이들은 영국 내 취업과 같은 지원보장을 듣고 온 인신매매 피해자들인데, 조사를 통해 영국 거주 권리가 없는 여성들은 강제 출국되었다. 하지만 이 사건에 있어 Anti-Slavery International 단체 영국지부 관계자인 Jakub Sobik은 영국 언론 i New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현대판 노예제 문제를 이민이라는 잣대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들이 운영하던 그 네일샵은 여전히 인신매매자들이 여성들을 착취하는 불법적인 공간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낮에는 네일샵이지만 밤에는 성매매의 소굴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마약 범죄에 연루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예로, 한 필리핀 중년여성은 카타르에서 가사노동자(domestic worker)로 일하며 겪은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위 '마담(madam)'이라고 부르는 그녀의 새로운 고용주인 여성을 통해 영국으로 넘어왔는데, 하루 빵 한조각과 차 한 잔만 받고 급여는 아예 받지도 못하고 하루 20시간을 일하게 되었다. 그녀는 고용주가 낮잠에 빠진 틈을 타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근처 교회로 피신하면서 가까스로 현대판 노예제라는 덫에서 탈출하였다고 한다. 국립범죄수사국(NCA) 사회 취약 집단 담당국(Vulnerabilities Directorate) 국장인 Will Kerr은 최근의 사례로, 한 12세의 소녀가 아버지에 의해 영국에 팔려와 영국에서 한 가정에 일하며 아이들 등·하교를 돕거나 집안일을 청소하는 등과 같은 가사노동을 해왔음이 적발되었다는 일화를 밝혔다.

        지난 5, 6월에만 약 111여건의 체포가 이루어졌는데, 약 130여명의 잠재적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국립범죄수사국(NCA)은 대중적 인식제고와 더불어 의심 가는 경우 현대판노예제 관련 핫라인으로 바로 신고하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노예제가 부도덕하며 불합리하다는 점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종종 언론을 통해 밝혀지는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있었다. 나아가 미디어라는 수면 위에 노출되지 않는 사건들 도 존재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한다면, 한국에서도 현대판 노예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 또한 이것이 여성들의 경우 인신매매를 통한 성적 착취로 이어지지는 않는지 정부 관계당국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BBC (2017), "Modern slavery and trafficking 'in every UK town and city'", 2017810일자, http://www.bbc.com/news/uk-40885353 (접속일자: 2017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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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agher, Paul (2017), "Revealed: How Vietnamese gangs are using UK nail bars to traffic women," 201789일자,

        https://inews.co.uk/essentials/news/health/modern-slavery-nail-bars-women-arrested-government-crackdown/ (접속일자: 2017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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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lly, Annie and Hodal, Kate (2017), "I slept on the floor in a flat near Harrods': stories of modern slavery," The Guardian, 2017729일자,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17/jul/29/slept-floor-flat-near-harrods-stories-modern-slavery (접속일자: 2017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