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8월 원고] 캐나다의 낙태약을 둘러싼 정책동향
        등록일 2017-10-27

                                     캐나다의 낙태약을 둘러싼 정책동향

        김양숙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먹는 낙태약을 들여오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국내 언론 보도가 있었다. 원치 않는 임신을 했지만 불법 낙태 시술 또한 꺼려하는 여성들이 의사의 처방 없이 인터넷을 통해 외국에서 낙태약을 구입하여 임의로 복용 한 후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는 보도였다. 이렇게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낙태약  마이프지미소 (Mifegymiso) 는 사실 세계보건기구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으로 부터 필수의약품(essential medicine) 으로 인정되어 있고, 현재 캐나다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29개국에서 합법적으로 유통 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캐나다에서는 이 약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온타리오주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 이 약의 무료 보급을 결정하였다. 오늘은 캐나다에서 낙태약을 둘러싼 최근의 정책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먹는 낙태약은 먹는 피임약 (The morning after pill plan B) 과 전혀 다른 약물이다. 먹는 피임약이 말 그대로 임신 전 단계에서 피임 목적으로 먹는 약인 반면에  마이프지미소 (Mifegymiso) 라는 낙태약은 낙태 수술의 약물적 대안으로서, 두 종류의 알약 (mifepristone and misoprostol) 을 함께 복용 하여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 작용을 교란, 자연유산과 비슷한 작용으로 낙태를 유도하는 약이다. 이 약은 임신 초기에 복용할 시 복용 하루나 이틀 안에 90%가 넘는 낙태율로 효과를 보이며, 낙태 후 여성의 몸이 회복되는데 갈리는 기간이 수술적 방법에 비해 짧아 비교적 안전한 낙태 방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찬성론자들이 이 약에 대한 규제를 완화를 주장한 이유 중에 하나는 비록 캐나다에서 낙태를 전적으로 여성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소수의 대도시를 제외한 캐나다 대부분의 주에서 여성이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클리닉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워 여성의 재생산권과 자기결정권이 실질적으로 제약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약이 단순 피임이 아닌 낙태를, 그것도 다소 손쉽게 한다는 점에서 반대론자들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 약을 둘러싼 여성계와 반낙태주의자들 사이의 오랜 논쟁 끝에 캐나다 보건부 (Health Canada)는 2015년 부터 임신 7주차 까지의 여성에 대해 이 약물의 사용을 허가했다.

        이렇게 먹는 낙태약은 2015년 부터 이미 캐나다에서 유통 되어 왔으나 그 가격이 300 에서 450 캐나다 달러 (약 27만원 에서 40만원)에 이를 뿐만 아니라 오직 의사의 처방이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또 다른 비판을 촉발시켰다. 바로 보건부의 규제가 필요 이상으로 심하고 가격 장벽 또한 높아 안전하게 낙태를 할 여성의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먼저 연방정부에서 이 약을 건강보험으로 보장 하려는 예산이 책정되었고 올 여름 뉴브런즈윅 (New Brunswick) 을 선두로 여러 주 들이 앞다투어 낙태약을 전액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브런즈윅은 광활한 영토에 인구는 적어 낙태 수술에의 접근성 문제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는데, 브라이언 갤런트 (Brian Gallant) 뉴브런즈윅 주지사는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에의 접근성이 개인이 사는 지역이나 소득수준에 의해 제한 되어서는 안 된 다 (“essential medical service shouldn’t depend on a person’s postal code or income bracket”) 고 하면서 올 7월부터 캐나다 최초로 제일 먼저 낙태약을 전액 보장하기 시작했다. 뒤 이어 온타리오 주 또한 온타리오주는 지난 8월 10일 부로 낙태약을 온타리오주 건강보험으로 전액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알버타와 브리티시 컬럼비아가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여전히 이 약을 매우 조심스럽게 관리 하고 있다. 현재 낙태약이 전액 건강보험으로 보장 되는 주에서는 오직 온라인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한 등록된 의사만이 이 약을 처방 할 수 있다. 약을 받는 방식 또한 엄격히 관리 되는데, 여타의 약 처럼 의사로 부터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여성이 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약을 처방하는 의사로부터 직접 약을 받게 된다. 또한 여성이 약물중독자의 경우에는 약물을 복용 하는 것을 의사가 감독 할 수 있다. 낙태약의 오남용 및 상업적 용도 사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제에 대하여 불필요한 규제라는 비판론이 캐나다 언론에 보도 되고 있으며, 실제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는 의사 외에 약사들에게도 낙태약을 처방할 권리를 달라는 약사들의 단체행동이 시작되고 있다. 캐나다에서 낙태약을 둘러싼 정책은 앞으로도 논쟁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한국일보, < ‘먹는 낙태약들여오는 여성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69&aid=0000226383

        The Star, <Abortion Pill Now Free in Ontario, but Still Hard to Find>

        https://www.thestar.com/news/gta/2017/08/17/abortion-pill-now-free-in-ontario-but-still-hard-to-find.htmlNational Post, <Home Abortion Pill About to Hit Market in Canada, but has Already Garnered Criticism: Women’s helaht advocates are saying Health Canada’s tight controls over its use are unnecessarily restrictive, ‘demanding’ to women>

        http://nationalpost.com/news/canada/0420-na-abortion/wcm/66838c7a-f08f-4f9f-bf76-09a5393d257a

        Action Canada for Sexual Health & Rights

        https://www.sexualhealthandrights.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