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성별임금격차 공개법 이행 현황
        등록일 2024-02-28

        곽서희 레이든 대학교(Leiden University) 지역학과·정치학과 강사(Lecturer)

        • ○ 아일랜드 통계청(Central Statistics Office, CSO)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녀 임금격차는 9.6%를 기록했다. 이를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면 남성 근로자는 27.73유로(한화 약 4만원), 여성은 25.06유로(한화 약 3만 6천원)이다. 본고에서는 아일랜드의 성별임금격차 현황을 한층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정부 및 민간분야에서 성별임금격차를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아일랜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성별임금격차 수준이 평균보다 낮은 국가로 알려져 있다. 성별임금격차 수치가 평가 방법이나 기준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별로 다소 상이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가 유럽연합 통계청인 유로스타트(Eurostat)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성별임금격차는 평균 12.7%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가 큰 국가는 에스토니아 (20.5%), 오스트리아(18.8%), 독일(17.6%) 순이었고, 작은 국가는 룩셈부르크(-0.2%), 루마니아(3.6%), 슬로베니아(3.8%)였다. 
        • 2026년 6월부터는 유럽연합의 임금 투명성 지침(Pay Transparency Directive)이 발효됨에 따라 규모에 상관없이 유럽연합 회원국 내 모든 기업에게 적용되는 새로운 의무 지침들이 도입될 예정이다. 본 지침은 각 유럽연합 회원국의 행정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국가별로 세부적인 규정을 정하게 되는데, 유럽연합에서는 임금 투명성 지침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벌금 부과와 같은 일정 수준의 페널티를 제도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강제성을 부여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법적 이행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 아일랜드에서는 2021년 7월, 성별임금격차 정보법(Gender Pay Gap Information Act)이 제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250명 이상을 고용한 공공 및 민간분야 기관들은 성별 임금 내역을 보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올해까지는 150명 이상, 2025년까지는 50명 이상을 고용하는 기관으로 그 대상이 점차 확대된다. 해당 법은 아일랜드 아동평등장애통합청년부(The Department of Children, Equality, Disability, Integration and Youth)에서 관할하고 있다.
        • 2022년의 경우는 대상 기관 자체적으로 웹사이트나 영업시간 내 열람 할 수 있는 형태로 공개해야 했다. 그리고 2023년에는 정부의 중앙 웹사이트상에 시간당 성별 임금 내역을 기입하는 방식이었다. 보고해야 하는 정보는 가장 통상적인 전일제 근로자의 성별 임금 내역 뿐만 아니라 성별 보너스 지급 비율 및 금액, 시간제 또는 기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성별 임금, 임금 수준 사분위별 성별 비율 등 매우 세부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 성별임금격차 정보법에 따라 아일랜드 정부 부처들 역시 각 부처별 성별임금격차 정보를 보고서로 공개하는데, 한 예로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는 2023년 보고서에서 부처 내 직원 616명(여성 278명, 남성 338명)의 성별임금격차 평균치는 2022년 20.42%에서 2023년 13.7%로 상당한 수준의 감소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했을 때 약 5.1유로(한화 약 7천 3백원) 수준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정보 외에도 성별임금격차 현황 보고서에서는 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로 임금격차를 계산한 방법, 직군별 성별 분포, 사분위수 구간별 임금 격차 세부 현황 등도 상세히 공개했다. 
        • 아일랜드 통계청(CSO)은 근로 분야, 기업 규모, 근로 기간, 사기업 또는 공기업 여부, 전일제/시간제, 국적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세부적인 성별임금격차 수치가 다르다는 점을 밝혔다. 예를 들어 금융, 보험 및 부동산 분야에서 성별임금격차는 24.7%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시간당 남성 41.93유로(한화 약 6만원), 여성 31.59유로(한화 약 4만 5천원)), 이어 전문직, 과학기술 분야 역시 18.6%, 행정 분야 17.1%가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성별임금격차 수준이 낮은 분야는 교육 2.7% (시간당 남성 36.64유로(한화 약 5만 2천원), 여성 35.65유로(한화 약 5만 1천원)), 공공행정 및 방위 3.5%, 교통 및 물류 4.9%였다. 
        • 성별임금격차에서 연령별 격차를 살펴보면, 고령일수록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24세의 경우 –0.3%를 기록했다. 즉 오히려 여성의 시간당 임금이 아주 근소한 차이로 높았다. 반면 50-59세의 경우 연령별 성별임금격차는 16.7%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2007년 아일랜드의 성별임금격차는 17.3%였다. 2022년 9.6%으로 나타났으니 그 수치가 한 자릿수대로 하락한 것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지만, 약 15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성별임금격차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남아있다. 아일랜드의 한 일간지인 The Irish Times는 높은 직급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감소한다는 점, 가사분담이 평등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 경력 개발이나 성취할 수 있을 만한 기회는 남성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앞으로 아일랜드가 성별임금격차 정보법의 지속적인 이행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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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European Parliament(2023.4.5.), "Gender pay gap in Europe: facts and figures (infographic)", https://www.europarl.europa.eu/topics/en/article/20200227STO73519/gender-pay-gap-in-europe-facts-and-figures-infographic(접속일: 2024.2.21.)
        ■ Irish Department of Transportation(2023), "Gender Pay Gap Report", https://assets.gov.ie/279281/cd365198-e093-46f0-ba4e-3acc6cf92503.pdf(접속일: 2024.2.21.)
        ■ KPMG (2023.5.18.), "How to report on your gender pay gap", https://kpmg.com/ie/en/home/insights/2022/05/gender-pay-gap-reporting.html (접속일: 2024.2.21.)
        ■ The Irish Times(2023.10.18.), "State’s gender pay gap was 9.6% last year, CSO finds", https://www.irishtimes.com/business/2023/10/18/states-gender-pay-gap-was-96-last-year-cso-finds/(접속일: 2024.2.21.)
        ■ The Irish Times(2024. 2.12), "Progress might be slow but the gender pay gap is shrinking", https://www.irishtimes.com/business/2024/02/12/progress-might-be-slow-but-the-gender-pay-gap-is-shrinking/(접속일: 2024.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