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낙태 금지법의 위헌 혹은 합헌 결정에 대한 논의
        등록일 2022-03-29

         

        낙태 금지법의 위헌 혹은 합헌 결정에 대한 논의

        김춘례 세인트조셉 대학교 (Saint Joseph’s University) 조교수

        • 미국 내 미시시피(Mississippi) 주의 낙태 금지법은 임신 15주 이후 대부분의 낙태를 불법으로 하고 있다. 이 법은 2018년에 개정됐으나 상소 법원의 제재 때문에 시행되지는 못했었다(New York Times, 2021).  현재 미시시피주(Mississippi) 낙태 금지법은 미국 대법원의 위헌 혹은 합헌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이 결정을 통해 1970년 Roe v. Wade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NPR, 2022). 
        • 1970년 미국 대법원은 Roe v. Wade를 통해 낙태 결정에 대한 중요한 판결을 한 바 있다. Roe v. Wade의 판결에 따르면 임신초기(First trimester) 낙태 결정은 임산부 본인 및 담당 의사가 결정을 내릴수 있으며 주(States)는 낙태 결정 여부에 규제할 수 없고, 임신중기(Second trimester)의 경우에는 임산부의 건강과 관련된 경우 규제를 가능하게 했다. 임신말기(Third trimester)의 경우에는 임산부의 건강이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할 수 있게 하였다(Roe v. Wade, 1970). 하지만 올해 대법원이 미시시피주(Mississippi)의 15주 이후 낙태 금지법에 손을 들어준다면 앞으로 더 많은 주에서 지금보다 더 엄격한 낙태 금지법이 계정될 것이라는 의견이다(NPR, 2022).
        • 낙태의 합법화 찬반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오랫동안 대두되고 있는 중요한 이슈이다. 퓨 연구소(Pew Research Center)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낙태가 “모든 혹은 대부분 상황”에서 법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중 의견은 지난 몇 년간 상대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의 정치 성향에 따른 찬반 의견의 차이는 20년 전에 비해 뚜렷이 바뀌고 있는 현실이다. 예를 들어 2007년의 조사에 의하면 민주당(Democrats) 지지자 중에서는 63%가 낙태가 “모든 혹은 대부분 상황”에서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반면 현재는 이 수치가 80%로 올라갔다. 반면 공화당(Republicans) 지지자의 경우 2007년에는 39%가 현재는 35%가 낙태를 “모든 혹은 대부분 상황”에서 합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Haring, 2021). 
        • 현재 미국 내 여론의 추이와 대법원의 미시시피주 낙태법 합헌 판결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공화당이 주축을 이루는 주들은 이미 더욱 엄격한 낙태법을 개정하고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플로리다주(Florida) 하원에서는 15주 이후의 낙태를 성폭행 및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었을 경우를 포함해서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됐으며 웨스트 버지니아(West Virginia)의 하원과 아리조나 (Arizona) 상원에서도 비슷한 법이 통과된 바 있다(NPR, 2022).
        • 텍사스(Texas)의 경우 미국 역사상 가장 엄격한 낙태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Senate 8 Bill(S8)이 개정되어 2021년 9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S8법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이후 모든 낙태를 금지하여, 응급 상황을 제외한 임신 6주 이후의 모든 낙태가 불가능하다(The Texas Tribune, 2021.08.31). 텍사스 내 낙태 시술을 제공하고 있는 병원 및 의료 기관에서는 이 법이 Roe v. Wade에 따라 위헌이라는 상소를 대법원에 제출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관계로 텍사스에서 이 법을 어기고 낙태를 실행하는 의사는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S8 법이 시행된 이후로 텍사스에서 실행되는 낙태의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이러한 엄격한 낙태법이 여성의 신체 및 정신적 안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여성들의 권리 침해 (성·재생산권)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텍사스의 S8의 6주 낙태 금지의 경우 많은 여성이 임신 6주의 경우 자신의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이라 할 수 있다며 이것은 엄연히 여성의 성·재생산권 침해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태아의 심각한 건강 문제로 태중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는 경우도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없게 했기에, 낙태 시술을 받아야 하는 임산부들은 낙태를 허용하는 주로 가서 시술받거나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가기 위해서는 의료비 및 교통비 등 경제적 부담도 클 뿐 아니라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임산부의 건강 혹은 생명까지도 크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NPR, 2022). 또한 여성이 낙태를 원해도 법적인 문제 때문에 시술을 거부당할 경우, 그에 따른 다양한 추후 문제도 여성이 오롯이 감당하고 겪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디아니 그린 포스터(Diana Greene Foster) 박사는 10년 동안 30개의 병원의 1000여 명의 환자중 본인이 원해서 낙태를 한 여성과 낙태 가능한 시기를 놓쳐 낙태 시술을 거부당한 여성의 추후 신체 및 정신 건강, 경제 상황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에 의하면 낙태 시술을 한 여성의 경우 시술을 거부당한 여성에 비해 그들의 신체 건강 및 정신 건강 상태가 월등히 좋았으며 그들의 경제 상황도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NPR, 2022). 따라서 낙태 결정 여부는 본인이 내려야하는 중요한 권리중의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 Haring, H.(2021.05.06.), Abortion six-in-ten Americans says abortion should be legal in all or most cases. Pew Research Center. url: https://www.pewresearch.org/fact-tank/2021/05/06/about-six-in-ten-americans-say-abortion-should-be-legal-in-all-or-most-cases/ft_2021-05-06_abortion_01/ (접속일: 2022, 3, 8).
        ■ NPR(2022.02.17.),  Florida House approves a ban on most abortions after 15 weeks. url:  https://www.npr.org/2022/02/17/1081450530/florida-house-abortion-ban (접속일: 2022, 3, 8).
        ■ Roe v. Wade.(n.d.). Oyez. Retrieved March 8, 2022, url: https://www.oyez.org/cases/1971/70-18 
        ■ NPR (2022, 1, 21). Americans are divided on abortion. The supreme court may not wait for minds to change.  https://www.npr.org/sections/health-shots/2022/01/21/1074605184/abortion-roe-v-wade-supreme-court (접속일: 2022.03.08).
        ■ The Texas Tribune(2021.08.31.), url: https://www.texastribune.org/2021/08/31/texas-abortion-law-supreme-court/ (접속일: 2022.03.08).
        ■ NPR (2022, 3, 2). The new Texas abortion law is putting some patients in danger. url:  https://www.npr.org/transcripts/1083990987 (접속일: 202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