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버지 육아 참여율 높이기 위해 적극 지원
        등록일 2021-11-01

        독일, 아버지 육아 참여율 높이기 위해 적극 지원

        채혜원 독일통신원

        •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MFSFJ)가 2021년 10월 6일 발표한 ‘아버지 보고서(Väterreport)’에 따르면, 이전 세대와 달리 현재 독일 아버지들은 집안일과 가족 수입에 대한 책임을 파트너와 동등하고 나누고 자녀 양육에 더 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여섯 가구 중 한 가구에서 부모가 동등하게 육아를 분담하고 있지만 동등한 육아 분담을 원하는 많은 가구가 소망과 현실 사이에 큰 차이를 경험하고 있었다.  
        • 아버지 보고서는 공식 통계, 과학 연구 및 대표적인 인구 조사를 기반으로 독일 아버지의 가족생활 및 직업 상황에 대한 자료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의 아버지가 이혼 후에도 자녀 양육과 돌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혼한 아버지의 48%는 자녀를 양육하고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답했다. 
        • 연방정부는 ‘육아휴직(Elternzeit)’과 ‘부모휴직수당(Elterngeld)’이 더 많은 아버지가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도구라는 입장이다. 독일에서는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이전보다 벌이가 감소한 부부나 파트너에게 최대 14개월까지 현 월급의 약 65~67% 정도의 ‘부모휴직수당’을 지급한다. 출산 전 수입이 없던 부모에게는 월 300유로(한화 약 41만 원)를 지급한다. 아버지 휴직률을 높이기 위해 부모휴직 수당을 신청하는 부부나 파트너 중 한 명이 12개월 이상 휴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부나 파트너 중 한명은 2개월 이상을 반드시 휴직해야 한다. 
        •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아버지의 42% 이상이 육아휴직을 통해 부모휴직수당을 받고 자녀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터에서 아버지 육아휴직은 더 이상 예외 사례가 아니라 널리 사용되는 휴가제도가 되었으며, 많은 기업이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용 상황 차이가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 미성년 자녀를 둔 어머니의 68%가 시간제로 일하지만, 시간제로 일하는 아버지 비율은 7%에 불과하다. 또한 대부분의 아버지가 육아휴직 후에도 대부분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이와 더불어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부모의 바람과 실제 현실에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트너와 육아를 동등하게 나눠 맡고 싶어 하는 부모 비율은 45%였지만, 실제 동등하게 육아를 맡고 있는 부모 비율은 17%였다. 또한 응답한 아버지의 52%는 덜 일하기를 원하지만, 어머니의 42%는 유급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거나 지금보다 더 긴 시간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연방 정부는 일·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지원 방법으로 ‘좋은보육시설법(Gute-Kita-Gesetz)’과 ‘종일학교(Ganztagsschulen)’를 꼽았다. 독일은 좋은보육시설법에 따라 2022년까지 55억 유로(한화 약 7조 2300억 원) 예산을 제공하고 있으며, 보육시설 확대를 위해 10억 유로(한화 약 1조 3,709억 원)를 추가 책정한 바 있다. 추가 예산은 보육시설 확장과 신축, 위생상황 개선 등에 사용되고 있다. 방과 후 교육을 제공하는 종일학교와 관련해서는 2025년까지 1학년부터 4학년 초등학생의 돌봄 교육을 위해 특별기금 40억 유로(약 5조 4,300억 원)를 편성했다.
        • 이번에 발표한 아버지보고서에서는 부모 모두 생계가 보장되고 원할 때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족근로시간모델(Familienarbeitszeit)’ 또한 주요하게 다뤘다. 일·가정 양립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016년 연방정부에서 발표한 가족근로시간모델은 법정근로시간 기준의 약 80~90%(주당 28~36시간) 일하는 어린 자녀의 부모에게, 매월 한화로 약 40만 원 정도 되는 300유로(아버지/어머니 각각 150유로)를 가족수당으로 지급한다. 
        • 가족수당은 자녀의 8번째 생일날 전까지 총 24개월을 정해 받을 수 있다. 한부모나 따로 아이를 키우는 가족도 가족수당을 받는다. 한부모는 300유로, 이혼한 부모는 각각 150유로를 받는다. 이 제도는 자녀가 어릴 때 특정기간동안 근로시간을 줄이고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부모를 위해 도입됐다. 
        • 아버지 보고서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변화된 근무 환경 덕분에 파트너십 기반의 동등한 업무 분담이 가능해졌다는 분석 내용도 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아버지들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자녀 보육과 보살핌에 더 많이 참여했다. 부모로 이뤄진 가구의 평균 아버지 일일 보육 시간은 기존 2.8시간에서 5.3시간으로 증가했다. 이는 89% 증가한 결과다. 
        • 반면 어머니들은 계속해서 훨씬 더 많은 가족 관련 일을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기간 동안 어머니의 하루 보육시간은 기존 6.7시간에서 43% 증가한 평균 9.6시간을 기록했다. 아버지 보고서는 알렌스바흐 여론조사연구소(Instituts für Demoskopie Allensbach)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 한편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0월과 11월 중 약 2주간 이어지는 가을방학을 위한 ‘코로나 이후 회복(Aufholen nach Corona)’을 위한 어린이 및 청소년 행동프로그램이다. 주로 어린자녀를 둔 가족들이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정부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예산으로 총 2,300만 유로(한화 약 312억 원)를 제공했다. 독일 전역의 유스호스텔협회는 여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라이프치히에서는 12세부터 16세까지 청소년들이 ‘쿨투어 캠프(Cool-tour Camp)’ 여행을 떠나며, 북동부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슈베린 호수에서 캠프 여행을 연다. 최근 큰 홍수 피해를 입은 라인란트팔츠 및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어린이들은 2주간의 캠프 기간 동안 다양한 워크숍과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 독일아동청소년재단에서는 2021년과 2022년,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총 8천만 유로(약 1,086억 원) 예산을 제공하고 있으며, 독일자원봉사재단에서는 농촌 지역 청년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과 건강, 학습 및 여가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연방 정부는 추가로 아동 및 청소년 레크리에이션 활동,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7천만 유로(약 950억 2,500만 원)를 주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 

        <참고자료>

        • BMFSFJ(2021.10.08.), “Herbstferien mit dem Aktionsprogramm „Aufholen nach Corona der Bundesregierung”, https://www.bmfsfj.de/bmfsfj/aktuelles/presse/pressemitteilungen/herbstferien-mit-dem-aktionsprogramm-aufholen-nach-corona-der-bundesregierung-186344 (접속일: 2021.10.29.)
        • BMFSFJ(2021.10.06.), “Väterreport. Update 2021”, https://www.bmfsfj.de/bmfsfj/service/publikationen/vaeterreport-update-2021-186180?view (접속일: 2021.10.29.)
        • BMFSFJ(2016.08.01.), “Die Familienarbeitszeit” https://www.bmfsfj.de/bmfsfj/aktuelles/alle-meldungen/die-familienarbeitszeit—106806 (접속일: 202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