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디지털 세계 구축을 위한 독일 정부 이니셔티브
        등록일 2021-06-30

        성평등한 디지털 세계 구축을 위한 독일 정부 이니셔티브 

        채혜원 독일통신원

        ○ 독일 연방정부가 세 번째 성평등 보고서 주제를 ‘디지털 성평등’으로 채택했다. 이번 보고서는 디지털 경제 안에서 남녀가 동등한 실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과제를 설정해야 하는지, 앞으로 성평등한 디지털화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평등 보고서는 독일의 성평등 조치 권장을 위한 정보 제공을 목표로 발간되고 있으며, 2011년, 2017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발표했다. 성평등 보고서는 경제학, 공학, 법학, 교육학, 사회학 등의 전문가로 이뤄진 ‘전문가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다.
        ○ 현재 독일 디지털 산업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6%에 그치고 있다. 여러 앱, 마이크로 칩 및 기타 혁신 기술은 거의 남성에 의해 독점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여성의 관점은 배제되고 있다. 이에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는 MINT(수학, 정보통신, 자연과학 공학) 분야 여성 지원에 주력하고 있으며, 직업교육/훈련과정에 있는 여성이 관련 직업군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이니셔티브 ‘Komm mach MINT(민트하자!)’는 여성이 학교나 회사 등에서 MINT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연방 교육 연구부는 ‘민트와 함께하자’에 매년 약 3백만 유로(한화 약 39억 6,291만 원)를 제공하고 있다.
        ○ 스타트업 분야에서의 여성 비율도 마찬가지로 낮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스타트업의 70%가 남성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산업 분야에서 여성인력이 저평가되어있는 것은 사회보장 부족과 같은 구조적 장벽 그리고 남성이 주도하는 디지털 기업가 이미지와 같은 성별고정관념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더 많은 여성이 창업하려면 지금보다 나은 자본금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캠페인을 통해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이와 함께 전문가위원회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늘어난 홈오피스나 유연근무가 자녀를 키우는 여성 근로자에게는 오히려 이중부담이 되고 있어, 남성이 가족 돌봄 업무를 동일하게 분담할 경우에만 여성이 직장생활에서 동등한 기회를 얻게 되는 상황에 대해 짚었다. 위원회는 독일에서 집안일이나 가족 병간호 등 무급 돌봄 업무를 남성보다 여성이 담당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홈오피스 등 디지털 작업 문화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급 돌봄 작업에 대한 분배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성평등한 디지털 세계 형성’이란 주제로 발표된 이번 성평등 보고서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자치단체 및 시민 사회를 대상으로 한 여러 권장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전문가위원회가 꼽은 디지털 작업 세계에서 차별을 방지하고 성평등한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권장사항 중 일부이다.

         - 이니셔티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Initiative Klischeefrei) https://www.klischee-frei.de
          · 전문가위원회는 소녀와 여성이 IT 회사에 합류하거나 과학 및 기술, 컴퓨터를 공부하거나 직업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찍 길을 마련할 것을 권장한다. 이와 관련해 여성이 성별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직업 선택을 하도록 장려하는 ‘이니셔티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Initiative Klischeefrei)’가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학생들이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전공 및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청소년이 성별 고정관념이 없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 대학, 기업 및 교육기관의 전문가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일자리 선택에 대한 우수사례 발굴’ ‘다양한 주제로 이뤄진 일자리 및 전공 선택에 관한 정보지 발행’ ‘젠더 차이를 뛰어넘은 일자리 전반에 대한 상담’ 등이 이뤄진다. 이 이니셔티브는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와 교육·연구부가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 이니셔티브 여성 기업(Frauen unternehmen) https://www.frauenunternehmen.de
          · 독일 디지털 산업 내 여성 비율 16%, 모든 스타트업의 70%가 남성팀으로 구성된 등의 문제를 두고 전문가위원회는 오래된 성별 고정관념과 일·가정 양립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위원회는 여성 창업가에 대한 지원금이 확대되고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여성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정부는 2014년부터 여성이 기업가나 창업자가 될 수 있도록 ‘이니셔티브 여성 기업(Frauen unternehmen)’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에서는 현재 약 200명의 여성 기업가들이 주축이 돼, 되도록 많은 여성이 자신의 기업을 꾸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예를 들어 이들은 여학생, 직업훈련생, 대학생을 비롯해 사업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과 만나는 자리를 열어 여성 사업가가 되는데 필요한 요소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여성들은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여러 여성 사업가들과 네트워크를 맺을 기회를 얻고 있다.
         
         - 디지털 성폭력 문제 대응 
          · 전문가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폭력과 증오범죄 문제에 대해서도 다뤘다. 독일에서 디지털 폭력 및 성폭력은 명예훼손, 모욕, 위협, 동의되지 않은 사진·영상 촬영, 신분 도용, 음란물 전송 등 다양한 형태로 나눠지며, 이는 현재 독일 여러 형법 조항에 따라 범죄 행위로 규정된다. 예를 들어 음란물 사진 전송은 형법 184조, 디지털 채널 통제는 형법 240조 및 241조, 사이버 스토킹은 238조, 인터넷상에서의 모욕과 위협은 185조, 동의하지 않은 사진 촬영은 사생활 침해와 연관된 형법 201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전문가위원회는 여성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해 상담 인프라 확충과 전문상담소 및 폭력 보호시설 직원의 디지털 능력 강화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경찰, 법 집행기관, 사법부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폭력 및 성폭력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젠더매거진 <MEIN TEST GELAENDE> https://www.meintestgelaende.de/
          · 전문가위원회는 온라인에서 더 다양한 표현이 이뤄지고 평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이 필요한 점은 짚으면서 연방정부에서 지원하는 젠더매거진 ‘MEIN TEST GELAENDE(meintestgelaende.de)’을 소개했다. 이 매거진은 모든 청년에게 비디오, 시, 노래, 랩 또는 만화 등을 통해 젠더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청년들은 매거진을 통해 여러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600여 명의 필자가 참여해왔으며 주로 젠더, 평등, 정의, 다양성을 주제로 다룬다. 이 외에도 매거진에서는 다양한 교육 워크숍과 회의를 개최하며 청소년 문화주간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매거진은 2010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가 지원하고 있다.

        <참고자료>
        ■ bmfsfj(2021.06.09.), “Ministerin Lambrecht: Digitalisierung für die Gleichstellung von Frauen und Männern nutzen”, https://www.bmfsfj.de/bmfsfj/aktuelles/presse/pressemitteilungen/ministerin-lambrecht-digitalisierung-fuer-die-gleichstellung-von-frauen-und-maennern-nutzen—182034 (접속일: 2021.06.27.)
        ■ bmfsfj(2021), “Digitalisierung geschlechtergerecht gestalten”, https://www.bmfsfj.de/bmfsfj/ministerium/berichte-der-bundesregierung/dritter-gleichstellungsbericht?view= (접속일: 2021.06.27.)
        ■ bmfsfj(2021), “Was sind Gleichstellungsberichte?”, https://www.dritter-gleichstellungsbericht.de/de/topic/69.die-gleichstellungsberichte.html (검색:2021.06.28.)
        ■ bmfsfj(2021), “Die Initiative FRAUEN unternehmen”, https://www.existenzgruenderinnen.de/DE/Vernetzung/Frauen-unternehmen/Initiative/Initiative_node.html;jsessionid=5E8396A825B33B9DCE9976A82BBF8C3F (접속일: 2021.06.28.)
        ■ bmfsfj(2021), “DIGITALE GEWALT: ANGRIFFE AUS DEM NETZ”, https://staerker-als-gewalt.de/gewalt-erkennen/digitale-gewalt-erkennen (접속일: 2021.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