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정부, ‘성평등 재단’ 설립
        등록일 2021-03-30

        독일 연방정부, ‘성평등 재단’ 설립

        채혜원 독일통신원


        ○ 독일 연방정부가 ‘성평등 연방재단(Bundestiftung Gleichstellung)’을 설립한다.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 3월 10일, 성평등 강화 및 증진을 목표로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와 학술 및 경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성평등 재단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재단은 올해 안으로 설립될 예정이며,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 성평등 연방재단은 구체적으로 크게 네 가지 운영 목표를 두고 있다.
        - 성평등과 관련한 정보제공센터 : 독일의 성평등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잘 준비된 정보를 제공. 성평등이 실현된 곳과 여전히 여러 조치가 필요한 곳을 알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수집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형식은 출판물 발행과 워크숍 개최, 다양한 문서 제공 등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단은 필요한 경우 연구 계약을 체결한다.
        - 연방정부의 성평등 전략실 : 성평등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 시민 사회, 학계 및 기업 쪽과 협력해 실질적인 성평등 작업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주정부(지역)별로 평등을 위한 실행 계획을 작성할 ‘성평등 담당관’을 임명할 예정. 또한 연방정부 부처 간 성평등 전략 실행에 대한 자문도 이어간다.
        -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실 : 성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혁신적인 조치를 개발하고 시행하는 곳. 예를 들어 시민과 함께하는 이벤트와 대화의 장 마련, 평등의 날 조직, 평등정책협회 조직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 성평등을 위한 오픈 하우스 : 성평등과 관련한 네트워킹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재단은 네트워킹 플랫폼과 함께 공동작업공간(코워킹 스페이스)을 운영할 예정.

        ○ 연방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성평등재단 설립을 알리며 특히 재단은 사회와 정치, 경제 및 과학 분야에 여성이 공정하게 참여하는 것과 관련한 이슈를 다루는 데 집중할 것으로 발표했다. 재단 설립을 위한 연방 예산은 이미 할당된 상태다. 2021년에는 연방 재단에 최대 3백만 유로(약 39억 9,924만 원)를 사용할 수 있으며, 2022년부터 매년 5백만 유로의 예산을 지원한다. 재단 설립을 위해 독일 의회에 제출된 법안에 따라 올해는 이사회 임명과 같은 조치들이 취해질 예정이다.
        ○ 여성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성평등 재단의 신속한 설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성평등 재단이 설립되기로 의회에서 결정된 것은 2018년이기 때문에, 약속대로 2020년 말까지 재단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 85개 시민 사회 단체와 독일여성단체협의회(Deutscher Frauenrat) 등은 “실질적 성평등 강화를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다루는 지식이 필요하며, 전문가를 통해 전략을 개발하고 토론을 이끌어갈 독립적인 기관이 필요하다”며 “성평등 재단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재단을 꾸리는데 시민사회계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 성평등 재단 설립은 독일 역사상 처음 이뤄지는 연방 정부 부처 간 ‘성평등 전략(Gleichstellungstrategie)’ 프로젝트로, 이 전략은 2020년 7월에 채택됐다. 독일 연방정부의 첫 성평등 전략은 크게 9가지 목표를 두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독립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
        - 여전히 독일 남성은 여성보다 더 많은 임금과 연금을 받으며 시간제 근무를 할 가능성이 적다. 여성은 안정적인 고용을 통해 장기적으로 생계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는 ‘여성이 독립적으로 생계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 ‘동등한 활동과 일에 대해 동등한 보수 지급’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일과 돌봄 업무를 연결’ 등을 목표로 한다.

        2. 사회적 일자리(사회복지 분야) 강화
        - 독일 의료 및 사회복지 부문 종사자의 77%가 여성이다(2018년 6월 기준). 교육자나 돌봄/간호 전문가들은 아동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노인과 환자에게는 전문적인 치료를 보장한다. 독일 정부는 이 분야 일자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위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더 나은 인력배치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건 및 돌봄 분야 등에서 일하는 남녀 종사자 모두 다른 전문직과 동일하게 안정된 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3. 디지털 성평등정책 수립
        - 독일 정부는 일상과 일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디지털 세계에서 성평등 정책에 관한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규제를 통해 디지털 성불평등 감소’ ‘디지털화를 통한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으로 남녀 모두 일·가족 양립할 수 있는 기회 확대’ ‘디지털 정책과 기술 개발 프로세스에 남녀의 동등한 요구 반영’ 등을 목표로 설정했다.

        4. 돌봄/간병 업무 일자리 창출
        - 여전히 많은 여성이 ??무급 돌봄 업무를 수행하며, 이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직장생활에 참여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돌봄/간호 업무는 안정적인 고용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택한 과제는 ‘양질의 필요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노동 관련 광범위한 일자리 인프라 구축’ ‘전문적인 가정 관련 서비스에 관한 일자리 구축’ ‘부모 역할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고려한 직장문화 형성’ 등이다. 

        5. 여성 관리직 증가
        1.1.9. 경력단절 등의 문제로 남성 관리직 비율은 여성보다 높다. 독일 정부는 모든 관리 직위에서 남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관리직 및 민간 부문 영역에서 여성 관리직을 높이기 위한 문화 변화도 계속 추진한다.

        6. 정치 분야 여성 강화
        - 독일 의회 여성 비율은 연방하원 31%, 일부 주의회 12%, 지방자치단체 약 25%로 계속 낮게 기록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는 선거법 개혁 추진과 여성정치네트워크 지원을 강화한다.

        7. 문화 및 과학 분야 성 고정관념 없애기
        - 여성은 문화와 미디어에서 리더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적고 수입도 적다. 연방 정부는 문화 및 미디어 영역 성평등을 위해 ‘문화와 미디어 여성 라운드테이블’을 출범시켰으며 제작과 카메라, 연출, 사운드, 대본 등 모든 영화 및 미디어 분야에 50% 여성 할당을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 크보테 필름’(Pro Quote Film) 등의 조직을 후원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는 박사학위를 포함해 여성 전공자는 많아지고 있지만 채용률과 관리직 비율이 여전히 낮은 불평등을 개선하고자 한다.

        8. 공공 부문의 새로운 업무 문화 창출
        - 약 5백만 명에 이르는 공공 부문 종사자(연방, 주정부 및 지방 정부)는 유연 근무와 일·가족 양립이 가능한 근무형태 시행 등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여성 관리직 비율은 남성에 비해 낮고, 이는 성별임금격차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연방정부는 공공부문에서 먼저 모범을 보이고 성평등을 촉진하는 업무 문화 확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9. ‘성평등’을 연방 정부의 과제로
        - 헌법에 따르면 국가는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성평등 정책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 성평등 정책은 모든 영역에 걸친 과제이며 연방 정부 부처 과제다. 이에 모든 부처에서 성평등 정책을 다루고 모든 행정조치에 성평등을 원칙으로 삼는다.


        <참고자료>
        ■ BMFSFJ(2021), www.gleichstellungsstrategie.de (접속일: 2021.03.25.)
        ■ Bundesregierung(2021.03.10.), “Ein Haus für die Gleichstellung”, https://www.bundesregierung.de/breg-de/aktuelles/bundesstiftung-gleichstellung-kabinett-1861042 (접속일: 2021.03.24.)
        ■ ver.di(2021), “Gleichstellungsstiftung jetzt gründen!”, https://frauen.verdi.de/themen/gleichstellung/++co++9811a2e2-c137-11ea-8c73-001a4a160100 (검색:2021.03.25.)
        ■ BMFSFJ(2021.03.10.), “Ein offenes Haus für die Gleichstellung in Deutschland”, https://www.bmfsfj.de/bmfsfj/aktuelles/alle-meldungen/ein-offenes-haus-fuer-die-gleichstellung-in-deutschland-174258 (검색: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