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성부, 코로나19로 인한 가정폭력 심화에 대응해 가정폭력 지원정책 다양화
        등록일 2020-08-21

        캐나다 여성부, 코로나19로 인한 가정폭력 심화에 대응해 가정폭력 지원정책 다양화

        김양숙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 캐나다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에 따라 가정폭력 문제 또한 심화되고 있다.캐나다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가해자의 감시망을 피해 피해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가장 큰 문제라고 파악하고 이에 대처할 만한 창의적인 방안들은 내놓고 있다.
        • 우선 캐나다 여성부(Women and Gender Equality Canada, WAGE)와 캐나다 여성재단(Canadian Women’s Foundation)은 “도움의 신호 (Signal For Help)”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정부는 이 캠페인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을 지인이나 이웃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는 수신호를 홍보하고 있다. 가해자가 상시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나 가정폭력 센터에 연락을 취하는 대신 지인과의 영상통화나 공공장소에 노출된 상황에서 한 손으로 주먹을 쥐되 엄지손가락을 주먹 안쪽으로 말아 쥐는 수신호를 취함으로써 구조 요청을 은밀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성부는 이 수신호를 어디서든 보게 된다면 이는 구조 요청이므로 즉시 관련 기관에 신고를 하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활발하게 홍보 중이다.
        • 한편, 오타와주에서는 오타와 여성에 대한 폭력 종결 연대(The Ottawa Coalition to End Violence Against Women, OCTEVAW)를 중심으로  주정부와 시민단체들이 협력하여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쉼터 연결, 상담을 문자나 온라인 채팅 서비스로 가능하게 하는 언세이프 엣 홈 오타와(Unsafe at Home Ottawa)라는 새로운 핫라인을 런칭하였다. 폭력 종결 연대에 의하면 오타와에서 기존 핫라인을 통한 구조 요청 건수는 코로나 비상사태 이후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이는 가정폭력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피해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주요 창구인 학교, 직장이나 데이케어 등이 문을 닫고 가해자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전화 중심의 기존 핫라인이 무용지물이 된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오타와의 관련 시민단체들과 주정부는 많은 여성들이 코로나 사태와 폭력 사태 이중의 위기에서 고립 상태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상시 감시 상태에서도 접근 가능한 핫라인을 만들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새로운 형태의 핫라인, 즉, 문자 기반의 서비스로서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핫라인을 지난 4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언세이프 엣 홈 오타와의 상담 서비스는 피해자의 정신건강 지원과 피해자들로 하여금 대면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며, 안전하게 가해자와 지내거나 혹은 가해자로부터 피신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임시 거처 주선하는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세이프 엣 홈 오타와가 기존의 핫라인과 다른 점은 피해자가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남기게 되면 이 메세지는 자동으로 삭제가 되어 나중에 가해자가 피해자의 휴대폰을 검열하더라도 신고 사실을 알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상담사와 채팅으로 나눈 대화 또한 암호화 되어 오직 상담자만이 데이터에 추후에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 언세이프 엣 홈 오타와는 원래 오타와 주정부 재정으로 오타와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겨냥하여 시작된 서비스이지만 이 서비스가 공영방송에 보도된 후 오타와 이외의 지역에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특수한 형태의 서비스가 다른 주에도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폭력 종결 연대는 언세이프 엣 홈 오타와 핫라인이 현재 영어와 불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곧 다른 언어 상담도 가능하게 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성소수자(LGBTQ2+) 커뮤니티와 이민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코로나 사태 동안 가정폭력 지원 서비스에 대한 두 그룹의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오타와 이주여성 서비스센터(Immigrant Women’s Services Ottawa)는 폭력 종결 연대와 함께 캐나다 사정에 익숙하지 않고 언어 장벽까지 있는 이주여성과 난민 여성들에게 더욱 접근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