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의료 격차, 흑인·아시아계 여성이 가장 큰 타격
        등록일 2020-06-15


        영국, 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의료 격차, 흑인·아시아계 여성이 가장 큰 타격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에서 코로나19 때문에 흑인·아시아계 여성(BAME: 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이 경제적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임산부 중 절반 이상이 흑인·아시아계 여성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인종 간 경제적, 의료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BAME는 흑인·아시아계 소수민족을 뜻하며, 영국에서 인구를 인종 출신별로 분류할 때 백인이 아닌 이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 영국 여성단체 포셋 소사이어티(Fawcett Society)가 2020년 6월 8일 발표한 ‘코로나19, BAME 여성에 미친 영향(Coronavirus: Impact on BAME Women)’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장애나 퇴직 등으로 실업 상태인 BAME 여성 10명 중 4.2명(42.5%)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 지원금이 끊겨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실업 상태인 백인 여성 10명 중 1.2명(12.7%)이 ‘정부 지원금이 끊겼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 19 위기상황에서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노출된 BAME 여성 비율이 훨씬 더 높은 셈이다.
        • 이 여론조사는 포셋 소사이어티가 영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서베이션(Survation)에 의뢰해 2020년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영국 전체 남녀 3천280명이 여론조사에 참여했으며, 전체 응답자 중 BAME 여성과 백인 여성은 각각 448명, 1천308명이다.
        • 여론조사에 따르면, BAME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코로나19로 인한 빚과 경제적 어려움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BAME 여성 중 42.9%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빚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해 ‘그렇다’고 답한 백인 여성 응답자(37.1%) 비율보다 5.8% 높았다. 또한, BAME 여성 응답자 중 42.9%가 앞으로 3개월간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 정부 지원뿐 아니라 공동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여성 비율도 백인보다 BAME 그룹이 더 높았다. BAME 여성 응답자 중 48.3%가 ‘다른 사람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지만,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백인 여성 응답자 비율은 34%였다. 또한, BAME 여성 응답자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지만, 같은 응답을 한 백인 여성 응답자는 18.7%에 불과해 정부와 공동체 지원에서 소외된 BAME 여성 비율이 더 높았다.
        •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영국에서 인종 간 의료 격차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2020년 3월 1일부터 4월 14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임산부 중 55%가 BAME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입원한 임산부 숫자는 총 427명으로 이중 BAME 여성은 233명이었다. 4월엔 만삭 임산부이자 간호사였던 흑인 여성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출산 전후 전염병학과(National Perinatal Epidemiology Unit) 소속 메리안 나이트 교수가 주도한 ‘영국 산부인과 감시 시스템과 임산부 그룹의 사스 및 코로나19 감염(The UK Obstetric Surveillance System SARS-CoV-2 Infection in Pregnancy Collaborative Group)’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는 해당 기간 영국 전역에 있는 194개 병원의 임산부 입원환자 현황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BAME 여성 비율이 백인보다 더 높은 것과 관련, 인종에 따라 산모 건강 격차가 크게 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 여성은 임신 합병증과 출산으로 사망할 확률이 백인 여성보다 5배, 아시아 여성은 2배 이상 높다.
        • 이 연구를 주도한 나이트 교수는 “산모 인종에 따라 산모 건강에 격차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충격적인 것은 코로나19 감염 임산부 절반 이상이 BAME 여성이라는 불균형의 정도”라고 우려했다.


        <참고자료>
        ■ Fawcett society (2020.06.08.), “coronavirus impact on BAME women”, https://www.fawcettsociety.org.uk/coronavirus-impact-on-bame-women (접속일 : 2020.06.10.)
        ■ Fawcett society (2020.06.08.) “BAME women and Covid-19 – Research evidence”,  https://www.fawcettsociety.org.uk/Handlers/Download.ashx?IDMF=cae4917f-1df3-4ab8-94e7-550c23bdc9cf (접속일 : 2020.06.10.)
        ■ Marian Knight DPhi (2020.05.11.) “The UK Obstetric Surveillance System SARS-CoV-2 Infection in Pregnancy Collaborative Group”, https://www.npeu.ox.ac.uk/downloads/files/ukoss/annual-reports/UKOSS%20COVID-19%20Paper%20pre-print%20draft%2011-05-20.pdf (접속일 : 2020.06.10.)
        ■ The Guardian (2020.06.08.) “Coronavirus UK: BAME women suffer harder financial hit”,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0/jun/08/coronavirus-uk-bame-women-suffer-harder-financial-hit (접속일 : 2020.06.10.)
        ■  The Guardian (2020.05.16.), “BAME women make up 55% of UN pregnancy hospitalisations with Covid-19”,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0/may/16/bame-majority-pregnant-women-hospitalised-covid-19-troubling-midwives (접속일 : 2020.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