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로 치료 중단된 불임환자 위해 난자 냉동기간 10년에서 12년으로 연장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 정부가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해 현행 최대 10년인 난자와 정자, 배아 냉동 보관 기간을 2년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난자와 정자 등을 얼렸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치료가 일시 중단된 불임 치료(fertility treatment)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이다.
- 현재 관련 법은 냉동 난자와 정자, 배아 보관 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 기간이 지나면 모두 폐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정책이 시행되면 냉동 난자 보관 기간이 최대 12년으로 늘어난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영국 정부는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시행했고, 영국 공공의료기관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비롯해 전국의 불임 치료 클리닉은 병원 내 감염 우려 때문에 3월 23일부터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이 때문에 불임 치료 환자들은 약 두 달 가까이 치료를 받지 못했다.
- 로드 베델 영국 보건부 장관(Health Minister)은 4월 27일 배포한 언론 보도자료에서 “불임 치료 중인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치료가 중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임 치료 과정에 난자와 정자, 배아 냉동 보관이 포함된 환자들을 위해 냉동 보관 기간을 추가 2년 더 연장해 치료를 받는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근 영국 정부가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전국 공립 및 사설 불임 치료 클리닉이 2020년 5월 11일부터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영국의 불임 치료 클리닉 규제 기관이자 배아 연구기관인 인간생식배아관리국(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 HFEA)은 5월 1일,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조건으로 전국 불임 치료 클리닉이 다시 운영하는 것을 허용했다. HFEA는 재운영 조건으로 대기실에서 사회적 거리 유지, 필요할 경우 전화 상담 운영, 필수 개인 보호장비 구비 등을 제시했다. 불임 치료 클리닉은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어떻게 보호할지 설명하는 계획서를 HFEA에 제출한 뒤 안전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만 클리닉 운영을 재개할 수 있다.
- 하지만 NHS 내 불임 치료 클리닉은 사설 병원들보다 재운영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불임 치료 클리닉 내 의료 인력을 포함해 많은 NHS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최전방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NHS 의료진들조차 마스크와 가운 등 개인 보호장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NHS 내 불임 치료 클리닉이 HFEA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 상황과 별도로 영국 정부는 2020년 2월부터 최대 10년인 난자와 정자, 배아 냉동 보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학 기술 발전으로 10년 이상 장기간 냉동이 가능한 상황에서 여성이 임신 시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법률 개정을 위해 온라인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는 2020년 5월 5일 마감됐으며, 접수된 의견은 법안 개정에 반영된다.
<참고자료>
■ GOV.UK(2020.4.27.), “ Storage limit for frozen eggs, sperm and embryos exteneded during coronavirus outbreak”, https://www.gov.uk/government/news/storage-limit-for-frozen-eggs-sperm-and-embryos-extended-during-coronavirus-outbreak (접속일: 2020.5.13.)
■ GOV.UK(2020.5.1.), “Health secretary welcomes reopening of fertility services”, https://www.gov.uk/government/news/health-secretary-welcomes-reopening-of-fertility-services (접속일: 2020.5.13.)
■ The Guardian(2020.5.10.), “Coronavirus doctors call for inquiry into PPE shortages for NHS staff”,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0/may/10/coronavirus-doctors-call-for-inquiry-into-ppe-shortages-for-nhs-staff (접속일: 20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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