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가정폭력 피해신고 급증
        등록일 2020-04-29

        영국,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가정폭력 피해신고 급증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전국 봉쇄령이 내려진 뒤 온 가족이 집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정폭력 피해 신고 건수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정폭력 의심 사망사고도 16건이나 발생해 코로나19가 피해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다.
        • 영국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 지원단체인 Refuge는 2020년 4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국에 봉쇄령이 내려진 뒤 피해 신고 건수가 봉쇄령 이전 주와 비교하면 평균 270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Refuge는 영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로 24시간 신고가 가능한 전국 가정폭력 피해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 이 단체에 따르면, 2020년 3월 30일부터 4월 5일까지 접수된 가정폭력 피해 신고 건수는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리기 전인 2주 전보다 평균 25% 증가했다. 또한,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는 홈페이지 접속 횟수도 같은 기간 1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온 가족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피해자들이 가정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 산드라 홀레이 Refuge 대표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할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고, 가해자와 24시간을 함께 지내야 하는 요즘 같은 봉쇄 기간에는 신고할 기회가 더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실제 피해 사례가 더 많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 이와 함께 가정폭력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전국 봉쇄령 조치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Counting Dead Women’의 설립자 카렌 잉가라 스미스는 2020년 3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3주간 아동을 포함해 여성 총 16명이 가정폭력으로 숨졌다며,  2020년 4월 15일 코로나19가 가정 및 아동 폭력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영국 내무성 특별위원회 화상회의에서 이와 같이 발표했다.
        • Counting Dead Women은 남성에게 살해당한 영국 여성 관련 통계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로 스미스가 주도했다. 스미스는 인터넷 검색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계자들을 접촉한 뒤 자료를 모았다. 지난 10년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영국 전역에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진 뒤 가정폭력 피해 사망자 수치가 같은 기간 평균 5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평균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숨진 여성 7명은 현재 파트너나 헤어진 연인에게, 3명은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스미스는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성을 폭력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폭력적이었던 남성이 폭력을 더 자주 휘두르는 계기가 된 것”이라면서 “전국 봉쇄령 이후 피해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치거나 도움을 요청할 기회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와 함께 있을 때도 슈퍼마켓 직원에게 비밀 코드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는 방법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피해자들이 슈퍼마켓 식료품 쇼핑을 이유로 외출했을 때, 이 기회를 이용해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임 베라 바일드 영국 웨일스 가정폭력 피해자 경찰 국장은 “만약 슈퍼마켓 직원과 가정폭력 피해자가 그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비밀 코드를 사용해 도움을 청할 수 있다면, 나중에 슈퍼마켓 직원이 경찰이나 피해자 지원단체에 신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참고자료>
        ■ Refuge (2020.04.06.), “25% increase in calls to national domestic abuse helpline since lockdown measures began”, https://www.refuge.org.uk/25-increase-in-calls-to-national-domestic-abuse-helpline-since-lockdown-measures-began/ (접속일: 2020.4.23.)
        ■ The Guardian (2020.04.15.), “Domestic abuse killings more than double amid covid-19 lockdown”,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0/apr/15/domestic-abuse-killings-more-than-double-amid-covid-19-lockdown?CMP=fb_gu&utm_medium=Social&utm_source=Facebook#Echobox=1586978464 (접속일: 2020.04.23.)
        ■ BBC (2020.4.15.), “Coronavirus: Shop workers should be trained to help abuse victims”, https://www.bbc.com/news/uk-politics-52296284 (접속일: 2020.4.23.)
        ■ UK Parliament (2020.04.14.), “Impact of Covid-19 (Coronavirus) on domestic and child abuse examined”, https://www.parliament.uk/business/committees/committees-a-z/commons-select/home-affairs-committee/news-parliament-2017/coronavirus-domestic-and-child-abuse-evidence-19-21/ (접속일: 20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