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로나19 상황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
        등록일 2020-04-27

        독일, 코로나19 상황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

        채혜원 독일통신원

        • 독일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2020년 3월 23일부터 이동제한조치를 시행 중이다. 가족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2명 이상 만남이 금지되고 있으며, 출퇴근이나 응급치료, 생필품 구매, 운동 등의 필수적인 이동만 허용하고 있다. 식당 등 요식업과 미용실 등의 여러 업소 영업이 중지되었고, 공공장소에서는 타인과 최소 1.5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 이러한 이동제한조치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더욱 고립된 상황에 놓이게 하고 있다. 유럽평의회(The Council of Europe)의 유럽연합 국가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여성 및 아동이 가정에서 처한 학대 위험이 더 높으나 피해자가 전화로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긴급콜센터에 평소보다 더 적은 수의 전화를 통한 지원 요청이 있었던 반면에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 긴급요청 건수는 늘어났다. 덴마크의 경우에는 여성보호 시설을 찾는 여성 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독일 자를란트 대학의 미하엘 심리치료학과장은 “중국 우한의 경우 격리 및 폐쇄 조치가 시행된 이후 여성 보호시설에 머무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수가 3배 이상 높아졌으며, 중국 경찰은 평소보다 두 배 많은 긴급 지원 전화를 받았다”며 “독일 역시 격리조치로 인해 피해 여성과 아이들이 외부세계로 자신의 위험한 상황을 알릴 기회가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이에 독일 정부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여러 조치를 마련 중이다. 먼저 독일 여성·가족부는 폭력피해 여성을 위해 ‘긴급전화(Das Hilfetelefon, 08000 116 016)’, 웹사이트(www.hilfetelefon.de)를 통해 바로 응답이 가능한 채팅, 이메일 상담을 지속 운영한다고 전했다. 낙태 상담이 필요한 여성을 위한 온라인 및 전화 상담 서비스 제공도 이어지고 있다.
        • 독일 정부는 여성 보호소 확보가 어려울 경우을 대비해, 호텔 등을 활용한 숙소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독일에는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주거 공간인 ‘여성의 집(Frauenhäuser)’ 총 353곳과 약 40개의 임시 주거시설이 있지만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기존 시설만으로는 피해자 지원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먼저 베를린시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아동을 위해 호텔 2개를 임대하기로 했다. 현재 독일에서는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 운영이 중지된 상태라 임대가 가능하다. 베를린 의회는 이동제한조치로 인해 고립될 수 있는 가정 내 학대 및 폭력 피해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보호시설의 수를 늘리고 있다. 임대하기로 결정한 호텔 건물 한 곳은 피해 가족이 머물 예정이며, 다른 한 호텔은 코로나 감염이 의심되어 격리되어야 하는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 베를린에는 6개의 ‘여성의 집’을 비롯해 약 90여 개의 보호시설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시설이 늘 붐비고 피해자가 계속 시설을 옮겨야 하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베를린 의회는 기존 시설과 새로 확보한 호텔 두 곳 외에도 앞으로 계속 여성보호시설 확보를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베를린 경찰청은 2020년 3월 14일부터 31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정폭력 사건 접수가 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 그리고 피해여성과 아동을 위한 숙박 마련과 함께 필요한 경우 가정 방문이 수행될 예정이다. 베를린 의회는 시내에서 아동 및 청소년을 지원하는 아동청소년복지청 직원과 학교 및 사회복지사가 4월 부활절 휴가 기간과 격리기간 동안 지원이 필요한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도록 했다. 아동 보호가 긴급하게 필요할 경우, 이들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이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다.
        • 베를린 샤리테 병원에서는 성인과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무료로 법의학 의사를 통해 폭력 피해나 부상 등의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스키아 에졸트 샤리테병원 폭력피해 보호를 위한 외래진료소 부소장은 “기관 폐쇄 조치로 인해 학교, 유치원, 보육교사 등이 시민 주변에 없기 때문에 가정에서 피해를 당한 이들의 부상이나 상처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이어질 격리 상황에 증가할 수 있는 가정폭력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독일 북도시인 함부르크의 경우에도 가정 폭력 피해자를 위한 추가 숙박시설이 마련된 상태다. 함부르크 의회는 코로나 위기에 가정폭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찰 발표자료에 따라, 함부르크의 모든 동네에 피해자가 안전하게 머물 숙소를 마련 중이다. 의회는 2020년 3월, 숙소 한 곳을 앞서 예약했다.
        • 함부르크에는 5곳의 여성보호시설이 있지만, 의회는 감염이 의심되는 가족이 격리되어 지낼 수 있거나 더 많은 피해자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보호시설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함부르크 의원들은 “이미 확보된 숙소 외에도 더 많은 공간을 예약해 가정폭력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함부르크에 접수된 가정폭력 피해 건수는 아직 증가하지 않은 상태다.

        <참고자료>

        ■ berliner-zeitung(2020.04.02.), “Berliner Senat mietet Hotels für Opfer häuslicher Gewalt”, https://www.berliner-zeitung.de/mensch-metropole/berliner-senat-mietet-hotels-fuer-opfer-haeuslicher-gewalt-li.80329 (접속일 : 2020.04.11.)
        ■ spiegel(2020.03.27.), “Hamburg bucht erste Pension für Opfer häuslicher Gewalt”, https://www.spiegel.de/panorama/coronavirus-haeusliche-gewalt-hamburg-bucht-erste-pension-fuer-betroffene-frauen-a-00000000-0002-0001-0000-000170213661?fbclid=IwAR05jhuOEB6KQthYQIn400XZXRxKnNswKjdLfwSv7bjjtKT-y2oXOxXdqns (접속일 : 2020.4.11.)
        ■ tagesschau(2020.03.28.), "Man muss mit dem Schlimmsten rechnen", https://www.tagesschau.de/ausland/corona-europarat-haeusliche-gewalt-pejcinovic-buric-101.html (접속일 : 20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