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성의 임신과 출산 선택권 확대 위해 냉동 난자 및 정자 보관 기간 10년 이상 연장 고려
        등록일 2020-03-13

        영국, 여성의 임신과 출산 선택권 확대 위해

        냉동 난자 및 정자 보관 기간 10년 이상 연장 고려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 정부가 현재 최대 10년으로 제한된 난자와 정자, 배아 냉동 보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학 기술 발전으로 10년 이상 장기간 냉동이 가능한 상황에서 여성의 임신 시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에서이다.
        • 영국 보건복지부가 2020년 2월 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법률 개정을 위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통해 의학 기술 발전 정도에 따라 10년 제한 기간의 연장 여부와 난자와 정자 등 냉동 보관 기간 제한 정책의 성별 영향에 대해 2020년 5월 5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 실제로 난자를 냉각하는 영국 여성은 지난 5년 새 3배 이상 급증했다. 영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난자를 냉각한 여성은 2012년엔 410명이었으나 5년 뒤인 2017년엔 1천462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 캐롤라인 다이네니지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도 “10년의 기간 제한이 임신과 출산에 있어서 여성의 선택권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어 염려된다”라고 정책 개정 필요성을 인정했다.
        • 난소 나이가 어릴수록 임신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의학계 정설이다. 여성들이 난소가 신선한 20대 때 난자를 채취해 얼리는 것도 당장 출산을 원치 않지만, 나이가 들어서 임신을 원하게 되면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영국에선 현재 관련 법이 냉동 난자 보관 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여성이 임신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하거나 난자를 폐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난자 냉동에 적합한 최적 나이는 35세 이전으로 알려져 있으나 영국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38세 때 난자를 냉동한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 또한, 난자를 얼리는 상당수 여성이 파트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출산 및 배아 연구기관인 인간생식배아관리국 (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 HFEA)에 따르면, 2106년 기준으로 난자를 얼린 전체 영국 여성 중 46%가 파트너가 없거나 미혼이었다. 또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 여성 클리닉(The London Women’s Clinic)을 통해 난자를 냉동한 여성 중 77% 이상이 파트너가 없었다.
        • 전문가들은 많은 여성이 사회적 이유로 난자를 얼린다고 보고 있다. 런던 여성 클리닉 의학 팀장이자 코펜하겐 대학교 산부인과 교수인 닉 맥클론은 “난자를 냉동하는 많은 여성이 대도시에 사는 미혼으로, 경쟁적인 도시 환경과 직장 생활이 난자를 얼리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 시대 많은 여성이 배우자나 파트너 없이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기 원한다는 점과 난자 냉동 기술이 과거에 비해 크게 발달했다는 점도 난자를 얼리는 여성이 늘어나는 수치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자료>
        ■ GOV.UK(2020.2.11.), “Storage limit for frozen eggs, sperm and embryos to be reconsidered”, https://www.gov.uk/government/news/storage-limit-for-frozen-eggs-sperm-and-embryos-to-be-reconsidered (검색일: 2020.3.10.)
        ■ BBC (2020.2.11.) “Frozen-egg storage 10-year limit 'could be extended'”, https://www.bbc.com/news/health-51449049 (검색일: 2020.3.10.)
        ■ GOV.UK (2020.2.11.) “Open consultation: Egg, sperm and embryo storage limits”,  https://www.gov.uk/government/consultations/egg-sperm-and-embryo-storage-limits (검색일: 2020.3.10.)
        ■ The Guardian (2019. 3.23.) “Single women are paying thousands to freeze their eggs but at what cost”,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9/mar/23/single-women-are-paying-thousands-to-freeze-their-eggs-but-at-what-cost  (검색일: 202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