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조·정치·경제계, 여전히 남성 편중 현상
        등록일 2020-02-14

        영국 법조·정치·경제계, 여전히 남성 편중 현상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 여성단체 포셋 소사이어티(Fawcett Society)는 2020년 1월 13일 ‘2020년 성별 권력 지수(2020 Sex and Power Index)’를 통해 정치, 법조, 경제 등 사회 각 분야 주요 직군의 성별 분포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영국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조인, 정치인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직업의 경우는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주요 직군에 종사하는 흑인이나 아시아인 등 소수 인종 출신 여성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영국 최고재판소인 대법원의 대법관은 남성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현재 대법관 12명 중 단 2명(17%)이 여성이며, 2009년 대법원이 출범한 뒤 소수 인종 여성이 대법관을 맡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해 74세인 레이디 헤일(Lady Hale) 대법원장이 올해 1월 임기를 마감하고 퇴임할 예정이어서 전체 여성 대법관 숫자는 1명으로 줄어든다. 영국의 2심을 다루는 항소법원(Court of Appeal)과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1심 판결을 다루는 고등법원(High Court of England and Wales)의 여성 판사 비율은 각각 23%, 27%에 불과해 남성 판사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 경제계에도 남성 쏠림 현상이 공고했다. 영국 주가지수인 FTSE에 상장된 100대 기업의 여성 최고 경영자(CEO)는 6명에 불과했고, 이들 기업의 평균 여성 임원 비율도 32%로 낮은 상황이다.  FTSE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패션 기업 버버리(Burberry)로 전체 임원의 61.3%를 여성이 차지했고, 가정용품 업체인 Next가 53.9%로 그 뒤를 이었다.
        •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정치계 역시 남성 편중 현상이 뚜렷했다. 하원(House of Commons) 의원 650명 중 여성 의원 비율은 34% (220명)이다. 지난해 12월 12일 열린 총선에서 영국 의회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의 여성 의원을 배출했지만, 여전히 남성 의원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정당별로 여성 의원 비율이 들쑥날쑥한데, 노동당(Labour)은 전체 202명 중 104명(51%)이 여성으로 당내 여성 의원 비율이 남성을 앞지른 상태이나, 다수당인 보수당(Conservative)은 전체 의원 365명 중 여성 의원 비율이 24% (87명)에 불과하다.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은 전체 의원 11명 중 7명이 여성으로 의석 64%가 여성 의원으로 꾸려졌고, 스코틀랜드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국민당(Scottish National Party)은 48석 중 16석(33%)을 여성이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 의원 중 흑인과 같은 소수 인종 여성 의원 비율은 현저하게 낮은데, 전체 여성 의원 220명 중 37명(17%)이 소수 인종이며, 이중 대다수인 29명이 노동당 소속 의원이다.
        • ○ 포셋 소사이어티 샘 스메더스 대표는 “이 데이터는 영국이 남녀가 평등한 사회가 되려면 한참 멀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우리는 영국 여성들의 재능과 능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