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임금공개법’ 시행 이후 첫 보고서 발표
        등록일 2019-09-13


        독일, ‘임금공개법’ 시행 이후 첫 보고서 발표

        채혜원 독일통신원

        • 지난 2017년 3월 30일, 독일 정부가 ‘임금구조 투명성 증진을 위한 법안(Entgelttransparenzgesetzes, 이하 임금공개법)’을 시행한 이후 첫 보고서가 발표됐다. ‘임금공개법’은 그간 돈이나 임금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독일 문화를 깨고 개인 요구에 따라 동료 임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 법안에 따르면, 2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는 직원 개인 요구가 있을 시 동등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료 임금과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직원의 정보 요청은 근로자 대표협의회를 통해 이뤄지며, 만약 협의회나 임금 협약이 없는 직원의 경우에는 고용주에게 직접 정보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5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한 사기업은 동일 임금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경영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법안 제23조에 따라 2년마다 정기적으로 임금공개법의 효과를 평가해 공개해야 한다.
        • 이번에 처음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동일임금 확인을 위한 정보 확인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이용되고 있지만, 회사들이 임금 구조를 검토하는 비율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법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효과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다뤘다.
        •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수가 500명 이상인 기업의 45%가 법률 도입 후 자발적으로 회사 임금 구조를 검토했다. 직원 수가 201~500명인 기업은 43%가 회사 임금 구조 검토 작업에 참여했다. 동일임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원이 정보 공개를 요청한 경우는 여전히 낮았다. 현재까지 2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임금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한 경우는 4%에 그쳤다. 한편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보고 의무가 있는 기업 중 44%가 의무를 준수하고 있으며, 40%는 여전히 그렇게 할 계획만 있다고 밝힌 상태로 나타났다.
        •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법안 시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 ▲법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조치 마련 ▲정보 공개 절차를 단순화하고 공개 정보 범위를 넓혀 정보 가치를 높이는 조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와 요구 사항을 마련할 계획인 점도 밝혔다.
        • 또한 독일 연방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임금 공개’만으로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데, 평등한 직업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임금공개법 외에 더 많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가 제시한 첫 번째 전략은 ‘사회 복지 영역 처우 개선’ 및 ‘수학·정보통신·자연과학·공학(MINT) 영역에 대한 여성 고용 확대’다. 연방 정부는 “공정한 임금과 최저 임금을 보장하는 임금 협약 등으로 사회 복지 분야의 약 80%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수학·정보통신·자연과학·공학(MINT) 영역에는 더 많은 여성이 일할 수 있도록 성별 고정관념 없는 직업 선택 문화를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정부의 두 번째 전략은 ‘민간 및 공공 부문 고위직 남녀동등 참여에 관한 법률(FüPoG)’강화다.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남녀 임원직 비율이 동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은 2015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연방 정부는 앞으로 공공부문 고위직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연방 정부는 일·가족 양립을 위해 기업 인센티브 제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 프란치스카 기파이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임금공개법이 시행된 이후 기업의 공정한 임금구조는 널리 이야기되는 주제가 되었으며, 많은 기업이 남녀 동일 임금 구조를 갖추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첫 번째 보고서에서 나온 권장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향후 추가 논의 과정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9월이나 10월 내에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를 열고 향후 필요한 조치에 대해 자세히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에 처음 발표된 임금공개법에 대한 보고서는 필요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