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및 유럽중앙은행 여성 수장 최초 임명
        등록일 2019-08-30

        유럽연합,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및 유럽중앙은행 여성 수장 최초 임명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 유럽연합(European Union)의 핵심기구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 및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에서 사상 최초로 여성들이 수장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들 기구에서는 기구 수립 이래 그동안 단 한 번도 여성이 수장직에 오른 적은 없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럽연합 공동체와 관련된 입법 및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기구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통화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기구이다.
        • 우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는 지난 7월, 사상 최초로 여성 집행위원장이 선출되었다. 바로 독일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국방부 장관으로,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추천하여 후보로 지명됐던 그녀는 집행위원장 선거에 참석한 총 747명 중 과반 이상인 383명의 위원들의 찬성표를 받아 선출되었다. 폰 데어 라이엔의 정치경력은 약 29년에 이르며, 그동안 가족청년부 장관, 노동부 장관 및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경제학도이자 의학박사 출신으로, 산부인과 의사였으며, 7남매를 키우는 엄마로서 저출산 문제, 부모 양육 등의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가족청년부 장관 재임시절, 독일 내 12개월 이상의 모든 보육 대상 아동들이 보육시설(daycare facility) 자리를 보장한다고 법안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최소 2개월 아버지 유급휴가를 포함하는 육아휴직안을 도입했다. 결과적으로는 연방의회에서 부결되었긴 하나, 기업 임원직 여성할당제에 반대하던 메르켈(Merkel) 총리가 반대의사를 철회하도록 직접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도 했다. 또한 공식 석상에서 유럽연합이 사회복지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도록 하고 빈곤 문제 해결 및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오기도 했다.
        • 한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선출된 사람은 바로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총재였던 프랑스 출신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이다. 변호사였던 그녀는 고국인 프랑스에서도 재무부 장관. 농업부 장관, 산업통상부 장관직을 역임했고,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사상 최초 여성 총재로 선출된 데다 2016년에는 연임에도 성공했다. 라가르드는 유로존 재무장관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내정되었으며, 오는 9월 말 또는 10월 초 경 인사청문회를 거쳐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인준 절차를 밟게 된다.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가깝고 실질적으로는 유럽의회 차원에서 재무장관들이 공식 내정한 후보자를 부결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라가르드 후보는 문제없이 11월부터 임기 8년의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직을 공식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여성이 한 조직의 대표가 되었다고 해서 양성평등이 진일보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핵심 기구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수장으로 임명되어 조직을 이끌게 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