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표적 음악축제에서 뮤지션 성별 균형 맞추기로 업계의 남성뮤지션 중심구조 해소 노력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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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성차별 철폐 움직임이 영국의 대표적 음악 축제인 글라스턴버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스티벌의 간판 무대 공연을 남성 뮤지션이 독식하다시피 해 여성 뮤지션이 페스티벌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페스티벌 주최 측이 남녀 뮤지션의 성별 균형을 50대 50으로 맞추기 위해 힘쓰는 등 음악계에서도 성별 균형 맞추기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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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서부 지방의 글라스턴버리에서 올해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이 페스티벌은 1970년부터 이어진 의 대표 음악 축제다. 2017년 페스티벌에 약 13만5천 명이 참석했을 만큼 내에서도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페스티벌의 주요 무대는 총 4곳. 그중에서도 관람객의 관심이 가장 쏠리는 무대는 피라미드(Pyramid Stage)로 축제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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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최 측은 올해 이 피라미드 무대에 설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 세 팀 모두를 남성 뮤지션으로 선택해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6월 30일 자 보도에서 “래퍼 스톰지(Stormzy), 록 밴드 더 킬러스(The Killers)와 더 큐어(The Cure) 등 뮤지션 세 팀이 피라미드 무대의 헤드라이너로 선 이들 모두 남성”이라며 남성 일색의 라인업을 비판했다. 또한 가디언지는 “페스티벌 주요 무대 4곳에 선 헤드라이너 12팀 중 여성 뮤지션은 고작 세 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이 대해 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KT 턴스톨도 “라이브 음악계의 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글라스턴버리 축제가 뮤지션의 성별 분균형 때문에 비판받은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이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 10명 중 8명(82%)이 모두 남성이었다. 2011년 비욘세(Beyoncé), 2016년에 아델(Adele)이 헤드라이너 중에서도 유일한 여성 솔로 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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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의 공연 문화는 영국 음악 축제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다. BBC는 2017년 6월,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들의 라인업을 보면 모두 일색"이라며 "주요 출연자 10팀 중 8팀 꼴로 모두 "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BBC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글라스턴버리 페스티벌을 포함해 영국 주요 음악 축제 14곳의 헤드라이너 성별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엔 전체 헤드라이너 총 101팀 중 뮤지션이 92팀으로 가장 많았고, 혼성 그룹은 6팀, 여성 뮤지션은 고작 3팀에 불과했다. 10년 뒤인 2017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체 헤드라이너 101팀 중 뮤지션이 84팀으로 압도적이었고, 혼성 그룹은 14팀, 여성 뮤지션은 3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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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스티벌 측도 뮤지션의 남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남성 중심적인 음악계의 구조적 문제가 이 같은 성비 불균형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기획자인 에밀리 에비스(Emily Eavis)는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뮤지션의 남녀 성비를 50대 50으로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면서 “라이브 음악계 자체가 매우 남성 중심적이다. 나 역시 남성으로 둘러싸인 테이블에서 회의를 하고 있고, 어떤 남성들은 여성인 나와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참고문헌>
■ The Guardian (2019) “Glastonbury urged to boost number of women in headline slots”, 2019년 6월 30일자 https://www.theguardian.com/music/2019/jun/30/glastonbury-gender-balance-performers-headline-acts-men(접속일자: 2019년 6월 30일)
■ BBC (2017) “Festivals dominated by male acts, study shows, as Glastonbury begins”, 2017년 6월 22일자 https://www.bbc.com/news/uk-england-40273193(접속일자: 2019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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