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 2026년 8월 5일 아일랜드 아동·장애·평등부 장관 노마 폴리(Norma Foley)는 「여성 및 소녀를 위한 국가전략 2025-2030(National Strategy for Women and Girls 2025-2030)」의 첫 번째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실행계획은 2025년 11월 발표된 국가전략의 목표를 구체적인 정부 정책과 사업으로 이행하기 위한 첫 단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2년 6개월간 추진된다. 이 기간의 실행 성과와 개선점은 이후 수립되는 두 번째 실행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 실행계획에는 전략목표별 구체적인 실행 조치와 산출물, 추진 일정, 담당 부처 및 기관 등이 제시되어 있다. 또한 효과적인 이행과 성과 평가를 위해 전략 모니터링 위원회(Strategy Monitoring Committee)를 구성하고, 정부 부처와 기업, 여성단체 등이 참여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반영하고,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 요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 실행계획은 국가전략에 따라 ① 존재의 반영(Being Counted), ② 나답게 살아가기(Being Me), ③ 리더로 성장하기(Being a Leader), ④ 안전하게 살아가기(Being Safe), ⑤ 공정한 몫 갖기(Having a Fair Share), ⑥ 건강하게 살아가기(Being Well), ⑦ 지원받기(Being Supported) 등 7개 전략목표를 중심으로 182개의 세부 실행 조치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교육·노동시장·정치 및 리더십·폭력과 안전·건강·돌봄·기후변화 등 여성의 삶과 관련된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 특히 이번 실행계획은 개별 여성정책을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성인지예산(gender budgeting), 성인지 영향 평가(gender impact assessment), 평등 데이터(equality data) 등을 정부의 정책 및 예산 결정 과정 전반에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성평등 정책을 특정 분야의 개별 사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정부의 정책 결정과 공공서비스 제공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통합하려는 범정부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 이번 실행계획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교차성(intersectionality) 접근을 명시적으로 채택해 여성들이 경험하는 다양하고 중첩된 차별을 정책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장애, 인종·민족, 나이, 가족 형태, 이주 여부, 지역적 특성 등 여성의 다양한 배경과 상황은 성별과 결합해 차별과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에 실행계획은 이러한 복합적인 경험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한다. 이는 ‘여성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획일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조건에 놓인 여성의 경험과 필요를 정책의 설계와 이행 과정에서 고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개별 취약집단을 별도의 정책 대상으로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는 복합적인 불평등을 정책 설계 단계부터 고려하는 접근이다.
- 교차성 접근의 대표적인 사례로 장애 여성과 트래블러(Traveller) 아일랜드 트래블러(Irish Traveller) 공동체는 아일랜드 섬에서 유목 생활을 포함하여 공유된 역사, 문화, 전통을 지닌 독자적인 집단으로서 법적, 문화적으로 정의되는 토착 소수 집단이다. 정착 생활을 하는 아일랜드 인구와 유전적, 문화적으로 구별되며, 2017년 아일랜드에서 공식적으로 별도의 소수민족으로 인정받았다.
여성이 제시되었다. 장애 여성은 장애에 따른 차별과 성차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영역에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트래블러 여성 역시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중첩되면서 건강·교육·주거 등에서 특수한 어려움을 겪거나 젠더 기반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한 부모, 고령 여성, 성소수자 여성, 이주 여성, 농촌 지역 거주 여성, 청년 여성 및 소녀를 교차적 차별에 직면할 수 있는 집단으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실행계획에는 공공부문의 성인지 영향 평가에 교차성 관점을 포함하고, 연구 및 평등 데이터에서도 역사적으로 충분히 대표되지 못한 집단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가 담겼다.
○ 아일랜드의 첫 번째 실행계획은 여성과 소녀가 겪는 불평등에 정치·경제·교육·안전·건강·돌봄 등 개별 영역에서 대응하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 결정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려는 범정부적 접근을 보여준다. 특히 교차성 접근을 통해 여성 내부의 다양한 차이와 복합적인 차별 경험을 고려하고, 성주류화·성인지예산·성인지 영향 평가 및 평등 데이터를 활용해 정책의 수립과 집행 과정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통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 다만 교차성 개념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법적 근거의 부재, 해석의 불일치, 관련 교육의 부족 등이 장애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교차성 접근이 특정 집단을 단순히 추가적인 정책 대상으로 설정하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 담당자의 이해와 역량을 높이는 한편, 교차적 불평등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와 성과지표를 확보하고 이를 정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아일랜드가 이번 실행계획을 통해 교차성을 성인지 영향 평가에 반영하고, 평등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강화하는 한편, 실행 조치별 담당 기관과 모니터링 체계를 명시한 것은 교차성 접근을 실제 정책 과정에 구현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체계가 실제 정책과 공공서비스의 변화로 이어지고, 특히 복합적인 차별을 경험하는 여성과 소녀의 삶을 얼마나 개선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gov.ie (2026.8.5.), “Minister Foley launches first Action Plan for the National Strategy for Women and Girls”, https://www.gov.ie/en/department-of-children-disability-and-equality/press-releases/minister-foley-launches-first-action-plan-for-the-national-strategy-for-women-and-girls/(접속일: 2026.8.18.)
○ gov.ie (2026.8.5.), “National Strategy for Women and Girls: Action Plans”, https://www.gov.ie/en/department-of-children-disability-and-equality/publications/national-strategy-for-women-and-girls-action-plans/(접속일: 2026.8.18.).
○ La Barbera, M., Espinosa-Fajardo, J., & Caravantes, P. (2023), "Implementing Intersectionality in Public Policies: Key Factors in the Madrid City Council, Spain", Politics & Gender, 19(3), pp. 675-702, doi:10.1017/S1743923X2200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