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 2026년 7월 9일, 영국 국방부는 여성 군인의 고강도 군사훈련 준비를 지원하기 위한 「인간 수행 능력의 과학: 고강도 과정에 대비하는 여성 군인을 위한 지침서(Science of Human Performance: A guide for servicewomen preparing for arduous courses)」를 발간했다. 영국 국방부가 세계 최초의 여성 군인 고강도 훈련 지침서라고 소개한 이번 지침서는 지난 10년 동안 약 2천만 파운드(한화 약 400억 원)를 투자해 실시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연구진은 고강도 군사훈련이 여성의 신체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2만 2천 건의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66건의 연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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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구는 2016년 여성의 지상 근접 전투 역할 참여 제한이 해제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여성 군인에게 고강도 전투 역할이 개방되었지만, 군사훈련과 수행 능력에 관한 기존 연구 대부분이 남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여성 군인은 남성의 신체와 경험을 기준으로 설계된 훈련 방식과 건강관리 체계에 적응해야 했다.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 직무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그 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훈련·영양·회복·건강 보호까지 남성 기준으로 획일화할 경우 형식적 평등은 유지될 수 있지만, 여성의 부상과 중도 이탈 위험은 커질 수 있었다. 이에 영국 국방부는 여성 군인들이 기존의 기준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근거 기반의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자 했다.
- 지침서는 훈련(Train), 임무 수행을 위한 영양(Performance Nutrition), 보호(Protect)의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1) 훈련(Train) 영역은 지구력, 근력, 군장 운반과 부상 예방을 다룬다. 핵심 원칙은 실제 훈련 과정이나 임무에서 요구되는 수준에 맞춰 조기에 훈련을 시작하고, 개인의 체력과 약점을 고려해 훈련량과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특히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근육량과 절대 근력이 낮지만,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남성과 유사한 비율의 근력이 향상될 수 있다. 지침서는 이러한 성별 차이를 여성의 능력 부족으로 해석하는 대신, 충분한 준비 기간과 지속적인 근력 및 군장 운반 훈련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한다.
2) 임무 수행을 위한 영양(Performance Nutrition) 영역은 고강도 훈련 중 여성 군인에게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낮은 에너지 가용성, 철분 결핍과 골 건강 저하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충분한 에너지 섭취와 철분, 칼슘, 비타민 D 관리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 수분과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를 훈련 수행과 회복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한다. 지침서는 영양 관리를 개인의 식습관에만 맡기지 않고, 부상 예방과 작전 수행 능력을 뒷받침하는 지원 요소로 다룬다.
3) 보호(Protect) 영역은 수면, 극한 환경, 장비 및 호르몬 건강을 다룬다. 특히 월경 주기를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활력징후(vital sign)로 보고, 월경 중단, 주기 불규칙성, 출혈량 변화 등을 에너지 부족, 과도한 훈련 또는 건강 악화의 신호로 인식하도록 한다. 또한 여성의 체형에 맞는 군장 조절법과 스포츠 브라, 서서 소변을 볼 수 있는 배뇨 보조 기구, 비상 생리용품과 폐기 시설, 체형을 고려한 전투복과 방탄복 등을 제시한다. 이는 장비의 적합성이 단순한 편의의 차원을 넘어 호흡, 이동성, 부상 예방과 전투 수행 능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 이번 지침서는 남성의 신체와 데이터를 기준으로 설계된 기존 군사훈련 및 건강관리 체계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여성 군인에게 완화된 기준이나 별도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직무 기준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충족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형평성 있게 제공하는 조치이다. 또한 여성 군인 개인에게 신체 관리의 책임을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침서를 지휘관과 훈련 교관이 함께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훈련 계획 수립, 영양?회복?의료 지원과 장비 조달에 대한 조직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나아가 여성의 신체에 관한 연구 결과를 실제 훈련과 조직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국방 분야의 성별 데이터 격차를 보완하고 이를 정책과 물자 제공 방식의 개선으로 구체화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 영국 국방부는 이번 지침서가 여성 군인의 부상을 줄이고, 안정적인 복무와 고강도 직무 진출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여성의 체형에 맞는 방탄판 등 핵심 장비의 조달과 보급은 여전히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어, 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향후에는 지침 배포에 그치지 않고 훈련 교관 교육, 영양·의료 지원과 여성 체형에 맞는 장비 보급을 병행하는 한편, 부상률, 훈련 중도 탈락률, 과정 수료율 및 복무 유지율을 성별로 구분해 지속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연구 결과가 실제 훈련 환경과 복무 여건의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GOV UK (2026.7.10.), “New training guide launched to revolutionise health of servicewomen”, https://www.gov.uk/government/news/new-training-guide-launched-to-revolutionise-health-of-servicewomen (접속일: 2026.7.20.)
■ Ministry of Defence (2026.7.13.), “Guide for Servicewomen Preparing for Arduous Courses”,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guide-for-servicewomen-preparing-for-arduous-courses (접속일: 2026.7.20.)
■ Forces News (2026.7.10.), “Fit for the fight: MOD spends 10 years and £20m researching women's bodies”, https://www.forcesnews.com/women/fit-fight-mod-spend-10-years-and-ps20million-researching-womens-bodies (접속일: 2026.7.20.)
■ THEiPAPER (2026.7.11.), “The Army is letting female soldiers down in one key area – lives could be at risk”, https://inews.co.uk/news/world/army-letting-female-soldiers-down-lives-risk-4636168?srsltid=AfmBOoqbczjYatJw0HYgJWsut7GgNLr-lLa2RwsSezKxiFGzYHhonFhO (접속일: 2026.7.20.)
■ The Guardian (2026.7.12.), “https://www.theguardian.com/uk-news/2026/jul/12/how-to-build-an-elite-servicewoman-british-military-top-scientists-look-to-unleash-oestrogen-advantage”, https://www.theguardian.com/uk-news/2026/jul/12/how-to-build-an-elite-servicewoman-british-military-top-scientists-look-to-unleash-oestrogen-advantage (접속일: 202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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