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서희 레이든 대학교(Leiden University) 정치학과 강사(Lecturer)
- 2026년 2월 초, 오스트리아 국립 학술연구기관인 오스트리아 학술원(Austrian Academy of Sciences, ÖAW) 연구진은 부모들의 첫 자녀 출산 전후 노동시장 행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본고에서는 해당 연구 결과 내용과 함께 최근 오스트리아의 육아휴직 및 육아수당 제도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 학술원이 실시한 이 연구는 연구 대상은 1942년-1997년에 태어나 에 거주하는 5,130명의 고용 이력과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결과와 연계해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 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PIAAC)는 만 16-65세의 사회생활과 직무생활에서 필요한 핵심기본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여러 지표로 측정하고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국제 대규모 조사이다.
- 연구에 따르면, 첫 자녀 출산 후 어머니가 된 여성들은 평균 416일의 유급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육아휴직 사용기간 평균 9일로 나타나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또한 많은 여성들 유급 휴직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장기간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육아휴직 사용에서의 성 격차 양상은 직업적 숙련도 수준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직업 전문성이 높은(고숙련) 여성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보다 노동시장에 더 빠르게 복귀하는 경향을 보이긴 했으나, 이들 역시 상당 기간 경력 단절을 경험하거나 복귀 후에도 시간제 근무 형태로 재진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반면 남성의 경우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이 경력 경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숙련도 또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직업 전문성이 높은 남성 근로자조차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향은 학력 수준, 이주 배경, 거주 지역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대부분의 집단에 걸쳐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연구진은 오스트리아의 관대한 육아휴직 제도가 경제적 안정성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성별 역할 분업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 연구 책임자인 클라우디아라이터(Claudia Reiter) 박사는 “저출산과 전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자주 언급되지만, 현실에서는 사회적 규범이 여성을 장기간 노동시장 밖으로 밀어내는 상황에서 관대한 육아휴직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현 육아관련 정책 제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보자면, 먼저 육아휴직(Elternkarenz)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휴직 기간 동안 자녀와 동일한 가구에서 생활해야 하며, 최소 2개월 이상 사용해야 한다. 한 부모만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자녀 생후 22개월까지 가능하며, 부모가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 최대 자녀 만 2세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부모 간 첫 번째 전환 시 일정 기간 공동 휴직을 허용하고, 상대 부모가 육아휴직 대상자가 아닌 경우에는(예: 자영업자, 실업자, 학생 등) 예외적으로 휴직 기간이 최대 생후 23-24개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
- (Kinderbetreuungsgeld, KBG)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지급되는 제도이다. 육아수당을 받는 부모는 소득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육아휴직 중에도 근로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육아수당은 부모 중 어느 한 사람에게 임의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녀를 주로 돌보는 주 양육자에게 지급된다. 따라서 주 양육자가 변경되면 양육 책임과 수급 대상의 변경 사실도 함께 신고해야 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양육을 담당하는 부모를 최대 두 차례까지 변경할 수 있다.
- 육아수당은 부모가 선택한 급여 모델에 따라 수급 기간과 지급액이 달라지는 구조이다. 제도는 크게 정액형 육아수당 계좌 모델과 소득연동형 모델로 구분된다. 정액형 모델은 수급 기간을 길게 선택할수록 하루 지급액이 감소하며, 부모가 육아를 분담할 경우 두 번째 부모의 사용 기간을 포함해 전체 수급 가능 기간이 늘어난다. 소득연동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이전 소득의 일정 비율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 부모가 이용할 경우 최대 365일, 부모가 공동으로 이용할 경우 최대 426일까지 지급된다. 선택한 모델은 원칙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
- 선택한 지급 기간이 길수록 하루 지급액이 낮아지고, 지급 기간이 짧을수록 하루 지급액이 높아지는 구조이다. 정액형 육아수당 계좌 모델의 경우, 최단기간을 선택하면 하루 약 41유로(한화 약 6만 6천 원), 최장기간을 선택하면 하루 약 17~18유로(한화 약 2만 7천~2만 9천 원)가 지급된다. 실제 지급액은 기준연도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따라서 수급액은 선택한 육아수당 유형과 지급 기간, 부모 간 사용 방식 및 소득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 밖에도 오스트리아 육아수당 제도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부모-자녀 패스(Eltern-Kind-Pass)와의 연계다.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임산부는 임신을 확인한 후 부모-자녀 패스를 발급받으며, 를 통해 임신 중 산전검사와 출산 후 아동 건강검진 기록을 관리한다. 임신 중에는 총 5회의 필수 검사가 루어지며, 출산 후에는 자녀의 건강과 발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부모-자녀 패스 검진 실시된다. 오스트리아는 2024년 1월 기존 Mutter-Kind-Pass(모자수첩) 제도를 Eltern-Kind-Pass(부모-자녀 패스)로 변경했다. 해당 검진 프로그램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아동의 발달 상태 점검을 목적으로 하며, 육아수당(KBG)을 전액 수령하기 위해서는 관련 검진 의무를 충족해야 한다. 검진 의무를 행하지 않으면 육아수당의 일부가 감액될 수 있으며, 는 선택한 육아수당 모델과 관계없이 적용된다.
- 세분화된 육아수당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육아휴직 활용과 여성의 경력 단절 간 관계를 다룬 연구에서 확인된 성별 격차는 여전히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향후 오스트리아 정부가 제도 운영과 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계를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지 그 정책적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Austrian Academy of Sciences (2026.2.11.) “Unabhängig von der Qualifikation: Elternkarenz wird fast nur von Frauen genutzt,” https://www.oeaw.ac.at/news/unabhaengig-von-der-qualifikation-elternkarenz-wird-fast-nur-von-frauen-genutzt-1 (접속일: 2026.7.15.)
■ Bundesministerium für Soziales, Gesundheit, Pflege und Konsumentenschutz (no date) “Eltern-Kind-Pass,” https://www.sozialministerium.gv.at/Themen/Gesundheit/Eltern-und-Kind/Eltern-Kind-Pass.html (접속일: 2026.7.15.)
■ Bundesministerium für Soziales, Gesundheit, Pflege und Konsumentenschutz (no date) “Elternkarenz,” https://www.sozialministerium.gv.at/Themen/Arbeit/Arbeitsrecht/Karenz-und-Teilzeit/Elternkarenz.html?utm_source=chatgpt.com (접속일: 2026.7.15.)
■ Finanz (no date) “Karenzgeld in Österreich - Anspruch, Höhe, Dauer – Rechner,https://www.finanz.at/arbeitnehmer/karenzgeld/ (접속일: 2026.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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