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026?2027년 여성예산 성명서를 통해 본 여성 정책 방향
        등록일 2026-05-29

        조혜인 | 모나시대학교 Global Studies 조교수·서울대학교 여성연구원 객원연구원

        • 호주 연방정부는 5월 12일(화)에 「2026–2027 회계연도 여성 예산 성명서(Women’s Budget Statement)」를 발표하였다. 해당 성명서는 여러 주요 핵심 통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로 호주의 성별 임금 격차가 11.5%로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했으며, 도달했으며, 세계 성평등 순위가 2022년 43위에서 13위로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 이후 현 정부가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 종식을 위해 총 44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입해 왔다고 언급하였다. 본고에서는 해당 성명서를 바탕으로 호주 연방정부의 예산 배분 방향을 살펴보고, 호주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성 정책 분야를 분석한다.
        • 호주 연방정부는 ① 젠더 기반 폭력, ② 돌봄, ③ 여성의 경제적 평등과 안정, ④ 건강, ⑤ 리더십 및 대표성 등 다섯 가지 영역을 우선순위 분야로 제시하였다. 

         - 먼저, 젠더 기반 폭력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이에 대한 강한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양육비 제도(Child Support Scheme)가 폭력과 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원주민 여성과 아동이 비원주민 여성과 아동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젠더 기반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아울러 젠더 기반 폭력에 대응하는 현장 인력을 지원하고, 피해 여성과 아동을 위한 재정·법률·주거 지원 등 서비스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무급 노동으로서의 양육과 돌봄이 여전히 여성에게 불균형하게 집중되어 있으며, 이러한 구조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따라 유급 육아휴직 제도 확대를 통해 돌봄의 공동 책임과 분담 문화를 확산하고, 돌봄 제공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양질의 유아교육 및 보육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여성 비중이 높은 돌봄 분야 종사자에게 공정한 임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제시하였다.
         - 여성의 경제적 평등과 안정 영역에서는 더 많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재정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개혁을 강조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직장 내 성평등 문화 확산과 관련 제도 개혁을 통해 성평등 조치를 강화하고, 시간제 근로자와 저소득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세금 감면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의 은퇴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연금(superannuation)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건강 영역에서는 여성 건강 패키지를 기반으로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약품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여성 대상 1차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더 많은 벌크 빌링(bulk billing) 클리닉*과 공립 병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문화 사회인 호주의 특성을 고려하여 문화적으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신건강과 웰빙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겠다고 언급하였다.
        *호주의 공공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 시스템에서 운영되는 진료 방식 중 하나로, 환자가 진료비를 직접 내지 않고 의료기관이 메디케어에 직접 비용을 청구하는 시스템을 의미함. 따라서, 환자 본인 부담금이 없어, 결과적으로 환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무료 진료에 해당됨.

        • 리더십 및 대표성 영역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여성 리더십과 성별 대표성 강화를 위해 일정한 성과를 거두어 왔다고 평가하고, 향후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이번 성명서는 기존 여성 예산 성명서와 비교할 때, 개별 정책 영역에 대한 재원 배분을 넘어 젠더 관점을 정책 설계와 규제 구조 전반에 보다 명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기존 성명서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젠더 기반 폭력 대응, 돌봄 지원 등 분야별 정책 방향과 예산 배분에 초점을 두었다면, 최근 성명서는 제도적 허점과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대응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 젠더 기반 폭력 영역에서는 단순한 서비스 확대를 넘어 제도적 남용과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대응이 강화되었다. 예컨대 양육비 제도 개혁과 집행 강화는 가족제도나 복지제도가 폭력과 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경제적 평등 영역에서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에 그치지 않고, 저·중소득 근로자 대상 세제 혜택과 고용 규제 개편 등을 통해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조정하려는 흐름이 나타난다. 돌봄과 건강 영역 역시 유급 육아휴직 확대, 연금 개혁, 벌크 빌링 클리닉 확대 등을 통해 제도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 종합하면, 이번 성명서는 호주의 여성 관련 예산 체계가 점진적 정책 확대 단계를 넘어, 젠더 관점의 제도적 내재화와 구조적 개편을 지향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여성정책이 특정 분야의 지원 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예산·노동시장·돌봄·보건·대표성 전반을 포괄하는 정책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다수의 영역에서 여전히 예산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존재하므로, 향후 정책 이행 과정에서 재정 투입의 지속성과 실질적 효과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Australian Government. (2026). Women’s Budget Statement 2026-2027. https://budget.gov.au/content/womens-statement/index.htm (접속일: 2026.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