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서희 | 레이든 대학교(Leiden University) 정치학과 방문연구원(Guest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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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는 2026년 예산법(Legge di Bilancio 2026) 상 출산 및 양육 통합 관련 제도를 일부 개정하며 육아 지원 제도의 유연성을 강화했다. 이에 발맞춰 사회보장기구(INPS)는 2026년 예산안(법률 제199/2025호)에 따른 육아휴직 확대 시행을 위해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개편하고, 세부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의무 산전·산후 휴가와 별개로 부모가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및 자녀 질병 휴가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급여 보전 수준을 높였다는 데 있다. 이 글에서는 주요 변경 사항을 중심으로 제도를 개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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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변화는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한 자녀의 연령기준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자녀가 만 12세가 될 때까지 신청이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만 14세까지로 상향되었다. 이에 따라 임금 근로자인 어머니는 의무 산후 휴가 종료 이후부터, 아버지는 자녀 출생 시점부터 자녀가 만 14세가 되기 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입양 및 위탁 가정에도 동일한 권리가 적용된다. 또한 중증 장애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부모는 최대 3년까지 육아휴직을 연장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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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은 자녀별로 부여되는 독립적 권리로, 부모의 필요에 따라 연속해서 사용하거나 분할 사용이 모두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부모 합산 최대 10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개인별로는 여성과 남성 모두 최대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아버지의 육아 참여 확대를 위해 남성 근로자가 3개월 이상 휴직할 경우, 사용 가능 기간이 7개월로 늘어나며 이에 따라 부모 합산 기간도 최대 11개월로 늘어난다. 한부모 가정이나 단독 양육권자의 경우 혼자서 11개월 전부를 모두 육아휴직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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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유급 육아휴직 제도 개편과 자녀 연령에 따른 급여 보전율 차등 적용이다. 기존에는 부모에게 주어지는 유급 육아휴직기간은 6개월에서 8개월 수준으로 제한적이었고, 부모 각자에게 할당된 기간도 명확하지 않았다. 개정 이후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9개월로 일부 확대·고정되었으며, 부모 각자에게 할당된 양도 불가능한 3개월씩(총 6개월)과 상호 양도가 가능한 3개월로 구성된다. 한부모 가정이나 단독 양육권자는 유급 육아휴직 대상인 9개월 전체 기간에 대해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급여 수준은 자녀 연령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초기 3개월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80%가 지급되며, 이 혜택은 자녀가 만 6세가 되기 전까지만 인정된다. 만약 자녀가 만 7세 이상 14세 이하인 경우에는 급여 보전율이 30%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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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기간인 9개월을 초과하는 육아휴직은 원칙적으로는 무급이지만, 가구 소득이 가구소득지표(ISEE)가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예외적으로 통상 임금의 30%를 받을 수 있다. 해당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탈리아 사회보장기구(INPS)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자녀 연령 및 소득 요건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는 저소득층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보장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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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도 자녀가 아플 때 돌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녀병가 제도도 확대되었다. 각 부모가 자녀가 아플 때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일수는 기존 5일에서 2026년부터 10일로 두 배 늘어났다. 적용 대상 자녀 연령도 기존 만 8세에서 만 14세까지로 대폭 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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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정으로 크게 변경된 사항은 없지만, 이탈리아에서 2025년부터 ‘신생아 지원금 제도(Bonus Nascita)’를 시행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저소득층 가정의 초기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2025년 1월 1일 이후 출생하거나 입양된 자녀 1인당 1,000유로(한화 약 175만 원)를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해당 지원금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어 총소득 합산에서 제외된다. 신청 자격은 가구소득지표(ISEE) 4만 유로(한화 약 7천만 원)이하 가정으로 제한되며, 자녀 출생·입양이나 위탁 편입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다만 본 제도는 연간 예산 범위(2026년 기준 연간 3억 6,000만 유로, 한화 약 6,300억 원) 내에서 접수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지급되므로, 예산이 소진될 경우 연중 늦게 신청한 가정은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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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도 개정은 보다 나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적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 범위 확대, 유급휴가 기간 및 급여 체계 개선, 자녀 질병 시 돌봄 휴가 기간의 확대는 근로자의 양육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Fiscomania (2026.1.21.). "Congedo parentale 2026: le nuove disposizioni per la malattia dei figli (Parental leave 2026: new provisions for children's illnesses)," https://fiscomania.com/congedo-parentale-nuove-disposizioni/
○ Il Sole 24 Ore (2025.4.14.). "Inps, al via bonus nuovi nati, 1.000 euro per bimbi del 2025 (INPS launches new baby bonus, €1,000 for children born in 2025)," https://www.ilsole24ore.com/art/al-via-bonus-nuovi-nati-contributo-tantum-1000-euro-ogni-figlio-AHGDq0J
○ il Patronato della CGIL (2026.1.22.). "2026: le novità sui congedi parentali e per malattia dei figli (2026: Updates on parental and sick leave for children)," https://www.inca.it/notizie/1550-2026-le-novita-sui-congedi-parentali-e-per-malattia-dei-figli.html (접속일: 2026.3.15.)
○ INPS (2026.1.26.). "Messaggio numero 251 del 26-01-2026 (Message number 251 of January 26, 2026), https://www.inps.it/it/it/inps-comunica/atti/circolari-messaggi-e-normativa/dettaglio.circolari-e-messaggi.2026.01.messaggio-numero-251-del-26-01-2026_15144.html (접속일: 2026.3.15.)
○ Lavoro Facile (2026.1.5.). "Congedo parentale e congedo per malattia del figlio, come cambiano dal 2026 (Parental leave and sick leave: how they will change from 2026)," https://www.lavorofacile.it/news/congedo-parentale-e-congedo-per-malattia-del-figlio—come-cambiano-dal-2026?search=congedo+parentale (접속일: 2026.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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