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육아휴직 제도 개정 이후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
곽서희, 레이든 대학교(Leiden University) 정치학과 강사(Lectu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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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2022년 육아휴직 제도 개정 이후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고에서는 당시 육아휴직 제도가 개정된 내용과 최근 핀란드에서 변화한 방향을 연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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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육아휴직 개정 내용을 살펴보자면, 개정 전에는 부모에게 총 158일의 육아휴직 기간이 주어졌다. 상의하에 부모 중 한 명이 전부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대체로 어머니인 여성이 주어진 육아휴직 일수 대부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을 두고 핀란드 정부는 남녀 동등한 육아 참여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남녀 각 동일한 휴가 일수를 할당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했다. 육아휴직 총 일수는 훨씬 늘어나면서도 보다 유연한 육아휴직 사용을 위해 부모가 원할 경우 자신에게 주어진 육아휴직 일수 일부를 상대 배우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정 후 핀란드 육아휴직 기간은 부모 각 최대 160일, 총 최대 320일로 대폭 확대되었다. 이 중 63일은 서로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한부모 가정인 경우 부 또는 모는 혼자 320일을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과는 별개로 여성은 출산 전 40일에 해당하는 유급 임신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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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육아휴직 급여 대상자는 2세 이하 출산 또는 입양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실업자, 학생, 연금 수령자를 포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자녀 일 인당 부모 각 160일에 해당하는 육아휴직 기간 전체로, 그중 63일은 양도하여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그 배우자가 육아휴직 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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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육아휴직은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즉, 하루 일정 시간은 근무하고 나머지는 퇴근하여 육아휴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단, 일 근무 시간은 최대 5시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부분 육아휴직을 하루 사용할 때마다 육아휴직 급여 일수는 반일(0.5일)씩 줄어든다. 예를 들어 부분 육아휴직을 10일 사용할 경우, 육아휴직 급여 일수는 5일 감소한다.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8일이다. 동시에 사용하는 육아휴직 일수는 연속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나눠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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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사회보험청(Social Insurance Institution of Finland, Kela)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8월 개정된 법률 시행 이후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일수는 평균 44일이었는데, 개정 이후 평균 78일로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2022년에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이 약 12%에 불과했던 반면, 2023년에는 21%로 증가했으며, 이러한 상승세는 2024년에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 추세를 두고 핀란드 사회보험청(Kela)의 안넬리 미에티넨(Anneli Miettinen) 연구 책임자(research manager)는 육아휴직법 개정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미아 사리칼리오-토르프(Miia Saarikallio-Torp) 선임연구원(senior researcher)은 2022년 육아휴직 제도 개정은 훨씬 더 많은 아버지들이 육아휴직 사용 기회를 실제로 활용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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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사회보험청(Kela)은 2023년에 가족복지비로 약 30억 유로(한화 약 4조 8,300억 원)를 지출했는데, 그 중 약 11억 5천만 유로(한화 1조 8,500억 원)는 육아휴직 급여로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고 한다. 핀란드에서 육아휴직 급여 금액은 신청자의 연 소득에 따라 산정되는데, 남성은 일 평균 100유로(한화 16만원), 여성은 78유로(한화 약 12만 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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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티넨(Miettinen) 연구 책임자는 육아휴직 사용 비율에 있어 핀란드 내 지역 간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남성인 아버지들이 가족과 관련된 제도적 혜택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22년 육아휴직 제도가 개정된 이후,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전반적으로 개선되었지만, 육아휴직 분할 방식에는 여전히 성별 격차가 남아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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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칼리오-토르프(Saarikallio-Torp) 선임연구원은 부모수당 일수를 남녀 정확히 반반 나눠 사용한 가정은 아직 단 4%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제도 개정으로 아버지들의 육아휴직 사용은 확실히 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가정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육아를 분담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평등한 육아휴직 분담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전일제와 시간제 사용 방식 중 육아휴직을 시간제로 분할 사용한 부모는 아직까지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소 낮은 비율이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많은 부모가 제도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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