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영국, 고용 권리 법안(Employment Right Bill)에 완경기 노동자 보호 조치 포함
등록일	2024-10-30
영국, 고용 권리 법안(Employment Right Bill)에 완경기 노동자 보호 조치 포함 이지원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2024년 10일, 영국 정부는 대대적인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새로운 고용 권리 법안(Employment Right Bill)을 발표했다. 이전 법안에서는 성별 문제를 연령, 인종, 종교, 장애 등과 같은 보호 특성(Protected characteristics) 중 하나로 포괄하여 다루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성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직장 내 성차별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 조치를 포함하는 등 해당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새 고용 권리 법안의 ‘조항 26: 평등 행동 계획(Clause 26: Equality action plans)’에 따르면, 최소 250명의 직원을 둔 고용주와 지정된 공공기관은 ‘평등법 2010(Equality Act 2010)’에 따라 성평등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공개해야 한다. 이 계획은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완경(Menopause)기를 겪고 있는 직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하며, 해당 고용주와 공공기관은 단계별 성평등 행동 계획을 의무적으로 게시하고 이행해야 한다. 성평등 행동 계획에는 성별 임금 격차 데이터, 교육, 정보 공유, 유연성, 휴가 및 복장 규정에 대한 기업별 정책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이번 법안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완경을 보호 특성으로 인정하고 성평등의 항목 중 하나로 다루는 조항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2023년 1월, 영국 보수당 정부는 여성 및 평등 위원회(Cross-party Women and Equalities Committee)가 제안한 완경을 보호 특성으로 인정하는 권고안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공식 답변에서 장기 질환을 앓고 있는 남성에 대한 차별 우려를 언급하며 기존의 평등과 인권에 대한 지침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이번 노동당 정부가 평등 행동 계획에 완경기 노동자 보호 조항을 포함한 것은 완경기 노동자를 차별받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국 인사 및 개발 헌장 연구소(The Chartered Institute of Personnel and Development; CIPD)에 따르면, 완경기 증상을 경험한 여성의 67%가 직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해당 증상으로 인해 출근하지 못한 노동자의 11%만이 완경기나 해당 증상을 결근 사유로 제출할 수 있었다. 완경기 노동자들은 유연 근무와 근무 환경 내 온도 조절을 중요한 지원 조치로 꼽았으나, 이를 제공하는 조직은 각각 26%와 25%에 불과했다. 이러한 통계는 사회 전반에서 완경기에 대한 이해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며, 경력의 정점에 있는 시기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여성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부는 저널리스트 마리엘라 프로스트럽(Mariella Frostrup)을 완경 고용 대사로 임명하여 완경기에 대한 인식 증진과 직장문화 개선, 여성의 경제적 기여 및 경력 발전을 독려하고자 했다. 마리엘라는 “영국 여성 중 10명 중 1명이 완경기와 관련한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으며, 이는 완경기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용 권리 법안의 개정은 완경을 성평등의 조항에서 언급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여성이 완경으로 인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은 개인의 경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여성 롤모델의 부재와 관리자층의 성별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번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차별 해소와 완경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완경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로 인식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여성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쌓아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직장 내 여성 리더십의 공백을 줄이며 성별 균형을 도모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법안은 모든 노동자에게 더 평등한 노동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 GOV.UK (2024.10.10.), “Government unveils significant reforms to employment rights”, https://www.gov.uk/government/news/government-unveils-most-significant-reforms-to-employment-rights (접속일: 2024.10.18.) ■ GOV.UK (2024.10.18.), “Women’s health campaigner Mariella Frostrup appointed as Government Menopause Employment Ambassador”, https://www.gov.uk/government/news/womens-health-campaigner-mariella-frostrup-appointed-as-government-menopause-employment-ambassador (접속일: 2024.10.18.) ■ GOV.UK (2024.10.10.), “Next Steps to Make Work Pay”,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next-steps-to-make-work-pay/next-steps-to-make-work-pay-web-accessible-version (접속일: 2024.10.18.) ■ The Guardian (2023.1.24.), “UK menopause law change rejected as it ‘could discriminate against men’”,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3/jan/24/menopause-law-equalities-act-uk-change-rejected (접속일: 2024.10.18.) ■ The Chartered Institute of Personnel and Development (2023.10.4.), “Menopause in the workplace”, https://www.cipd.org/en/knowledge/reports/menopause-workplace-experiences/ (접속일: 2024.10.18.) ■ HRZONE (2024.9.18.), “Labour’s Menopause Action Plan: Why small companies should keep up or get left behind”, https://hrzone.com/labours-menopause-action-plan-why-small-companies-should-keep-up-or-get-left-behind/ (접속일: 2024.10.18.)

영국, 고용 권리 법안(Employment Right Bill)에 완경기 노동자 보호 조치 포함

등록일

2024-10-30

영국, 고용 권리 법안(Employment Right Bill)에

완경기 노동자 보호 조치 포함

이지원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2024년 10일, 영국 정부는 대대적인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새로운 고용 권리 법안(Employment Right Bill)을 발표했다. 이전 법안에서는 성별 문제를 연령, 인종, 종교, 장애 등과 같은 보호 특성(Protected characteristics) 중 하나로 포괄하여 다루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성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직장 내 성차별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 조치를 포함하는 등 해당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새 고용 권리 법안의 ‘조항 26: 평등 행동 계획(Clause 26: Equality action plans)’에 따르면, 최소 250명의 직원을 둔 고용주와 지정된 공공기관은 ‘평등법 2010(Equality Act 2010)’에 따라 성평등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공개해야 한다. 이 계획은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완경(Menopause)기를 겪고 있는 직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하며, 해당 고용주와 공공기관은 단계별 성평등 행동 계획을 의무적으로 게시하고 이행해야 한다. 성평등 행동 계획에는 성별 임금 격차 데이터, 교육, 정보 공유, 유연성, 휴가 및 복장 규정에 대한 기업별 정책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이번 법안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완경을 보호 특성으로 인정하고 성평등의 항목 중 하나로 다루는 조항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2023년 1월, 영국 보수당 정부는 여성 및 평등 위원회(Cross-party Women and Equalities Committee)가 제안한 완경을 보호 특성으로 인정하는 권고안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공식 답변에서 장기 질환을 앓고 있는 남성에 대한 차별 우려를 언급하며 기존의 평등과 인권에 대한 지침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이번 노동당 정부가 평등 행동 계획에 완경기 노동자 보호 조항을 포함한 것은 완경기 노동자를 차별받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국 인사 및 개발 헌장 연구소(The Chartered Institute of Personnel and Development; CIPD)에 따르면, 완경기 증상을 경험한 여성의 67%가 직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해당 증상으로 인해 출근하지 못한 노동자의 11%만이 완경기나 해당 증상을 결근 사유로 제출할 수 있었다. 완경기 노동자들은 유연 근무와 근무 환경 내 온도 조절을 중요한 지원 조치로 꼽았으나, 이를 제공하는 조직은 각각 26%와 25%에 불과했다. 이러한 통계는 사회 전반에서 완경기에 대한 이해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며, 경력의 정점에 있는 시기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여성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부는 저널리스트 마리엘라 프로스트럽(Mariella Frostrup)을 완경 고용 대사로 임명하여 완경기에 대한 인식 증진과 직장문화 개선, 여성의 경제적 기여 및 경력 발전을 독려하고자 했다. 마리엘라는 “영국 여성 중 10명 중 1명이 완경기와 관련한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으며, 이는 완경기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용 권리 법안의 개정은 완경을 성평등의 조항에서 언급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여성이 완경으로 인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은 개인의 경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여성 롤모델의 부재와 관리자층의 성별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번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차별 해소와 완경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완경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로 인식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여성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쌓아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직장 내 여성 리더십의 공백을 줄이며 성별 균형을 도모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법안은 모든 노동자에게 더 평등한 노동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 GOV.UK (2024.10.10.), “Government unveils significant reforms to employment rights”, https://www.gov.uk/government/news/government-unveils-most-significant-reforms-to-employment-rights (접속일: 2024.10.18.)
■ GOV.UK (2024.10.18.), “Women’s health campaigner Mariella Frostrup appointed as Government Menopause Employment Ambassador”, https://www.gov.uk/government/news/womens-health-campaigner-mariella-frostrup-appointed-as-government-menopause-employment-ambassador (접속일: 2024.10.18.)
■ GOV.UK (2024.10.10.), “Next Steps to Make Work Pay”,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next-steps-to-make-work-pay/next-steps-to-make-work-pay-web-accessible-version (접속일: 2024.10.18.)
■ The Guardian (2023.1.24.), “UK menopause law change rejected as it ‘could discriminate against men’”,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3/jan/24/menopause-law-equalities-act-uk-change-rejected (접속일: 2024.10.18.)
■ The Chartered Institute of Personnel and Development (2023.10.4.), “Menopause in the workplace”, https://www.cipd.org/en/knowledge/reports/menopause-workplace-experiences/ (접속일: 2024.10.18.)
■ HRZONE (2024.9.18.), “Labour’s Menopause Action Plan: Why small companies should keep up or get left behind”, https://hrzone.com/labours-menopause-action-plan-why-small-companies-should-keep-up-or-get-left-behind/ (접속일: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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