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친밀한 관계에서의 여성 살해 증가에 대한 대응계획 발표
        등록일 2019-09-30

        프랑스 정부, 친밀한 관계에서의 여성 살해 증가에 대한 대응계획 발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 프랑스에서는 최근 남성 배우자나 파트너에 의한 여성 살해(femicide) 이슈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9월 1일 남부지방의 기차역 근처 쓰레기더미에서 21세 여성의 토막 시신 일부가 발견되었다. 이웃 일부는 해당 여성이 길거리에서 그녀의 파트너에게 폭행 및 살해당했다고 증언했지만, 현재 그녀의 파트너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공식적인 집계에 따르면 이번에 살해된 여성이 올해 프랑스 내 100번쨰 여성살해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의 주최 하에 프랑스 도심에서는 시위가 개최되었으며, 시민들은 1부터 100이 쓰인 숫자 팻말을 들고 100명의 피해자를 기리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 사건이 보도된 뒤 바로 이틀 뒤, 92세 여성이 94세의 남편에게 지팡이로 폭행당한 끝에 결국 사망한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올해 여성살해 피해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 한 프랑스 방송사에 따르면, 가정폭력 핫라인 3919의 관련 자료 발표 당일에만 약 1,661명의 여성이 핫라인에 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성은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수십여 년 견뎌오다가 마침내 도망치기로 결심하고, 경찰에 연락해서 집에서 짐을 챙겨 나올 수 있도록 집에 함께 같이 가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은 사법당국의 명령이 있어야 가족 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 프랑스 정부는 배우자 또는 파트너에 의해 살해당하는 여성 피해자 문제가 갈수록 불거지자 범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어 정책 및 제도적 개선방향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정부의 주최 하에 이번 달 2일에는 경찰관, 변호사, 여성단체 대표, 여성살해 피해자 가족 등으로 구성된 가정폭력에 대한 범사회적 포럼이 개최되었다. 본 포럼에서는 가정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계획이 논의되었다.
        • 또한 에두아르 필리프(Edouard Philippe) 총리는 여성살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향후 추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가정폭력 및 여성살해 문제 해결에 약 5백만 유로(한화 약 6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여성 피해자들이 긴급상황 시 머물 수 있는 약 1천여 개의 가정폭력 보호시설을 새로 만들고, 400여 개의 경찰서를 대상으로 관련사건 접수 및 처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필리프 총리는 사건접수 및 처리절차를 보다 간소화하여 가해자와 피해자를 보다 신속하게 격리하고, 피해여성 보호에 실효성을 더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여성살해 피해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보다 즉각적인 예산투입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