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성(Sexuality)
        저자 이영자
        발간호 제031호 통권제목 1991년 여름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첨부파일 3. 자본주의와 성(sexuality)_이영자.pdf ( 7.31 MB ) [미리보기]

        목차 
        Ⅰ. 머리말 
        Ⅱ. 성(sexuality)에 대한 이론적 관점 
        Ⅲ. 가부장제와 성의 사회문화적 규정 
        Ⅳ. 자본조우의 정치경제학과 성 
        Ⅴ. 맺음말 


        I. 머리말 

        한국은 서구의 자본주의경제체제와 문명을 선진화의 모델로 간주해 온 것을 
        감안할 때, 현재 한국이 모방하는 서구 문물의 실체와 그 역사성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국의 자본주의 경제와 문호는 한국의 전통 
        및 역사적 특수성과의 마찰, 또는 융합으로 이루어진 것으므로 이를 단순하게 
        자본주의 체제의 보편성에 입각하여 해석할 수 만은 없다. 
        현재 한국에서는 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터부시되는 반면에, 서구의 
        성문화는 각종 매체를 통해 수입되고 있다. 성개방의 풍조에서부터 성 산업의 
        각종 병폐에 이르기까지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서양문물에 대해 한국사회는 거의 
        무방시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한국적인 특수한 상황에서 야기하는 
        혼란과 사회문제들은 이제 심각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서구의 성문화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논하기 이전에,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성문화가 어떠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에서 생성되었고, 또 그것의 본질과 문제는 무엇인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서양의 문화적 제국주의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한국사회가 
        독자적인 문화정립을 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중시하여야 할 기본과제라고 할 
        수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서구의 자본주의 경제와 문명의 
        발달과정에서 성문화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으며, 또 이에 대한 그들 나름의 
        이해와 해석의 관점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결국 서구의 역사적 경험속에서 나타난 자본주의의 정치경제학과 성과의 
        상관관계와 그 역동적 성격을 규명하려는 의도를 내포한 것이다. 
        서구사회 자체가 다양하고 또 역사적 변천의 양상이 상이하기 때문에 본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기에는 논문의 제약성, 또 연구자의 지식의 한계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논문은 개괄적인 수준에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려는 
        데에 주력하였다. 본 주제와 관련된 대표적인 이론과 분석을 다룬 문헌들을 
        참고하고 종합하여 연구자 나름으로 전체적인 이해의 틀을 구상하고 집약시켜 
        보려는 노력을 시도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앞으로 
        더욱 밀도 있는 분석과 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II. 성(Sexuality)에 대한 이론적 관점 

        성(sexuality)은 생물학적인 차이의 성별을 지칭하는 성(Sex), 그리고 이 
        성별에 따라 사회 문화적으로 형성되는 차이와 차별을 내포하는 성(gender)과는 
        달리, 성교 및 다양한 성적 표현과 행동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의 성관계를 
        만한다. 
        성의 개념을 규정하는 입장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본질주의적 또는 자연주의적 접근으로서 성을 인간의 자연적인 
        본능이나 생리적인 풍동의 표출로 보고 절대적으로 주어진 본질을 지닌 것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충동환원론(drive reduction)은 성본능이 개인의 인성과 
        사회생활 및 제도를 형성하는 독자적이고 자치적인 힘을 가진다는 점을 
        주장한다. 딪라서 보수적 도덕론자들은 이러한 성본능의 힘의 통제에 관심을 
        가진다. 
        Freud는 문명과 성, 양자간의 안티테제를 강조한다. 즉 인간이 문화적 목적을 
        에너지를 쓰는 만큼 리비도는 박탈당하기 때문에 문명의 발달은 성 억압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본다. 신프로이트 이론에서는 인류문명의 역사가 강력한 
        성본능을 통제하기 위한 금기와 억제의 체계들 간의 전쟁의 역사이었음을 
        강조하면서 문화적 요구화 성본능간의 갈등과 사회변동에 따른 주기설을 
        강조한다. 
        좌익 프로이트 이론가들(에컨데 W.Reich, H.Marcuse, E.Fromm등)은 성의본능과 
        억압간의 대립관계를 사회구조적, 역사적 차원에서 설명하고, 가부장제적, 
        자본주의적 구속에서 성을 "해방"시켜 그 본질을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J.Weeks,1989:2-3) 
        다른 한편에서는 성을 인간의 심리와 사회문화적 구조와 상호연관성속에서 
        파악하는 입장이있다. 한 개인은 단순한 자연적 단일체가 아니라 사회관계의 
        총체이자 사회적 산물인 것처럼, 성도 생물학적인 것이기 보다는 사회문화적 
        구성물로 규정하는 관점이다. 즉 성은 특별한 이론을 요구하는 인간의 특별한 
        행위 영역으로 취급될 것이 아니라, 관습적인 사회생활의 한 부분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상호작용론(J.H. Gagnon, W.Simon, K. Plummer), 
        정신분석학(J.Lacan, J.Mitchell), 그리고 M.Foucault에 의해 시작된 담론철학과 
        같이 매우 다양한 이론적 접근들에 의해 주장된다. 
        상호작용론에서는 성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들을 기술하고 
        이론화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는다. G.H.Gagnon과 W.Simon은 인간의성에 대한 
        연구는, 성을 특별한 영여그이 대상(예컨대 성을 우주나 인격을 형상지우는 
        강력한 욕구충동과 같은 것)으로 취급하여 특별한 이론에 의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적 사물과 같이 이것이 소속된 사회속에 재위치시키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함을 전제한다. 
        성적행위는, 특정한 문좌적 역사적 조건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일생동안 
        사회의 규범과 가치를 배우며서 길들여지는 사회화의 과정에 의해 학습되는 
        것이다.(K.Plummer, 192:226). 
        J.Lacan은 Freud의 이론적 재해석을 시도하면서 "자연적 인간"이라는 
        개념자체를 반박하고 성이나 성적 욕구는 개인과 사회의 토대가 되는 언어의 
        상징적 질서에 의해 구성됨을 주장한다. 인간의 무의식도 언어에 의해 
        구조화된다고 본다. Lacan의 정신분석학은 J. Mitchell의 여성해방론적 논의 
        (Psychoanalysis and Feminism, 1974)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Mitchell은 
        여성성의 가부장적 요소와 자본주의의권력구조에서의 남녀간의 성적 차이의 
        문제를 이론화하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또한 Lacan의 이론은 기존의 언어의 
        상징질서의 한계로부터 "욕구의 혁명"을 주장하는 성해방운동과 성개혁을 
        추구하는 주장을 뒷받침한다.(J.Weeks, 1982:298-300) 
        한편 M.Foucault는 상호작용론의 접근과 같이 성의 역사적 특수성을 강조하는 
        한편, 성의 단지 "억압"의 메카니즘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성을 규정하는 
        권력들을 통해 사회적으로 조직되어온 것을 주장한다. M.Foucault의 이론은 
        사회적 권력의 제 관계속에서 성의 개념을 포착하게 하는 중요한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 (J.Weedks, 1989:4-5). 
        이러한 이론들은 상이한 접근과 목저을 가지고 있지만 성적 본질주의에 
        도전하는 것에서는 분명히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는 성을 특정한 효과를 
        가진 자연적인 힘이나 반항적인 에너지를 내포하는 자치적인 영역으로 보는 것을 
        배격하는 것이고, 둘째는 성적정의들의 사회적, 역사적 원천들을 중시하는 
        것이다. 
        여성학적 입장에서 볼 때, 성은 후자의 관점과 같이 사회문화적 구조의 산물로 
        간주되어야 한다. 즉 성욕이나 성욕충족의 방식은 다 같이 문화에 의해 
        구조화되며, 자연적인 것으로 보이는 성적 충동도 이미 그 본질에 있어 사회성을 
        내포한다. 또 성은 사회화된 관계속에서 표현되며, 사회적 조건의 변화에 다라 
        성의 개념규정도 변화한다. 성은 사회와 문화가 개인의 욕구와 심리에 가장 
        깊이 내재화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B.Muldworf, 1974:52-53;R.Reiche, 
        1971:24). 


        III. 가부장제와 성의 사회문화적 규정 
        (각주 이에 대한 논의는, 지면의 제약상, 요점만 간단히 서술한다. 보다 
        자세한 것은 이영자(1989(, "성 일탈과 여성", 한국여성학논문집(5집)에서 
        참조하기 바란다) 

        가부장제는 성불평등적 사회구조와 권력관계를 토대로 하는 서의 규정과 
        성문화를 배태하였으며 이러한 성은 여성억압과 차별의 문제의 핵심을 이룬다. 
        가부장제의 성은 기본적으로 결혼과 가족제도, 성역할과 성적 정체성, 그리고 
        남성중심의 사회질서에 의해 그 특성이 결정된다. 

        1. 가부장제 결혼:성(Sexuality)의 불평등구조 

        결혼과 가족제도는 인간의 성규제의 방식을 결정짓는 기본적인 사회제도이며 
        성규제는 사회질서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가부장제는 성규제를 최대한 강화하는 
        일부일처제의 정착과 함께 인류 문명사회의 발전을 이룩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부장제의 일부일처제는 F.Engels가 지적한 대로 남성에 대한 여성의 경제적 
        종속과 성적 종속을 토대로 형성되었고, 이것은 이성간의 성관계가 본질적으로 
        지배와 종속의 관계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부계와 부권을 
        존중하는 가부장제 결혼은 사유재산권과 가장권을 가진 남성에게 여성이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에서의 남녀간의 불평등한 결합을 합법화하기 때문에, 
        동등한 인격체로서 남녀간의 성적 교류를 불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의 성은 남자의 가문을 전승시키기 위한 생식의 기능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게된다. 남자의 가문을 전승시키기 위한 생식의 기능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게된다. 여성은 남편 가문의 혈통의 순수성을 보장하기 위해 혼전 혼후를 
        막론하고 순결과 정절을 지키는 것이 절대적인 의무로 강요된다. 
        남성에 대한 이러한 불완전한 성규제는 성생활의 이중구조를 동반한다. 즉 
        남성의 성적 특권을 허용하는 제도와 사회관습으로서, 매매춘제도, 축첩제도, 
        기녀제도, 남성의 외도 문화, 간통, 강간등이 일부일처제 가족제도의 동전의 
        양면과 같이 존재해온 역사가 바로 이를 말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남성의 
        이중적 성생활은 여성을 불가피하게 두카스트로 분리하여, 마리아와 같이 정숙한 
        여자와 이브와 같이 타락한 여자의 두 집단을 형성한다. 소위 "윤락"여성은 
        가부장제 결혼의 이중적 성윤리의 모순의 대가를 치르는 일종의 속죄양인 
        셈이다. 가부장적 결혼제도는 또한 남성에게 여성의 성을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여성이 정절의 의무를 지키는 것은 그 주인이 되는 
        남성의 소유권을 지키는 것과 같으며 남편에 대한 아내의 성적 복종은 결혼의 
        의무로 규정된다. 러셀은 "여성이 견디어 내는, 내키지 않는 서의 총량은 아마도 
        매음에 있어서 보다는 결혼에 있어서 한 층 더 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가부장제 결혼은 남녀간의 성의 자유와 권리 및 성관계에 있어 
        불평등 구조를 제도화시킨다. 

        2. 성역할과 성적 정체성:이분법적 성의 개념 

        다른 한편 가부장제의 사회성이 성의 개념을 규정짓는 또 다른 요소는 
        성역할이다. 성별에 따라 부과되는 성역할(gender role)과 이를 근거로 형성되는 
        성적 정체성(gender idetity)으로서의 여성성과 남성성이 성행위의 패턴과 
        속성을 규정한다.(J.H.Gagonon, 1979:226-228) 
        유아시절부터 내면화되는 성역할과 성적 정체성의 차이에 근거하여 남녀가 
        성행위의 상이한 양식을 수용하는 것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성역할이 남녀를 각기 사회와 가정에서의 역할로 이분화하고 여성의 
        모성역할을 중시하는 것과관련하여 여서의 성이 전적으로 생식의 기능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즉 여성은 성의 목적과 의마가 임신, 출산에 있다는 관념에 의해 지배되고 
        동시에 이로 인해 순결의 이데올로기를 맹신하게 되며 심리적, 정서적 구속감을 
        갖게 된다. 성교육은 흔히 여성에게 월경, 임신과 관련된 지식과 적응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그 외의 성생활에 관한 일반 지식을 보급하지 않는다. 이것은 
        여성의 모성이, 생물학적인 "천부적"역할이라는 명제하여세, 여성의 성을 
        생물학적인 요소에만 귀착시키는 문화가 정착되어 왔음을 말한다. 
        또한 여성에게 모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여성에게 성에 대한 
        불감증을 길들이고 이를 여성성의 대표적인 속성으로 내면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모성에 길들이고 이를 여성성의 대표적인 속성으로 내면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모성애 우선적으로 충실해야 한다는 관념이 강할수록 여성은 
        생식을 위한 것이 아닌 성생활을 금기시 하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서구의 기독교적 전통에서 부부간의 성생활의 목적을 생식에 
        두고 그 외의 목적을 위한 성생활을 불경시한 것은 결국 여성의 불감증을 
        종교적으로 합리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한편 여성의 성적 억압을 극대화하여 여성을 비성적인 존재로 만드는 
        반면에 남성은 성적 본능이 강한 존재라는 신화를 만들어 내었다. K.Millett가 
        지적한 대로, 부권제 사회는 여성의 성욕의 잠재능력을 파괴하고 왜곡시켰으며 
        여성을 남성에게 성욕의 배출구를 제공하는 수준의 성관계에 길들여 온 것이다. 
        역으로 남성에게는 매춘행위를 "필요악"으로 묵인할 정도로, 성욕이 강한 표현을 
        남성성의 상징처럼 미화시켜왔다. 요컨대 가부장제도와 문화는 남녀간에 성욕과 
        성본능의 엄격한 차이를 조장해 온 것이다. Millett는 이를 "문화적능력이 
        생리학에 놀랄만한 영향을 끼친 증거"라고 말한다. 
        두 번째로 성역할로부터 유래되는 성의 사회성은 남성의 역할과 남성성을 
        적극적, 명령적, 공격적인 것으로, 반면 여성의 역할과 여성성을 소극적, 
        수동적, 방어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속성을 내포한다.남녀의 성관계는 
        이러한 이분법적 속성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되는 것으로 이해되는 개념을 
        내포한다. 
        Freud 및 성과학자들은 남성의 성욕이 공격적 또는 가학적으로 표출되고 
        여성은 이를 방어적이고 자학적인 입장에서 수용하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것이자 남녀의 성심리의 특성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는 결국 성역할 학습을 
        통해 길들여진 성적 속성을 선천적인 성의 본질인 것 처럼 과학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다. 특히 남성의 성본능이 지배, 공격, 정복, 폭력 등의 
        행위를 불가피하게 만드는 것으로 설명함으로서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나타나는 
        남녀간의 성관계를 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하게 만든다. 

        3. 성기중심적, 남근숭배의 성문화 

        가부장제의 성문화는 성기중심점이고 남근숭배적인 성을 절대시한다. 이러한 
        특성은 모든 문화권에 일괄된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가부장제의 공통된 
        성격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가부장제의 사회생활이모든 측면에서 남성중심적이고 남성우월적인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것과 같이, 성관계에서도 역시 남성에게 성욕의 자유로운 표출의 
        특권이 부여되고 남성의 성기가 핵시적인 것으로 취급되며, 남성의 성의 
        우위성에 의해 주도되는 양식의 성관습이 존재한다. 남성의 성욕의 생리적인 
        해소방식으로서 사정욕망의 충족을 위한 성교행위에 집착하는 성기중심의 문화가 
        정착되어온 것이다. 
        여성은 주로 이러한 관습에 적응하는 상태에서 자신의 성욕충족의 방법을 
        주체적으로 추구하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당해 온 것이다. 여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불감증도 이러한 남성중심적 성관계가 야기하는 것임을 
        간과할수 없다. 
        Freud는 여성을 남성의 성기를 갖지 못한 불완전한 성적 존재로 규정하여 
        여성에게는 근본적으로 남근 선망의 성심리의 특성이 잠재한다는 이론을 
        주장함으로써 가부장제의 성문화를 합리화했다. 여성의 자율적인 성적 존재로 
        인정되는 문제는 바로 남성중심의, 성기중심적 성문화의 극복과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IV. 자본주의의 정치결제학과 성 

        1. 가족과 노동:성의 억압 

        성의 규제와 억압은 자본주의의 유일한 산물은 아니나, 자본주의 성적 업압의 
        고유한 형태를 창시하여 이를 세계적인 수준에서 극단적으로 추진시킨 첫 
        번째의체제라 할 수 있다.(R.Reiche, 1971:38) 
        자본주의 경제는 가족과 노동의 영역을 분리시켰고 (각주 그러나 이 현상은 
        계급과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산업화 이전의 가족의 패턴은 농촌과 도시 
        노동자 계급의 가족에 더 오래동안 존속되었다. 특히 노동자 가족의 경우 가족 
        기업의 형태로 노동이 이루어져 아내와 자녀가함꼐 가족단위의 집단 노동력을 
        형성하였다), 이 양 영역에서 다같이 이성규제를 강화하였다. 이는 한편 
        부르조와 가족이 사생활의 중심영역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 사실과, 다른 
        한편에는 노동의 합리성을 극대화한 사실에 있다. 

        가. 부르죠와 가족의 사생활과 성도덕의 강화 

        E.Zaretsky는 자본주의가 가족에 미친 영향을 두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사유재산을 기초로 한 전통적 가부장적 가족구조의 쇠퇴이며, 다른 하나는 
        노동과 사회생활의 영역밖에서 경험되는 개인적 삶이 강조되는 
        현상이다.(E.Zaresky, 1976) 
        19세기에 산업자본주의가 발달되는 과정에서 부르죠와 가족은 생산노동이 
        이루어지는 외부사회로부터 개체성과 개인의 정서생활, 그리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보호하는 피난처로서 "가정생활의 예찬"(cult of domesticity)을 
        강조한다. 가정의 (domestic)생활은 곧 개인의사적(private)생활의 핵심을 
        이루게 된다. 이것은 당시 정치 사회적 불안정과 도덕적 혼잡을 나타내는 
        사회성에 반하여 가족주의의 도덕적 지배력을 주축으로 부르조와계급의 새로운 
        통치질서를 구축하려는 목적을 내포한 것이다. 가정의 안정은 사회의 안정을 
        지켜주는 평화의 장소"상징되어, 가족은, L.Althusser가 지적한 것처럼 
        "이데오로기적 국가기구"로서 사회 통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J.Weeks, 
        1989:24-29;G.Neyrand, 1979:128-129) 
        특히 청교도 윤리는 가족과 경제를 분리하는 이분법적 개념을 강화하고 가족을 
        청교도 윤리를 실천하는 규범적, 정신적 모범의 장으로 취급한다. 
        가족의 정서적, 심리적 사생활을 책임맡는 여성의 가사역할이 미화되고 
        전업주부(full time mother)가 이상화된다. 여성의 직업활도은 가족의 
        개인생활에 손해를 끼치는 것, 또 여성의 직업과 가사역할은 상호 갈등관계에 
        있다고 보는 관념이 배태하게 된다. 주부의 취업은 그 가정의 낮은 지위를 
        표시하는 것으로간주되는 경향도 나타난다(T.K.Hareven, 1986:48) 
        한편 부르죠와계급의 가정생활은 성적 도덕성을 강화하고 부부관계의 성생활을 
        주로 생식의 목적과 직결시키는 금욕주의를 강조한다. 특히 청교도는 여성의 
        성은 모성의 본능에서 파생되는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했으며 동시에 유년시절의 
        성을 엄격하게 규제하였다.(J.Weeks, 1989:27) 

        나. 노동과 성의 이원화: 합리성의 지배 

        자본주의는 이성과 감성의이원론이 가장 발전한 형태의 
        사회이다(L.N.Glennon,1979). 즉 합리성, 기술 과학주의, 관료제, 도구주의가 
        지배하는 문명을 이룩하는 한편, 이러한 지배원리로부터 성, 사랑, 
        에로티즘(각주 에로티즈은 그 성격상 비 합리적이고 충동적이기 때문에 고도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과학과 기술, 관료제와는 명백히 대립되는 
        개념이다.(C.Boudet, 1975:19-20)) 등의 감성의 세계를 엄격히 분리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J.Hearn, W. Parkin, 1987:8) 
        생산력의 극대화를 최상의 목적으로 삼는 자본주의경제는 인간의 
        노동의영역으로부터 모든 비합리적인 것을 배제시켜 그 도구성을 높인다. 특히 
        성은 합리성과 대립된 개념으로서 노동과 공식조직으로부터 엄격히 분리되어 
        극히 개인적인, 사적 영역으로 귀착된다. 
        H.Marcuse가 말하는 "실행의 원칙"(performance principle)은 바로 
        고전경제학이 설정하는 합리적 경제인과 M.Weber의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결합된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원리를 뜻한다. 실행의 원칙은 규율화된 노동력, 규칙적인 
        노동습관, 치밀한 시간 스케줄로 짜여진 생산계획, 투입과 산출의 명확한 계산 
        등을 강조하며, 이 모든 것은 당연히 인간의 정열이나 감성에 대립되는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가 계급착취를 위해 본능을 과잉억압(surplus 
        expression)하는 것으로 규정한다.(H.Marcuse, 1956:47-60) 
        또한편, 합리성과 감수성, 또는 도구주의와 표현주의를 각기 남성과 여성의 
        대표적인 속성으로 간주하고(특히 기능주의적 패러다임에서의 역할모델), 
        합리성이 지배하는 일과 사회는 남성의 영역으로, 감수성이 주도하는 가정과 
        사생활은 여성의 영역으로, 대립시키는 이분법적 경향이 강화됨을 말한다. 한 
        마디로 직업모델은 남성의 것, 성모델은 여성의 것으로 고착된다. 
        이것은 여성에게 세가지 의미를 갖게 한다. 우선 성모델로 취급되는 여성은 
        직업세계와 공식조직에서 열세한 위치의 주변적인 존재로 규정된다. 둘째, 
        합리성을 이상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합리적인 여성의역할과 세계는 자연히 
        남성의 세계에 비해 부차적인 것으로 평가 절하된다.(J.Hearn, & W.Parkin, 
        33-34) 셋째, 여성은 성모델로서 남성에게 노동과 합리성에서 배제된 에로틱한 
        감성을 제공하고 충족시키는 성적 대상의 존재로 취급된다. 이 세가지는 
        겨적으로 성과 여성의 세계가 노동과 남성의 세계에 의해 지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 성의 이중구조의 심화 

        이와 같이 노동과 가족, 그리고 공적, 사적 영역이 엄격히 분리되고, 또 성이 
        가족과 노동의 공적 영역에서 보다 철저히 규제 또는 배제되는 상황은 결국 
        전통적인 성의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측면을 나타낸다. 
        성 도덕성을 강조하는 부르죠와 가족의 이데올로기와 노동 영역의 
        비성화(dessexualization)는 가족과 노동밖에 영역에서의 성 부도덕의 증가로 
        나타난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유동적인 노동집단과 이산가족 및, 
        독신남성이 늘어남에 따라 매춘부와의 연애를 성욕 충족의 유일한 배출구로 
        이용하는 인구가 증가한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수용에 부응하여저임금 노동을 
        보조하는 방편이나 또는 본격적인 직업으로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인력의 
        공급도 증대하였다. 결국 금욕의 원칙과 방종의 현실의 괴리가 더 심해지면서 
        성의 이중 구조가 더 확고하게 나타난 것이다. 과거부터 지속되어온 
        매매춘제도의 역할이 증대된다. 
        이러한 상황은 19세기말 구라파에서 이중적 성윤리에 대항하는 사회정화운동을 
        야기시키고, 여성해방운동가로 하여금 매춘폐지와 성도덕 개혁운동에 앞장서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성 도덕의 개혁이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으며 
        성행위의 규제를 위한 국가의 역할이 증대되었다. 
        그러나 매매춘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매춘행위 그 자체를 불법화하기 보다는 
        성병의 방지나 그 외의 공익침해의 규제 목적에 더 치중되었다. 또한 지배계급의 
        남성들은 매매춘이 불가피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것도 비도덕성에 대해선느 별로 
        죄치식을 가지지 않았다. 이는 결국 성의 이중 기준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 
        단지 매춘여성에 대한 통제와 사회적 고립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었다.(앞의 책, 88-91) 여성운동가들은 이러한 국가의 모순된 규제조처에 
        반기를 들어 성의 이중 기준의 거부와 매매춘의 폐지를 주장하였던 것이다. 

        2. 자본주의 경제와 문명:성의 자유와 성혁명 

        자본주의는 공식적으로 가족과 노동을 통해 성통제를 강화하는 그이면에 성의 
        자유를 부추기는 잠재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자본주으의 금욕정신 
        그 자체가 자본주의 경제와 문명에 으해 도전받게 되고 마침내는 성의 자유화 
        현상을 야기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가, 자본주의의 경제적 개인주의와 성의 자유 

        성의 자유화를 야기하는 동기는 우선 자본주의 경제원리에서 발견된다. 
        E.Shorter는 자본주의가 소위 "애정의 혁명"을 장려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적 
        개인주의에 있다고 본다. 
        즉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각자가 자신의 고유한 이익을 추구하는 자유경쟁에 
        몰입하도록 만들고 결국 모두에게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일등"이 되어야 
        한다는 이기주의의 경제원리를 내면화시킨다. 시장에서 배운 이기주의는 각자가 
        속해있는 공동체에 대한 개인적 의무와 책임, 그리고 전통가족의 규범과 문화의 
        구속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각주 공동체적 생활의 붕괴는 
        물론 산업화에 따른 이농 및 지리적 이동과 이민의 증가에 의해서, 그리고 
        근대국가의 중앙집권적 통치구조가 작은 지역공동체의 자율성을 쇠퇴시킨 것에 
        의해서도 조장된다. 이것은 개인주의를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이기도 하다) 
        (E.Shorter:315) 
        전통사회가 공동체를 우선시하였다면 자본주의는 개인의 고유한 욕구와 행복을 
        중시한다. 서구에서 산업혁명이 추진되는 18세기말부터 노동시장에 투여되는 
        결혼 연령의 많은 젊은이들은 경제적 개인주의에 길들여지면서 성적, 애정적으로 
        자유로워지려는 욕구와 함께 활발한 이성관계와 성경험을 갖게된다. 
        E.Shorter에 의하면 경제적 개인주의는 문화적 이기주의로 유도되어 개인의 
        쾌락추구를 증가한다는 것이다. 구라파에서 18세기말경부터 혼외의 출생이 
        엄청나게 늘어난 사실은, 다른 요인들외에도(낙태감소나 여성의 건강증진에 따른 
        다산성), 특히 성관계가 중대한 결과라는 점을 그는 강조한다. (앞의책:102) 
        이러한 현상은 하층 노동자계급에서 시작되었고 휠씬 시간이 지난 이후에, 그 
        강도가 훨씬 약한 상태로, 중간계급에서 나타나게 된다. 가정생활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부르죠와계급과는 달리, 하층계급은 상속할 재산이 없는 만큼, 
        그들을 지배했던 공동체의 통제에서 일단 벗어나면, 가족보다는 오히려 개인의 
        욕구충족을 위해 행동할 만큼 자유롭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경우 저임금 때문에 결혼을 늦추어야 했고 따라서 
        수년간 연애를 했다. 푹스는 이들의 무수한 자유연애는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지적한다.(E.Fuchs:152-153) 
        또한 자유연애의 풍조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남자의 경우, 그 이전부터 성의 욕구를 보다 자율롭게 표출할 수 있는 장치를 
        보장받아왓다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여자가 전통적인 순결의 관습에 따라, 
        사랑의 자유와 모험에 빠져들게 할 수 있었던 주요 동기는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사실에 있다. 경제력은 여성들에게 전통적인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성을 
        추구하려는 욕구뿐만이 아니라, 그 도전의 가능성을 준 것이다. 
        E.Shorter는 불법 출산이 전통적인 마을보다 산업도시에서 훨씬 더 빨리 증대 
        했고, 또 18세기 불란서에서 임신한 독일여성들이 대부분 하녀, 세탁부, 재봉사, 
        방적직공 등의 프로레타리아계급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고 
        보았다.(E.Shrorter:149). 
        이는 자본주의가 노동시장과는 거리가 먼 부르죠와계급의 여성들이 금욕과 
        모성을 강조한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현상이다. 쇼터는 이것을 자본주의 시장의 
        혜택을 받는 중간계급의 가족이 오히려,귀족계급을 제외한 다른 어느 집단보다, 
        더 오래동안 전자본주의적인 가치에 집착하였던 것으로 해석한다. 즉 전통가족이 
        조상과 미래의 상속자에 대한 충성을 강요했듯이, 중간계급에서도 그들의 재산을 
        다음 세대에서 상속시켜야 한다는 집념 때문에, 모성과 가족공동체의 전통적 
        가치를 더 중시했다는 것이다.(앞의 책, 320). 
        따라서 E.Shorter도 지적하듯이, 부부생활에 에로티시즘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가정생활의정서를 앞장서 주장한 중간계급이 아니라 하층계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혼전 성경헙의 단순한 연속으로 결혼생활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성생활을 경시하는 가족을 강조하였던 중간계급과는 큰 차이가 
        난다. (앞의 책, 303-304). 하층계급의 사람들은 성욕에 대한 자제력이 부족하며 
        또 성본능을 자연스럽게 충족시키기 때문에 성관계를 보다 많이 갖는다는 거시 
        19세기의 일반적 인식이었다. 
        부르죠와계급은 노동자계급의 인구증대에 관한 멜더스적 공포를 가지고, 
        가족의 자기금욕적 이데올로기를 강화하여 도덕적인 성생활을 권장하는 것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다. 노동자계급의 여성들에게 주부의 미덕, 바느질, 요리를 
        가르치는 풍조까지 나타났지만, 이러한 일련의 "사회적 식민화"는 당장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M.Foucault는 자본주의 성장이 성의 쾌락의 증대를 야기시킨 배경에는, 
        부르죠와 계급이 자손과 혈통과 상속권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졌고, 이 때문에 
        육체와 성에 관한 그들의 집착이 매우 컸다는 점을 주장한다. 이로 인해 19세기 
        후반에 가서는 부르죠와계급이 그들의 일종의 계급의식과 헤게모니의 확인을 
        위해 고안한 성의 장치와 통제 기술을 사회전반에 파급시키기 시작하였다고 
        본다(M.Foucault, 1976:162-168). 그러나, M.Poster가 지적하듯이, 
        부르죠와계급의 육체와 건간에 대한 관심은 에로틱한 관심이 아니라 
        공리주의적인 경제적 이해관계에 입각한 것이었기 때문에, 부르죠와가족이 
        초기부터 성쾌락을 중시하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M.Poster, 1984:152) 

        나. 성혁명:가족의 성화(Sexualization) 및 위기.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이르러 자본주의 문명은 성의 혁명과 해방을 
        구가한다. K.Millett는 1830-1930년(특히 11870년이후)을 남녀 모두의 성적 
        자유가 크게 증가한 성혁명의 제 1시기로 본다. 즉 혼외의 성관계에 대한 금기가 
        약화되고, 성쾌락주의가 확산되고, 전통적인 성관습에서 이탈되는 다양한 
        성형태(동성애나 변태행위 등)가 증가되는 한편, 어린이에 대한 성적금기들도 
        완화되는 추세를 나타낸다. 또한 성의 휴머니즘을 재발견하려는 노력과 함께 
        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정신분석학, 심리학, 의학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성과학(sexology)이 정립된다. 성과학은 전통적인 성도덕을 
        공격하였고 성교육과 성상담 및 성치료법을 위한 지식의 토대를 제공하였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부르죠와 가족이 과거에는 주로 경제적 요구, 혈연, 
        상속에 의존하였던 것이 점차 사랑과 성의 결합의 의미를 중시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부부중심의 소가족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주의의 발달과 함께 성의 자유와 쾌락을 추구하는 사회문화적 풍조가 
        부르죠와적 가정생활의 전통에까지 침투, 확대된 변화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결혼이 성규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면 이제는 성적 조화가 
        부부생활의성패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게 된다. 가족은 더 이상 성적 
        금기의장이 아니라 성화(sexualization)의 주요 생활공간이 된 것이다. 한편에는 
        부부의 성생활의 불행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나 정신분석학자 등 각종 전문가의 
        도움이 요청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울러 성쾌락에서의남녀의 상호성과 성적 평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중간계급에서는 여성의 성에 대한 재평가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아내의 오르가즘의 
        권리를 인정하는 추세를 보이게 된다. 성도덕의 이중기준의 폐지노력과 함께 
        부권제의 성불평등 구조에 도전하는 여성운동이 전개된다. 그러나 여성의 
        처녀성의 가치를 무시할 만큼의 혁명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J.Weeks, 
        1989:206-207) 여성의 성적 자유는 남성에 비해 훨씬 제한 된것이며 이대문에 
        여성은 자유와 구속의 이중구조적인 갈등과 피해에 방치된다. 그러나 1920년대의 
        "신 여성"이 1950년대의 여성보다 훨씬 더 성의 자유를 누렸던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변화가 야기된 배경에는 사회적 제조건의 복합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여성의 현실과 관련하여 두가지 사실을 주목할 수 있다. 하나는 전쟁기간과 그 
        이후 새로운 소비산업의 발달에 따른 여성의 고용기회에 증대가 여성의 독립성을 
        증가시킨 것이고, 또 다른 동기는 댄스홀이나 시네마 등의 오락시설의 증가와 
        함꼐 교제장소의 범위가 넓어지고 부모의 직접적인 통제를 적게받는 방식으로 
        여가의 패턴이 변화하게 된 것이다. 중간계급에서도 임금노동을 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또 이에 따라 이성교제 및 여가생활의 자유와 여건이 향상된 것도 
        성생활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요인들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서구사회는 1960년대를 기점으로 제 2의 성혁명기를 맞는다. 이 시대는 소위 
        "허용적인 사회"(permissive society)로 불리워질 만큼 전통에 대한 거부와 
        도전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소위 베이비 붐에 으해 태어난 세대가 그들 
        부모세대의 정치, 문화, 도덕에 대해 반항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얼남전쟁 
        반대, 소수민족운동, 시민권과 여권운동등이 전개된다. 특히 여권의식이 
        고죠되면서 결혼과 가정에 집착하던 여성들이 조직화되고 사회정치적 요구와 
        주장을 확대해 가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성혁명은 혼전 성의 자유, 평등주의에 입각한 여성의 성생활과 여성의 
        자율적인 성적 권리의 추구, 성에 대한 공개토론의증가로 나타난다. 피임약의 
        전격적인 보급과 함께 여성에게 있어 생식적인 성과 쾌락적인 성의 구분이 
        가능해진 것도 성혁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특히 부부생활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혼이 증가하고, 또 한편에서는 개방 
        결혼이 등장하는 등 전통적인 가족모델에 일련의 변화를 요구하는 추세가 
        나타나며서 기존의 가족제도가 위기를 맞게 된다. 
        성해방은 소비사회의 발달과도 연관성을 갖는다. 소비사회는 절제와 검약의 
        자본주의 정신을 "소비의 미덕"으로 대치시키면서 쾌락주의를 적극 장려하게 
        된다. 
        과거에는 노동과 생산 영역에서 베제되었던 에로티즘이, 소비와 여가의 
        산업경제와 상업문화에 전적으로 통합된다. 성은 자본주의성장이 극대화해온 
        합리성을 보상해주는 대안의 소비상품으로 확대되면서, 가족과 노동을 압도하는 
        소비의 영역으로서 핵심요소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3. 소비사회:서의 물상화와 성해방의 허위의식 

        소비사회에서 성은 하나의 상품으로서 모든 계층의 일상생활에 침투하게 되고 
        인간의 성생활은 이러한 상품적 성격의 지배를 받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성은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또 어떠한 사회적 기능을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 소비경제와 대중 소비문화:성의 소외 

        소비사회는 소비와 성의 두 가지 사회성을 기반으로 한다.(G.Neyand. 1979) 즉 
        소비와 성이 자본주의상품경제의 주요한 요소가 될 뿐 아니라, 인간의사회적 
        관계를 조직하는 양식을 결정짓는 자율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상품소비는 계급, 집단, 성, 가족, 국가의 구성원으로서의 정체감을 제공하고 
        동시에 각자의 개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요소가 된다. 즉 개인의인격화(소비자는 
        상품구매를 통해 자신의 고유한 인격을 형성하는 인상을 받는다), 집단과의 
        동일시화, 집단간의 차별화, 그 모든 것이 소비의 사회성의 의거한다. 결국 
        소비의 사회성은 상품에 절대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인간관계를 단지 소비적인 
        관계로 전락시킨다. 
        우선 소비사회는 성욕을 인우적으로 조작함으로서 성의 소외현상을 
        야기시킨다. 소비전략은 프로이트가 자아의 핵심요소로 규정한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와 이것의 환영들을 만들어 내는 것에 전력을 기울인다. 성은 생산체계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상품에 대한 소비요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소재 및 
        매개물로 이용되어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조작하고 성적 환상을 심어준다. 
        따라서 상품은 그 유용성의현실을 넘어서서 성적 또느 에로틱한 상징의 원천으로 
        제공된다. 
        광고와선전은 인간의욕구의사이클을 변경시키고 또 이를 공간(상품의 
        다양성)과 시간(소비의 반복)속에서 무한하게 확장시킨다. 광고의 언어와 
        이미지가 성화(sexualization)되어 성욕을 조장한다. 따라서 성욕은 개인의 
        자발적인 욕구이기 보다는 선동적인 선전과 영리 증대 목적의 상업주의에 의해 
        조작된 산물이 된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성적 자극과 성의 소비를 충동하는 상업주의 속에서 
        인간은 진정한 성적 충족을 얻지 못한채,항시 새로운 갈망에 쫓기고 상대적인 
        좌절과 위화감을 누적시키되 된다. 욕구 충족의 방편 역시, 소비사회가허용하는 
        한계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성의 쾌락추구의 증대는 결국 상업문화에 대한 
        예속을 가중시킬 뿐이다. 
        H.Marcuses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으 성해방은 위장되고 허위적인 것임을 
        강조한다. 성해방은 상업적인 이해관계와 대중매체의 조작에 의한 것이며, 모든 
        사회가 성애화되는 상황은 도리어 성적 긴장 및 강박 관념, 그리고 성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를 조장하기 때문에 진정하 성해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각주 
        마르쿠제는 1950년대에는 노동시간의 감소와 가족의 소멸 등을 통해 노동과 
        에로스의 화해가 가능할 것으로 희망하였으나, 이 낙관주의는 1960년대에 와서 
        기술적 합리성에 더욱 밀착되어 가는 "일차원적 인간"의 현실속에서 사라진다) 
        또 다른 성의 소외는 성의 물상화에 있다. 성은 하나의 상품, 또는 소비전략의 
        도구로 전락되어 인간적인 자질을 상실하고 객체화된다. 성욕을 자극하는 
        매카니즘은 기본적으로 성적 대상의 물신성을 강조한다. 광고는 인간의 
        감수성이나 인간관계, 특히 에로티즘이 마치 상품에 의해 마들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갖게 함으로써 물신주의적 인간성을 주입시킨다. 
        성의 물상화는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직결된다. 이는 여성을 나멋아의 성욕의 
        대상으로 취급해온 가부장제 전통이 성의 상품화 현상에 의해 심화된 것을 
        뜻한다. 
        각종 소비상품과 광고는 주로 여성의 성적 매력과 에로티즘을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여성의 성과 육체를 소비하게 만든다. 여성이 육체 각부분을 
        성적조작을 위한 각종 소재로 부각시켜,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하나의 사물, 
        이미지, 또는 익명의 성적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성적 매력을 과시하는 상품의 
        소비경쟁이 심해질수록 성적 대상자로서의 이미지를 예찬하는 여성성이 더욱 
        과장된다. 여성의성과 육체의 물상화는 결국 성의 인간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문화를 파급시킨다. (N.C.M Hartsock, 1983:157,170;B.Munldworf:62-63) 
        소비사회는 한편 여성의 교환과 유통을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확대하여, 
        인간의 성관계를 한낱 시장의 교환관계로 만든다. 여성을 교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결국 남성의 성과 인간관계를 물상화시키는 것이다. 여성의 성에 
        대한 상품가치를 적극 개발하는 각종 성산업이 발달하여 여성의 성 매매를 
        급증시키고 이것이 소비대중의 성문화에 밀착되면서 성의 소외현상은 심화된다. 
        마사지나 사우나 영업, 섹스 쇼, 섹스숍, 포르노 영화, 음란 비디오, 성잡지나 
        각종 외설 출판물, 성치료 센터 및 성 상담소, 심지어는 성휴가(sex holiday)나 
        임시 애인 임대업(casual sex partnership) 등에 이르기까지, 신종 산업매매춘의 
        종류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외에도 여성의 성적 매력을 노동력의 일부분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식적인 행사나 접대를 위해서, 비서, 안내원,호스테스, 판매원 등의 
        여성직업이 성화되는 경향이 증대한다.(직장에서의 성추행도 여성을 일종의 
        "성적 노동의 예비군"으로 만드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서 
        노동보다는 오히려 성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 
        L.Irigaray는 교환경제에의 참여가 배제된 여성은 단지 교환의 대상이 될 
        뿐이며남성과 대등한 입장에서 교환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성은 생산자-소비자-교환자인 남성에 의해 그 상품가치를 인정받는 자신의 
        성으로부터 소외되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L.Irigaray, 1977:168-169) 
        성의 소외는 또한, 합리주의가 압도하는 사회생활의 압박감과 긴장으로부터의 
        도피적인 방편으로서(소위 스트레스 해소방법), 성의 소비가 만연되는 것에서 
        야기된다. 즉 노동의 비인간화 현상이 심해지는 그 반작용으로 성행위가 늘어날 
        대 성은 소외된 노동의 보상방편이 될 뿐이다. 
        Engels는 이미 초기 자본주의에 노동과 삶의 조건이 열악한 노동자계급에 있어 
        술과 섹스는 유일한 현실 도피방법이라는 사실을 주목하였다. 이때의 성은 
        단순한 육체적 차원의 긴장해소의 일이며, 사랑과 정서의 상호적 관계가 아닌, 
        남성의 일방적인 정복의 행위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 대상이 되는 여성은 
        대부분 이러한 성관계를 괴로운 일로 감수하였다는 것이다. 

        나. 성해방의 허위의식:권력과 통재의 이데올로기 

        성해방은 단순히 개인의 성생활과 성문화의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 정치적 
        차원의 제조건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따라서 성해방이 후기 자본주의의 
        체제적 성격과 관련하여 어떠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가에 대한 해석이 다양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을 집약해보기로 한다. 
        우선 성해방은 성적 민주주의의 허위의식을 심어준다. 성해방은 마치 누구나가 
        일상생활속에서 성의 자유와 쾌락을 즐길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또 대중의 
        성생활이 동질화되어 가는 것 같은 환상을 주지만, 실제로 성생활에 있어서 
        계급과 인종과 성별간의 차이와 상이성이 적지 않다. 학력이나사회경제적 지위, 
        기타 문화적 조건에 따라 성생활의 기회와 형태가 다르며, 이는 부르조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이원론적 구조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화된 구조를 가진다. 
        성은 부, 위신, 권력, 생활 스타일 등과 결합하여 기존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강화하는 측면을 내포하기도 한다(D.H.J. Morgan:187). 
        이것은 마치 소비사회가 소비 증대를 통해 평등해질 수 있는 것 같은 신화를 
        대중에게 심어주면서, 실제로는 지속적인 차벼로하에 의해 소비의 경쟁과 증대를 
        유도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소비의 형식적인 동등화의 체계는, 성이 상품화되는 일상생활속에서 성의 
        소비의 가능성을 증대시킴으로써, 그 구조적인 차별성을 은폐시킨 채, 개인간의 
        끊임없는 경쟁과 적응만이 평등에 도달하는 것으로 믿는 허위의식을 
        확산시킨다.(R.Reiche, 66-68). 
        특히 여성에게 성해방은 일면 성의 자유와 성적 권리를 증진시킨 면이 없지 
        않으나, 여전히 남녀간에 성의 이중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여성문제는 도리어 
        심화되는 측면이 있다. 여성의 오르가즘도 전통적인 성도덕과 성문화에 의해 
        구조적으로 봉쇄당하는 측면이 강하다. 반면 남성의 성적 자유는 이를 묵인하고 
        인내하는 여성의 침묵의 덕분에 가능하며, 또 성쾌락주의의 증대는 여성의 
        고통과 피해를 유발하는 잠재성을 내포한다. 한편 성 상품화의 사회에서 여성의 
        성이 부와 권력에 의해 착취될 수 있는 가능성이 증대하며 보편화되는 
        성쾌락주의가 여성에게는 오히려 심리적 육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혹자는 성해방의 예찬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권위주의, 그리고 지배와 소유의 
        성적 남성성을 과대하게 강조하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성적 파시즘"이라고 
        공격한다.(D.H.J Morgan:186) 
        한편 성해방은 후기 자본주의사회에서 경제적, 정치적 권력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계급적 격차에 대한 의식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하는 입장이 있다. 
        H.Marcuse는 현대의 성해방은 통제된 해방이며 쾌락이 또 다른 유형이 복종을 
        만들어 낸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러한 "억압적 탈승화"(repressive 
        desublimation) 는 성의 억압과 착취가 존속되는 담보이며, 성의 자유의 형식을 
        빌어 인간을 또 다른 억압상태에 묶어 두는 것뿐 아니라, 리비도적 에너지에 
        대한 사회통제를 강화시키는 것임을 강조한다.(J. Weeks, 1985:167-168). 
        또한 그는 자본주의 체제가 성을 생산체계에 맞추어 인간을 통제하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상업적 섹스의 대중화를 통해 다양한 사회계급들을 유사한 
        생활양식에 동화시킨다는 점을 지적한다.(H.Marcuse, 1968). 리비도의 동원과 
        조작은 인간의 에고(ego)와 혁명의식을 약화시킴으로서 체제에 자발적으로 
        순응하는, 무기력하고 비정치적인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섹스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와 문명을 수호하고 그 지배를 합리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착취된다고 할 수 있다. 
        좌익 프로이트 학파는, 성의 자유의 외형적 증가는 상업적으로 조작된 
        욕두들에 인간을 예속시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예속에서 벗어남으로서만이 
        성개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 해방은 결국 자본주의 그 자체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며, 따라서 성혁명은 불가피하게 정치적 혁명과 연계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 혁명은 반드시 성혁명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D.H.J. 
        Morgan, 1975:175; R Reiche; 11). 
        결국 성해방은 사회 정치 의식과 계급간의 위화감 및 갈등을 성적 쾌락으로 
        둔화시킴으로서 체제내적인 순응주의와 합의를 조작하는 사회통제의 기제로 
        이용된다고 볼 수 있다. 또 계급적인 연대감이나 정치참여의 의지 대신에 극히 
        개인주의적인 이해관계와 쾌락주의에 몰입하는 성향을 조장한다. 지배계급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불만과 비판의식을 약화시키거나 심지어는 우민화시키기 위해 
        성적 상징의 조작을 이용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다른 한편, M. Foucault는 성과 권력의 상호관련성을 강조한다. 즉 서양에서 
        19세기와 20세기에 이르러 성에 대한 언술행위(discours)가 증가하면서 성이 
        지식의 영역에 들어온 것은 권력이 성을 목표로 삼게 되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는 권력의 생산과 지식의 생산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고 또 
        권력의 활동이 지식을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식을 기술하는 언술내용에는 
        권력의 체제가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M. Foucault,1976: 128-129). 따라서 
        성해방은 성에 대한 권력의 억압적 기능이 생산적 기능으로 전화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M. Foucault는 19세기와 20세기의 부르죠와사회를 변태가 폭발하는 사회로 
        규정한다. 법적 제재의 형태나 금지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을 다양한 
        형태로 모든 영역에 무한히 침투하게 만드는 방향에서 권력이 확대된다. 높은 
        경제적 이윤을 보장하고 또 이를 중개하는 제권력, 예컨데 의학, 정신분석학, 
        매매춘, 포르노등을 통제하는 권력들이 합세하여 성적 쾌락을 자극, 선동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기구를 통해 이러한 성적 쾌락을 통제하는 메카니즘을 
        강화시킨다. 요컨대 권력과 성적 쾌락은 서로 자극하고 또 박차를 가하는 상호 
        보강의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변태는 바로 이러한 관계속에서 배태된 
        것이며 또 변태가 개인의 육체와 언행에 침투하게된 결과로서 성적 쾌락을 
        증진시키는 제권력이 증대된다.(앞의 책, 64-67). 
        M. Foucault는 권력의 편재성과 주변성을 강조하여 권력이 사회 전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간의 복잡한 상호관계에서 쉬지않고 도처에서 생산됨을 
        주장한다. 따라서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과 국가와 과학과 관련된 
        미시적, 거시적 차원의 다양한 권력의 총체가 성을 통해 개인에게 그 통제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은 소비사회의 논리와 대중문화의 메카니즘과 결합하여 탈정치, 
        탈이념의 개인주의적인 인간을 조장하는 권력체계와 사회통제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V. 맺음말 

        서구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때,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은 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일련의 변화를 주도해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자본주의는 산업성장의 과정에서 성규제를 강화하는 억압적 국면을 
        나타낸다. 부르죠와가족에서의 성도덕의 강조는 지배계급의 새로운 사회질서 
        기반의 구축에 기여했으며, 노동의 영역으로부터의 성과 배제는 경제적 합리성을 
        극대화하는 전력에 의한 요구였다. 성은 사적 영역으로 제한되는 한편, 공적 
        영역에서는 비공식적이고 음성적인 방법으로 성의 향유가 더욱 조장되어 
        전통적으로 유지되어온 성의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둘째, 자본주의 경제성장과 사회질서는 성 규제의 강화를 요구하나, 다른 한편 
        자본주의의 자유방임과 자유경쟁의 시장경제원리는 개인주의를 증대시키고 또 
        이러한 경제적 개인주의는 개인생활의 자유와 권리및 쾌락추구를 우선시하는 
        문화적 이기주의를 발전시킨다. 이는 결국 부르죠와계급에서는 자본주의 
        금욕정신을 강화시킨 반면에, 노동자계급에서는 성의 자유를 추구하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배태시키는, 상반된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임금노동에 여성이 대거 투여되는 상황과 병행하여, 경제적 자립능력과 
        함께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전통적인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된 개인생활과 
        자유연애를 추구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 이는 여성에게 있어 경제력이 성적 
        자유의 필요조건임을 일깨워주는 현상인 것이다. 
        셋째, 성혁명은 자본주의 경제원리를 토대로 발전된 자본주의 문명의 
        소산으로서 전통적인 성 억압의 관습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질서의 기반이 되었던 부르죠와가족의 성 도덕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변화를 야기시킨다. 
        성규제의 보루적인 부르죠와가족에게 이제는 역설적으로 성생활의 조화가 
        부부관계의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였고, 또 이 문제로 위기적 상황이 유발하게된 
        것은 의미심장한 역전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자본주의 경제와 문화가 
        변증법적인 관계에 있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넷째, 
        성해방은 소비산업의 팽창을 계기로 촉진도니 문화적 현상이다. 성의 상업주의는 
        성해방을 부추기면서 소비경제와 소비문화의 상호 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강화된다. 
        소비사회에서 성은 해방과 개방의 미명아래 왜곡되고 소외된다. 상품시장의 
        논리에 의해 물상화되고 변태, 폭력의 형태로 변질되기도 한다. 동시에 성은 
        자본주의 경제, 정치, 과학, 지배이념등과 연계된 제권력에 흡수되어 그 도구로 
        전락되고 사회통제의 기제로 이용된다. 이것은 성해방의 허위의식이 일반 대중을 
        사로잡게 된 결과이자 바로 그 원인인 것이다. 
        다섯째, 자본주의는, 성의 억압과 해방의 변증법을 통하여, 여성의 성을 
        통제하는 한편, 성의 불평등구조를 지속시키고 일면 강화시켜왔다. 여성은 성의 
        억압과 해방, 그 어느쪽에서나 갈등과 피해의 질곡을 벗어나지 못하며, 특히 
        소비사회에서는 성의 도구화와 물상화로 나타나는 성해방의 모순의 희생물이 
        되기 쉬운 상황에 놓여있다. 
        한편 남성중심의 사회의 긴장과 갈등이 증대하고 또 성이 이를 중화내지 
        약화시키는 정치적, 이념적 도구로 이용될수록, 여성은 더욱 더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결국 여성의 진정한 성해방은 사회체제적이며 
        정치적인 문제와 결코 분리되어 논의될 수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상 몇가지 요점들은 서구 자본주의 경제와 문명속에서 형성된 성의 
        사회문화적 구조를 파악하고, 동시에 현대 서양의 성문화의 지향성과 그것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시사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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