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문화활동에 관한 연구
        저자 김양희/이춘아/김이선
        발간호 제043호 통권제목 1994년 여름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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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Ⅰ. 서론 
        Ⅱ. 연구결과 
        Ⅲ. 결론 


        I. 서론 

        한국의 여성정책의 발전과 그 효과를 평가할 때 그 동안 각종 여성정책으로 
        인해 여성의 교육수준이 향상되고 사회참여가 증대되는 등 여성의 형식적 
        지위에는 많은 향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실질적이며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여성지위의 향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였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는 우리사회 전반을 특징지우는 형식적 삶과 실질적 삶의 괴리 즉 
        문화지체라는 현상이 여성분야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여성문제에 있어서의 심각한 문화지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본 연구에서는 여성의 문화적 정체성과 자생력의 확립을 주장한다. 즉, 
        일상생활에서의 평등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여성 개개인이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욕구와 표현욕구를 발견해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며 그로부터 여럿이 
        상호공감과 공유의 과정을 거쳐 생활 속에서 불평등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이루기 위한 힘을 얻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문화적 정체성과 자생력의 문제는 쉽게 그 목표를 수량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생산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어서 정책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성지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에서 형식적이며 표면적인 
        제도의 변화(예를 들어 고용기회의 확대라든지 교육수준의 향상 등)에 걸맞는 
        문화를 아울러 창출해 내지 못하면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지속적이며, 진정한 
        내부로부터의 동인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문화활동을 통하여 여성의 주체성과 창의력을 개발하는 일이 
        성차별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내부로부터의 동인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여성의 창조력을 표현하고 이를 자신의 삶과 
        통합시키며 더 나아가서 가부장제 문화에 대한 대안적 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발점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반 여성들의 문화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전제 
        아래 여성의 문화활동 현황을 분석하고 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문화활동에 입문해 있는 여성들의 활동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여성소집단 문화모임 사례를 조사하여 산발적이며 개인적인 문화활동이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소모임 형태로 발전되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아울러 
        여성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의 함의를 여성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소위 
        '여성문화론'을 정립하고자 한다. 이때 ①아직까지는 문화의 수용적 수용자이며 
        개인 차원의 만족과 개발, 여가선용을 주 목적으로 하는 집단과 ②여성 상호간의 
        피드백과 공동활동을 통하여 다양한 활동욕구를 실험하고 충족시키는 소집단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③문화생산자로서의 여성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양성 
        평등한 대안문화 창출이라는 정치적 가능성을 열어보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목적에서 본 연구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연구방법을 채택하였다. 

        1) 문헌연구: 문화이론, 문화정치론, 여성문화 및 여성문화운동, 여가사회학 
        관련. 
        2) 전문가 델파이조사: 여성문화의 개념, 여성문화운동의 주제 및 가능성 등. 
        3) 여성들의 문화활동 현황에 대한 조사연구(전국 6대 도시 성인여성 938명) : 
        문화활동욕구와 장애요인, 문화결핍감 등. 
        4) 여성들의 소집단 문화활동에 대한 사례연구(총 20개 사례) 



        II. 연구결과 

        본 장에서는 연구목적 중 여성문화론의 정립을 위한 문헌연구와 전문가 
        델파이조사 결과를 먼저 요약하고, 다음으로 기존의 시설에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현황조사 결과를 요약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여성들의 
        소집단 문화활동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는 본 논문집의 자료편에 수록하였다. 

        1. 여성문화론 
        가. "여성문화"의 제기와 주체적인 여성문화의 발전방향. 
        성에 따라 구분된 생활세계와 차별적 지위를 부여하는 가부장제는 '남성에 
        의한 문화의 독점'(김진명, 1992:25)에서 그 본질을 찾을 수 있다. 그 안에서 
        여성은 각종 문화적 수단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과 
        세계관은 개인적인 것에 불과하며 공개적으로 표현할 가치조차 없는 하찮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 결과, 자신의 세계를 진정한 '문화'의 형태로 생산할 
        능력이 부재한(Rowbotham, 1973; Gellagher, 1981) 벙어리 집단(muted 
        group)(Ardener, 1975; Moore, 1988 재인용)으로 보여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은 종속된 위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문화부호와 남성중심적 시각을 
        이중적으로 습득해 모순된 정체감을 형성하여(Hodge & Tripp, 1986; 박명진, 
        1991 재인용) 자신의 현실을 비탄하면서도 남성중심적 가치를 내면화해 이를 
        합리화하고 존재의식과 자아존중의식을 갖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운동에서 가부장제에서의 여성의 문화경험에 대한 이러한 문제의식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70년대 부터는 여성이 자신의 객관적인 존재기반을 
        명시하고 주체적인 자기인식과 세계에 대한 전망을 확립하는 것이 세력화의 
        핵심적인 기반으로 인정되었다. 이를 향한 움직임은 구체적인 삶의 경험을 
        표현하고 공유하려는 시도로 나타났으며 모든 문화 영역에서 여성이 '타자'로 
        분류된 채 '주체'가 되지 못한 데 대해 가부장제에서 가리워졌던 '여성문화', 
        여성이 주체가 되는 문화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에 주안점을 
        두게 되었다. 

        '여성문화' 개념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진 결과, 존재조차 드러나지 
        못했던 여성의 특수한 경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것이 여성들간의 유대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피지배집단으로서의 여성의 특수성에 대한 강조는 여성의 
        세력화와 가부장제의 극복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있어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본 연구는 일련의 발전단계를 통해 여성문화에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즉, 여성문화는 특정한 사회-역사적 맥락 내에 놓여 있는 주체로서의 
        여성이 그 자신이나 자신의 목적, 의도를 다양한 규칙과 관습을 적용하여 
        표현(생산)하고, 전달하며, 수용하는 표상(representation) 내지 그 구조물이며 
        이는 미래지향적인 발전단계를 전제로 한 개념으로 일순간에 사회 전반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 자체가 <그림 1>과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 
        | 문화적 불평등의 인식과 극복을 위한 시각정립| 
        +--------------------------------------------+ 
        | -가부장제에서의 여성의 문화경험 인식 | 
        | -비판적이고 발전적인 수용시각의 확립 | 
        +----------------------+---------------------+ 
        +------------------------+--------------------+ 
        +-------+----------------+ | 
        | 개인적 차원 | | 
        +------------------------+ | 
        |-경험에 대한 성찰 | | 
        |-재해석 | ---+ +--------------+------------------+ 
        |-원하는 삶의 모습 구체화| -+ | | 여성 주체의 문화형성 | 
        +-------+----------------+ | +- +---------------------------------+ 
        | | | -여성문화사의 발견 | 
        | +---- | -여성들간의 공유의 장 | 
        | | -새로운 원리와 형식의 개발.확산| 
        | +---------------+-----------------+ 
        +------------------------+---------------------+ 
        +--------------+-------------+ 
        | 양성 모두가 주체되는 문화 | 
        +----------------------------+ 
        <그림 1> 여성문화의 요소와 발전과정 

        나. 여성의 문화욕구와 활동 
        이상의 총체적인 과정은 이제까지 표출되지 못하고 심지어 여성자신에게 
        존재조차 인식되지 못했던 문화적 욕구를 발견하는 것에서 그 동력을 구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의 의도를 발견하며 이를 공적으로 
        표현하고 실현하려는 요구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공적인 장을 통해 공유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그림 2>. 

        +-------------------+ 
        |여성의 문화주체욕구| 
        +-------+-----------+ 
        +------------+--------+-----------------------+ 
        +----------+---------++----------+---------+ +-----------+--------+ 
        | 내용.관점 || 수단.양식 | |제도(장,프로그램 등)| 
        +--------------------++--------------------+ +--------------------+ 
        |-여성의 존재조건. || -전통 여성문화양식 | |-기존문화제도의 | 
        | 특수성 인식 || 발굴 | | 남성중심성 발견 | 
        |-새로운 시각에서 || -전통양식의 재평가 | |-여성이 주체되는 | 
        | 재해석 || -새로운 여성삶에 | | 제도 마련 | 
        |-불평등 극복을 향한 || 부합하는 수단.양식| | | 
        | 주체적 의도 발견 || 개발 | | | 
        +--------------------++--------------------+ +--------------------+ 
        <그림 2> 여성의 문화주체욕구 

        가부장제의 요소가 끈질기게 남아있는 우리의 현 상황을 볼 때 이상의 논의는 
        상당히 발전된 수준을 전제로 한다. 이에, 현실의 한계와 미래의 발전방향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서 여성의 문화적 욕구와 실행의 발달단계를 
        설정하고 그 과정을 살펴보면, 여성의 문화욕구는 두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그 
        초기단계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체득하지 못했던 문화적 수단과 이를 다루는 
        기술의 습득, 이를 바탕으로 한 형식으로서의 활동 자체에 대한 욕구로 
        특징지워질 수 있다. 이에 비해, 후기의 단계는 기존 문화영역에의 참여를 
        넘어선, 여성이 자신의 주제와 시각을 가지고 문화형태로 생산, 전달, 수용할 수 
        있는 문화주체를 향한 욕구이다. 이 단계에서는 기존의 문화수단을 이용하는 
        기술적, 형식적 차원의 활동에 주안점을 두는 전단계에 비해 보다 전반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문화적 욕구가 이러한 차원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사회상황의 
        변화와 함께 무엇보다도 문화주체의식을 고양시키는 교육적 요인이 핵심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여성들의 문화활동이 세력화의 기반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들 단계 사이를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전문가 델파이조사 
        가. 방법과 내용 
        여성문화의 개념정립, 앞으로의 여성문화활동의 방향과 전망 등에 관하여 
        학계.문화계.여성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고자 델파이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기간은 93.6.5-6.30이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 50명에게 
        우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종적으로 회수된 조사표는 20부였다. 응답자는 여성 
        16명, 남성 4명이었다. 

        나. 조사내용과 응답 분석결과 
        1) 여성문화의 개념 
        여성문화개념에 대해서 기존문화 안에서의 하위문화개념이라는 입장과 
        기존문화와는 대비되는 독자적인 그리고 대안적인 문화로 발전될 수 있는 
        여성문화를 주장하는 입장으로 분리해 볼 수 있다. 

        먼저 하위문화로서의 여성문화 개념을 살펴보면 여성들이 사회속에서 
        살아가면서 학습하고 전수하는 사고유형, 행동양식, 지식체계, 생활관습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그것은 사회에 따라 다르고 한 사회 내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정리된다. 다음으로 방향과 기능을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개념을 보면 
        여성이 주체가 되어 의식적으로 자아를 정의하고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며, 
        여성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문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여성문화'는 여성을 대상화, 물상화하는 가부장적 
        남성중심문화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며 대안적 삶의 모습을 제시하며 이같은 
        비판적 입장이 여성문화 특유의 활력과 형식을 낳기도 한다는 것이다. 

        2) 가부장제 하에서의 여성의 문화경험의 문제점과 문화발전에 미치는 영향 
        거의 모든 응답자가 가부장제 하에서는 여성의 문화경험상에 문제가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보는 기본시각은, 첫째, 문화경험에 있어 여성은 
        중심이 아니라 주변적이었고 수동적인 역할과 희생정신을 강요당함으로써 
        여성문화의 범위가 축소되는 한편 지배문화로부터 격리되고 열등하다고 낙인찍힌 
        하위문화에 갇혀 부정적 자아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점; 둘째, 가부장제 
        하에서는 여성이 삶의 자율적 결정권한으로부터 소외됨으로써 대상화되거나 
        상품화되는 문화를 이루어 여성의 문화 창조자로서의 기회가 박탈되었으며, 
        여성의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저해하며 사회참여를 제한함으로써 결국 
        사회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하였던 점 등이었다. 

        3) 여성소그룹문화활동 및 전문 문화집단의 여성운동에의 기여 가능성 
        응답자 대부분이 여성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이 '남성중심 문화체계의 허구성과 
        허위를 인식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문화의 보편성 획득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지배문화에 대한 비판이 지나친 대립의식의 강화나 
        피해의식의 한풀이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생활문화운동의 경우는 여성의 생활세계를 '고착'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지적도 있었다. 

        4) 우리나라 일반 여성의 문화활동의 현황과 이에 대한 평가 
        응답자들 대부분은 현재 우리나라 일반여성들의 문화활동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그 이유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소비위주의 
        활동에 머무르는 상황으로 전통적 여성종속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이외에, 여성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활동가들의 활동전략이나 방법도 아직은 미숙하여 활동층의 저변확대가 어려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5) 여성의 문화적 자생력을 위한 분야별 과제 
        가) 여성 개개인: 여성의 문화적 자생력을 위해 여성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일단 기존문화의 무비판적 수용에서 벗어나고 스스로를 주변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것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응답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나) 학교: ①남녀평등을 지향하도록 교과과정 개편, 교육자의식 개혁, 
        ②남녀평등한 역할모델 및 진로지도, 여성의 삶과 역사, 여성의 리더쉽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③주체적으로 문화를 창조하는 경험,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는 
        심성을 키울 수 있는 내용, 대안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기도록 
        교과목 개정 ④공동체문화 교육 실시 등이 제안되었다. 

        다) 매스컴: 프로그램의 시각과 내용에 있어서는 전통적 성역할, 여성상을 
        미화하여 보여주거나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을 중지하고, 여성의 다양한 주체적 
        삶을 보여주며, 여성의 문화적 역할을 알리는 내용을 기획하여 방영하고, 
        대중매체조직에서는 성편견의 가능성을 극소화하는 방안으로 여성들이 조직이나 
        의사결정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여성이 제작하는 프로그램 수를 늘리도록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라) 여성단체: 소수의 지식층 중심이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 속에서 그 위상과 
        가치를 발견하려는 대중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문화활동을 통해 여성문제 접근을 시도한다/주체적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지역소모임이나 직장여성모임을 만들고 지원한다/건전한 
        여성문화창조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보급에 앞장서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마)여성회관/부녀복지관: 취미활동의 장이 아닌 여성의 토론의 장, 문제해결을 
        위한 워크숍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각 집단별 요구에 맞은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한다/여성들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모임의 장이 
        필요한 일반여성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탁아소나 놀이방을 운영할 것 등이 
        제안되었다. 

        바)여성정책/문화정책 전담부서: 정책 담당자의 여성의 일상적 경험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되며, 정책결정에 있어 여성전문가의 의견을 
        고려한다/여성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편다/일반 여성들의 문화적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정책, 기층여성의 자생적인 조직화가 
        가능한 조건을 제공한다/여성문화소모임의 활동을 지원하며 관련자료를 발간할 
        것 등이 제안되었다. 

        사) 각종 문화센터: 문화=여가.취미.예술의 틀을 벗어나 종합적 문화교육 
        활동기회를 제공하는 장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여성의 역사의식, 사회의식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이 보다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 '여성화'를 통한 
        종속 및 보조적인 것으로서의 여성문화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지양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6) 앞으로 여성문화운동에서 다루어야 할 과제 
        여성 삶의 구체적 부분까지 보여주고 여성의 힘, 장점, 여성성의 위대함을 
        재조명하며, 여성들간의 연대, 힘내주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다양한 
        대안문화를 창조해보고 기록으로 남기기를 한다/ 아울러 평등문화 창출을 위해 
        남성과 여성이 함께 0하는 가운데 상호인정과 조화, 완전해짐을 체험하도록 
        한다/ 문화공간, 활동가의 전문성을 개발해야 할 것 등이 제안되었다. 

        다. 델파이 조사 결과에 따른 결론 
        이상의 델파이조사 결과는 본 연구 전반의 방향성에 있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먼저, '여성문화' 개념에 대해서는 현상 중심의 접근과 발전방향에 
        일차적 초점을 맞춘 개념으로 대별될 수 있다. 전자는 사회 속에서 역사적으로 
        경험하고 형성해 왔던 특수한 사고유형, 행동유형, 행위양식, 지식체계, 
        생활관습 등을 총괄하는 것으로 여성문화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와 비교해 후자의 
        관점은 여성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지금까지의 굴레와 속박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과 의식의 주체로서의 여성과 평등사회를 설정하여 그 추구를 논의의 중심에 
        놓는다.. 

        그런데, 일견 대조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두 관점은 가부장제 하에서의 여성의 
        문화경험이 여성 자신의 의식과 기회를 제한하고 욕구를 왜곡시킴은 물론 
        사회적으로는 구체적 삶과 동떨어진 형식적 문화를 양산함으로써 각 부분의 
        균형적이고 유기적인 발전을 저해한다는 응답자들의 공통된 의견에서 볼 때, 
        현상중심의 접근은 문화주체로서의 여성의 재인식과 이에 기초한 활동을 통해 
        기존에 형성되어온 축적물로서 여성의 문화를 발견하고 현대에 변화하는 삶 
        속에서 재평가되어야 하며 미래지향적인 관점 역시 현실의 토대를 무시한 
        탁상공론이 되어서는 안되며 구체적 현실성에 뿌리내려 그 안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인식이 찾아진다. 

        이를 사회 속에서 실현하기 위한 시도로서 여성문화운동이 제기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해서는 가부장제가 단순히 즉각적인 물적 토대만이 아니라 의식과 함께 
        역동성을 지니는 문화체계라는 점에서 그 극복을 추구하는 핵심적인 활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인정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활동이 일부 지식인 
        위주이며, 반면 일반여성이 접근하기가 비교적 용이한 문화적 형태의 활동은 
        가부장제 하에서 표출되지 못했던 문화적 욕구를 형식적.피상적으로 충족시킬 
        뿐, '진정한 문화활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면에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상업적인 소비를 부추기는 점과 함께 심지어 전통적인 성역할을 오히려 
        강화시키려는 면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문화주체로서의 여성의 자각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유도, 지원하기 위한 각종의 제도 마련과 정책 변화가 요구된다. 여성 개개인과 
        사회제도의 광범위하고 심도있는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여성단체, 여성정책 
        전담부서, 문화기관 등은 방향전환과 단결력을 통해서 왜곡되고 왜소화된 여성의 
        자기의식을 북돋우고 문화주체로서의 여성의 의식개발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상적으로 상이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화활동이 서로 관련될 수 있는 점을 찾아 발전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즉, 
        현재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 문화적 형태로 개별적, 집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 주는 개인적 효과는 물론 이를 여성의 주체의식, 사회발전 등의 보다 
        넓은 차원에서 짚어주고 양자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메카니즘을 구체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3. 여성의 문화활동 현황조사결과 
        가. 조사방법 
        본 연구의 목적 중 하나인 여성의 문화활동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연구의 
        대상은 일단 문화활동에 입문해 활동중인 성인여성으로 정하였다. 전국의 일반 
        성인여성을 모집단으로 하여 지역표집을 할 경우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의 
        비율도 낮을 것이며, 그렇게 하여 얻은 자료는 현황조사를 토대로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는데 유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을 추출하기 위해서 여성에게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기관을 우선 선택하였다. 그리하여 문화 프로그램이 
        비교적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전국 6대 도시의 여성회관/부녀복지관, 언론사 및 
        백화점의 문화센터, 공공도서실의 주부문화교실, 사회문화운동조직인 YMCA와 
        YWCA의 문화교실에서 활동중인 여성들을 대상집단으로 결정하였다. 표본추출은 
        6대도시의 인구비율을 고려하여 전체 표본규모 930명 중 지역별, 기관별로 
        할당된 수의 수강생들을 뽑는 임의적 표집방법을 적용하였다. 이때 대전의 
        도서관 집단과 대구의 YWCA는 문화교실은 활발하지 않거나 수강기간이 
        조사기간과 맞지 않아 제외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총 34개 기관에서 938명이 
        조사에 참여하였다. 지역별.기관별 응답자 수는 <표 1>과 같다. 

        <표 1> 지역별.기관별 응답자 수 (% (N)) 
        ------------------------------------------------------------------------ 
        여성회관 문화센터 도서관 YWCA YMCA 계 
        ------------------------------------------------------------------------ 
        서울 26.7(60) 32.9 (78) 33.8 (53) 38.0 (60) 26.7 (43) 31.3(294) 
        인천 13.3(30) 12.2 (29) 17.8 (28) 16.5 (26) 16.8 (27) 14.9(140) 
        대전 11.1(25) 14.8 (35) 0.0 (0) 11.4 (18) 14.3 (23) 10.8(101) 
        광주 12.0(27) 14.3 (34) 11.5 (18) 16.5 (26) 12.4 (20) 13.3(125) 
        대구 13.3(30) 12.7 (30) 24.2 (38) 0.0 (0) 18.0 (29) 13.5(127) 
        부산 23.6(53) 13.1 (31) 12.7 (20) 17.7 (28) 11.8 (19) 16.1(151) 

        계 24.0(225) 25.3(237) 16.7(157) 16.8(158) 17.2(161) 100.0(938) 
        ------------------------------------------------------------------------ 

        조사는 연구진과 훈련된 조사원에 의해 이루어졌다. 예비조사는 수원과 
        서울에서 6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고, 본 조사는 1993년 10월 5일부터 10월 
        22일 사이에 서울,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6대 도시 34개 기관에서 
        실시되었다. 조사방법은 질문지를 이용한 조사담당자와 응답자간의 일대일 
        면접이 사용되었다. 

        나. 조사결과 
        1) 응답자의 일반적 배경 
        전국의 6대 도시에서 여성회관, 문화센터, 공공도서관의 문화교실, YWCA나 
        YMCA등 사회문화운동단체의 문화교실에서 현재 활동중인 여성응답자 총 938명중 
        20대가 17.9%, 30대가 49.7%, 40대가 24.0%, 50세 이상이 8.4%였다. 학력은 
        중졸이 9.8%, 고졸이 44.1%, 전문대졸~대졸이 43.4%, 대학원 이상이 2.7%였다. 
        이중 87.9%가 기혼이었고 12.2%가 미혼이었으며 어떤 형태로든 수입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의 비율이 18.9%였다. 

        기관별로 연령층을 보면 문화센터와 YMCA 문화교실에서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고학력층의 비율은 문화센터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 도서관, YMCA, 
        YWCA, 여성회관의 순이었다. 고수입층의 비율은 YMCA와 문화센터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YWCA, 그리고 여성회관과 도서관 문화교실이 가장 낮았다. 

        2) 문화활동 욕구 
        총 18가지의 문화활동 항목으로 알아본 결과 전체적으로 여성들은 문화활동에 
        대하여 높은 욕구를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학력이 높을수록(r=.1119, p=.000), 
        성역할 의식이 진보적일수록(r=-.1097, p=.000), 막내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r=-.1331, p=.000), 과거 문화교실 참여경험이 많을수록(r=.2067, 
        p=.000) 욕구가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3) 문화활동 장애요인 
        11가지의 장애요인에 대해 각각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평소에 여성들이 
        문화활동을 하고 싶은 만큼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집 근처에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였으며 두번째가 '비용이 많이 들어서', 세번째가 '시간이 
        부족해서'였다. 

        전체 척도(11개 문항)를 볼 때 미혼보다 기혼여성이 장애요인을 더 크게 
        경험하고 있었는데 세부 항목별로 비교해 보니 '아이 돌보는 문제, 집안일, 
        가족이해 부족'은 기혼여성에게서, 반면에 '혼자하기 쑥스러움'과 '의욕/적극성 
        부족'은 미혼에게서 더 높았다. 학력(r=-.1451, p=.000)과 소득(r=-.1157, 
        p=.000), 가족의 문화수준이 낮을수록(r=.2484, p=.000), 성역할 의식이 
        보수적일수록(r=-.1772, p=.000), 막내자녀 나이가 어릴수록(r=-.1579, p=.000) 
        문화활동 장애요인이 더 컸다. 

        선행연구에서는 여성의 문화.여가활동은 사회의 남녀관계의 물질적, 
        이데올로기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받으며 특히 여성의 역할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Kelly, 1983) 여성의 장애요인은 남성에 비해 다양하다고 
        한다(Deem, 1982; Searle & Jackson, 1985). 구체적 장애요인으로 밝혀진 것들은 
        시간 및 경제적 자원의 부족, 시설 및 프로그램의 부족은 물론 여성 자신의 
        여가에 대한 권리의식 부족, 의무나 역할에 의한 제약, 성역할 태도(Hirschman, 
        1984) 등 다양하다. 

        김외숙(1991)은 이러한 장애요인을 크게 개인적/사회문화적/물리적 차원과 
        영속적(안정적)/일시적 차원으로 나누었다. 영속적이며 개인적인 요인으로는 
        능력, 정서, 통제, 태도, 동기, 욕구 등이 포함되고, 영속적이며 사회문화적인 
        요인에는 사회규범이나 역할, 의무가, 영속적이며 물리적인 요인에는 자원이나 
        재정, 시설이 포함된다. 그런가하면 일시적이며 사회문화적인 요인에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시적이며 물리적인 요인에는 시간이 포함된다. 김외숙은 위와 
        같은 틀로 도시기혼여성의 여가활동 참여의 장애요인을 조사 연구한 결과 가장 
        큰 장애요인은 비용, 두번째는 시간 부족, 세번째가 마음의 여유 부족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의 [국민여가생활의 실태분석과 대책](1986)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부들이 여가생활의 장애요인으로 느끼는 것 중 돈이 
        부족해서(35.9%)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시간 
        부족(24.5%), 활용할 수 있는 적당한 여가활동이 없어서(17,7%), 몸이 
        피곤하거나 의욕이 없어서(10.1%), 시설이나 장소가 부족해서(7.6%), 정보나 
        지식이 부족해서(3.4%), 교통이 불편해서(0.8%) 순이었다. 

        이러한 선행연구결과와 비교할 때 본 연구에서는 비용이나 시간부족보다는 
        원하는 프로그램 부재가 높은 응답을 얻어 다양한 욕구를 가진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암시한다. 그러나 본 연구가 현재 문화시설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단 장애요인을 어느정도 극복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일반화에 주의가 필요하다. 

        4) 과거 문화기관 및 활동 참여도 
        여성들이 과거에 가장 많이 참여해 본 문화기관은 사설학원이었고 그 다음 
        구청.구민회관.지역사회복지관, 문화센터, 여성회관 등의 순서였다. 
        학력(r=.1560, p=.000)과 수입(r=.1282, p=.000), 가족의 문화수준이 
        높을수록(r=-.1779, p=.000) 다양한 종류의 문화교실 참여경험을 갖고 있었다. 

        활동종류면에서는 학습활동(교양강좌나 외국어 등)과 가정관련 활동(꽃꽂이나 
        양재 등)에의 참여경험이 여가및 건강증진 활동(운동, 노래, 수지침 등)이나 
        자기추구적 활동(문예창작, 악기연주, 그림 등)보다 다소 높았다. 기관별로 보면 
        여성회관 수강자들은 가정관련 활동의 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문화센터 
        수강자들은 학습과 여가활동이, 도서관과 YWCA 문화교실 수강자들은 학습활동이 
        높았다. 

        5) 결혼전.후의 문화활동 욕구 
        기혼 응답자 823명 중 75%가 결혼전에 비해 문화욕구가 더 높아졌다고 
        하였으며, 5.6%가 낮아졌다. 19.4%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하였다. 문화욕구가 
        더 높아진 이유는 '자녀성장이나 미취업으로 인해 시간 및 정신적 여유가 
        생겨서'(37.9%)와 '배움을 통한 자기발전을 원해'(33.5%)가 비슷하게 높았고, 
        '일상생활의 단조로움과 퇴보하는 느낌을 벗어나고 싶어'(14.9%), '자녀교육이나 
        가정생활에 도움될 것 같아'(5.8%) 등이 있었다. 

        6) 현재 문화 프로그램 참여동기 
        14가지 항목(각각 5점 척도)으로 알아본 결과 여성들이 문화활동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①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하여(4.356점), ②취미나 교양 
        위해(4.177), ③활동 자체가 좋아서(3.935), ④창조적인 일을 통한 
        자기표현(3.919), ⑤기분전환(3.877) 등으로 나타났다. '가정생활에 
        도움되므로'와 '신체건강' 등은 중간을 조금 웃도는 수준 정도로 나타났으며, 
        반면 '주위에서 권해서'(1.845)나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2.144) 등은 중요한 동기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의 동기에 관한 선행연구를 보면 크란델(Crandall, 1980)은 일상적 
        책임감으로 부터의 탈출, 자연을 즐김, 신체단련, 창조성, 휴식 및 회복, 사회적 
        접촉, 자극 추구, 지적 심미주의 등 17개의 여가동기요인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비어드와 래햅(Beard & Ragheb, 1980)은 여가활동의 동기요인을 
        심리적 만족(자유, 즐거움과 몰입감, 지적 도전 등), 교육적 만족(지적 자극), 
        관계를 통한 사회적 만족, 스트레스로부터의 휴식, 신체.생리적 만족, 심미적 
        만족 등으로 분석하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도시주부의 여가활동 동기에 관한 한 연구에서 
        장윤희(1990)는 자기 발전적 동기와 휴식적 동기, 사회적 동기, 가족적 동기, 
        모방적 동기를 제시하였다. 이 연구 결과 도시주부의 여가활동의 동기 중 
        자기발전적 동기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 휴식적 동기, 사회적 동기, 가족적 
        동기, 모방적 동기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현재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앞으로 원한다면 어떤 이유로 원하는지 물었기 때문에 실제 
        활동을 하는 이들의 동기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흔히 여가동기의 성차와 관련하여 남성과 달리 여성의 여가동기에서는 가족적, 
        사교적, 모방적 동기가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를 보면 
        사교나 소일거리로서의 동기는 낮은 반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한 것과 활동 
        자체에 대한 본유적 동기가 높은데 연구대상이 막연히 여가나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아니라 현재 구체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이므로 더 절실한 
        동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7) 문화활동의 영향 
        5점 척도의 문항 여덟가지로 현재 참여하고 있는 문화활동의 영향에 대하여 
        알아본 결과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생활이 
        즐거워졌고, 스트레스가 줄었다'(3.96), '성취감과 자신감 생김'(3.77), 
        '적극적으로 살게 됨'(3.61), '나 자신을 표현할 기회 생김'(3.57), '사회를 
        보는 시야 넓어짐'(3.42) 등의 응답이 높았다. 변량 분석과 Scheffe 
        중다비교검증 결과 여덟가지 문항 중 네가지의 경우 기관별 차이가 나타났는데 
        '사람들을 사귀게 되었다'와 '인간관계가 원만해졌다', '사회를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 '적극적으로 살게 되었다'에서 모두 여성회관 참여자들의 평가가 
        다른 기관에 비해 높았다. 

        여가사회학자나 여가사회심리학자들의 그동안의 여가 기능에 관한 연구에서는 
        여가는 개인 삶의 총체적 질을높이기 위해 필요하며 구체적으로는 해방과 자유, 
        주체성과 적극성, 자기표현과 자기실현 기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이현주, 
        1985). 예를 들어, 헤빅 허스트 등(Havighurst et al., 1981)은 여가의 기능을 
        ①활동 자체의 즐거움 ②변화와 새로운 경험 ③타인과의 접촉과 우정 ④무엇인가 
        성취할 기회 ⑤창조 ⑥활동을 통해 자존심을 얻는 것 등으로 보았다. 한편 
        뒤마르디어(Dumazedier, 1982)는 ①긴장의 완화 ②오락 ③자기실현을, 카빈과 
        트레잇(Carbin & Trait,1973)은 ①건강(신체적,정신적 ②자기표현의 기회 
        ③인성의 발달을, 메이어숀(Meyershon, 1972)은 ①휴식과 회복(정신적, 육체적) 
        ②오락 ③계속적인 발달을 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켈리 등(1986)은 ①활동을 
        통한 교제 ②일차적 관계의 강화 ③유능감 및 기술개발 ④표현과 자기개발 
        ⑤건강증진 ⑥역할기대 충족 ⑦일반적 즐거움 등의 기능을 제시하였다. 

        클라이버와 케인(Kleiber & Kane, 1984)은 여가활동이 개인의 역할과 관련된 
        맥락에서는 가능하지 않는 자기확장과 표현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에서 
        여가활동의 잠재적 기능을 논하였다. 예를 들어 여가활동을 통하여 기존의 
        성역할 규범 등 사회적 규범에 맞지 않는 대안적 형태의 행동도 실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마찬가지로 도슨(Dawson, 1986)도 여가는 자유와 자기표현의 
        한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혁명적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여성의 여가참여는 
        제한적인 성역할과 사회적 각본으로부터 해방되는 수단이자 따라서 여성세력화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상과 같이 여성의 여가.문화활동은 그동안 
        갇혀 있던 여성의 창조적 에너지를 풀어 주며 여성 삶을 표출시킴으로써 여성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를 통하여 자아를 확대시켜 나가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8) 프로그램 만족도 
        현재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도가 가장 높은 항목은 강사의 
        전문성이었고(5점 척도, 평균 4.17), 그 다음으로 프로그램 내용(4.02), 
        비용(3.99), 모임횟수(3.69)와 시설(3.55) 순이었다. 프로그램 만족도는 
        기관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시설 만족도는 여성회관, 문화센터, 도서관이 
        비슷하게 YWCA나 YMCA보다 높았고, 비용만족도는 도서관이, 모임횟수 만족도는 
        YWCA에서 가장 높았다. 내용과 강사전문성에 대한 만족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지만 도서관에서 가장 높았다. 연령이 높을수록(r=.2516, p=.000), 
        활동욕구가 높을수록(r=.1281, p=.000), 프로그램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긍정적일수록(r=.2849, p=.000) 만족도가 높았다. 

        9) 문화소모임 활동의사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기 위한 소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의 비율은 70% 이상이나 되었으며 특히 저연령층에서(X2=38.710, df=3, 
        p=.000), 고학력층에서(X2=17.779, df=1, p=.000)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활동의 종류는 자기추구적인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63.7%). 
        이러한 활동을 과거에 각종 문화교실에서 참여해 본 활동의 종류와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특히 가정관련활동은 1/8의 수준으로, 여가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은 1/4 정도로 낮아졌다. 소모임 활동을 원하는 이들은 
        그러한 의사가 없는 이들에 비하여 성역할 의식면에서 
        진보적이었으며(F=10.5063, p=.001), 문화활동 욕구도 높았다(F=64.0847, 
        p=.000), 현재 참여중인 문화활동 프로그램으로부터 더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다(F=14.9502, p=.000). 

        10) 여성문화운동 
        여성연극, 여성영화제, 여성미술전 등 문화계의 여성주의가 일반인에게 
        여성문제의식을 높이는 효과에 대해 2/3 정도가 긍정적이었다. 

        11) 문화결핍감 
        여성들이 느끼는 문화적 결핍감을 5점 척도의 항목 여섯가지로 물으니 비교적 
        결핍감이 높이 나타나는 문항은 '생활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3.666),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는데 뒤떨어지는 느낌'(3.102) 등이었다. 문화적 결핍감은 
        수입보다 교육수준과 더 큰 관계를 보였으며, 문화활동 장애요인 인지도가 
        높을수록(r=.4537, p=.000) 성역할 의식이 보수적일수록(r=.2233, p=.000) 
        문화적 결핍감이 높았다. 또한 문화결핍감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r=-.1601, p=.000). 

        12) 성역할 의식 
        응답자들의 성역할 의식은(5점 척도, 9개 문항) 기관에 다른 차이를 보였는데 
        여성회관 수강자들이 가장 보수적이었으며 반대로 YMCA 문화교실 참여자들이 
        가장 진보적이었다. 연령이 높을수록(r=.3157, p=.000), 학력이 
        낮을수록(r=-.2345, p=.000) 보수적인 성역할 의식을 보였으나 소득과는 
        무관했다. 성역할 의식이 진보적일수록 전반적인 문화활동 욕구가 
        높고(r=-.1097, p=.000), 문화활동 장애요인 인지도(r=.1772, p=.000)와 
        문화결핍감(r=.2233, p=.000)이 낮았다. 

        진보적인 성역할 의식을 가진 여성들의 문화활동 장애요인 인지도가 낮다는 
        결과는 여성이 문화활동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인 중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이나 의무와 관련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반영해준다. 
        아우러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에 스스로를 옭아매지 않을 때 문화활동을 통한 
        자기표현과 개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중요한 점을 시사해 준다. 선행연구에서도 
        성역할 의식이 여성 여가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한 예로 젠트리와 도어린(Gentry & Doering, 1979)은 전통적 성역할 의식을 가진 
        이들에 비해 양성적인 사람들이 더 다양한 여가활동을 참여하고 있음을 
        보고하였고, 허쉬맨(Hirschman, 1984)도 성역할 태도가 여가활동을 설명하는데 
        유효함을 주장하였다. 



        III. 결론 

        1. 한국여성의 문화활동의 현황: 유형별 문제점과 발전방안. 

        본 연구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나타난 한국여성의 문화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그림 3>이다. 아래에서는 네 개의 집단 각각의 
        특성과 향후 발전전략을 간단히 정리하였다. 
        여성해방적 문화개입 
        -문화에 대한 -기존 문화제도에 +--------------------+ 
        가치증대 불만족 | -문화활동 통한 | 
        -문화욕구와 -문화의 피상성 탈피 연대와 세력화 
        결핍감 인식 -문화지체욕구 필요성 인식 
        | | | 
        | | | 
        +----------+|+----------------+|+------------------------+|+----------+ 
        |1.문화잠재|||2.자기만족과 |||3.소집단문화활동, |||4.대안문화| 
        |집단으로서+ +개발, 여가선용의+ +문화실천과 실습, + +창출 위한 | 
        |여성 일반 | |문화활동 | |상호공유 중시 | |여성문화 | 
        +----------+ +----------------+ +-----------+------------+ |운동 | 
        |새로운 형 |여성해방적 | +----------+ 
        |태의 문화 |이념,활동: | 
        +-------------------+ |활동:공유와|여성으로서의| 
        | 5.기존문화제도내 | |전문성 지향|삶과 통합된 | 
        | 소극적 향유 | | |문화지향 | 
        +---------+---------+ +-----------+------------+ 
        +-------------------------+ 
        여성에 의한 문화개입 
        <그림 3> 여성의 문화활동의 발전방향 

        가. 가부장적 한국사회의 문화잠재집단으로서의 일반여성 
        <그림 3>에서 1.은 문화잠재집단을 구성하는 일반여성들이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는 여성에게 강요되어 온 역할과 의무, 생활범주 안에서 
        자연히 여성의 문화경험의 범위가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끊임없이 여성을 
        대상화, 상품화시키는 지배문화 속에서 여성은 자기가치를 형성하기 어려웠으며, 
        여성성이 평가절하되어 오는 가운데 남성문화의 보조자로서 오히려 그 문화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여성 특유의 경험과 
        감성을 고유문화로 형상화시키기 어려웠으며, 여성문화의 내용도 피지배계급의 
        생존전략을 반영하는 것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여성의 문화경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여성의 문화활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김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사회참여 확대, 여성학의 보급과 
        사회민주화 등으로 인하여 여성의 권리의식과 자기 향상 욕구가 증대하기 
        시작하였고 여성들은 기존의 생활영역의 한정성과 문화적 박탈감을 인식하면서 
        기존의 문화제도 내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이 잠재집단 중 일부는 2단계인 자기만족과 개발, 여가선용 차원의 문화활동을 
        하는 소위 탈정치, 보수적 문화활동집단에 유입된다. 

        나. 자기만족과 개발, 여가선용을 위한 문화활동 집단 
        본 연구의 조사연구부문에서 나타난 전국의 여성회관, 언론기관이나 백화점의 
        문화센터, 공공도서관, 여성단체나 사회문화단체의 문화교실에 참여하여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은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반 여성에 비하여 높은 
        문화욕구를 가지고 여성이 문화활동을 하는데 놓여 있는 제반 
        물질적.이데올로기적 장애요인을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문화활동을 통한 
        자기표현과 성취감, 본유적 만족을 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기존의 문화시설에서의 활동이 점차 전문화 되어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돈있고 시간있는 일부 여성들의 여유스러운 활동"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하는 것은 이들의 활동이 "진정으로 자신의 취향을 고려하거나 가치창조를 
        위해서라기보다 유행에 치우쳐 이것 저것 해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 이기도 
        하다. 이들의 개인 중심적이며 분산된 활동이 갈증을 다소 충족시켜 줄 수는 
        있어도 그 동안 내면화되어 온 남성 중심적인 시각을 탈피한 자기성찰과 실제 
        문제해결을 통해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문화적 자생력을 키우기에는 미흡한 
        상태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특별히 문화활동을 개인적 만족과 개발, 여가선용 이상의 
        차원에서 인식하지 못하던 탈정치, 보수적 활동집단의 일부는 기존의 
        문화시설이나 프로그램 등 제도 전반에 대한 만족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 
        활동이 진정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스스로의 인식의 범위를 확대시켜 준다는 
        기대가 약화되면서 피상적인 문화활동에서 탈피하고자 모색하게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문화활동과 의식화작업의 연계에 대한 인식과 그를 실천할 
        의지를 획득하는 것이다. 즉, 스스로를 주변적 존재로 인식하는 것을 그만두고 
        기존 문화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에서 벗어나 비판적 안목을 키울 것을 원해야만 
        다음 단계(네모3)로 진입할 수 있다. 물론 이때 일부는 여전히 기존의 
        문화제도에서 소극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네모5). 

        다. 일상생활에서 문화실천과 실습, 상호공유를 중시하는 소집단 문화활동 
        이러한 맥락에서 싹튼 새로운 조류가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문화활동을 
        통해 담아내는 여성 소집단 문화모임의 시도이다(네모 3). 앞 단계의 특징이 
        기존의 문화시설이나 사회교육기관을 통해 문화 향유자로서 수동적인 참여를 
        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단계에서는 생활의 현장으로 문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즉, 일상생활의 문제를 문화적으로 형상화 시켜가면서 문제해결에 
        대한 주체적 노력을 기울이고, 종전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과 역할이라는 
        맥락에서 실험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행동대안을 실천해 봄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자기확대의 만족을 체험하게 된다. 여성 상호간의 피드백과 공동활동을 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동안의 개별화되었던 삶에 공동지향을 갖게 됨으로써 
        여성으로서의 힘을 얻게 된다. 굳이 기존의 문화제도나 수단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지역 여성들의 소모임은 문화의 계층간, 지역간 격차의 문제를 극복하고 
        다원성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여성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면에서 소집단 형태의 모임은 고립 분산적이며 의존적인 
        자아상을 극복하는데 도구적이다. 

        아직까지는 소집한 하나 하나를 여성해방적 시각을 중심으로 분석할 때 
        발전가능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그림 3>의 3이 보여주듯이 현재의 
        여성소집단 문화활동은 크게 두가지, 즉 문화활동의 새로운 형태로서 상호공유를 
        통한 만족과 문화전문성 제고를 위한 소모임과 여성해방적 이념과 활동을 
        강조하는 소모임으로 나뉜다.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과 통합된 문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여성해방적 
        깨달음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후자가 전자에 비해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소집단 활동이 후자의 성격을 갖게 되는 데는 모임의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여성학적인 배경을 가진 지역의 문화활동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소모임에는 그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성 중심의 활동은 그 동안 
        억압되고 평가절하되어 온 여성성의 발현을 가능케 하여 이로부터 새로운 관계의 
        문화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까지 모색해 낼 때 다음 단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라. 대안문화 창출을 위한 여성문화운동 
        마지막 단게인 <그림 3>의 4는 다양한 여성문화 모임들이 활동을 통한 연대와 
        세력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힘을 모을 때 기대되는 하나의 단계 즉, 
        '여성문화운동'의 단계이다. 여기서는 가부장 문화에 대한 대안문화 창출을 
        지향하고 문화활동을 통한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한다. 그 대안문화는 
        사회구성원의 존재양식과 경험이 성이라는 이유로 무시되지 않는 문화, 그들 
        개개인의 자기표현을 위한 수단과 양식의 습득이 제한되지 않는 문화이다. 

        구체적인 여성문화운동의 과제로 우선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여성의 존재양식과 
        경험에 대한 새로운 인식화 작업을 들 수 있다. 이는 남성 중심의 지배문화의 
        불완전성과 모순을 인식하고 그 가운데 여성의 존재가치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작업으로서, 여성 고유의 경험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여성의 주제와 표현수단 및 
        양식을 개발해 내는 것이다. 아울러 여성성의 재조명을 통해 얻은 심리적 힘을 
        바탕으로 기존의 문화형식이나 제도상의 모순점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의 
        대안문화 창출을 위한 실천적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여성해방적 문화개입이라 이름할 수 있다. 

        3단계의 활동에서부터 남성 중심의 문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어느 정도 
        문화의 보편성 획득에 기여하기 시작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성의 생활영역의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소집단 문화활동이 여성의 생활세계를 고착시키거나 
        여성을 게토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4단계의 
        여성문화운동이 게토화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과거지향적인 비판을 중심으로 
        하는 대항문화 차원이 아니라 남녀 생활세계의 통합을 목표로 남성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지나친 엘리트주의에 흐르지 
        않도록 다양한 여성집단별 접근방법과 주제를 개발해 내야 할 것이다. 

        2. 여성의 문화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과제 
        가.문화정책 일반 
        그 동안 여성들을 가정내 역할에 한정지워온 동시에 문화.여가활동의 기능이 
        귀족계급의 유한활동이나 임금노동에 참여하는 이들의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던 까닭에 여성의 여가나 문화권에 대한 인식은 
        전문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여성에게 
        적합하다고 용인된 장소와 시설에서 역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제한된 
        활동만이 가능하였지 여성 자신의 욕구와 자기 결정권이 인정되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성의 문화활동 욕구를 사교적, 시간소일적, 가정적인 것으로 
        한정짓는 편견을 벗어나서 여성의 자기개발과 자기표현, 창조활동에 대한 내적 
        동기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문화정책 결정자들은 여성의 문화.여가활동의 특수성과 여성의 일상적 삶의 
        경험에 대한 인식을 갖고, 정책 입안시 여성전문가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야 할 
        것이다. 

        나. 문화시설 및 공간 
        현재로서는 여성회관, 여성단체와 사회문화운동단체, 공공도서관, 언론기관과 
        백화점 문화센터 등 설립배경이나 목적이 전혀 다른 기관들이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러한 다원성을 살리는 한편, 정부는 
        여성사회교육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지역의 인구에 비례하여 보다 많은 
        문화공간과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이때의 
        문화시설은 탁아서비스를 갖춘 일상생활권 내의 시설로서 참여의 기회가 일반 
        여성들에게 널리 돌아가도록 하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1) 여성회관 및 여성단체: 기존의 여성회관의 문화기능을 확충하기 위하여 
        프로그램 개발과 이를 담당할 전문인력 배치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일부 
        여성단체들도 여성회관과 마찬가지로 문화강좌를 실시하고 있지만 여성회관과는 
        달리 단체의 재정상 또는 시설 및 공간의 부족으로 여성들의 문화적 요구에 
        충분히 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방의 여성단체들 중 상당수가 
        심각한 시설과 공간의 문제를 안고 있어 정부가 주관하는 여성회관의 시설을 
        여성단체에도 개방하도록 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 

        2) 백화점 및 언론사 주관 문화센터: 문화센터가 명실공히 사회교육시설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이들 문화센터들에 대한 당국의 적절한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실비로 참가비를 받도록 하는 한편 학습 커리큘럼, 
        학사관리, 강사선정 등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질좋은 
        사회교육시설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3)도서관: 지역의 공공도서관은 동네 여성들의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으나 현재 전반적으로 시설공간이 부족하고 적절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지 못한 상태이며, 운영예산과 전문인력이 부족하여 도서관의 문화활동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따라서 공공도서관이 지역여성들의 문화시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예산 프로그램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가 
        요청된다. 

        다.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기존의 문화시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은 사회변화에 따른 
        여성의 의식변화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실정이며, 구태의연한 감이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전통적이며 여성화를 강조하는 여성문화 프로그램의 틀을 벗어나 
        여성의 문화적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고,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에서는 
        실습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사회참여와 사회봉사 
        등으로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제공이 시급하다. 

        1) 다양하고 실험적인 문화 프로그램 개발 
        본 연구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여성들이 문화활동을 하고 싶은 만큼 하지 
        못하는 장애요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집 근처에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였다. 이는 여성들을 위한 문화공간 및 시설이 근처에 없다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뜻도 포함된다. 따라서 여성들의 
        문화활동이 단순히 여가나 가정생활과 관련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초월하여 
        앞으로 지역특성, 계층별 특성, 연령층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2) 사회참여 및 봉사활동으로 연결되는 문화활동 개발 
        특히 우리사회에서 기혼 여성들의 재취업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사회활동의 한 
        통로로 문화활동을 하려는 경향도 있으므로 사회봉사의 기회는 물론 장래의 
        부업이나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의식화를 포함하는 문화프로그램 개발 
        연구결과 소집단 문화활동에서도 여성의식화를 병행할 때 참가자들이 더욱 
        열성있고 지속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여성들이 장애요인을 
        극복하여 적극적으로 문화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문화적 결핍감으로부터 진정 
        해방될 수 있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성역할 의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회관이나 여성단체들은 물론 여성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문화센터도 여성의 자기인식과 정체성 확립, 자아확대라는 기본적 이념을 가지고 
        여성 의식화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라. 기타지원 
        개인단위의 활동은 지속적이기 어렵고 여가.취미 수준에 머물기 쉽지만 
        소모임을 통한 공감과 공유는 사회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생성시키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특히 소모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에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소모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반상회나 
        아파트 부녀회, 지역신문, 한교어머니회 등을 통해 홍보, 보급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제까지 문화체육부의 문예진흥기금이 제도권 안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지원하는데 치우쳤다면 앞으로 동네의 여성문화 축제나 
        대회, 그리고 공연과 전시 비용을 지원하는 등 지역의 자생적인 문화활동에 대한 
        지원을 시작.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의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성회관이나 문화센터 등 기존의 시설은 
        물론 문화 정책부서에 여성문화 전문가가 필요하며, 현장에서 여성문화모임을 
        이끌어갈 문화활동가 양성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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