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의 여성정책에 관한 연구 -평등·참여·복지를 중심으로-
저자	권영자
발간호	제047호	통권제목	1995년 여름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첨부파일	4. 한국의 여성정책에 관한 연구;평등·참여·복지를 중심으로_권영자.pdf ( 7.75 MB ) [미리보기]
권영자(전 정무장관(제2)) 목차 Ⅰ. 머리말 Ⅱ. 여성정책에 대한 여론적 관점 및 분석들 Ⅲ. 한국 여성정책의 발전 Ⅳ. 한국사회의 여성정책에 대한 분석 Ⅴ. 현 여성정책의 과제 및 앞으로의 방향 Ⅰ. 머리말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정책의 배려 대상이 된 것은 1947년 미군정기의 부녀국 설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본격적으로 여성정책이 마련된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기간에 여성문제 전문연구기관이 설립되고, 여성정책을 전담할 국가기구가 설립되는 등 여성부문을 독자적인 정책영역으로 설정하려는 노력이 구체화되었으며, 동시에 부녀복지라는 명칭 하에서 불우여성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국고보조를 하거나 아니면 국가사회의 전체적인 과제에 여성을 동원하는 것을 목표로 짜여지던 여성정책이 이때에 와서 변화의 분수령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군정기의 부녀국 설치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부에 의해 추진된 여성과 관련된 제반 여성정책을 각 정책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그 내용을 크게 세개의 축으로 나누어 보려고 한다. 첫째는 근본적으로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정책, 둘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차원에서의 여성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여성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지원체계로서의 정책으로 분류하여 정책의 내용과 변화양상을 검토하고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여성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Ⅱ. 여성정책에 대한 이론적 관점 및 분석들 1. 여성정책과 여권론 일반적으로 여성정책이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향상시켜, 남녀평등사회를 이룩하려는 포괄적인 국가정책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가 남녀평등의 실현과 여성문제의 해결이라는 목표 아래, 여성문제를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여 평등을 저해하는 사회 제도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개선하려는 행동계획들이라 할 수 있다. 국가정책으로서 여성정책이 추구하는 바는 여성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지만, 각 사회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남녀평등의 이념이나 여성해방 및 여권론의 입장에 따라 정책촉진의 방향과 전략에서 차이를 보인다. 여성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남녀평등한 사회의 실현'에 있다고 볼 때, 사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평등과 여권론적 관점과의 관계는 <표 1>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먼저 자유방임주의적 여권론(Libertarian Feminism)을 보면 자유주의적 여권론에서는 여성억압의 원인을 국가의 기입때문이라고 보아 국가에 의한 여성정책 추진은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표 1> 달성하고자 하는 평등과 여권론적 입장과의 관계 -----------+--------------------------------------------------------------- 평등의 정도\| 불평등 <===========================================> 완전평등 -----------+----------------+------------+---------------------+----------- 달성하고자 \| 없음 또는 \| 법적 평등 \| 사회 경제적 평등 \| 생물학적 하는 평등 \| 미미 \| \| \| 평등 -----------+----------------+------------+----------+----------+----------- 여권론적 \| 자유방임주의적 \| 자유주의적 \|복지주의적\|사회주의적\| 급진적 관점 \| 여권론 \| 여권론 \| 여권론 \| 여권론 \| 여권론 -----------+----------------+------------+----------+----------+----------- 출처 : 박경숙(1993), "복지사회와 여성," 「21세기와 여성」, 한국여성개발원, p.22 재구성. 자유주의적 여권론에서는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법 앞의 평등을 주장한다. 참정권 확보, 교육과 고용에서의 평등이 주요 목표로 설정되며 이를 위해 성차별적인 법의 개정, 평등한 기회와 권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법의 제정을 통하여 사회개혁을 이루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여성의 평등을 제약하는 구조저적 힘을 과소평가하고 불평등의 원인을 차별적인 관념과 태도로 환원시키기 때문에 근본적인 개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박경숙, 1993). 복지주의적 여권론에서는 여성억압의 원인이 여성의 중요한 기능인 사회적 재생산(출산과 양육 등)에 대한 물질적 보상이 없는데 있다고 보아 모성 및 아동보건 서비스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다. 이는 생물학적 결정론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고정된 성별 역할분담을 오히려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사회주의적 여권론에서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의 발달에 있고 특히 자본주의와 전통적 가부장제의 결합에 의하여 심화되었다고 본다. 여성억압의 뿌리는 생물학적 재생산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사회의 물질적 사회제도적 재생산 조직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복지 및 여성정책의 추진방향은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수혜자격을 부여하며 더 이상 성별 노동분업에 기반한 여성의 종속을 가져오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급진적 여권론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성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고 통제를 가하는 남성 우위의 가부장제와 출산을 담당하는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서 여성억압의 원인을 찾고 있다(박경숙, 1993). 따라서 남녀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출산의 임무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입장에서는 남성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국가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보며 여성들만의 양식을 갖는 여성문화의 재창조를 통해 여성중심적 가치를 고취하는등 정치적 분리주의를 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여권론적 관점에 따라 정책면에서 요구되는 규범은 다르게 나타난다< 표 2 >. 이러한 규범들을 우리사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여성정책의 내용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사회에서는 이들 관점들이 서로 혼합되고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한편에서는 법적인 평등과 사회제도적인 평등체계를 구측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성차별적인 사회구조 하에서 아직도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것이 현재 한국사회의 여성정책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여성정책은 자유주의적, 복지주의적, 사회주의적, 급진적 여권주의 등 네가지 여권론적 관점에서 요구되는 바들을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고 있는 단계라 하겠다. < 표 2 > 여권론적 입장에서 본 새로운 규범들에 대한 요구 --------------------------------------------------------------------------- 여권론적 입장 정책적으로 요구되는 새로운 규범들 --------------------------------------------------------------------------- 자유방임주의적 노동시장에서 능력있는 여성을 수용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국 여권론 가개입 필요. 자연상태의 모성을 육성하기 위하여 평등권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개입 필요. --------------------------------------------------------------------------- 자유주의적 성차별을 반대하는 법적 개혁과 여성의 평등을 증진시키기 위 여권론 한 개혁을 국가가 제공해야 함. --------------------------------------------------------------------------- 복지주의적 국가는 어머니와 아동들을 위한 제도개혁과 함께 모성을 부여 여권론 해 주어야 함. 가족내에서 성별 노동분업으로 인해 여성에게 분화된 욕구를 국가가 맡아야 함(혜택을 인정해야 함). --------------------------------------------------------------------------- 사회주의적 국가는 여성에게 주어진 가족내 양육담당자로서의 성별 노 여권론 동분업을 재조직 하기 위하여 쟈녀양육의 사회화를 적극 추진 해야 함. --------------------------------------------------------------------------- 급진적의적 현재의 국가는 가부장적 이해와 가치를 대표하는 것이므로, 여권론 이에 도전하기 위해 여성의 재생산 수단과 성에 대한 권리를 장악하고 여성중심적인 가치를 육성해야 함. --------------------------------------------------------------------------- 출처 : 피오나 월리엄스(1989), "복지국가에 대한 여성해방론의 비판," 「사회복지정책」, 이영철 외 옮김(1994), 도서출판 말길, pp. 130∼131. 2. 연구의 이론적 분석틀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역사가 짧기 때문에 여성정책을 연구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틀이나 모형에 대하여 개발이 아직은 미진한 상태에 있다. 세계 각국의 여성정책에 대하여 포괄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유엔에서는 여성정책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 평등 >, < 발전 >, < 평화 >의 세 목표를 세우고 각각의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안하고 있다(한국여성개밝원, 1986). 한국의 여성정책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유엔이 제시한 세가지 목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한 국가의 여성정책을 다루는데 있어서 세계평화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 평화 >라는 목표는 적절치 않으며 한편 < 발전 >이라는 목표에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요보호여성에 대한 복지부문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이 부문이 대상으로 하는 여성집단이 피고용여성과 요보호여성으로 정책 내용을 달리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집단에 따라 정책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여성정책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 남녀평등 >, < 사회참여 >, < 복지증진 >이라는 세 개의 축으로 분류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한 사회의 정책을 적절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환경적 변수, 체계적 변수, 그리고 정치적 변수들과 정책의 특성들이 광범위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한국의 여성정책을 분석하는데 있어서도 그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하기에 앞서 여성정책 발전의 조건을 형성한 여러 촉진요인들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하고 또한 이들 요인들이 행정조직 과 법 제도면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이 시행되었는가가 위의 여러 변수들 간의 역동적인 관계 속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위의 여러 번수들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의 분석틀을 설정하였다< 그림 1 >. <여성정책 발전의 촉진요인> <여성정책의 발전> +-------------------------+ +--+-+-\|산업화와 여성의 사회참여 \| +-------------+ \| \| \| +-------------------------+ ↘\|여성관련 행정\| \| \| \|+--------------------------+ \|조직의 확대 \| +-----------+ \| ++-++ 여성의 생활과 의식의 변화\| ↗+-------------+ ↘ \|여성정책의 \| \| \|\| \|+--------------------------+ ↑ \|시행 \| \| \|\| \|+--------------------------+ +-----------+ \| \|+-++ 여성운동의 활성화 \| ↓ \| 남녀평등 \| \| \| +--------------------------+ ↘ +-------------+ ↗ \| 실현 \| \| \| +-------------------------+ \|여성관련 법률\| \| 사회참여 \| +-+---+ 유엔의 여성발전 전략 \| → \|의 제정및개정\| \| 확대 \| +-------------------------+ +-------------+ \| 여성복지 \| \| 증진 \| +-----------+ <그림 1> 연구의 분석틀 Ⅲ. 한국 여성정책의 발전 1. 한국 여성정책 발전의 촉진 요인들 가. 산업화와 여성의 사회참여 한국사회는 지난 30여년간 각 부문에서 급속한 변화를 경험하여 왔다. 이중 사회구조적 변화는 산업화 도시화 등 경제적 변화와, 민주화 국제화 등 정치적 변화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변화는 그 급속함 때문에 여러가지 갈등적 요소를 배태하고 있지만 한국의 여성정책의 변화를 촉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정책은 급속한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여 가시적으로 국민 소득 수준의 경이적인 향상을 가져왔다. 이러한 경이적인 경제성장 뒤에는 값싼 여성노동력이 원동력의 하나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의 중가로 나타난다. 경제활동참여율의 추이를 보면, 남성의 경우 1970년 75.1%, 1992년 75.3%로 지난 20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하여 여성은 1970년 38.5%, 1980년 41.6%, 1992년 47.3%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한국여성개발원, 1994a). 경제활동여성을 미혼과 기혼으로 나누어 보면, 1983년 현재 미혼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34.0%이고, 기혼여성은 33.9%였다. 1992년에는 미혼여성 42.1%, 기혼여성은 41.3%로 나타나 기혼과 미혼이 모두 비슷한 폭으로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통계청, 1993a). 이러한 변화는 고용에 있어서 남녀평등 정책과 자녀양육에 관한 보육정책의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구조보다는 변화의 속도나 폭이 느리기는 하지만 정치적 구조면에서는 1980년대를 기점으로 민주화와 지방자치제의 실시 등 상당한 변화를 경험하였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공직에 여성의 참여가 꾸준하게 이어졌으나 그리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국회의원 중 여성의 숫자를 보면 제헌국회부터 12대까지의 여성국회의원수는 모두 61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의 2%에 해당된다. 행정부의 경우 1992년 현재 여성공무원의 비율은 전체의 25.6%이며 그 중 중견직이라 할 수 있는 5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은 1.9%에 불과하다. 경제활동 참여에 비하여 매우 낙후되어 있는 입법활동 및 정책결정과정에의 여성참여는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남녀평등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분야로 이 분야에 대한 분발이 요청된다. 나. 여성의 생활 및 의식의 변화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따른 사회구조적 변화는 여성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전제품의 보급, 소수자녀화 등에 의한 여가시간의 증대는 여성의 사회참여활동을 가능케하며 교육기회의 확대는 여성의 의식을 변화시켜, 여성정책의 필요성을 증대케 하는 요인이 된다. 먼저 여성의 생활변화를 보면, 가족구조에 있어서 초혼연령이 늦어짐과 아울러 미혼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1970년에 24.8%이던 여성인구 중 미혼의 비율이 1990년에는 27.8%로 증가되었다. 이혼과 재혼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의 전통적 결혼관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또한 핵가족화 현상의 심화와 단독 독신가구의 증가, 그리고 여성가족주의 완만한 증가 추세는 요보호여성에 해당되지 않는 일반 여성가구주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요구한다. 미혼모, 모자가정, 매춘여성 등의 중가도 만만치 않다. 이는 복지정책의 지속을 요구한다. 여성정책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현상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아내구타의 문제이다. 1994년에 제정된 성폭력 예방을 위한 특별법은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정책적 대응해서 나온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생활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교육기회의 확대는 여성들의 의식에 변화를 가져와 가사노동이나 취업에 대한 태도에 변화를 보인다. 여성의 의식과 생활실태에 관한 연구(한국여성개발원, 1991b)에 의하면 '가사노동은 온 식구가 해야 한다'는 항목에 여성 조사대상자의 75.2%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가사노동에 관하여 남성들은 여전히 성별 역할 분담관을 갖고 있는데 반하여 여성들의 의식은 가사노동은 남성과 함께 해야 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취업에 관한 여성의식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1984년의 경우 가정에만 전념하겠다는 비율이 27.8%, 결혼 전까지만 취업하겠다는 비율이 21.6%, 가정과 관계없이 취업하겠다는 비율이 23.5%였으나 1991년의 경우는 그 비율이 각각 21.1%, 20.0%, 13.7%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통계청, 1992a). 가정에만 전념하겠다는 여성과 가정과 관계없이 취업하겠다는 여성들의 숫자는 줄어든 반면, 자녀성장 후 취업이나 결혼전과 자녀성장후 취업을 하겠다는 비율은 1984년 8.9%와 18.2%에서 1991년에는 22.4%와 22.5%로 상당히 증가하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기혼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사회의식 면에서도 여성의 지위향상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남녀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데 장애가 되는 가장 큰 요인을 "남녀를 차별하는 사회의식"이라고 응답한 여성이 44%(한국여성개발원, 1991b),여성을 차별하는 법률 및 제도를 지적한 여성이 26.2%로 나타나 있어 여성들은 차별을 사회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 여성운동의 활성화 한국 사회에서 여성운동의 시작은 축첩제 등 유교주의적 사회적 폐습 철폐를 주장했던 구한말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수립 이후의 여성운동은 1959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후 여협)가 결성되면서 60년대와 70년대 여성운동의 구심점을 마련하였다. 60년대에는 여러 운동단체들이 결성되었는데, 활동내용은 대부분 여성의 교양과 자질함양, 회원상호간의 친목과 복리증진에 관한 것이었으며, 교육의 내용은 자녀교육, 가정생활의 합리화, 여성역할에 관한 것이었다. 70년대에는 여성해방을 요구하는 국제적 운동이 고조되던 시기이다. 우리나라의 각 여성단체들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1973년 범여성단체의 가족법개정 촉진운동의 시작은 특기할만한 일이다. 80년대에 들어와 여성운동의 주체가 크게 확산되고 활동내용도 생활협동조합운동, 환경보호운동 등 구체적이고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및 개정운동, 탁아입법운동, 성폭력에 대한 여성연대운동은 남녀차별의 문제가 결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는 초석임을 인식시키는데 기여하였다. 라. 유엔의 여성발전 전략 유엔의 여성발전 전략이 한국의 여성정책의 발전에 미친 영향은 크다고 하겠다. 특히 1979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되고 1981년 9월부터 효력이 발생된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에 관한 협약'은 세계 각국의 평등정책의 길잡이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 성별에 의한 차별이 없어지도록 가입당사국의 입법 사법 행정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을 촉구하고 있다(정무장관( 제2)실 1990a). 우리나라는 1983년 5월 동 협약에 서명하고 1984년 12월 27일에 비준하였으며 1985년 1월 26일부터 효력을 발생시켰다. 한국여성개발원의 설립, 여성정책심의위원회의 설치, 정무장관( 제2)실의 설치 등 제반 여성관련 기구들의 설치는 이 협약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2. 여성관련 행정조직의 확대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행정조직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정책의 일부분으로 다루어져 오던 여성관련 정책들이 하나의 독립된 정책의제로 다루어지면서 여성관련 행정조직은 개편과 확대, 그리고 새로운 전담조직이 신설되는 변화를 겪는다. 한국사회에서 최초로 여성과 관련된 행정업무를 독자적으로 담당한 조직은 미군정 당시의 보건후생부(보건사회부의 전신)내 부녀국이었으며 그 후에도 여성관련 정책들은 주로 보사부에서 담당해왔다. 여성정책을 담당해 온 중앙과 지방의 부녀담당 기관의 변화양상을 시대별로 요약해 보면, 1960년대까지는 중앙기구를 축으로 하여 전쟁미망인, 윤락여성, 고아 등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키 위하여 오보호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차원의 업무를 포괄적으로 담당하였다. 70년대에는 가족계획정책을 중심으로 한 출산억제 등 모자보건관련 사업과 건전가정 육성사업에 치중하였다. 한편 노동국이 노동청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근로기준 담당관실이 만들어졌고 부녀소년보호업무를 담당, 근로여성의 권익보호의 업무를 개시한 것은 특히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각 부서들이 관장해 온 여성관련 업무는 일관성과 통합성을 갖는 여성정책으로 촉진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 여성담당기관은 획기적인 발전을 보게 된다. 전반적인 행정기구의 확대와 증격이 이루어지고 지방의 조직들도 정비되어 갔다. 그리고 행정조직기구에서 여성을 아동과 분리시키고 정책대상을 요보호여성 뿐 아니라 일반여성에게로까지 확대하였으며, 이를 위해 여성문제를 전담으로 연구하는 한국여성개발원이 설립되고(1983년), 정부내 여성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여성정책심의회가 총리실에 설치되었으며 특히 여성담당 중앙기구로 정무장관( 제2)실이 신설되면서(1988년) 통합적인 여성정책의 수립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4년에는 국회 내에도 여성관련 안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성특별위원회가 신설되어 여성관련 업무가 행정과 입법 양측면에서 함께 추진 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여성문제 전담기구의 설치로 인하여 여성문제에 대한 제계적인 연구와 정책의 추진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여성정책의 발전에 하나의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3. 여성관련 법의 제정 및 개정 여성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이를 수립하고 집행할 행정조직과 동시에 여성정책 수립의 근거가 되는 여성관련 법률의 제정과 개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제정된 법은 남성의 기득권을 보장하기 위한 남성중심적 법이 되기 쉽고 또 원칙적으로는 남녀평등을 명시해 놓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집행되는 과정에서 남성중심적으로 적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남녀평등의 원칙도 법률로서 명백히 제시되어야 하고 실제로도 적용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정책적 노력이 요청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남녀평등이 명시되어 있으나 헌법의 제정과정에서 여성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투쟁적 절차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법을 만들고 바꾸는 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법치주의라는 측면에서 법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법을 통하여 명시적으로 남녀평등을 규정하는 법률의 제정 및 개정이 갖는 중요도는 매우 크다. 여성정책의 내용을 세 개의 축으로 분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여성정책 수립의 기반이 되는 여성관련 법들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가. 남녀평등과 관련된 법 일반적인 남녀평등의 원칙을 명시해 놓은 법으로는 1948년에 제정된 헌법과 1958년에 제정되어 1962년, 1977년, 그리고 1989년의 세차례에 걸쳐 개정된 가족법을 들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헌법을 보면 제11조 1항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성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주고 "여성의 고용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에는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제32조 제4항), "국가는 여성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제34조 제3항),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해야"(제36조 제2항)함을 명시하고 있다. 가족법은 세 차례에 걸친 개정으로 가족관계의 평등화, 민주화가 크게 강화되었다. 1989년에 개정되어 199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족법은 혈족의 범위에서 부계와 모계 간에 두었던 차별을 없애고 친족의 범위를 부계 모계 똑같이 8촌으로 하였고 인척관계 역시 남편과 아내 모두 4촌으로 같이 하여 평등화를 도모하였으며, 이혼시 자녀양육의 책임에 관하여 부모가 협의토록 하여 모의 권리를 강화하였다. 또한 이혼 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권'을 신설하여 가정법원이 이혼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에 대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하는 등 아내의 가사노동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을 보강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동본 금혼제도는 그대로 존속되고 있어서 가족법이 세 차례의 개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家) 중심적이고 남존여비사상에 바탕을 둔 가부장제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나. 여성의 사회참여와 관련된 법 여기에는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영유아보육법이 해당된다. 1952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이라 함)은 최저근로조건을 규정하고 남녀균등대우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고, 동 법 제5장에는 여성과 연소자의 보호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근기법의 여성보호규정은 8차례나 개정되는 과정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으나 다만 산후의 유급보호휴가 기간을 30일 이상 확보되도록 한 것과 여자의 생리휴가권, 여성의 야업은 본인 외에 노동부장관의 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추가되었다. 근기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제10조 제1항, 1989년 개정). 1990년 7월에 개정된 근기법 시행령(대통령령)은 상시 5인 이상 1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 일부 규정만을 적용토록 규정하여 여성관련 규정 중 제56조의 야업금지, 제57조의 여성의 시간외 근로의 제한 및 휴일근로금지 규정, 제59조의 생리휴가규정 등은 상시 근로자수 10인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케 되었다. 여성보호규정이 여성이 많이 취업하고 있는 10인 이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음으로써 여성보호규정의 실효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한편 근기법상의 규정 중에는 예를 들어 수유시간의 규정과 같은 실제로 제공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 근기법은 근로계약체결 이후의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만 규율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 이전의 보호문제는「남녀고용평등법」을 통해서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제한 점이 있다.(한국여성개발원, 1994b). 1987년에 제정되고 1989년 4월에 1차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이하 고평법)은 모집, 채용, 교육, 배치 및 승진, 정년, 퇴직, 해고에 있어서의 성차별 금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모성보호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1장 총칙에서 근로여성의 2대 임무 즉 경제 및 사회발전에의 기여 및 다음 세대 출산과 양육의 역할담당을 기본 이념으로 천명한 고평법도 1960년대부터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여성노동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및 여성근로자의 권익에 대한 의식고양에 따라 만들어 졌다. 이 법에 직장보육시설에 대한 규정을 해 놓음으로써 기혼여성근로자의 보육문제에 대한 배려를 시도했으며 후에 제정된「영유아보육법」의 기초가 되었다. 고용에 있어서 성차별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 고평법도 그러나 아직 몇가지 점에서 미비함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을 상시근로자 5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5인 미만의 사업체에 종사하는 여성들일 법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또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직종이나 호봉이 성별에 따라 분리되어 있거나 교육 배치 승진에서의 여성차별이 체계화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이 원칙의 적용과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근로자가 모성을 존중받으면서 직업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것 등은 주목할만 하다. 1991년에 제정된 영유아보육법은 고평법의 직장보육시설 규정과 아동복지법 시행령에 있는 탁아시설 규정 등을 통합 조정하여 만든 것으로 이 법의 제정으로 우리나라는 종합적인 아동보육정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영유아보육법의 목적은 "보호자가 근로 또는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보호하기 어려운 영아 및 유아를 심신의 보호와 건전한 교육을 통하여 건강한 사회성원으로 육성함과 아울러 보호자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원활하게 하여 가정복지 증진에 기여한다"(동 법 제1조)고 명시되어 있다. 동 법 에서 영유아라 함은 6세 미만의 취학 전 아동을 말하며 보육시설이라 함은 보호자의 위탁을 받아 영유아를 보육하는 시설을 말한다. 동 법 제3조에 영유아 보육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는데 제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영유아를 건전하게 보육할 책임을 지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자와 더불어 영우아를 건전하게 보육할 책임을 진다( 제2항)고 명시하여 기혼여성의 자녀양육을 여성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였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 법 제6조에 따르면 보육시설의 종류는 국 공립보육시설(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 운영하는 시설), 민간보육시설(법인, 단체 또는 개인이 설치 운영하는 시설로서 직장 보육시설 또는 가정보육시설이 아닌 시설), 직장보육시설, 가정보육시설(개인이 가정 또는 그에 준하는 곳에서 설치 운영하는 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보육에 필요한 비용은 보호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생활보호대상자와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저소득층 자녀의 보육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도록 했다( 제21조 ). 보육비용의 부담이 수혜자 부담으로 되어 있어서 여전히 개별 가족의 부담이라는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여성들이 자녀양육의 시간적 부담에서 벗어나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에 의 참여가 가능케 되었다는 점에서 동 법은 여성의 사회참여 특히 기혼여성의 사회참여를 활성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 여성의 복지증진과 관련된 법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여성을 보호하고 그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원칙을 명시해 놓은 법률로는 1973년에 제정된 모자보건법과 1989년에 제정된 모자복지법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여성의 상품화를 금지하는 윤락행위 등 방지법(1961년 제정)과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있다(1993년 제정). 모자보건법은 1973년에 제정되고 1986년 11월에 전면 개정되었다. 동 법에서 명시되어 있는 모자보건사업이란 임산부 또는 영유아에게 전문적인 의료봉사를 함으로써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사업을 말한다. 임산부로서 이 법에 의한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본인 또는 그 보호자가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에 임신 또는 분만사실을 신고하고( 제8조) 모자보건수첩을 발급받으면 된다( 제 9조). 모자보건수첩에는 ① 임산부 또 영유아의 인적사항, ② 산전 산후 관리사항, ③ 임신 중의 주의사항, ④ 정기 검진과 종합검진, ⑤ 영유아의 심장발육과 건강관리 상의 주의사항, ⑥ 예방접종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되도록 하였다(모자보건법 시행규칙 제3조 제2항). 특기할 것은 동 법 제14조에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를 두고 이 규정에 의하여 수술을 받은 자와 시술한 자는 형법의 적용을 배제하여 처벌받지 않도록( 제28조)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모자복지법은 1989년 제정된 것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자가정의 복지를 증진할 책임을 지고( 제2조 제1항 ), 모든 국민은 모자가정의 복지증진에 협력하여야 한다( 제2조 제2항 )고 명시하고 있다. 모자복지법의 대상이 되는 모(母)는 아동양육자로서 배우자와 사별 또는 이혼하거나 배우자로부터 유기된 여성, 장애로 인하여 장기간 노동력을 상실한 배우자를 가진 여성, 미혼모, 가출한 기혼여성 등이 포함된다(동 법 제4조). 그리고 자(자)의 대상이 되는 연령은 18세 미만(취학시에는 20세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다. 보호대상자는 동 법의 복지급여로 생계비, 아동교육지원비, 직업훈련 및 훈련기간 중 생계비, 아동양육비 등을 관할 시 군 구청장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모자가정의 생활안정과 자립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여받을 수 있게 하였다( 제13조). 아울러 모자 가정의 모와 자는 가지고 있는 자산과 노동능력 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자립과 생활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모자가정의 아동이 아동편의 시설과 기타 공공시설을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제16조), 주택건설촉진법이 정하는 바 국민주택을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경우 일정비율이 모자가정에 우선 배정되도록 하고 있다( 제18조). 1962년에 제정된 윤락행위 등 방지법은 그 적용에 있어서 매매음자 모두를 처벌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수용처분규정( 제7조 제1항 )도 여성만을 보호의 대상으로 보고 있어 성차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동 법은 매매음방지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제시되고 있다.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심각한 사회문제화되면서 1993년에 제정되었다. 동 법의 목적은 성폭력범죄를 예방하고 그 피해자를 보호하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절차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인권을 신장하고 건강한 사회질서를 확립하는데 두고 있다. 동 법은 가족의 형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 법률에 규정된 성폭력범죄 외에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이용 음란의 죄 등을 성폭력범죄로 보고 있다. 이 법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제정되었으며 동 법의 시행으로 성폭력 예방 및 인권신장에 크게 기여될 것으로 본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에 걸쳐 진행된 여러 법들의 제정 또는 개정작업은 한국사회의 여성문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다른 실천적 노력의 결과들이라 볼 수 있다. Ⅳ. 한국사회의 여성정책에 대한 분석 한국사회에서 여성정책으로 이루어진 중요한 작업은 1985년에「여성발전 기본계획」과「남녀차별 개선지침」이 여성정책심의위원회에서 국가정책으로 채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성발전기본계획에서는 "여성인력 활동," "여성능력 개발," "건강한 가정설계"의 세 부문을 중심으로 행정기관이 추진할 세부계획을 준비기(1975∼1986), 통합기(1987∼1991), 정착기(1992∼2000)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여성발전 준비기의 시행계획에는 한국여성개발원 개원, 여성정책심의위원회 설치 및 여성에 관한 기초연구자료 집대성, 중점과제 선정, 각종 발전과제 시범 실시가 포함되어 있다. 통합기에는 제6차 경제사회 발전계획에 여성발전계획을 통합하고, 각급 정책수립과정에 참여하며 법의 제정 및 제도화 등을 시행계획으로 하고 있다. 정착기에는 복지사회 구현을 중점목표로 하여 여성인력 자원화 및 동력화, 의식의 변화, 복지제도 확립 등이 계획되어 있다. 이에 따라 1987년부터 시작된「 제6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 (1987∼1991)에는 여성개발부문을 포함시켰고「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 (1992∼1996)에는 여성개발부문을 독립부문으로 하고 교육, 고용, 문화, 사회활동, 복지 및 국제협력분야로 나누어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제시하기에 이른다. 1993년에 수립된「신경제 5개년계획」(1993∼1997)에서는 주요 경제시책의 하나로 남녀고용평등 구현과 보육시설 확층이 포함되었으며, 이외 후속조치로서「근로 여성복지 기본계획」(1994∼1997)을 수립하여 고용평등, 모성보호, 취업확대 정책을 정무장관( 제2)실을 중심으로 범 정부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몇 차례에 걸쳐 확대 수립된 여성정책은 현재 정무장관( 제2)실을 중심으로 추진되며 그외의 일반부처에서는 그 기능에 따라 담당기구나 협력부서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여러 부처에서 집행되고 있는 여성정책의 내용들을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남녀평등 지향," "여성의 사회참여확대," "여성의 복지증진"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분석하고자 한다. 1. 남녀평등과 관련된 정책 남녀평등은 여성정책이 지향하는 가장 긍극적인 목표이므로 여성에 관한 대부분의 정책 속에는 남녀평등의 원칙이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참여확대와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들을 구분하면서 남녀평등과 관련된 정책들을 주로 시민을 양성해 내는 관정에서의 남녀평등 지향정책에 초점을 맞추었다. 먼저 가족 내의 남녀평등에 관한 정책을 살펴본다. 가족 내의 남녀평등에 관한 규정은 이미 헌법 제36조에서 "혼인 및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한다"고 양성평등의 정신을 명시하고 있다. 가족내의 남녀평등의 문제는 부부간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여성정책에서는 부부간의 평등성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이나 지침이 제시된 바는 없다. 다만 여성발전기본계획에서 가정분야의 계획속에 "건강한가족"을 위한 가정설계, 가족구조 및 기능의 재구성, 지원체제의 확립을 중점 목표로 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건강한 가족설계란 남아선호와 성비불균형의 개선, 가족구조의 다양성 수용, 또 합리적인 부부의 역할분담을 통한 기존의 남녀분리적인 성역할의 재검토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대 가정의 두 축인 아내와 남편 사이에 평등한 관계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사회의 다른 곳에서도 남녀평등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평등한 부부관계의 정립은 개정 가족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가정 내에서 현실적으로 실천되도록 하는데 달려있다. 따라서 새 가족법의 내용에 맞추어 남녀 동등한 친족관계와 부부관계로의 재편성이 가족내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994년 정무장관( 제2)실에서는 "평등한 부부관계"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국민들의 평등한 부부상에 대한 합의를 찾고자 했었다. 이는 아직도 부부관계에서 뿌리깊은 남녀불평등한 의식과 관행들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식개혁 프로그램 중 하나라 하겠다.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 경제적 가치의 인정 문제도 중요하다. 여성에 의해 거의 대부분 수행되고 있는 가사노동에 대한 평가 또는 가사노동의 잠재적인 소득의 가치는 각종 법제에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개정된 가족법에서 부부 간의 생활비 공동부담과 이혼시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함으로써 가사노동 가치인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1990년과 1994년에 개정된 상속세법에서 증여세와 상속세의 배우자 공제기준을 대폭 상향조정하여 재산형성에 대한 주부의 가사노동 기여도를 인정한 결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아직 주부의 기여도를 인정하기 위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적용상에 문제점이 들어나고 있다. 남녀평등을 위한 교육분야에서의 과제는 "학교교육의 평등화"와 "사회교육의 내실화"로 제시되고 있다( 제6차와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 여성개발부문 ). 제6차년도 기간(1987∼1991)에 대한 실적평가에 의하면 학교교육의 평등화를 위해 "여학생에 대한 교육기회의 확대와 학교에서의 남녀간의 차별 완화에 중점을 두고, 교사들의 성역할 편견시정에 노력했으나 고등교육의 기회나 교육행정직에의 여성참여 등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고(정무장관(제2)실, 1989b), 사회교육의 내실화에 대해서는 "교육기회의 확대 및 교육내용의 다양한 개발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사회교육 개념의 비정립, 성차별적 사회교육, 사회교육정책결정에의 여성소외 등이 문제"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교육기회의 남녀평등을 위한 조치들이 적지 아니 이루어졌다. 그 첫째는 여학생의 입학을 제한하던 일부 대학의 입학제한 철폐조치다. 그 결과 기능대학(1987), 세무대학(1988), 경찰대학(1989), 철도대학(1989), 농협전문대학(1991)에 정원의 10% 범위내에서 여학생의 입학이 가능해졌다. 둘째는 남녀공학 확대 정책이다. 남녀공학은 남녀학생에게 동등한 교육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남녀평등실현에 주는 의미가 크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남녀공학의 실시가 점진적으로 증가되어 1990년 현재 중학교의 54.3%, 고등학교 38.7%이던 공학비율이 1993년에는 중학교의 55.3%, 고등학교의 42.5%가 공학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형식적으로는 남녀공학이지만 실제로는 성별분반을 시키고 있어서 남녀공학의 교육적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교육내용에 있어서도 성차별적인 교과목의 개정과 교과내용의 개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과서 및 관련 자료의 개편은 1988년부터 실시된 제5차 교육과정 중에 일부 반영되었으며 1993년부터 실시되는 제6차 개편작업을 통해서도 그 내용이 반영된다. 교육내용에서의 남녀평등을 위한 구체적 정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남학생과 여학생에게 불리시켜왔던 기술과 가정 교과목을 통합하여 남녀공동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교과내용의 개편으로 성역할 분담에 관한 편견을 없애도록 하였으며, 여학생에게 진로지도를 실시히고, 교사의 태도변화를 위한 의식교육을 실시하는 것 등이다. 2.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정책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정책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증대를 위한 고용확대정책과 여성의 공정참여확대정책, 그리고 여성의 사회활동 활성화 정책이다. 첫째 고용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①「고평법」의 정착을 위한 시책, ② 기혼 여성의 고용확대를 위한 보육정책, ③ 여성직업훈련 확대 정책을 들 수 있다. 고평법의 정착을 위해 수립된 세부시책들을 보면 먼저 사업장 노무관리자에 대한 교육과 6만8,686개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대한 심사를 실시했으며 사업장의 근로감독 강화를 위해 여성근로감독관을 증원하고, 결혼퇴직 등 조기정년 규정들을 개정토록 하였다. 1991년에는 여행원제도를 두고 있는 은행의 인사제도가 고평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이의 폐지를 지시하였으며 육아휴직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하였다. 앞의 < 표 3 >은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해 시행된 제반 조치들의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고평법에 대한 관리감독은 시정명령조치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어 이 법의 정착을 위한 행정력의 강화가 요구된다. 기혼여성의 고용확대를 위한 보육정책으로 1987년에 제정된「고평법」에 의하여 육아 휴직제가 도입되었다. 1991년에는「교육공무원법」이 개정되어 여교사의 출산휴직을 3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되었고 1994년에는 1세 미만의 자녀를 가진 남녀 모든 공무원이 1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처하는 등 육아휴직제의 보급률을 높여줄 조처들이 이어지고 있다. < 표 3 > 남녀고용평등법의 관련 조치현황(1988∼1993) ( 건수 ) --------------------------------------------------------------------------- 연 도 계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 시정사법 시정사법 시정사법 시정사법 시정사법 시정사법 시정사법 조치내용 조치처리 조치처리 조치처리 조치처리 조치처리 조치처리 조치처리 --------------------------------------------------------------------------- 총 계 6,295 5 1.807 1 26 1 45 2 2,369 1 639 - 1,409 1 모집/채용 290 - - - 2 - 4 - 19 - 265 - 임 금 133 - - - 1 - - - 6 - 126 - 배차/승진 62 - - - 2 - 3 - 12 - 45 - 퇴직/해고 1,935 4 1,807 - 21 1 19 2 68 1 20 - 육아휴직 1,484 - - - - - - - 1,361 - 123 - 기 타 982 - - - - - 19 - 903 - 60 - --------------------------------------------------------------------------- 출처 : 노동부(1993c), 「여성과 취업」. * 노동부(1994),「여성정책현황 평가자료」, 미발간. 또한「영유아보육법」의 제정으로 보육실설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 1994년 6월말 현재 보육시설은 모두 6,371개소로 20만7,233명의 영유아가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데 정부는 2000년까지 보육시설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보육서비스 수준도 보호와 교육 및 복지기능을 포괄한 종합적 전문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하고 있다. 직업훈련확대정책은 1976년에 제정된「직업훈련기본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총훈련기관 중 여성이 훈련받고 있는 곳을 보면 1985년에는 272개 기관중 136개 기관이었으나, 1992년에는 411개 기관중 294개 기관으로 늘어나 여성의 직업훈련 기회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한국여성개발원, 1994a). 특히 1991년에 설립된 안성여자직업훈련원이 1994년에 안성여자기능대학으로 승격되어 6개과 400명의 고급여성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둘째, 공직참여 확대정책으로는 공무원법의 개정, 고위직 및 정책결정직 참여 조치를 들 수 있다. 1989년「공무원 임용시행령」의 개정으로 국가공무원의 여성채용 상한선이 철폐되어 공무원 모집에서 남녀차별이 없어졌으며 1991년의「지방공무원 임용령」이 개정됨에 따라 공무원 채용에 있어서 성별구분 모집제도는 구분 모집이 불가피한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 완전히 폐지되었다. 또한 1993년 12월 내무부는「여성공무원 인사관리지침」을 별도로 제정하여 보직, 승진, 포상, 교육훈련 등 인사운영 전반에 있어서 여성공무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보육시설의 운영 등 후생복지제도를 확충하고 있으며, 1995년부터는 육아휴직제를 남녀공무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게 제도를 고쳤다. 김영삼 대통령 정부는 출범 이후 여성의 고위직 및 정책결정직 참여 확대를 위하여 장관, 차관, 시장, 구청장 등 정부 내의 고위직에 여성임명을 계속 늘리고 정부 각종 위원회에 여성위원의 수를 증가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1988년에서 1992년까지는 국무위원 23명 중 여성 1명으로 4.3%를 유지했으나 문민정부에서는 3명의 여성장관을 기용, 여성 비율을 13%로 늘렸다. 또 1993년 5∼6월 사이에는 여성동자의 수를 22명으로 늘리는 등 종합행정책임직에의 여성진출을 확대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적극 늘리고 있으며, 정책의 결정, 심의 및 조정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정부 각종 위원회의 여성위원 참여확대지침」(1989, 국무총리 지시 제12호)에 다라 1994년 현재 6.2%에 불과한 여성위원의 비율을 2000년까지 15%로 잡고, 각 부처로 하여금 여성위원의 확대가 실현되도록 독려하고 있다. 셋째, 여성의 사회활동 활성화 정책은 다른 분야에 비하여 활발한 편이 아니다. 우선 여성단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 미미하다. 1990년 현재 중앙부처에 등록된 단체는 75개, 시 도의 여성단체협의회와 그 회원단체가 237개다. 이들 여성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보건복지부의 경우에는 여성능력개발 및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여성단체활동으로 1990년에 6개 단체, 1991년에 7개 단체를 지원했으며, 한국여성개발원의 경우 1993년에 전국 36개 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했고, 보건복지부, 외무부, 교육부, 농수산부, 문체부, 국가보훈처 등에 등록되어 있는 13개 단체에도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여성단체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단체운영을 위한 경상비 보조보다는 각 부처의 해당년도 사업의 목적에 적합한 행사들에 대한 사업비 지원이 대부분이다. 그 밖에 여성들의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다. 1994년 현재 전국에는 공공부문 여성자원활동 활성화를 위한 지역 센터 249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중 86.7%는 시 군 구의 가정복지과와 여성회관 내에 설치되어 있다. 정무장관( 제2)실은 센터의 설치를 계기로 복지차원이나 단체활동 차원의 봉사유형을 바꾸어 지역사회발전의 기여자로서의 봉사자를 양성하고 이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모범봉사자에게 훈장과 포상을 수여하는 등 자원활동의 의의를 높이고 있다. 3. 여성의 복지증진 정책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요보호여성에 대한 복지정책에서 출발하였으며 그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시행되어 온 분야가 바로 여성의 복지증진 부분이다. 이 부분의 정책들은 과거에는 요보호여성에 대한 지극히 부분적인 지원정책에 그쳤으나 점차 대상범위가 확대되어 왔으며, 이제는 전 여성을 대상으로 여성의 고유기능인 모성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도 함께 시책에 반영하고 있다. 먼저 모성보호정책을 보면「근로기준법」과「남녀고용평등법」에 모성보호에 관한 규정을 명문화시키고 있으며, 1973년에 제정된「모자보건법」이후 모성보호를 위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근로여성의 모성보호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헌법 규정에 따라 남녀는 누구나 동등하게 가족계획을 포함한 보건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였다. 그 중에서도 여서만이 갖고 있는 모성의 기능을 보호하는 것을 성차별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모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국가와 사회의 지원이 크게 요청된다. 모자가정 지원정책은 6.25 전쟁 이후 전쟁미망인과 고아를 위한 정책에서 시작되었지만 고도 경제성장의 그늘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저소득 여성세대주들에 대한 정책의 확대가 요구되자 정부는 1989년 모자보건법을 개정, 모자가정의 보호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정부의 모자가정보호는 1994년의 경우 4인 기준 월소득 75만7천원 이하의 세대가 그 대상이며 이들을 위한 보호시설로는 모자보호시설, 모자자립시설, 미혼모시설, 일시보호시설, 부녀복지관, 부녀상담소 등이 있다. 그밖에 요보호여성을 위한 정책으로는 시대에 따라 전쟁미망인에서 윤락여성, 미혼모로 그 대상이 확대되었으며 현재는 매맞는 아내, 성폭력 피해여성 등으로 그 범위가 특성여성에서 점차 일반여성에게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Ⅴ. 현 여성정책의 과제 및 앞으로의 방향 위에서 살펴본 대로 여성정책은 점차 구체화되고 현실화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1994년에는 여성정책심의위원회와 정무장관(제2)실의 심의기능과 종합조정기능이 강화되어, 그동안 각 부처에서 분산되어 추진되던 여성정책들이 매년 그 실적과 계획을 여성정책심의위원회의 평가를 받게 됨으로써 정책의 통합적인 수행이 보다 강화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가부장제 문화, 남아선호사상, 그리고 남성우월주의는 여성의 사회참여에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발전계획 속에 담겨있는 제도와 개선이나 정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예상되는 여성과 관련된 사회적 상황으로 보아, 가족관계에 변화가 올 것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는 더욱 증대될 것이며 참여를 위한 연대활동도 강화될 것이다. 이는 곧 불공평등한 제도의 및 정착에 대한 요구를 강화시킬 것이며 복지에 대한 요구도 늘어날 것이다. 이와 같이 예상되는 사회적 상황의 변화는 남녀평등, 사회참여 확대, 복지증진을 축으로 하는 여성정책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앞으로 추진계획 중이거나 새로이 추진되어야 할 여성정책의 과제들을 앞의 분석에 사용한 < 남녀평등 >, < 사회참여 >, < 복지증진 >의 세 축으로 분류하여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의 < 표 4 >와 같다. < 표 4 > 여성정책 추진의 과제 --------------------------------------------------------------------------- 정책분야 정책추진 전략 목표 --------------------------------------------------------------------------- 남녀평등 < 남녀평등 의식교육 프로그램 확산 > 지향정책 -국 공립 연수기관에 남녀평등의식 교육실시(공무원, 교사대상) -각 기업체의 연수기과 교육과정에 남녀평등관련 교과목 개설 -평등한 가정교육 강조 -남성 및 청소년 대상 의식교육 확대 < 대중매체를 통한 의식개선 > -대중매체의 성차별적 내용 및 성의 상품화에 관한 방송심의 기준 강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불식하기 위한 프로그램 제작 지원 -대중매체의 성차별적 묘사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 여성단체의 여권 인식증진 사업전개 > < 교육에서의 남녀평등 > -학교교육과정에서의 성차별적 요인 제거 -여성을 위한 사회교육 강화 -비전통적 분야로의 여성진출 장려(여성 과학기술인력 양성시책 추진등) -여학생 입학을 제한하는 특수교육기관의 문호개방 --------------------------------------------------------------------------- 사회참여 < 여성의 고용증대 > 확대정책 -중장기 근로여성 복지기본계획 추진 고용전반에 걸친 차별적 제도 및 관행개선 여성취업 확대를 위한 제도 개발 모성보호와 육아지원 확대 :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 정비 보호시설의 확대 정비 : 공공시설내에 보육시설 시범설치 공동주택 건설시 보육시설 설치 의무화 민간 및 기업의 보육투자에 대한 세계지원 - 평생교육기회의 강화 및 직업능력개발 정보화 사회의 적응능력 향상을 위한 사회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일반여성을 위한 직업능력개발 추진 - 취약여성 근로자 보호와 복지증진 : 가내 및 파견근로자 보호 <정책결정과정에의 참여> - 각종 정책결정기구에 여성참여 확대 적극 조치 강구 2000년까지 정부내 각종 위원회 여성위원 참여율 15%로 확대 각료 등 정부내 고위관리직에 여성 적극 임용 - 공공서비스 분야에 있어서 성차별적 인사관행 철폐 - 공무원 임용시험(특히 국가고시)을 통한 여성의 공직진출장려 -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를 위한 사회적 여선 조성 : 여성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국민의식 제고 여성의 의회진출 확대를 위한 선거관련 법제 개선 --------------------------------------------------------------------------- 여성복지 <모자가정의 복지증진을 위한 지원확대> 증진정책 - 법정 저소득층 모자가장 보호율을 100%로 확대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확대 실시> - 고용보험 도입, 국민연금제도 전국민 확대 - 사회보장제도 운영에 있어서의 성차별적인 내용발굴 및 개선 <노인복지 증진> - 노인여성을 위한 복지사업 개발 - 근로여성의 노인부양부담 해소 - 노후보장제도의 확립을 위해 여성의 자산형성 촉진 <요보호여성에 대한 복지서비스 확대> - 상담 및 보호시설 확대설치 - 자립지원을 위한 직업훈련 강화 <성폭력, 가정폭력 관련 법의 정비> - 성폭력특별법의 이행 철저 보장 - 피해자 보호와 치료를 위한 유기적 서비스체계 마련 : 각종 폭력피해에 대한 보호시설 및 상담시설 확보 폭력 가해자에 대한 교정서비스 개발 보급 - 성폭력을 유발하는 사회환경 정화 --------------------------------------------------------------------------- 여성정책의 추진은 장기적인 시책이다. 따라서 정부와 여성계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여성정책은 준비기를 거쳐 정착기로 이행되고 있다. 이후의 여성정책은 남녀평등의 실현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여하는 내용과 방향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는 정부와 전문가, 그리고 민간기구 및 여성단체들이 여성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그 실천을 위해 연대활동을 벌이는 보다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관계속에서만이 여성의 삶의 길이 향상되며 동시에 사회가 건강하게 되는 여성정책의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본다. 《 참고문헌》 1. 단행본 김상균(1987),「현대사회와 사회정책」, 서울대출판부. 김영정(1989),「변화와 도전 - 한국여성의 현실과 정책」, 이대출판부. 맥퍼슨 & 미즐리(1987),「비교사회정책과 제3세계」, 현외성 옮김(1993). 보건사회부(1987),「부녀행정 40년사」. 신인령( 역 )(1983),「여성해방의 이론체계」, 풀빛. 앤 쇼유스틱 사쑨 편저(1987),「여성과 국가」, 한국여성개발원 옮김(1990). 윤후정 신인령(1989),「법 여성학 - 평등권과 여성」, 이대출판부. 피오나 위리엄스(1989),「사회복지정책」, 이영철외 옮김(1994), 도서출판 말길. 한국여성개발원 한국가족법학회(1990),「개정가족법과 한국사회」. 한국사회정보연구원(1993),「나이로비 여성발전전략 이행 상황」. 2. 연구논문 및 보고서 권영자(1986), "한국가정과 여성복지,"「여성연구」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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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