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의 변화와 여성의 역할 및 지위에 관한 연구
        저자 변화순/백경희 외 1
        발간호 제060호 통권제목 2001년 제1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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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논문은 2000년 연구보고서 240-14 「한국가족의  변화와 여성의 역할 및 지위에 관한 
        연구」에서 발췌·요약한 것임. 


        변 화 순 (본원 수석연구위원) 
        백 경 희 (본원 연구위원) 
        김 현 주 (객원연구원) 

        <목 차> 
        Ⅰ. 서 론 
        Ⅱ. 이론적 배경 
        Ⅲ. 조사결과 
        Ⅳ. 결 론 
        영문요약 



        Ⅰ. 서 론 

        A.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우리 사회에서 지난 40여 년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가족구조의 중요한 변화는 가족구조의 
        다양성, 결혼연령의 상승, 결혼율의 감소, 이혼율의 증가, 합계출산율의 감소 등 실로 전통적 
        가족에 대한 관념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현상을 포착하게 된다. 가족형태별 변화는 가족유형 
        의 변화에서도 보여진다. 가부장적 직계가족에서 부부중심 핵가족으로의 변화, 홀벌이가족 
        외에 맞벌이부부가족, 주말부부가족, 자녀를 갖지 않는 맞벌이 1세대 가족(DINK)의 증가 등 
        의 변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모자가족과 부자가족을 포함하는 한부모가족, 노인단 
        독가구, 미혼단독가구, 소년소녀가장가족, 동거가족, 동성애가족 등이 등장하여 다양한 가족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가족의 변화는 전통적 가족가치관 및 성의식에 영향을 미쳐 
        세대간 연대의 약화, 개인주의의 등장, 가족간 남녀평등 사상의 유입 등이 가족관련 가치관 
        의 뚜렷한 변화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핵가족에 기초를 둔 근대적 의미의 가족은 가족원의 욕구를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유일 
        한 형태로서 보편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생계유지자로서의 남성의 역할과 가사 
        담당자로서의 여성의 역할이라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간의 분리로 특징지어지는 핵가족의 
        이념적 지향성은 점차로 증가하고 있는 여성의 사회참여와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크게 도전 
        받고 있다. 근대적 의미의 가족이 중요시하는 친밀성 및 개인성의 존중은 다양한 유형의 가 
        족형태를 통해 보다 합리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방향에서 능동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기도하 
        고, 핵가족의 역기능적인 현상에 의해 소외된 개인들이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수동적인 방식으로나마 모색되기도 한다. 이렇듯 삶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여러 가족형태들 
        은 이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사회적 담론 속에서 포용되어야 하는 상황적 국면을 맞고 있 
        다. 
        부부관계를 씨실로, 세대관계를 날실로 하여 유지되어온 가족이라는 틀은 역사 속에서 과거 
        와는 다른 양상의 변화가 포착될 때마다 ‘가족이 붕괴되고 있다’라는 위기론에 부딪쳐 왔 
        다. 반면에 현대사회에서 ‘가족’은 내용적으로 그 의미와 중요성이 더욱 더 강조되고 있 
        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역설적인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본 연구는 한 세기를 정리하는 현 시점에서, 지난 1960년대 이후 우리 나라의 가족형태, 구 
        조, 기능 및 관계의 측면에서 가족 변화의 전체적 흐름과 의미를 분석하고, 특히 가족 내에 
        서의 여성의 역할과 지위변화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착수되었다. 근대적 
        의미의 가족연구가 사회학적 변인, 계층 등의 변인을 중심으로 구조기능의 관점에서 양적 
        연구를 통해 접근되었다면, 본 연구는 행위자들의 경험의 다양성을 심층적으로 해석하여 미 
        래 세대의 가족을 전망하고 정책의 방향을 조망하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방법론적으로 담 
        론분석(discourse analysis)에 초점을 맞추는 질적 연구를 통해 접근되었다. 


        B. 연구내용 및 방법 

        1. 연구내용 

        첫째, 가족변화 및 여성의 가정 내 지위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 틀을 정립하였다. 둘째, 한국 
        가족의 변화를 구조적 측면에서 파악하였다. 즉 가족규모, 가족형태, 가족주기 면에서의 변 
        화를 파악하였다. 셋째, 가족의 변화를 전통가족, 근대가족, 그리고 포스트모더니티 가족의 
        의미를 여성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의 동인과 가족가치관에 대해 논의하였다. 넷 
        째, 가족관계, 다양한 가족 그리고 여성의 역할 및 지위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였다. 다 
        섯째, 가족관계와 여성의 지위변화에 주목하여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친족관계의 변화와 
        여성의 가족 내 지위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대안적 가족에서 여성의 역할 및 지위는 어떠한 
        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여섯째, 가족기능의 변화에 따른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분석하였다. 
        또한 여성의 취업이 가족과 여성자신은 물론 가정 내 역할 수행과 지위에 미치는 영향을 분 
        석하였다. 가족내 지위변화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일곱째, 여성정 
        책 및 가족정책의 방향에 대한 기초자료 제공차원에서 미래가족의 방향성과 여성의 역할 및 
        지위에 대해 전망해 보았다. 본 보고서는 이중의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2. 연구방법 

        첫째, 문헌연구에서는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변화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하여 60년도부터 사 
        회적 변화의 큰 사건을 중심으로 가족에 미친 영향과, 가족구조, 가족 기능, 가족관계, 가족 
        가치관의 변화 및 여성의 가족 내 역할 및 지위에 대한 선행연구를 정리, 분석하였다. 또한 
        가족구조 등 가족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 정부 각 부처의 통계자료를 참조하였다. 
        둘째, 조사방법으로는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하였는데,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도구로 하여 서 
        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20대~60대 여성으로, 가족형태별 핵/직계가족의 대상은 1세대 
        부부가족, 2세대 부부가족, 3세대 직계가족(친정부모와 동거하는 3세대 가족포함), 노인 부부 
        가족의 여성들로 총 65명이며, 맞벌이 가족과 홀벌이 가족이 모두 포함되도록 하였다. 다양 
        한 가족의 면접대상은 동거부부가족 5, 모자가족 16, 동성애 가족 5, 독신여성가구 6사례 등 
        총 97사례였다. 


        3. 연구모형 

        연구의 모형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제로 설정하였다. 첫째, 1960대를 기점으로 이전을 전 
        통가족으로 보았다. 둘째, 근대가족의 의미를 가족유형, 가족특성, 가족가치, 가족관계 측면 
        에서 보았다. 셋째, 포스트모더니티 가족의 의미를 가족유형, 가족특성, 가족가치, 가족관계 
        측면에서 보았다. 넷째, 가족내 여성의 지위변화를 성인지적 관점과 지위분석의 틀을 이용하 
        여 분석해 보았을 때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보았다. 다섯째, 이러한 변 
        화의 동인을 여성의 사회참여 증대, 여성관련 법/제도의 변화, 사회경제적 변화, 가치관의 
        변화의 측면에서 보았다. 

        <그림 1> 연구분석 분석모형 


        Ⅱ. 이론적 배경 


        A. 가족의 변화를 보는 관점 

        1. 근대성과 여성성 

        가부장적 신이나 왕의 정통성이 확고한 권위가 평등, 형제애, 동일성 등의 근대 계몽주의의 
        논리에 굴복했기 때문에, 근대사회는 이제 더 이상 아버지의 법칙을 대변하기보다는 형제의 
        왕국을 표상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발전에서 형제라는 의미가 여성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에게 은폐되어 있어 더 억압적인 지배 체제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러므로 여성의 근대성의 경험이 남성의 그것과 간단히 동화되지는 않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포함하게 된다. 물론 남성들간에도 근대성의 경험이 동일하지는 않 
        고 양면성이 있지만, 그것은 여성이 경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펠스키, 
        1998). 
        여성의 시각에서 볼 때 확실히 여성의 삶은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의 출현, 새로운 형식의 
        시간-공간 규범, 대중매체의 발달 등 본질적으로 근대적인 현상에 의해 근본적인 변화를 겪 
        었다. 동시에 여성은 계급, 인종, 성의 위계질서에 의해 소비자, 어머니, 노동자, 예술가, 연 
        인, 행동주의자, 독자 등 다양하면서도 서로 중첩되는 정체성과 분절되는 변화들을 경험했 
        다. 따라서 여성이 여성에 대해 쓴 역사를 기술한다면, 공식영역을 기술한 역사과정의 본질 
        과 의미에 대해 무언가 다른 일련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여성들에게서 흔 
        히 찾아볼 수 있었던 무시되거나 경시되고 또는 퇴행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문화의 차원들 
        -감정, 연애소설, 쇼핑, 모성, 패션 등-은 중요한 의미를 얻게 된다. 반면 이전에 근대성의 
        사회 문화적 분석에 중심적인 것으로 고려되었던 주제들은 그 중요성이 감소하거나 뒷면으 
        로 물러나게 된다. 
        여성과 남성의 영역이 가정과 일터로 나누어진 것은 산업화 과정에서 일어난 결과이다. 근 
        대성과 성차를 논함에 있어서 일터에서 요구되는 성향은 남성적인 기질이고, 가정에서 요구 
        되는 중요한 성향은 여성적 기질로 나누어진다. 즉 산업, 소비의 창출, 근대 도시, 대중매체, 
        테크놀러지와 같은 현상은 어떤 의미에서 근본적으로 남성적이며 ‘친밀함’과 ‘진정성’ 
        같은 여성적 가치는 근대성의 논리 바깥에 존재한다는 믿음은 많은 주류 페미니즘 사상이 
        지적해 왔다. 매캐널(MacCannell)과 같은 최근의 페미니스트들은 근대 사상의 근본 개념과 
        구조가 본래 남근 중심적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므로 그는 이러한 남성과 여성의 성차 
        (sexual difference)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근대성이란 여성의 능동적인 힘과 
        욕망의 말소에 입각해 있다는 것이다(펠스키, 1998). 

        2. 포스트모더니티 가족과 여성 : 다양성과 다름의 인정 

        가족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은 전형적인 핵가족 이데올로기 뒤에 숨겨져 있는 이성 
        에 근거를 둔 성규범적이고, 남성가장이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假定)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를 제기하는데 있다(Thorne & Yalom, 1982). 즉 포스트모더니즘이 가족에 미친 전형적인 
        변화는 전통적 핵가족의 규범에서 다양한 가족의 가족가치관이 파생하고 있는 점인데 이는 
        결과로서의 다양성과 다름에 대한 인정을 중시하고 있다. 포스트모던 여권론자들은 젠더와 
        가부장제에 대한 개념을 철저히 파헤치고자 젠더를 사회적으로 다르게 구성된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억압을 받는다는 것이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남성에게도 해당된다고 
        보는데서 출발한다. 
        기틴스(1997)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공존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한 사회 또는 한 
        시대가 한 유형의 개인으로만 특징지어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에서 한가지 가족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대안적인 가족’이라고도 불리는 한부모 가족, 미 
        혼독신가구, 동거가족, 동성애 가족, 공동체적 가족 등의 가족유형들은 법적인 혼인상태나 
        생물학적인 관계 맺음(임신과 출산)으로부터 벗어나 성적(sexual) 대안 및 친부모 관계에 있 
        어서의 대안적 측면(Elliot, 1986)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대안적 생활방식은 특히 기존의 핵 
        가족과 차별화 되어 노동의 성적 분업을 재구조화 하고 양성간의 평등성을 시도한다는 점에 
        서 점차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서구사회에서 동성애 부부를 합법적인 결합으로 인 
        정하고 이들의 법적 권리를 (아직까지는 전면적으로 실시된 것은 아니지만) 보호하게 된 조 
        치들(예를 들어 프랑스의 PACS; Pacte Civil de Solidarit-결속시민규약)은 지금까지의 광범 
        위한 사회 집단적 편견이 인권과 평등의 가치에 의해 정면으로 도전 받은 결과라 할 수 있 
        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분석은 여성에게 있어서 단일한 가족경험은 없다는 것 
        을 밝히는데 있다. 그것은 남성지배적인 체제를 유지시키고 합법화하는 이념과 관행을 와해 
        시키고 연령, 인종, 계급 혹은 성적관심에 대한 성향(sexual orientation)과 같은 요인에 있어 
        서 차이를 무시하는 기존관념에 도전을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가족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접근은 여성에게 있어서 가정의 생활의 모순되는 점을 드러내고 성과 관련된 시각의 조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다. 즉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간주된 사적영역, 보살핌, 수동적 의미 
        의 성성, 재생산권, 보수 무보수 노동, 그리고 권력에 대한 재정의와 더불어, 타인에 대한 헌 
        신과 자신에 대한 헌신사이에 발생하는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기재를 만들어야 한 
        다는 것이다(Baber & Allen, 1992). 
        이러한 의미에서 전통적 핵가족 혹은 직계가족과 대안적 가족 사이의 시각의 차이점은, 단 
        순한 생활적이고, 서술적인 측면에서의 차이라기 보다는, 어떤 다른 형태의 가족의 모습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차이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전통적 가족(핵가족 혹은 직계가족)과 대안적인 가족을 구별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도덕적 
        으로나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모호성이 발생하는 이유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나는 가족의 
        모습과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 사이에서, 가족이라는 보편성이 잘못된 모습 
        으로 인지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가족에 대한 이미지가 잘못 형성된 부분은 어 
        떤 가족형태에게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반면, 또 어떤 가족의 형태에는 그 정당성을 부여하 
        지 않게 된다. 따라서 역사적으로나 도덕적인 배경하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가족과 대안 
        적 가족에 대한 구별은 여전히 문제의 여지를 남기게 된다(Nicholson, 1997).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을 바탕으로 한 남녀간의 ‘합법적인’ 결합 이외에 그 밖의 
        가족유형들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이다’는 시각이 오랜 동안 강도 있게 견지되어 왔다. 그 
        러한 연유로 가족복지의 측면에서 보호의 대상으로 파악되는 한부모 가족을 제외하고는 여 
        러 가족유형들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은 외국의 실태조사 및 문헌들에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 
        서지 못하였다. 이에 더하여 스스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을 비켜가고자 원하는 당사자들의 
        침묵으로 통계적인 조사 또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살아가는 이 
        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적 과정을 통해 개인적 선택의 문제로 현실화시키고, 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과연 어떠한 것이며, 또한 우리 사회에서 그로 인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아가 사회로부터 밝은 시선을 받지 못함으로 
        써 진정 추구하고자 했던 바가 왜곡된 측면은 없는지 혹은 적극적인 선택의 문제라기 보다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서의 피동적인 선택은 아닌지 우리 사회의 현실로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Ⅲ. 조사결과(핵/직계가족, 대안적 가족) 


        A. 핵/직계가족의 부부관계 변화 

        본 조사에서는 부부관계의 변화를 의사소통, 부부싸움의 원인 및 해소, 의사결정, 가사노동 
        분담, 부부기대, 적응 및 만족도, 부부의 성과 사랑 및 외도의 측면을 통해 살펴보았으나, 여 
        기서는 의사소통을 통한 가족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1. 의사소통과 상호이해 

        부부간의 의사소통 내용의 변화를 보면 연령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60대 이상 노부부 
        의 경우 대화내용은 대체로 자녀들, 경제, 신앙, 취미, 건강, 구매용품, TV시청, 집안일, 교회 
        일, 친구, 그리고 일상적인 사회문제, 정치 문제 등 일상적인 이야기는 하지만 자신의 감정 
        표현은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경향은 50대 부부의 대화 내용에서도 마찬가 
        지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50대 부부에게 있어서는 시기적으로 자녀의 결혼, 퇴직 등 현실 
        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냥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이제 곧 퇴직을 할텐데 퇴직하고 나면 뭐를 할 
        까 그런 얘기도 하고, 또 애들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요... 요즘 이야기를 할 때는 그냥 
        아무나 먼저 시작해요. 부부간 의논 거리가 생겼을 때는 항상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혹 
        시라도 말을 하면 아주 중대한 일이 아니고는 알아서 하라고 하지요. 제가 화가 나거나 기 
        분이 안 좋았던 것은 남편에게 이야기 해 본 적은 그렇게 없는 것 같아요(57세, 맞벌이). 

        30~40대 여성에게 있어서의 일상적인 대화내용으로는 아이들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등이며, 
        이 세대부터 각자 관심사, 정치나 사교문제에 대한 이야기, 재미있는 농담이나 연예인, 스포 
        츠 뉴스, 성에 관한 이야기 등 사회적 이야기가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차이라 할 수 
        있다. 
        한편 20대 부부들의 의사소통 내용으로는 집안일 자녀출산 등의 이야기 외에 좀 더 솔직하 
        게 자신을 표현하고 남편의 밖에서 하는 일, 정치, 경제 등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좋은 인 
        터넷 사이트, 시사문제, 생활 전반에 관한 이야기, 집안일 분담 등 다양한 소재로 대화를 하 
        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로 대화를 시작하는 쪽은 저이고 가끔 남편이 술 먹고 온 날은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합니 
        다. 저는 의논거리가 있으면 거의 하는 편이고 그러면 남편은 대충 들어줍니다. 내 고민거리 
        에 대해서는 가볍게 듣고 가끔 충고하기도 합니다(29세, 맞벌이). 
        서구의 부부에게 있어서 부부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가사역할에 대한 분담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부부에게 있어서는 가사역할 분담의 문제보다는 상호 이해의 문제가 
        부부안정성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장혜경, 김영란, 2000). 이는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는데 전통적으로 가사 일은 여자의 역할로 간주해 왔으며 부 
        인이 직장을 갖는다는 것은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돈을 벌 수밖에 없을 때 일하는 것이 주목 
        적이었다. 따라서 한국의 부인에게 있어서는 가사역할의 분담보다 상호 이해 및 배려정도의 
        의미는 매우 크다. 
        본 사례연구에 있어서도 50~60대에서 부부간에 대화가 현저하게 줄고, 부인의 이야기 듣기 
        를 싫어하는 남편이 많아짐과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남편이 부인을 더욱 많이 고려하는 
        양극적인 노부부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요즘은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에요. 미우니까. 이제 진절머리가 나서요. 이야기 안 
        하려고 해요... 우리 남편은 아주 강한 사람이라 주장이 분명해요. 말하면 그렇게 하는 거예 
        요. 나도 자주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이야기를 하면 되야 되는 거죠. 걱정거리나 고민은 이 
        야기 안 해요. 이야기 안 해도 서로 (성격을)아니까 알아서 하는 거죠(63세, 맞벌이). 

        30~40대 부부 역시 대화가 별로 없고 심리적인 고민거리 같은 것은 이야기하지 않으며 배우 
        자를 배려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부부와, 대화도 많고 상호 배려하고 있는 부부들로 구 
        분되어 나타나나 50~60대 부부같이 가부장적 유형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에요. 가끔 드라이브를 나가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 부부를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가만히 들어보게 되요. 그러면 금붕어 이야기만 가지고도 대화가 
        끊기지 않더라구요,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텔레비전 이야기나 놀리는 말 같은 
        거 빼면 마음먹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편이에요. 남편이랑 오래 이야기하면 싸우게 되는 수 
        가 많아요. 나의 입장을 배려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47세, 홀벌이). 

        한편 20대 부부에게 있어서는 상호 이해 및 애정표현이 좀더 솔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은 결혼한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상호간의 이해정도가 비교적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 
        러나 의사소통의 대부분은 부인이 시작하는데 의논할 일이 있을 때 서슴지 않고 말을 하면 
        남편은 진지하게 받아주려 하고, 부인의 감정상태를 충분히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 
        이고 있다. 
        가사노동은 아직도 여성의 일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20대 젊은 아 
        내는 당당하게 남편에게 가사노동을 하도록 요구한다. 남녀가 평등한 사회에서 자기 남편만 
        구태의연한 남자로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어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 
        는 분명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번 조금 크게 싸운 적이 있었는데.... 친정에 신랑이랑 함께 가서 식사를 했는데 집에서는 
        모든 것을 잘 하는 신랑이 처가에 가서는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있으니까 정말 화가 나서 
        제가 엄마 아빠 있는데 큰소리로 설거지하라고 그랬어요. 왜 나만 시댁 가서도 일하고 친정 
        에 와서도 일해야 하냐고요. 남편이 그 자리에서는 그냥 묵묵히 가만히 있더니 집에 돌아와 
        서 한마디 하더라고요. 이것이 최근에 싸운 일이고, 하루정도 말을 안하고 있으면 그냥 자연 
        스럽게 말을 하게 되고 화가 났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면 풀어져요(26 
        세, 홀벌이). 

        2. 부부관계의 유형분류 

        부부관계의 내용과 여성의 취업을 통한 자원획득여부를 중심으로 해서 부부관계를 유형화하 
        고자 한다. 부부관계를 유형화함에 있어서 부부관계의 평등성을 의사소통의 대등성, 의사결 
        정에 있어서의 부인의 의견 반영도, 그리고 가사노동의 분담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유형을 구분 설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편우위형이다. 그것은 남성의 발언권이 세고 남편이 아내를 무시하며 가사노동에 전 
        혀 참여하지도 않고 참여할 의사도 없는 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둘째, 아내중심형이다. 아 
        내의 발언권이 세고 아내가 남편을 무시하며 남편에게 가사노동도 많이 부담시키는 형이 이 
        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우애적 분담형이다. 세 가지 영역(의사결정, 가사분담, 의사 
        소통)에 있어 남편과 아내가 상호 배려하고 같이 (때로는 따로 하지만 상대방을 믿음)결정 
        하며, 가사노동에도 가능한 한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형이다. 넷째, 상호 방임형이다. 각 
        자 따로 나누어 자기 역할을 수행한다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적이라 할 수 있으나, 우 
        애적이지 못한 유형이 이에 속한다. 

        가. 남편우위형 
        우리 주변의 나이 든 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형으로 남편의 성격과 생활태도가 가부장적 
        이며 권위적인 아내 지배형의 부부관계이다. 이 형은 원칙적으로 부부간의 문제결정이 남편 
        에 의하여 주로 좌우되며 또한 남편의 부인에 대한 태도가 명령적이며 지배적인 것을 의미 
        한다. 봉건사회의 가족이 이의 대표적인 형태인데, 가족은 가장에게 모든 권위가 집중되었 
        고, 부인과 자녀들은 그에 대한 종속적 위치에 있었다. 그러므로 가장의 권위와 지배권이 생 
        산 및 소비를 위한 경제적 활동을 위시하여 대외적 활동에까지 미치고 있었다. 

        우리 아저씨는 자기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사람이에요. 내 감정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 아 
        니죠. 남편을 따라 살았어요. 밤마다 마음 속에 한으로 실을 풀어 비단을 짜는 것 같은 기분 
        이 들었죠. 풀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언젠가 내가 복수를 하고 말테다라고 생 
        각하면서. 뭘 결정 할 때는 남편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지요. 성관계? 남편이 그런 거 밝히는 
        것은 기생이나 화류계라고 누누이 말했어. 우리는 첫애 갖은 이후로는 성관계를 안 가졌어. 
        밖에 나가서 자기는 슬슬 재미를 본 것 같더라고(63세, 맞벌이). 

        나. 아내중심형 
        이 유형은 남편우위형과 반대로 대화에서도 아내가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가정일을 결정할 
        때도 아내의 발언권이 더 세다. 아내의 생각에 따라서 남편이 행동하거나 함께 행동하는 관 
        계이다. 아내를 배려하고 모든 면에서 아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아내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반영되고, 가사노동도 아내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남편이 수행한다. 아내는 남편에 대해 권위 
        적이지 않다. 아내가 주도권의 많은 부분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아내가 경제권을 가 
        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든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얘기되는 ‘내 주장하는 마누라’가 
        이에 속한다. 이 유형은 20대, 50대 홀벌이 부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남편은 내 얘길 잘 들어줍니다. 내가 짜증을 내도 남편은 잘 받아 주는 편이에요. 무슨 얘기 
        든지 남편한테 얘기 못할 것이 없어요. 남편이 다 들어주지요. 결혼 기념일이나 생일은 잘 
        안 챙겨요. 내가 미리 말을 해서 챙기도록 하지요. 의사결정은 서로 상의 하지만 나에게 많 
        이 일임하지요. 가사노동 중 식료품 구입은 남편이 하지요(51세, 홀벌이). 

        다. 우애적 분담형 
        부부가 주로 공동으로 결정하고 민주적 우호적으로 의사소통하며, 가사노동도 적절히 분담 
        하는 형태며, 부부가 대등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협조적으로 분업을 하는 형태이다. 이 유형 
        에서의 공통된 특징은 권리, 책임, 의무가 분담되고 개방적인 대화, 상호존중, 우애 등으로 
        부부관계가 밀착되어 있으며, 집안일, 육아, 의사결정을 상호 분담하는 것이다. 
        여성 취업과 관련해서는 홀벌이 가정보다는 맞벌이 가정에서 이 유형에 속하고 있는 부부가 
        많고, 계층별로는 저소득 가정이라도 학력이 높은 부부는 이유형에 속하고 있는 것이 관찰 
        되었다. 

        라. 상호 방임형 
        이 형태는 남편과 아내의 책임분야를 정해 놓고 그 안에서 각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 
        동하며, 배우자가 간섭하지 않는 형이다. 즉 남편 혼자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과 부인 혼자 
        결정하고 행동하는 역할 분야가 있으며, 제각기 자율적으로 행동한다. 

        우린 문제가 생겨도 서로 관심이 없습니다. 의견이 맞지 않으면 보통 남편 생각도 고려하긴 
        하지만 내 마음대로 처리합니다. 성격이 맞지 않아 거의 맞추는 일은 포기하고 각자가 정해 
        놓고 그 범위 내에서만 간섭하고 토론합니다. 의사결정은 집안 일의 큰 일만 남편과 의논하 
        고 대부분은 내 의견대로 하고 어떤 것은 남편이 합니다. 남편이 늦게 들어 올 때는 외도를 
        의심하기도 합니다(45세, 맞벌이). 

        3. 여성의 취업과 역할 변화 

        기혼여성의 취업활동은 개인적인 동기에서만 이루어진다기 보다 가족의 경제적인 여건 및 
        가족관계 등이 고려되는 측면이 있어 결혼 및 출산을 기점으로 여성들이 취업생활을 중단하 
        거나 차후 다시 재개하는 등 취업을 둘러싼 여성들의 행위유형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60대 연령층에서는 아내의 취업에 대한 남편의 태도가 대체로 부정적임을 볼 수 있다. 
        전문직에 대한 꿈을 가졌던 여성이 결혼 후 실현해 볼 여지조차 없이 가정주부로 남아 있어 
        야 했다던가, “특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몰랐고 당연히 못 하는” 상황성에 대 
        한 진술, 또는 남편 몰래 시간제 부업 일을 해왔다는 이야기들을 통해 짐작될 수 있다. 실제 
        로 남편의 입장에서 자신이 “돈을 벌어다 주는데 굳이 아내가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 
        식이 일반적임을 볼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이들 세대에서는 여성이 바깥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경제적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자영업 맞벌이인 경우 아내 
        의 바깥일은 남편을 보조하는 차원의 일로서 가족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측면이 엿보 
        인다. 그러나 이러한 지지의식이 구체적으로 가사 일을 분담하는 차원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40~50대 연령층에서는 여성의 직업활동에 대한 가족원들의 의식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아내의 바깥일이 적어도 가정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남편들의 의식 속에서 공 
        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이 아내의 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태도로 항상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돼서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권하지 
        는 않는다”던가 “아이 잘 키우고 시부모 잘 모시는 것이 더 낫다”는 쪽으로 결국 선택이 
        이루어지는 남편들의 태도는 이를 잘 반영한다. 한편 이들 연령층에서 여성 자신들의 직업 
        활동에 대한 태도는 경제적인 동기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혼 후 직장생 
        활을 그만 둔 후 현재 가정주부인 여성의 경우 “사회 일로 돌아가면 일상생활이 이렇게 반 
        복적이지 않아 좋을” 것이라는 후회와 아쉬움, 또는 일 자체에 대한 만족감에 대한 진술은 
        여성의 직업활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가족의 테두리에 머물지 않는 차원의 개인적 기대감으 
        로 한 걸음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20~30대 연령층에서는 윗세대와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남편들의 태도가 관찰된다. 
        비록 “접시와 여자는 밖으로 돌리면 깨진다”는 가부장적인 의식과 보수적인 태도를 이들 
        연령대의 모든 남성들이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아내에게 결정권을 일임하거나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태도가 보다 일반적으로 엿보인다. 아내가 일하는 것을 “대찬성”하는 남편과의 
        맞벌이 결혼생활을 시어머니가 전적으로 지원하는 차원에서 가사 일을 전담하고 있는 예가 
        여러 사례에서 관찰될 뿐 만 아니라, 남편 자신이 적어도 아내를 보조하는 차원에서 가사역 
        할을 분담하는 맞벌이 부부가 이들 연령층에서는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님을 볼 수 있 
        다. 여성의 취업활동에 대한 여성 자신들의 태도와 관련해서는 비취업 기혼여성의 경우 
        “집안에 있으면 내 자신에게 소홀해”져 직업을 가지려 노력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 
        던가 자신이 “사회활동을 많이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일도 못해 보고 결혼한 것이 항 
        상 마음에 걸리”는 아쉬움을 전해들을 수 있다. 한편 현재 맞벌이인 취업여성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자립하거나 가정경제에 도움이 될 뿐 만 아니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스스로 
        를 단련하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는 견해가 상당히 확산되어 있어 결혼 자체가 적어도 의식 
        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취업활동을 제한하는 장애로 인식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B. 대안적 가족 

        1. 동거부부가족 

        우리 사회에서는 70년대를 중심으로 주로 노동자 계층에서 생계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미혼 
        의 동거부부가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층에서 결혼이라는 제 
        도 밖의 남녀간의 결합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혹은 성적 자유를 주장하는 일부 소수 
        의 스캔들로서의 성격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남녀간의 동거가 적극적인 
        의미에서 결혼에 대한 대안으로 선택되고 있는 새로운 측면은, 비록 미혼 동거부부에 대한 
        정확한 통계 수치도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함께 
        부분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동거부부 가족에 대해 극히 제한된 수의 인터뷰 조사가 이루어져 위의 논지 
        를 보편화시켜 분석할 수는 없었지만 남녀간의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꺼 
        이 결혼이라는 제도 밖의 삶을 선택한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들이 동거를 시작한 계 
        기는 집을 함께 사는 것이 편해서, 그리고 시댁과 관계없이 친구사이를 유지하기 위해서이 
        다. 때로는 어른들을 위해 결혼식만 올리고 혼인신고는 하지 않는 절충적인 태도도 엿볼 수 
        있다. 

        같은 과 커플이야. 학교 다닐 때부터 사귀었으니까 5년 정도 사귄 셈인가. 같이 살게 된 건 
        쟤 제대하고 나서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는데 좁은 방은 싫다는 거야. 그러다가 내가 살던 
        전세 빼서 합하면 딱 좋은 집을 구할 수 있길래 그럼 같이 살아볼까? 하는 얘기가 나와서 
        같이 살게 되었지(28세). 

        여성에게 있어 남성 동반자와의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성평등적인 가치기준이 무엇보다 
        도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이러한 의식은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에서 발견된다. 동거부부의 일상적인 동반자 관계를 설명해 주는 아래의 인터뷰 내용은 
        이러한 관찰을 엿볼 수 있다. 

        못 알아들을 것 같으면 그냥 귀찮아서 내버려두고 말아. 상대방의 의견과 감정을 고려하지 
        당연히. 하지만 나도 그만큼 존중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나 역시 상대방을 존중해주 
        지 않아. 그러다 싸우는 거지 뭐. 내 생각을 나타내는데 불편했던 적은 없어(28세). 
        또한 결혼이라는 제도에 의한 구속감을 거부하는 여성에게 있어 동거는 확실히 일반 결혼생 
        활과는 달리 결속관계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과정으로 비추인다. 

        같이 살기로 결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예요. 어렵사리 같이 살기로 해서 살림까지 차렸 
        는데 신고를 안 했기 때문에 그냥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지금 
        까지 그렇게 크게 싸워 본 적이 없고, 또 지금까지는 서로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 
        르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래요. 실제로 아저씨가 나가 버리면 바로 남남이 되는 거긴 한데, 서 
        로 외로운 사람들끼리 뭐 그럴 것 없잖아요. 이젠 좀 잘 지내보고 싶어요. 오히려 더 조심스 
        럽게 대하게 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막말로 나가 버리면 그만이라는 걸 잘 아니까 
        더 막 대하지는 못하는 거지요. 서로 부담이 없기 때문에 편한 건지도 모르겠어요(51세). 

        보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의 가정 내에서의 역할이 집안 일을 전담하는 형태를 띠지 않는다는 
        점을 통해서도 양성간의 평등성이 추구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 동반자가 방 청소 
        와 설거지를 맡는다면, 여성은 식료품 구입 및 요리를 전담하고 빨래나 은행 및 관공서 업 
        무 등은 각자의 일로 분담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밖에 모든 가사 일에 대한 공동 
        분담의 방식도 관찰할 수 있다. 한편 ‘비교적 아낌없이 쓰는 지출항목’으로 문화생활비와 
        외식비 및 교제비를 꼽고 있는 점은 동거부부의 일상이 행복주의에 근거를 둔 삶의 질을 무 
        엇 보다 중요하게 추구하고 있다는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여성의 지위는 특히 소유권 및 가정경제 경영의 특성과 관련하여 의미 있게 관찰될 수 있 
        다. 현재 전세 계약이 두 사례에서 여성의 명의로 되어있음이 확인되는데 이는 여성의 기여 
        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다. 또한 차후 집을 살 경우 공동명의로 
        소유권을 등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나머지 두 사례에서는 계 
        약 명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확인될 수 없었지만 수입이 없는 여성의 경우를 제 
        외하고는 재산을 관리하는 주체는 모두 여성임을 관찰할 수 있다. 한편 생활비의 운영 방식 
        은 다양하면서도 ‘우리’와 ‘나’에 대한 의식이 적절히 분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2. 동성애 가족 

        동성애적 성향의 형성에 대한 논의 자체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심도있게 다루어질 내용일 
        뿐만 아니라 본 조사과정에서 이에 대한 인터뷰 대상자들 자신의 생리적 특성에 대한 초기 
        심리적 수용의 과정이 드러나 있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단지 여기에서는 레즈비언이 
        라 지칭되는 여성들이 특정한 대상과 짝을 이루어 동반자적인 가구를 형성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만남의 장소로는 주로 퀴어 영화제나 레즈비언 커뮤니티등 
        의 문화제, 또는 통신 동우회나 일일 호프 등 레즈비언의 정체성이 교류되는 특수한 통로가 
        주된 공간으로 열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만남에서 가구구성으로까지의 과정은 대체로 외 
        모에서 드러나는 남성 역할자의 제안에 대해 여성 역할자가 동의를 보내는 형식으로 이루어 
        지며, 이성간의 부부로서의 결합과정과 비교해 볼 때 단기간 내에 동반자로서의 관계 형성 
        을 위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행사 장소에서 만났어. 문화제 같은 거였는데 뒤풀이에 끝까지 남아서 친해지게 되었지. 상 
        대가 지방에 살고 있었는데 서울에 있을 곳이 없다고 해서 뒤풀이 끝나고 내 집으로 오라고 
        했고 그때 일주일 정도 계속 묵었어. 그 이후에 바로 짐싸들고 서울로 올라왔지(26세). 

        이성간의 결합과정은 그 성격이 혼인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든, 단순한 동거의 경우이든 대 
        체로 깊이 숙고된 의사결정에 의한 것임에 반해, 동성간의 결합은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전 
        제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는 아마도 전자의 경우에는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결정 자체가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강한 반면에, 후자의 경 
        우에는 미래보다 현재성이 의미 부여의 측면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이에서 비롯되는 
        듯 하다. 호감이 교차되는 지점은 대체로 “의지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느낌이나 성격 
        적으로 서로 보완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의 교류에 있다. 
        본 조사과정에서 나타난 레즈비언들간의 동반자적 관계의 특성은 서로를 배려해 주는 성적 
        인 만족과 신뢰감이 관계를 지속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매개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성 
        관계에 있어 ‘여성 역할자’와 ‘남성 역할자’의 분리는 한 쪽이 과거에 ‘바이 섹슈얼러 
        티’의 경험이 없는 한 대체로 고정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남성적 혹은 여성적 역할의 정체성은 일상생활 -예를 들어 의사 결정에 있어서의 주도권의 
        문제나 가사분담등 역할과 권력의 문제- 에 있어 의미있는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직업활동에 있어서의 서로의 고용상태를 고려한 가사분담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권력 
        의 문제는 개입될 수 없는 평등한 관계로 그려지고 있다. 
        동성애의 세계는 소수의 경험적 테두리 안에서 동류의식을 공유한 이들간에 행복감을 추구 
        하며 자족하거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닫힌 회로를 형성하여 왔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사회적 규범을 거스를 수밖에 없는 ‘필연적’ 선택에 대하여, 그리고 사회적으로 규정된 
        ‘일탈’의 어두운 측면을 스스로 거둬내려는 이들의 대안적 삶의 방식에 대하여 귀 기울이 
        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성숙함을 보여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Ⅳ. 결 론 


        기혼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증가함에 따라, 빈둥지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취업에 대한 남편 
        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남녀의 공사영역의 분리가 통합으로 변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취업여성에게 있어서는 가정내 이중역할의 부담의 완화, 남편의 
        가사역할에의 참여를 통해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기혼여성의 취업여부가 가정 
        내 여성의 지위 및 역할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가정경제의 소유권 및 자원의 접근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부부간의 권력관계에 있어서도 밀접한 연관성 
        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남녀의 공사영역에의 분리에서 통합으로 혹은 남녀역할 분리를 
        극복하려는 부부관계 규범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변화에 대한 규범은 ‘남녀의 
        이분법적 구분에서 다양성과 다름으로,’ ‘보살핌에 정의를 더하여’라는 의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둘째, 다양한 가족이 출현하게 된 배경에는 가족가치관의 변화에서 가족 전제의 삶보다는 
        개인의 삶이 중요한 가치관으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전통적 가족가치관에서는 가문의 명예 
        가 중요했지만 현대가족에서는 개인의 삶의 질의 문제가 부과되고 있다. 즉 전통적인 가족 
        주의적 가치관이 약화되면서 대신에 개인의 권리와 자아를 중시하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대안적으로 이혼이 증가하고, 동거부부, 독신가구로 지 
        내거나, 아니면 결혼을 해서도 자식을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가 
        족생활은 개인적 선택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구조의 독특성으로 인한 속죄양이라 
        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부도덕하게 보던 관점을 탈피하여 보다 긍정적인 자세에 서 
        서 이들이 건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정책적 배려를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다양한 가족생활을 가능케 한 한국사회의 특성에 걸 맞는 새로운 사회규범을 만 
        들어 내야 한다. 그것은 가정 안 밖에서의 남녀평등이 전제되어야 하며, 다양함과 다름을 이 
        해해야 하고,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적 가치관이 때로는 혼재되어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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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요약 


        A study of the Transformation of Women's Role and Status in Korean Families 


        Whasoon Byun, Senior Fellow, KWDI 
        Kyunghee Baek, Fellow, KWDI 
        Hyunju Kim, Guest Researcher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trends and meaning of the family’s 
        transformation in Korea in terms of family structure, function and relationship, especially 
        from the perspective of women. 
        The purposes and methodology of the study were as follows: 
        1. To identify the transformation of family structure in family size, forms, and family 
        life cycle. 
        2. To identify the meaning of family transformation in terms of traditional, modern, and 
        postmodern families from the perspective of women and to discuss the motives for 
        change and family values. 
        3. To analyze women's role and status as a consequence of the changes in family 
        functions, especially the influence of the women's economic participation on the marital 
        relationship. 
        4. To analyze the transformation of the marital relationship, parent and child relationship, 
        or siblings not only in the nuclear/extended family, but in the alternative families, such 
        as the mother headed family, lesbian family, or single women household. 
        5. To view the prospects of families and women's role and status and to provide 
        information for policy making for women and families. 
        As to the research methodology, this study reviewed the literature and statistical data 
        and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97 women living in various family forms. 
        The interviews found the following. 
        1. Regarding the husband-wife relationship, couples in their twenties and thirties 
        reported a relative equal partnership between husband and wife in terms of 
        decisionmaking and division of household chores. 
        2. In the parent-child relationship, a big gender discrimination gap in educational 
        investment was not found, although sons are still preferred in general. 
        3. In kinship, adult children (under ages of twenties and thirties) preferred to live apart 
        from their parents. In addition, as to the economic support to the parents, they wanted 
        to share the responsibilities between parents and child/ren rather than to bear most of 
        the responsibility. Women had to maintain a closer relationship with their mothers. But 
        they had less frequent interchanges with their family-in-law, which mainly involved 
        family duties, such as birthdays, and sacrificial rites. It was observed that the first sons 
        and the only son in the family still have heavy responsibility concerning the parental 
        support. 
        4. Regarding women's role, it was found that with young couples in their twenties and 
        thirties the husbands cooperated in child-rearing, although the wives were mainly in 
        charge of child rearing and education. Women managed the family income. Women's 
        economic activities were encouraged by the cooperation of husbands and mothers-in law, 
        who shared the household chores. It was common to find such a trend in the twenties 
        and thirties. 
        5. Regarding the women's status in the family, it was found that women's rights of 
        property, management, and decision-making have increased, and women's sexual 
        autonomy has been secured. Nevertheless, the responses indicated that women did most 
        of the domestic labor and the occurrence rate of wifebattery was high (25.9%). 
        Furthermore women have been assuming the care-giving burdens of their parents and 
        spouses. These responsibilities incurred physical disease, high stress, and emotional and 
        psychosomatic disorders on women and they experienced suffering related to them. 
        6. It was found that in the alternative families women's status was higher than in 
        nuclear/extended family. The interview showed that the equality between mates was 
        highly valued on the part of co-habitant couples. It was also found that the mate 
        relationship in the lesbian couples was equal because of the denial of traditional sex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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