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적 언어사용에 관한 연구
        저자 이춘아/김이선
        발간호 제052호 통권제목 1997년 제1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첨부파일 10. 성차별적 언어사용에 관한 연구_이춘아.pdf ( 9.69 MB ) [미리보기]

        *주) 본 논문은 한국여성개발원 「'96 연구보고서 200-17 성차별적 언어사용에  
        관한 연구」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임. 

        <목 차> 
        Ⅰ. 서 론 
        Ⅱ. 이론적 논의 
        Ⅲ. 성차별적 언어사용에 대한 실태조사 
        Ⅳ. 결론 및 제언 


        Ⅰ. 서 론 

        상호 대면의 말, 전화 통화의 말 그리고 매스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문자 
        언어와 영상 언어 등을 포괄한 상징체로서 `언어'는 절대적 생존에 필요한 
        공기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언어의 내용에 담겨진 메시지에는 기본 정보 이외에 화자의 사회적 지위와 소속, 
        그리고 화자의 문화 수준이나 이념적 성향을 포함한다(마리나 야겔로, 1978). 

        이같은 견지에서 그 사회의 성별 불평등 현상이 언어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언어 자체가 성간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핵심기제로 작용하는 점을 알 수 있다. 
        성별 불평등 구조의 개선을 위한 여성 운동의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회문화 저변에 깔려 있는 여성 비하 의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성을 억압하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면 이러한 불평등 구조가 개선되리라는 
        낙관적인 기대는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인식과 관습의 두터운 벽에 부딪혀 
        맥없이 무너져 버린다. 이 힘의 위력을 드러 내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성차별적 언어 현상'이다. 언어는 소 속 집단의 사회 문화적 
        상징이며, 집단 소속원의 의식적 무의식적 사고 체계가 반영되 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유포되는 담론과 그 속에 깔려있는 집단 의식 
        체계에서 성별 불평등과 여성 억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분석하려는 시도 가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담론은 구술과 서술의 형식 및 
        일상 생활의 사회적 실천에 존재하며, 그 안에서 특수한 방식으로 경험적 주체로 
        구성 관리하는 개인들을 매 개로 하는데(크리스 위든, 1987) 언어에서의 성차별 
        문제 역시 앞으로는 이러한 차원 에서 접근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여성에 대한 언어적 성차별 현상이라는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언어 
        사용 역시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른 담론 구성 방식의 결과라고 보고, 언어에서 
        여성이 차별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가부장적 사고방식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하였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성차별적 
        사회 문화의 맥락에서 언어 표 현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언어 사용으로 인해 여성의 이미지 뿐 아니라 여성의 성격과 능력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나아가 성차별적 언어 사용 을 통해 여성의 삶을 
        제한하는 문화적 정형화와 사회적 제재에 저항하기 위한 대안은 현 시점에서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모색하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논의 

        1. 페미니스트 언어 연구의 주제와 경향 

        페미니스트 언어학으로 발전되기까지 언어 사용에 있어서 성차별과 관련된 
        논의는 사 회언어학의 연구영역 중 `언어와 성(language and gender)'에서 주로 
        다루어져 왔다. 20세기 초 성에 따라 나타나는 언어상의 차이를 기술했던 
        데에서 출발해, `언어와 성 '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연구의 주제와 경향은 
        좀 더 세분화되었다. 특히,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구에서 여성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성차별 문제를 규명하는 한가지 방안으로 사회적 관습과 
        의식을 반영하는 성차별적 언어에 대한 연구가 활발 히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고자 언어 개혁을 하나의 활동영역으로 
        채택하였다. 

        페미니스트 언어학자들은 주로 △ 언어 사용에서의 성 차이(sex difference), 
        △ 언어 자체의 성차별주의(sexism), △ 언어로부터의 여성 소외를 다루어 
        왔으며, 앞으로의 연구 과제는 언어와 세계관의 관계를 조명하는 이론의 정교화 
        작업에 있다(Cameron, 1985). 

        가.언어에 나타난 성차별 

        1)지시 대상으로서의 남성/여성 
        초기의 연구는 성차별적 문화의 표현물로서 언어를 조명하였다. 성차별적 
        사회에서는 여성이 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만큼 언어 역시 필연적으로 차별을 
        표현한다고 보고, 화자가 사용하고 있는 남성/여성과 관련된 언어를 추적하여 
        여성이 차별받고 있는 현 상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특정 언어의 어휘, 구문, 
        문법, 의미 등의 차원에서 여성과 남성이 차별적으로 취급되는 방식에 
        집중하였는데, 남성대표형 (대)명사나 호칭의 불 균형 등에 남성중심적인 
        사회구조가 반영되고, 여성에 대한 정형화된 표현이나 남성/ 여성에 대한 
        어휘에서 여성에 대한 부정적, 경멸적 의미가 관련되어 있음을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현실 사회처럼 언어에서도 남성은 보편성, 일반성에 관련되는데 비해, 
        여성은 보다 자주 제외되고 특수한 사례로 취급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남성과 
        관련된 단어는 긍정적 함의를 지니고 권력, 위세, 지도력 등의 개념을 전달하는 
        반면, 여성에 관한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고 유약함, 열등성, 미숙함, 
        하찮은 대상이라는 감을 전 달한다. 여성에게 적용되는 용어는 남성에게 
        적용되는 것보다 지시내용에 있어서 폭이 좁을 뿐 아니라, 경멸적인 성적 
        함의가 다른 의미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chu lz, 1975; Key, 1972). 

        2)여성 화자와 성차별 
        남성/여성과 관련된 언어에서 여성 차별적인 구조와 의미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페미니스트 언어학의 또 다른 연구 주제는 화자로서 여성이 사용하는 
        언어상의 특징을 통 해 여성의 행위가 가부장제 문화에서 어떻게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특정 성에 속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변이어(variants), 화자 공동체에 
        존재하는 언어 목록(verbal repertoire) 차원에서 성에 따른 선호 
        (sex-preferential)는 사회언어학에서 비교적 일찍 연구되어 왔지만, 페미니스트 
        언어학에서는 말에 있어서 여성의 특징을 찾아내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체계를 발견하고 여성의 종속적 지위와 여성의 말이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에 관심을 두었다. 

        여성의 말은 음성, 구문, 어휘의 차원에서 남성과 비교되는 특징을 
        보이는데(주1 : 레이콥(Lakoff, 1973)은 이를 `여성 언어'(women's language)로, 
        크레이머(Kramer, 1974)는 `성관련 언어 신호 체계' 내지 `성 방언'(genderlect) 
        으로 개념화하였다.), 예를 들어 여성이 남성보다 말하기를 주저하고 선뜻 
        시작하지 못하며 중간에 자주 중단하는 등 유창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큰 
        의미가 없는 형용사를 자주 사용하는 점, 구문론적으로는 부가의문문과 
        `아마도', `일종의'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이같은 
        특징에는 여성의 불리한 입장이 표현되고, 자신없고 상대방의 동의에 의존하는 
        여성의 종속적 위치가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Lakoff, 1973). 여성 
        언어는 자신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부정하고 주제에 
        있어서 사소함과 불확실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여성의 개인적 정체성을 감추는 
        기능을 한다. 

        나.성과 언어 
        80년대 부터는 초기 연구 경향에서 한발 나아가 성별 언어의 특징적인 차이로 
        논의를 한정시키지 않고 `남성=규범/여성=일탈형'이라는 기본 전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 에서 다양한 주제를 통해 성차별과 언어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1)성차별적 의미의 실제 구성방식 
        먼저, 언어 자체에 집중하던 데에서 탈피해 언어 상호작용을 일상적인 사회 
        실천으로 개념화하여 전반적인 여성 차별 체계에서 언어, 사회적 상호 작용, 
        사회 구조, 문화 현상을 통합해 파악하는 시도로서, 언어가 성의 구성과 
        재생산에 본질적으로 개입하고 이 과정에서 언어의 성차별적 의미, 성차별적 
        언어가 구성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실제 언어 상호 
        작용에서 성, 성차별에 대한 의미가 구성되는 과정이 여성성, 남성성에 대한 
        가치와 태도, 성역할 규범, 성에 따른 권력 관계 등과 통합적으로 작용함을 
        보여줌으로써 여성차별적 문화 체계의 작동 방식을 밝히려는 시 도로 발전할 수 
        있었다. 

        2)여성 언어에 대한 재평가 
        여성 언어의 특징을 기술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언어 상징이 전달하는 
        의미의 유동성과 관련해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고 있다. 여성 언어의 특징적 
        스타일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와 기능은 일면적으로 평가할 수 없으며 레이콥이 
        무력하고 약한 것으로 보았던 여성의 특질은 오히려 가치있는 상호 관계 기술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대안적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Atkinson, 1993). 

        3)권력 관계 속의 언어 
        또 하나의 새로운 연구 경향으로는 성 뿐만 아니라 인종이나 민족, 계급 
        개념이 다원적으로 관련되는 구조 속에서 권력없는 언어(powerless 
        language)로서 구성되는 방식 과, 사회적으로 적절한 의사 소통 능력과 권력 
        관계가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어 성차별 언어에 접근하는 것을 
        들 수 있다(O'Barr and Atkins, 1980; Fra nk and Anshen, 1983). 

        <표 1> 페미니스트 언어연구의 주제와 경향 
        -----------------+------------------------+-------------------------------- 
        시대별 변화| 70년대 이전 | 80년대 이후 
        주요쟁점 | | 
        -----------------+------------------------+-------------------------------- 
        △주제 |.대상으로서의 남성/여성|.성, 문화, 언어 
        |.여성화자와 성차별 | 
        △분석틀 | | 
        .성 개념 |.남녀간 차이 |.남녀차이의 문화적 구성방식 
        .주요변수 |.남/녀 |.남/녀 공존하는 다양한 권력요소 
        .언어- |.언어-사회 비교적 독립 |.사회문화적 과정의 일부로서 
        사회관계 | 언어, 말 자체에 주관심| 언어 상호작용 
        .분석의 초점 |.언어상의 형식상 차별, |.구체적 상황, 의미의 다양성 
        | 차이 | 
        △여성언어 평가 |.여성-결핍 이론 |.문화적 맥락에 따른 다면적 평가 
        | (Female-Deficit Theo | 
        △언어와 성차별 |.언어상의 차이, 차별은 |.언어는 사회문화과정의 매체로서 
        | 현상의 결과내지 이를 | 차별의 영속화, 개혁의 가능성을 
        | 유지 | 담고 있음 
        △언어 개혁 |.중성적 신조어 |.언어자체 개혁만으로는 미비 
        | | 의식과 태도 변화 추구 
        -----------------+------------------------+-------------------------------- 

        이상과 같이, 언어의 성차별성을 적절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미 확립된 
        언어의 고정 된 의미를 파악하거나 이분법적 성고정관념과 특정형태의 언어를 
        순환적으로 관련시키 는 접근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언어 수행을 대상으로 
        복합적인 의사 소통 과정에서 의 참여 양식, 내용과 주제의 흐름, 의미의 구성 
        등에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의 연구를 통해서 가부장제 문화가 실제 사회 
        과정에서 유지, 변형되는 양상을 밝힐 수 있으며, 언어의 성차별성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페미니스트 언어 개혁 

        가. 성차별적 언어와 사회 구조 
        언어의 성차별적 요소는 언어 공동체(Speech Community) 성원들의 실제 
        의사소통 과정 에서 여성다움, 남성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특정한 의미로 표현, 
        유포하고 여성에 대 한 부정적 인식을 전달한다. 이러한 언어 공동체에서 자라난 
        성원들은 성에 따라 이중 적 가치를 담은 언어를 통해 여성을 배제하고 무시하는 
        의식을 내면화하고 개인의 행 위와 사회 제도나 규범에서 각종 차별을 정당화, 
        일상화하게 된다. 차별적 상황에서 여성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진정한 주체로서의 자신감과 존중감이 훼손되며 그 결과 사회 
        주체로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같이 성차별적 구조를 유지시키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문화 기제인 언어를 
        변화시 키기 위한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1)사회→언어 : 사회의 일차성 
        먼저, 성차별적 언어는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적 현실이 반영된 결과이므로 
        언어 변화 에 앞서 사회, 경제, 정치 등의 분야에서 여성의 종속적 지위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언어 변화와 사회 변화는 상이한 과정으로, 
        성차별적 언어는 남녀의 불 평등이라는 사회적 현상 밑에 깔려있는 질병의 
        외적인 징후이다. 따라서 사회가 변화 함에 따라 언어 변화는 자연히 일어나므로 
        현실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Lakoff, 1973). 

        그러나, 언어를 통해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언어에는 차별적 개념과 의미가 
        담겨져 통 용되는 만큼 언어는 단순히 현실의 불평등을 표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 의 재생산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언어 개혁은 단지 사회 
        변화에 대해 부차적 인 것이 아니라, 성차별적 사회를 개혁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2)언어→사회 : 언어의 일차성 
        언어의 일차성에 초점을 두고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언어가 
        현실의 불 평등을 지속시키고 강화하는, 의식을 규정하는 `덫(language 
        trap)'이라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여성은 성별 대조어(주2 : 예를 들어 bachelor-spinster, 
        master-mistress, stud-slag 등이 있다.)의 의미론적 불균형, 남성대표형 
        (대)명사 등을 통해 억압당한다. 언어, 사고, 실체의 구조를 규정하는 권력을 
        지닌 집단은 자신이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그외의 집단은 주변적 관계에 
        놓이게 되는 세계를 창조할 잠재력을 지닌다. 가부장적 질서에서는 이 러한 
        잠재력이 실현되어 남성 주체는 언어구조, 범주, 의미의 원천인데 반해, 여성은 
        이미지와 상징을 생산하는 작업에서 배제되어 왔다. 남성중심적 언어질서는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구성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어의 3인칭 단수 
        대명사에서 처럼 남성의 경우 언어에서의 정체성과 현실이 일치하지만, 여성은 
        상황에 따라 포함되기도 배제되기도 하기 때문에 남성에게는 불필요한 재구성 
        작업을 해야만 한다. 이와같 은 차별적 언어구조 속에서 지배집단과 
        `벙어리집단(muted group)' 간의 구분이 형성 , 강화되는 것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작은 장치, 작은 수단인 듯 하지만, 성불평등에 
        대한 효과는 막대한 만큼 성차별적 언어의 변화 없이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수 없다 . 사회에서 여성이 가시화되려면 언어에서 가시화되어야 
        하므로 남성 대표형을 사용해 서는 안되고 기존의 상징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상징을 창조하여야 한다( Spender, 1980). 

        성차별적 언어를 변화시키기 위한 이러한 주장은 `평등한 언어'를 고안하는데 
        이론적인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언어의 의미는 단지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 라, 지배적인 사회 구조와 가치, 태도에 의해 많은 부분이 
        결정되므로 언어에 한정된 개혁논의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만큼 
        통합적인 접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 고 있다. 

        나. 언어개혁의 방향 
        서구에서는 지난 30여년 동안 언어의 성차별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실제 
        변화를 도모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 왔다. 주요 활동은 새로운 대안을 찾고 성 
        편향적 표현 에 대해 부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에 모아졌다. 공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성차별적 함의 를 띠지 않는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 유포하고 여성 
        경멸적 의미를 담은 용어 사용을 제재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이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출판사, 학회 등에서도 문자 언 어(written language)를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회의적이었지만, 성차별적 언어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을 
        환기시 킨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초기에 논의된 
        몇몇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이러한 방식으로는 어휘 차원이상의 변화는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 더욱이, 언어 변화만으로는 어휘가 전달하는 의미에 
        대한 통제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변화의 방향이 왜곡될 위험이 있다(Ehrlich and 
        King 1992). 실제로 성적으로 불평등 한 용어를 해체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가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변질되는 경우가 있었다.(주3 : `-man'형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chairperson,' `spokesperson' 등이 남녀 모두에게 사용되기 
        보다는 여성에게 국한되어 사용되는 경향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한계에 
        대해, 실효성있는 언어 개혁을 위해서는 개인의 의식과 전반적 사회 문화 
        상황을 언어 문제와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Ehrlich and King, 1992; Khosrosh 
        ahi, 1989). 

        물론 기존의 언어개혁 중심의 접근이 전적으로 무효했던 것은 아니다. 1977년 
        미국 노동부에서 발간하는 직명사전(Dictionary of Occupational Titles)에서는 
        남녀분리형, 남성대표형 직명 대신 중성적 통합형을 새로운 직명으로 채택하는 
        등 공적인 영역에 서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언어에서 여성이 
        차별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개인들로 하여금 이에 민감해져서 자신의 
        사고과정을 모니터하고 가부 장적 사고방식에서 점차 벗어날 계기가 될 수 
        있다(Penelope, 1990; Atkinson, 1993) . 

        다만, 이러한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언어 자체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 등지에서 발표되었던 대부분의 가이드라인 
        에서처럼 언어 구성과 소통 되는 의미를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정태적 접근을 
        취해 그에 대한 대안적 언어형을 내 놓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언어 사용, 
        의미구성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를 위해서는 여성들의 
        구체적인 삶에서 언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며 여성 운동의 현안, 그 
        동안 거둔 성과와 언어 문제를 연결시켜야 한다. 또한 성차별적 언 어에 대한 
        태도와 성에 대한 가치를 포함한 의사소통과정 전반을 탐구하여 통합된 변화를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Ⅲ. 성차별적 언어사용에 대한 실태조사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진행되어온 관련 연구는 교과서, 방송어에서의 성차별 
        사례, 우리말에 나타난 성차별적 구조, 국어에서의 여성어 등에 대한 연구가 
        있다(한국여성 개발원, 1985,1993; 강주헌, 1995; 민현식, 1995). 텍스트 
        분석이나 언어 구조 분석 이외에 실제 언어 사용에 있어서 성차별 문제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 

        페미니스트 언어학자들이 던지고 있는 중요한 물음 가운데 본 연구에서 특히 
        관심있는 부분은 성차별적 사회문화의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가 여성의 
        이미지 뿐 아니 라 여성의 성격과 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언어 유 형은 어떠한 것들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이러한 성차별적 
        언어의 기저에 깔려 있으면 서 여성의 삶을 제한하는 문화적 정형화와 사회적 
        제재에 저항하기 위해 언어와 언어 사용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하는 점도 주관심사이다. 

        성차별적 언어현상에 접근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두가지 조사방법을 
        채택하였다. 첫번째는 집단 인터뷰 방식을 택해 여성들이 실제 삶의 장에서 
        경험한 성차별적 의미를 띠는 언어의 문제와 이를 받아들이는 여성의 태도와 
        의식, 성차별적 언어가 여성에게 미치는 행동적, 의식적 차원에서의 영향 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두번째는 공적 담론속에서는 성차별적 언어가 어떤 방식으로 
        유포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신문 기사를 분석하였다. 

        1. `말' 사용에 나타난 성차별적 표현 

        가. 조사 방법 
        여러 집단을 검토한 끝에 본 연구에서는 직장 여성과 전업 주부를 대상으로 
        집단 인터 뷰를 실시하되 집단의 크기는 5명 내외로 하였다. 대상 선정은 직장 
        여성의 경우 직장 내 여직원회와 노동조합에 인터뷰를 의뢰하였으며, 주부들의 
        경우는 여성 단체 또는 사회 교육 기관, 소모임 활동 회원에게 인터뷰를 
        의뢰하여 이루어졌다. 대상 집단의 편중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장 여성들의 경우 
        생산직, 일반 사무직, 고객봉사 사무직, 서비스 판매직 등으로 분류하여 
        선정하였다. 주부들의 경우는 계층과 나이 등을 고려 하여 선정하였다.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정되었다. 면담자의 혼인 상태와 나이 , 학력 등을 참조로 
        살펴 보면 직장인의 경우 혼인 상태는 미혼 78%(39명), 기혼 22% (11명)였으며, 
        나이는 21~30세가 80%(40명)이었고, 학력은 고졸이 74%(37명)이며 나머 지는 
        대졸 이상이었다. 가정주부의 경우 30대와 40대층이 가장 많아 30대는 54%(27명) 
        40대는 42%(21명)였으며, 학력은 고졸, 전문대가 46%, 대졸이상은 44%였다. 

        면접 대상자의 소속과 수는 다음과 같다. 

        주부(총 50인)------------------------------------------------------------- 
        - 여성단체 소속 소모임 (25인) 
        1)000회 일산 지회 2)000회 남서 지회 3)000회 근로여성회관 교육생 
        4)000회 일하는 여성의 집 교육생 5)000회 주부 회원 
        -여성회관 및 사회복지관 교육생 (25인) 
        1)000도서관 `글사랑독서회' 회원 2)00회 독서모임 회원 
        3)00 부녀복지관 교육생 4)00 회관 자원활동 교육생 
        5)00 복지관 한글반 교육생 

        직장여성(총 50인)--------------------------------------------------------- 
        -생산직(10인) 
        1)00 노동조합 조합원 2)00 노동조합 조합원 
        -일반사무직(15인) 
        1)00출판사 직원 2)00정보 직원 3)00공사 직원 
        -고객봉사 사무직원(15인) 
        1)00은행 직원 2)00증권 직원 3)00보험 직원 
        -서비스근로자 중 `모델, 판매원 및 선전원'(10인) 
        1)00백화점 직원 2)00백화점 직원 
        -------------------------------------------------------------------------- 

        인터뷰 내용은 자신이 실제 겪은 경험을 중심으로 언어 사용에 있어 기분 
        나빴던 표현이 어떠한 것이 있으며, 그러한 표현이 어떤 상황과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때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들인가 등이었다. 여기서 
        `성차별적 언어'에 대한 일 반인들의 사전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인터뷰를 이끌어가기 힘들다고 판 단되어 여성들이 살아오면서 `기분 나빴던' 
        언어적 표현은 어떤 것인지 질문하는 것으 로 시작하였다. 

        집단인터뷰 방식은 본 언어 연구 수행을 위한 방법면에서 효과적이었을 뿐 
        아니라 인 터뷰 과정 자체가 언어 문제를 집단 구성원이 함께 자각하는 동시에 
        문제 해결을 모색 하는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같은 방식은 
        여성의식화 웍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나. 조사 분석 결과 
        인터뷰 결과는 
        첫째, 여성들은 일상 언어 생활에서 성차별적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둘째,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표현은 어떤 유형이 대표적인가 
        셋째, 성차별적 언어 사용으로 인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겪는 애로점은 
        어떻게 일상 화되는가 
        넷째, 여성이 성차별로 인지하는 언어 표현은 주로 어떤 사회 문화적 관행과 
        이념에 의해 이루어지는가 등과 같은 질문에 따라 정리하였다. 

        인터뷰 진행은 면담자들의 직접적인 성차별적 언어 사용 사례 이외에 면담자 
        상호간의 대화도 많이 포함되었다. 그에 따라 인터뷰 결과 분석에는 성차별적 
        표현 사례 뿐 아니라 그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인식의 변화까지도 인터뷰 
        내용에 담기게 되므로, 연구자는 면담자들(interviewees)의 이러한 감정까지 
        포함하여 해석하고자 하였다. 

        1)성차별적 언어 표현에 대한 여성들의 인지 정도 
        인터뷰에서 일부 면담자들은 언어 사용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성차별을 받고 
        있지는 않 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 이외의 다른 집단, 예컨대 
        주부들은 직장 여성들 이 성차별적 언어 표현을 더 많이 듣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신들은 이 인터뷰에 적합하지 않은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이 성차별적인 상황에 직면하였다고 생각되면, `개인적으로 
        기분이 나쁘고 자존심이 상했었다'고 감정 손상의 차원으로 정리해 버린다. 
        그러나 제3자가 똑같은 상황에 접하게 되면 그것이 성차별 사례라고 판단하는 
        모순을 보인다. 

        직장 여성의 경우에는 대졸 여직원이 자신은 처신을 잘하고 있고 어느 정도 
        기본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고졸 상용직 여성의 경우는 
        아마도 남성 직원으 로부터 성차별적 수모를 겪고 있을 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설령 언어 상의 성차별을 직접 인지하게 되더라도 대수롭지 
        않은 개인적 극복 사항이라고 접어두 거나 고용, 승진 등의 직장내 구조적 
        부조리에 비하면 무시될 만한 남성들의 치기적인 행동이고 관행이라 여겼다. 

        이러한 언어적 관행에 대한 대처방식을 보면 직장생활 초기에 또는 결혼생활 
        초기에 자신들이 듣게된 언어표현으로 인해 감정이 상하게 될 경우, 
        체념함으로써 속상한 마 음을 스스로 다둑거리면서 합리화하고 있었다(주4 : 
        특기할 만한 사실은 주부 집단이 든 직장 여성 집단이든 인터뷰 과정에서 
        역동적인 의식화 현상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2) 성차별적 언어표현의 유형 
        본 연구에서는 애초 출발부터 `성차별'을 광범위한 개념, 정의되지 않은 
        개념으로 설 정하고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기분 나쁜 언어적 표현의 
        정체성 자체를 성차별 로 간주하고 인터뷰에 임했다. 그런데 인터뷰 내용중 
        면담자들이 떠올린 기분나쁜 언 어적 표현들을 발췌해 보면 성차별적 언어 
        표현들에는 일관된 유형으로 모여졌다. 그 전체적인 유형의 기조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재와 통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 면담자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 차별이라고 
        생각해요" 라는 말처럼 차별감은 여성들의 자유 의지와 주체성이 무시된 채 
        여성의 역할과 위치 를 규정하여 말하는 것으로서 사회적 규제를 의미하는 
        제재와 통제수단으로 언어가 사 용될 때 발생한다. 

        흔히 성차별적 언어로 규정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특정의 욕설이나 비하적 
        표현, 적대 적인 표현 등과 같은 확연한 성차별적 표현들이 최근 들어서는 많이 
        줄어든 반면 여성 자신에 대한 통제 또는 구속감을 주는 표현 자체가 성차별적 
        언어라고 여성들이 생각 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정보 전달의 도구로 쓰이는 동시에 사회화 과정의 대부분을 
        차지하 는 각종 사회 통제 방식을 전달하는 매체로도 사용되고 있다. 여성들이 
        감정적으로 기 분 나빠하고 속상해하는 언어적 표현을 살펴보면 대체로 여성을 
        남성위주의 체제로 편 입시키고 길들이기 위한 것들이고 그런 표현이 의식으로 
        내면화되고, 정형화되고 있어 그 고정 틀에서 벗어날 경우 가차없는 질책이 
        주어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질책적 표현 이 바로 통제의 언어임을 보여준다. 

        사회 변화와 성차별 인식의 강화에 따라 여성에 대한 언어 표현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 라 본다. 본 인터뷰를 통해 현 시점에서 여성들이 언어 사용상 
        성차별감을 경험하는 것은 △여성을 비하하고 경멸하거나 모욕감을 주는 표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규 정하는 속어, △여성의 전통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여성의 위치를 규정하는 언어, △ 여성을 공적인 존재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의식적 호칭, △남성 또는 여성간 의 비교를 통해 열등감을 조장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형이 두드러진 점은 인터뷰의 대상이 중산층 주부와 직장 여성들로 
        한정된데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해 
        노골적인 성차별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분위기는 조성되어 가고 
        있는데 비해 여성의 자유 의 지와 주체성을 통제하려 하거나 열등감을 주는 
        표현은 미묘하게 계속되고 여성들도 이 에 대해 민감하게 성차별이라 반응하고 
        있음이 본 인터뷰에서 부각되었다. 

        가) 여성의 역할과 공간을 규정하는 표현 
        먼저 <여성의 역할과 공간 규정>을 하고 있는 표현을 보면 여성이 해야할 
        전통적인 역 할 범주를 규정하는 것과 범주 밖으로 벗어날 경우 제재를 하는 
        것으로 예컨대, 가정 일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나, 몸가짐 등의 행동거지를 
        제약하는 것들이다. 인터뷰에서 나온 여성에 대해 위치지움을 규정하는 
        언급들은 화자의 주체가 성구분 없이 사용되 고 있긴 하지만 주로 남편, 
        시어머니, 직장의 남자 상사 들이었다. 

        "이건 여자가 할 일이야", "여자가 살림만 잘 하면 됐지", "너는 여자인데 
        제사에는 뭐하러끼냐?", "여자가 시집도 안가고 왜 회사를 다니냐?"는 등 
        단정적으로 규제하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규제적인 표현은 
        남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남자의 경우와는 달리 여성에게 적용되는 
        범주는 여성이 있어야할 공간과 역 할을 제한한다. 특이한 것은 시어머니의 
        경우는 며느리에 대해서만은 특별히 남성중심 적 언어 행위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반면 사회의 인식이 다소 바뀌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재취업이 
        활발해짐에 따라 여성의 역할과 자리에 대한 단정적인 언급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 나, 여전히 여성의 역할 중심은 가정에 있는 것으로 규정된다. 
        인터뷰에서 한 면담자 가 독서지도교사로 나서게 되자 남편이 "그거 너무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그걸 가지 고 밥 벌어먹고 살 것도 아닌데" 라고 인정하려들지 
        않았다고 하면서 남편의 그같은 표현을 성차별이라고 주장하였다. 다른 
        면담자는 남편이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라. 

        그렇지만 가정의 굴레를 벗어나선 안된다." 라고 하면서 "근데 재미있다고 
        하니까 이 거 끝나면 딴거 더 배울거 없나 생각해 보라" 라고 말했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표현들 은 결국 여성들이 하고 싶어하는 공부가 교양이나 
        소일거리 이상으로 확대되어 직업으 로 연결됨에 따라 가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남성들이 꺼려하여 여성이 있을 자리는 기본적으로 가정에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나)여성을 공적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표현 
        <공적인 존재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표현으로 대표적인 것은 회사에서 `0양', 
        `미스0 ', `언니', `아가씨', `아줌마', `야', `너', `어이' 등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호칭은 예전에는 의식없이 사용되어 왔던 것들이고, 받아들이는 
        여성의 입장에서도 `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요새 `0양'이라고 하면 왠지 불쾌하게 느껴져요. 차라리 `000씨'라고 
        하든지." 

        "왠지 `미스0' 그런 것보다 `0양'이라고 하는 거는 격하되는 느낌이예요. 
        시대의 흐름 인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000씨' 라고 말하면서 이름 석자를 다 불러주는 
        사람이 첫번째로 호감이 가요." 

        "지금같은 경우는 `미스0' 그렇게 촌스럽게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옛날에는 호칭이 웃겼지. `미스0 언니', `미스0 언니' 뒤에 또 뭐 붙였고." 
        (00보험회사 직원 인터뷰중 대화) 
        라고 하였다. 

        이러한 호칭의 변화가 감정상의 문제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직장이라는 일터가 
        여성에게는 결혼전 잠시 머물다가는 곳으로 인식되었기에 이같은 호칭이 미혼 
        직장 여성의 대명사로 되었었다. 그러나 이제 여성에게도 직장은 평생 일터로 
        자리잡아감에 따라 이러한 호칭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한 계기는 대졸 여직원 
        들이 공채로 들어오면서부터 였다고 한다. 

        호칭에 대한 인식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지만 종전에 사용해 오던 호칭이 
        여성들의 직 장내 자기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문제도 있다. `0양', `미스0' 
        등의 호칭이 일반 사무직종에서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그러나 문제는 
        승진하여 직책이 부여될 때 발생한다. 평직원에서 승진하여 직책명을 갖게 
        되어도 0대리, 0과장으로 제대로 불 리워지지 않고 한동안 어색한 분위기에 있게 
        된다고 한다. 

        `언니' 라는 호칭은 직장여성들간에 연령서열상의 대명칭이다. 그러나 
        `언니'라는 표현 역시 직장여성들간에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000씨라고 정식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좀 
        더 다정 하죠. 그런데 `언니'는 가족 관계에 의한 것이고 가족 관계하면 봉건적 
        인 것, 가부장 적인 것이 떠오르죠. 그래서 직장내에도 가부장적인 소지를 
        남겨버릴 수 있는 거예요 . 제가 매몰찬 건지는 모르지만 그런 관념 때문에 
        `언니'라고 부르지 말자는 거예요. 

        남자 직원들끼리 `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잖아요." (00공사 직원) "여자의 
        권리를 찾으려면 직책을 불러주고 그러는게 여직원한테도 좋은 거 같아요. 
        직책을 불러줌으로써 여직원 자체도 머지 않은 장래에 자기도 그렇게 불릴 수 
        있어요. 

        `언니, 언니' 하는 건 사적인 자리에서나 그렇지 공적인 자리에서는 `0계장님' 
        하고 불러주는게 좋을 것 같아요." 

        (00은행 직원)제조업체의 경우 `아가씨'라는 표현을 여직원내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여직원이 대다수인데도 불구하고 남자 직원들이 여자 직원을 통칭하는 표현을 
        그대로 여직원내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이같은 호칭이자 
        지칭은 다른 업 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본 인터뷰에서 직장 여성 집단 가운데 호칭으로 인해 가장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 는 집단은 백화적 여직원이었다. 백화점에서는 공식적으로 남자사원들은 
        여사원한테 `미스 0' 아니면 `000씨'라고 불러주게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이 
        그렇게 안하고 "야" "너" 라고 부르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직종에 비해 백화점 여직원의 경우는 채용에서 부터 외모가 우선시 되면서 성의 
        상품화가 가장 심각한 직종 가운데 하나이고 이로 인해 여직원의 인격이 
        존중되지 않는 분위기로 인한 것이 아닌가 추측 된다. 

        이처럼 호칭 문제는 공적 관계에서 여성 하위를 강조하고 비공식성을 
        부각시키는 이외 에도 심한 경우에는 성희롱으로 번지기도 한다. 예컨대, 
        직장내에서는 호칭상의 시시 비비가 없다가도 직원 회식이나 술자리에 가면 
        여직원이 `색시'로 변칭되기도 하였다 . 한 면담자는 "색시가 끼니까 좋네"라고 
        남자 직원들이 말하여 왜 `색시'라고 하는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러한 표현이 거의 성희롱에 가까운 단어였다고 한다. 

        다)여성에 대한 비하적인 표현 
        여성에 대한 비하적인 표현 유형으로는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하는 표현, 
        재수없는 존 재로 비하하는 표현, 남자보다 하위 인격체로 표현,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 등을 들 수 있다. 

        (1)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하는 표현 
        비하적인 표현가운데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하는 표현 사례가 두드러졌다. 직장 
        여성의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의 도입으로 어느 사업장에서나 결혼후에도 계속 
        다닐 수 있을 뿐 아니라 승진이 가능하게 되면서 여성의 능력을 무시함으로써 
        애써 여성의 능력을 부인하고자 하는 표현이 보다 노골화되고 있음이 본 
        인터뷰에서 나타났다. 상징적인 속담을 인용하여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려면 
        가랭이 찢어진다'라고 빗대어 표현할 때 가 있다고 한다. 즉 여성(뱁새)이 
        아무리 노력해봤자 남성(황새)을 따를 수 없음을 시 사하고자 한 것이다. 

        전업주부의 경우는 주로 `집에서 뭐했냐' 하는 비난이 많았다. 면담자들은 
        `무식하다 '라는 노골적인 표현도 자주 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대부분 주부의 
        학력이 남편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다 보니 은연중에 이러한 표현을 하게 
        되었고, 이를 주부들은 당연시 듣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부부가 
        학력이 같거나, 아내가 말을 잘하면 "똑똑 한 여자는 싫어/ 따지는 여자는 싫어/ 
        설쳐대는 여자는 싫어"라고 비난한다고 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우리사회는 여성의 열등성이 정형화된 상태로 이러한 
        준거틀에서 여성이 벗어나는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하게 되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비난조의 제재를 받게 된다. 예를 들면 한 면담자의 말을 인용해보자. 

        "저는 여자여서 당한 게 많은데요. 예를 들어서 환경부 장관이 예전에 
        여자분이셨조. 

        황산성 장관이라고. 사무실에서 제 뒤에서 과장하고 노친네 사원들이 제가 
        바로 앞에 있는데 들으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황산성 장관이 
        거기서도 물론 그 사람 이 일을 못했던게 아니라 제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하는데 , 신문에 운다 뭐 그런 얘기가 나오고 그랬잖아요. 
        신문읽고 자기네끼리 토론하면 되 는데 괜히 큰 소리로 `아 여자한테 이런 일을 
        맡기니까 맨날 찔찔 짜고 그러지' 이러 는 거예요. 나이드신 분이 그러니까 
        부장은 `옳다거니' `맞다 맞어' 라고 큰 소리로 그러는데 앞에 있는 제가 
        얼마나 무안했었겠어요." (00공사직원) 

        (2) 재수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표현 
        재수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표현은 인격 모독에 있어 가장 상징적이면서도 
        지독한 도덕 적 금기이다. 예를 들어 최근 여성들의 자가운전이 많아 지면서 
        여성들이 제일 먼저 차별의 언어 표현이라고 연상하는 것은 "여자가 재수없게 
        앞에서 운전하고 있어. 아줌 마 죽고 싶어 환장했어?"이다. 또한 최근에 와서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침 부터 여자가 전화하고 야단이야 재수없게" 
        "아침부터 여자가 잔소리한다" 등 여자가 남자보다 먼저 나서는 것을 가장 
        금기시 했던 과거의 전통이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었 다. 이같은 금기적 
        언어표현이 한걸음 나아가 제재를 위한 언어표현으로 축약되면 "감 히 
        여자가…/감히 남자에게…/일개 여직원이…" 등 여성 전체를 통칭해버리는 
        표현으 로 바뀌게 된다. 

        (3)남자보다 하위 인격체로 보는 표현 
        남자보다 하위인격체로 보는 표현은 재수없는 존재에 대한 표현과 연결된다. 
        이러한 표현은 직장 여성보다는 전업 주부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여성을 남성의 
        뒷전에 두는 관념 때문에 집안에서 남편과 대등한 주장을 하다가 결말을 맺지 
        못하게 되면 남편이 하는 말은 "똑같이 놀려고 한다" 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같은 하위인격체로 규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주로 시어머니 
        였다. 시어머니는 같은 여자이지만 `아 들을 둔 여자'라는 점에서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군림한다. 여성들이 가장 기분나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먹는 것으로 
        인해 차별받는 것이다. 음식준비하느라 뒤늦게 먹을 것을 챙겨서 들어가는데 
        시어머니가 "누가 먹을 사람 있다고 여기 먹을 사람 없다" 라는 표현에 
        처음에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들 한다. 

        또한 여성들 스스로도 남편에게 `혼났다' 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 여성스스로 
        자신은 혼나도 좋은 인격체로 전락한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4)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 
        외모에 대한 표현은 남녀 공히 말로 하게 된다. 그러나 여성의 외모에 대한 
        정형화 방 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더욱 심하게 변질되고 있다. "왜 화장하지 
        않니?" "너는 견 적이 많이 나오겠다. 성형수술하면 일억도 모자라겠다." 등의 
        표현처럼 화장을 안해서 말듣는 경우도 있고, 화장을 많이 하면 하는대로 "쥐를 
        잡아먹었네", "한꺼풀은 덮었 다"는 등의 표현으로 어떻게 하든 외모를 부정적 
        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신체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으로는 "야! 이 
        뚱땡아 그만 좀 먹어라" "남 클 때 뭐했어 ." 등의 비하적인 표현을 들었다고 
        한다. 

        3)성차별적 언어표현의 영향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표현으로 인해 면담자들은 전에는 불쾌감과 분노를 
        느꼈지만 현 재는 대체로 포기한 상태이거나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체념은 가정 생 활에서 더 심각한 편이다. 직장 생활의 경우, 미혼 
        여성은 불쾌감을 참는 방식으로 " 결혼하게 되면 직장을 그만 두면 된다"고 
        생각함으로써 나름대로 탈출구가 있을 것이 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직장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일상적으 로 겪고 있는 성희롱의 
        표현이나 행동도 생각하기에 가벼운 것이라면 넘어가야 한다" 고 말하였다. 

        성차별적 언어 표현에 대해 면담자들은 대체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나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폭 력임을 알 수 있다. 

        언어 폭력으로 인해 여성들이 갖게 되는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여성 스스로 비하 의식을 갖는다. 여성을 낮추어 보기 위해 사용되었던 
        언어적 표현이 반복되고 강화됨에 따라 여성 스스로도 이를 받아들이게 되며 
        `자신은 늘 부 족한 죄인'으로 알게 된다. 둘째, `착한 여자, 좋은 여자' 
        이데올로기에 천착하게 된 다. 남성의 뒷전에 있어 조용히 있으면 괜찮은 여자가 
        되기 때문에 `착한 여자, 좋은 여자'가 되어 타의 모범이 되기 위해 여성 
        스스로 그렇게 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과묵하고 말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최선의 표현방식으로 포장된다. 셋째, 언어표현에 있어 자신감이 결여된다. 
        여성들의 언어표현에는 반복의 언어가 많다. 그리고 `그렇 지만…' `그거야 
        뭐…' 등 분명치 않은 표현으로 얼버무리게 된다. 넷째, 모순적이고 양면적이며 
        이중적인 생활 태도를 지니게 된다. 다섯째, 여성 비하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감의 결여와 가정내 여성역할 제한으로 인해 사회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여섯째, 문제해결을 찾을 때도 직접적인 대응 
        방식보다는 간접 대응 방식을 먼저 사용하게 된다. 

        4)성차별적 언어표현의 사회문화적 과정 

        가)사회적 통념 
        인터뷰 결과 전체를 살펴보면 성차별적 언어 관행을 굳혀가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 가운데 중요한 요인은 우리의 의식 세계를 지배하는 사회적 관습과 통념이다. 
        이러한 사 회적 통념이 언어와 관련하여 나타나는 현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여성에 대해서는 일단 여성집단 전체를 통칭하여 무시하려는 태도가 
        습관화되어 있다. 이는 여성을 주체성을 지닌 한 인간으로 보지 않아도 별 
        저항에 부딪치지 않았 던 이제까지의 사회적 관습에 기인한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여성에 대 한 전형이 있어서 이로부터 벗어나면 
        개개인의 특성과는 상관없이 규제와 제재를 위한 비난이 퍼부어진다. 둘째, 
        성차별적인 것으로 문제 제기가 가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적인 인간 
        관계로 돌리려 한다는 점이다. 이는 꼭 여성 문제가 아니더라도 사 회 문제를 
        개인 차원의 도덕과 윤리로 전가해버리는 우리 사회의 통념이 깔려있기 때 
        문이다. 셋째, 문제가 일어나도 상대방 개개인이 나빠서라기 보다는 주변 
        환경탓으로 돌려버리고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자 하는 관행이 성차별언어 
        재생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회에 만연된 의식인 
        `좋은 게 좋다'는 것이며 `약 한자가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나)가부장 이데올로기 
        다음으로 여성 차별 언어 관행의 재생산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는 기조의 
        핵심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왔던 유교 문화와 더불어 가부장 이데올로기에서 
        비롯하고 있음을 본 인터뷰을 통해 추정할 수 있었다. 첫째 우리의 언어 구조는 
        유교 문화권에서 왔다고 보여지는 세대간, 성별간의 위계 질서가 엄격한 
        연령간의 존칭 관련 단어와 조사가 발달되어 있다. 보통 남편이 부인보다 3~4세 
        이상 많은 편으로, 이러한 부부간의 연령 차이가 성차별적 언어사용을 강화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즉, 결혼 후 남편이 아내에게 차별적인 
        언어사용을 한다하더라도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항의할 수 없고 더구나 
        남편에게 항의할 수 없도록 키워졌기 때문에 웬만하면 불만이 있어도 참게 
        된다. `시집가서 벙어리 3년'이 성차별적 언어 문제와도 관련있었을 것 임을 
        연상하게 될 뿐 아니라 오늘에 이르기까지 `벙어리 3년'은 시집과 부부생활에 적 
        용되고 있었다. 

        둘째, 가부장 사회에서 생산되는 언어는 자연히 남성 경험 중심적인 언어로 
        구성되며 이 과정에서 여성 언어는 배제되고 소외된다. 여성 경험 중심의 
        언어는 수다나 잔소 리로 치부하고 여성의 소리가 담장 넘어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통제되었다. 결과 적으로 여성은 공적인 언어영역에서의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사회 통제적인 언어 표현을 반복함으로써 
        이같은 인식을 강화하여 왔다. 이러한 반복 과정 이 바로 성차별적 재생산 
        구조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성별 분업이 분명한 사회였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 활동과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 면서 성차별적 억압 구조가 두드러지게 되고 이러한 여성 억압적인 
        표현이 곧 성차별 개념으로 이어져 이로 인한 갈등이 커지고 있음이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인터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듯이 예전의 상태라면 같은 말이라도 여성들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왔고 당연히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언어로 인한 갈등이 
        그다지는 심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전반적인 사회 구조가 남녀 
        평등이라는 지렛대에 의해 저울질 되면서 여성들의 성차별 의식 민감도가 높아져 
        가고 있으며, 이러 한 경향이 언어에도 당연히 작용되어 언어 사용에 따른 갈등 
        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오 랜 세월동안 사회 통념과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아 왔던 
        것이라 갈등의 소지는 많으나 여 전히 해결점을 모색하기에 더딘 것이 언어임을 
        여성들도 잘알고 있어서 쉽게 체념하고 있다. 


        2.`글' 사용에 나타난 성차별적 서술방식 

        가.조사 방법 

        공적 언어를 유포하고 있는 매체를 대상으로 분석할 경우 텍스트는 소설, 
        교과서, 신 문기사 등의 인쇄매체와 TV방송드라마, 광고 등의 시청각매체에 
        이르기 까지 다양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일반성과 대중성, 현실성을 두루 
        갖추고 대중매체로서 파급 효과가 큰 일간지의 여성관련신문기사를 대상으로 
        텍스트 분석을 하였다. 

        분석을 위한 텍스트 자료로는 한국여성개발원이 매달 발행하고 있는 
        「신문기사자료집 」 12권(1995년 4월호~1996년 3월호)을 사용하였다. 
        「신문기사자료집」에 수록되는 여성 관련 기사는 권당 평균 180여건 정도이다. 

        분석의 틀은 주로 영어권 국가에서 발행되고 있는 `비차별적 언어사용 
        지침'(guideline on non-sexist language use)의 틀을 토대로 하여 
        「신문기사자료집」 1996년 4월 호를 예비분석한 다음, 한국어에 적합한 틀로 
        수정하여 분석 지침을 만들어 「신문기 사자료집」 1년치 분량에서 성차별적 
        표현 사례를 발췌하였다. 발췌된 사례를 중심으 로 또다시 분석틀을 수정하여 
        사례를 재분류하는 단계를 거쳤다. 

        성차별적 언어 사례 발췌를 위한 분석 틀은 <표 2>와 같다. 

        나.분석결과 
        위와 같은 분석 틀로 신문기사를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3.성차별적 언어 사용의 핵심 담론 

        앞에서 언급된 성차별적 표현을 유형으로 정리하다 보면 우리 사회는 
        남성중심의 사회 에 적합하도록 여성의 역할을 통제하기 위해 사회화 과정에서 
        언어적 표현을 강화하였 고, 그 통제 기능의 수단으로서 언어가 여성에 대한 
        차별 관행을 굳혀나가는데 기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표 2> 성차별적 언어사례 분석틀 
        ---------------------+--------------------------+-------------------------- 
        분 류 | 내 용 | 영 향 
        ---------------------+--------------------------+-------------------------- 
        1.여성에 대한 불필요 | | 
        한 수식어나 서술 | | 
        가)이차적 존재로서 |가)독보적인 여성, 뛰어난 |가)남성은 판단의 기준이자 
        의 여성 | 여성으로 취재된 대상이 | 모델이며 완전한 존재로 
        | 오히려 남성중심 사회 | 상정되어 왔기 때문에 
        | 에서 희귀한 존재, 튀는 | 남성의 기준에 비추어 
        | 여성 등으로 표현되는 | 여성은 부족하고 불완전 
        | 방식 | 한 존재로 비교되어 버림 
        나)불필요한 잡담적 |나)주로 독자들의 감정에 |나)성에 대한 불필요한 
        (gossip) 서술 | 호소하기 위해 사용되는 | 수식어나 서술은 특정 
        | 서술, 가족관계에 대한 | 집단이나 개인을 지나 
        | 지나친 서술 (특히 남편 | 치게 규정함으로써 객관 
        | 에 대해), 결혼상태에 | 적인 인상에 차이를 일으 
        | 초점을 둔 지나친 서술 | 키거나 유별난 것으로 
        | (특히 미혼일 경우),외모| 만들어 버림 
        | 에 대한 불필요한 서술, | ·가족관계,결혼상태 등에 
        | 비하적으로 표현되거나 | 지나치게 초점을 둠으로 
        | 성적 대상화하는 서술 | 써 여성은 사회활동에서 
        | 방식 | 도 공적 존재로서 보다는 
        | | 사적 존재로 부각되어 
        | | 버림 
        | | ·여성은 비하되어도 당연 
        | | 한 것으로 여기게 됨 
        ---------------------+--------------------------+-------------------------- 
        2.정형화된 역할 분리 | | 
        적 서술 | | 
        가)역할분리적 수식어|가)여성을 단지 결혼상태에 |·성을 근거로 하여 인간 
        나 서술방식 | 정체성을 두는 것으로 | 행동에 정형화된 평가를 
        | 묘사되는 방식. 결혼상태| 드러내게 하는 언어사용 
        | 가 직업활동에서 중요한 | 을 가리키는 것으로 특징 
        | 것은 아님. 그같은 관행 | 집단의 개인특성은 무시한 
        | 자체가 차별적이라 할 | 채 집단 소속인이 똑같은 
        | 수 있음 | 성격을 공유하고 있는 것 
        | △여성,남성성이라는 정형 | 으로 인상받게 함 
        | 화된 역할분리적 수식어 |·활발한 사회진출에 따라 
        | 사용 |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 
        | △여성성,남성성이라는 | 이 부가됨과 동시에 여전 
        | 이분법적 역할 수식어 | 히 여성의 역할기반은 
        | 사용 | 가정에 둠으로서 슈퍼우먼 
        | △기,미혼여성에 대한 정형| 컴플렉스 같은 현상을 
        | 화된 역할 수식어 사용 | 만들게 되고, 그로인해 
        | | 여성에 대해 현실 이상의 
        | | 역할을 강조하게 됨 
        ---------------------+--------------------------+-------------------------- 
        3.여성을 배제하거나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 |·남성적인 성 대명사를 
        불가시적으로 표현 | 반영 등과는 달리 여성 | 총괄적으로 사용함으로써 
        | 이라는 개체자체에 대한 | 교육,행정,사업,정치 
        | 표현을 아예 문자화하지 | 세계가 남성에게만 속해 
        | 않음으로 인해 여성을 | 있는 듯한 인상을 주게 
        | 제외, 배제하거나 있으나 | 되며, 여성이 특정분야 
        | 마나한 존재로 생략하는 | 에서 일하게 되면 유별난 
        | 경우 | 사람으로 평가받게 됨 
        |·우리 언어에서는 글 보다 | 
        | 는 그림 사용에서 두드러 | 
        | 짐 | 
        ---------------------+--------------------------+-------------------------- 

        <표 3> '글'사용에 나타난 성차별적 서술방식 
        -----------------------+--------------------------+------------------------ 
        분 류 | 내용 효과 | 
        -----------------------+--------------------------+------------------------ 
        1.여성에 대한 불필요한 | | 
        수식어나 서술 | | 
        가)이차적 존재로서의 |가)·남성 못잖은/남자도 하|가)남성은 판단의 기준이 
        여성 | 기 힘든/남성이 아닌 | 자 모델이며 완전한 
        ·독보적인 여성,뛰어 | 여성으로서/남성의 | 존재로 상정되어 왔기 
        난 여성으로 취재된 | 고유영역으로 여겨진 | 때문에 남성의 기준에 
        대상이 오히려 남성 | ·보통 여자들은 근접하 | 비추어 여성은 부족하 
        중심 사회에서 희귀 | 기 힘들어 보이는/여성| 고 불완전한 존재로 
        한 존재,튀는 여성 | 에게 험한 일 | 비교되어 버림 
        등으로 표현되는 | ·희귀한 존재로만 여겨 | 
        방식 | 졌던 | 
        | ·여걸/여장부/맹렬여성/| 
        | 우먼파워/첫여성/여성 | 
        | 최초 | 
        나)불필요한 잡담적 |나)·남편의 후광이 넉넉 |나)·성에 대한 불필요한 
        (gossip) 서술 | 하다 | 수식어나 서술은 
        ·주로 독자들의 감정 | ·알뜰한 안살림꾼 모습 | 특정집단이나 개인을 
        에 호소하기 위해 | 이다 | 지나치게 규정함으로 
        사용되는 서술 | ·립스틱 칠한 입들의 | 써 객관적인 인상에 
        ·가족관계에 대한 | 실전을 지켜보는 재미 | 차이를 일으키거나 
        지나친 서술(특히 | 를 갖게 됐다 | 유별난 것으로 만들 
        남편에 대해) | ·여성판쓸이 내각 | 어 버림 
        ·결혼상태에 초점을 | ·일에 미친 여자 | ·가족관계,결혼상태 
        둔 지나친 서술 | ·시를 쓸 재주도 없는 | 등에 지나치게 초점 
        (특히 미혼일 경우) | 허영심 많은 여성들 | 을 둠으로써 여성은 
        ·외모에 대한 불필요 | ·빼어난 열변과 미모에 | 사회활동에서도 공적 
        한 서술 | /예쁘고 어린 여직원/ | 존재로서 보다는 
        ·비하적으로 표현하거| 마냔 앳되어 보이는 | 사적존재로 부각되어 
        나 성적 대상화하는 | | 버림 
        서술 방식 | | ·여성은 비하되어도 
        | | 당연한 것으로 여기 
        | | 게 됨 
        -----------------------+--------------------------+------------------------ 
        2.정형화된 역할분리적 | | 
        수식어 및 서술 | | 
        가)역할 분리적 수식어 |가)·여학생 강좌/여성용 |·성을 근거로 하여 인간 
        나 서술방식 | 교과목 | 행동에 정형화된 평가 
        | ·아버지는 밀린 업무를 | 를 드러내게 하는 언어 
        | 처리한다. 어머니는 | 사용을 가리키는 것으 
        | 주문형비디오 가정요리| 로 특정집단의 개인특 
        | 비디오 강좌를 보는 | 성은 무시한 채 집단 
        | 것이 가능해 진다. | 소속인 똑같은 성격을 
        | ·아버지는 도덕의식을, |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 어머니는 조화지혜를 | 인상받게 함 
        | ·사소한 것에서 편리함 |·활발한 사회진출에 따라 
        | 을 찾는 여성의 섬세함|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 
        | 이 더욱 요구될 수 밖 | 이 부가됨과 동시에 
        | 에 없을 것 | 여전히 여성의 역할기반 
        | ·농업계 고교에서 남학 | 은 가정에 둠으로서 
        | 생 보기가 힘들어졌다.| 슈퍼우먼 컴플렉스 같은 
        | 이러다가 농고가 '처녀| 현상을 만들게 되고, 
        | 농군'만 배출할 판이다| 그로 인해 여성에 대해 
        | ·결혼도 미루었다/소녀 | 현실 이상의 역할을 
        | 시절 실연의 아픔을 | 강조하게 됨 
        |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 
        | 그녀는 아직 미혼이다/| 
        | 공부하느라 결혼못했죠| 
        나)성차별적 의미를 |나)·(형용사)가녀린/연약한| 
        강화시키는 형용사, | /기센/드센/당찬 | 
        조사,부사 등 어휘 | ·(조사)-도/-만큼이나/ | 
        사용 | -조차/-치고/-까지- | 
        다)관례적 짝짓기 용어 | 같은 | 
        사용 |다)·남자,여자/아들,딸 | 
        라)직업관련 특정 지칭 |라)·여학생,여대생,여교수,| 
        어 사용 | 여직원,여의사,여류작 | 
        | 가,여군,여승무원,여과| 
        | 학자,여생도,여자기관 | 
        | 사,여성대사,여성채권 | 
        | 부로커 등의 여성직업 | 
        | 관련 특징 지칭어 사용| 
        -----------------------+--------------------------+------------------------ 
        3.여성을 배제하거나 | | 
        불가시적으로 표현 | |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우리 언어에서는 글 보다 |·남성을 대표로 사용함 
        지 반영 등과는 달리 | 는 그림 사용에서 두드러 | 으로써 교육,행정, 
        여성이라는 개체자체 | 짐 | 사업,정치세계가 남성 
        에 대한 표현을 아예 | | 의 전유영역인 듯한 
        문자화하지 않음으로 | | 인상을 주게되며, 
        인해 여성을 제외, | | 여성이 특정분야에서 
        배제하거나 있으나 | | 일하게 되면 유별난 
        마나한 존재로 생략 | | 사람으로 평가받게 됨 
        하는 경우 | | 
        -----------------------+--------------------------+------------------------ 

        그 가운데 `여자가…' `여자는…'으로 시작되는 상징적 화두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대 한 가장 강력한 통제수단으로 사용되는 강요된 금기와 제약이다 
        (김열규,1995). 본 인터뷰에서 면 담자들이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들어온 표현도 
        이같은 `여자가…', `여자는…' 등의 말이었다고 한다. 면담자들이 사례로 예를 
        든 표현들은 다음과 같다. 

        .여자가 저러면서까지 다녀야 되냐 
        .여자애가 왜 그렇게 빳빳하니/ 여자애가 그렇게 바락바락 대드냐 .여자는 
        암만 그래도 소용없어 
        .여자가 받으면 얼마나 받는다고 
        .여자가 시집도 안가고 

        이러한 표현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 보편의 것들이긴 하지만 여성들의 
        위치에 따라 그들에게 가해지는 표현은 달라진다. 가령 직장 여성들에 대해서는 
        결혼하지 않 고 직장을 계속 다니게 될 때 주위의 제재가 가장 심하다. 다음은 
        여성 능력에 대한 불신이다. 이는 특히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고학력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 성화되고 있는 이 때 우리 사회에 이제껏 팽배해 있던 
        여성 비하 의식을 여성 동료 또 는 여성 부하 직원, 여성 상사에게 
        전가시킴으로써 경쟁 사회에서 여성을 어떻게 따돌 리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표현으로 인해 여성들은 자존심에 상처 를 입게 되고 
        `치사해서 못다니겠다' `결혼이나 해버리고 그만 다녀야지'라는 결론으 로 
        이어지게 한다. 

        전업 주부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가정이란 틀에 맞게 살아가도록 늘상 여성이, 
        주부가 있어야할 자리를 확인시키는 표현이 가장 많다. 그 다음은 여성의 
        존재를 항상 남편 이라는 남성의 뒤켠에 두어야하고 남성보다 능력면에 있어 
        열등함을 강조하는 표현이 많다. 심지어는 재수없는 존재로서 낙인찍음으로써 
        여성을 더 이상 옴싹 달싹할 수 없는 개체로 떨어뜨려버린다. 

        `말'사용에 있어서의 성차별 작동 체계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제방식 
        이었다면, 이같 은 사회적 통제방식이 `글'사용에 있어서는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여성의 존재 자체를 정형화된 틀로 규제하고 비하하고자 하는 담론은 
        유사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 다면 매체로서의 기능상 `말'이 직접적인 
        표현방식이라면 `글'은 간접적 표현 방식으 로 성이 차별화되는 방식에 있다. 

        `글' 사용을 알아보기 위해 본 연구에서 채택된 텍스트가 신문기사여서 다른 
        매체에 비해 공공성이 높은 편이었으므로 일상적인 `말' 사용과는 달리 
        절제되어 있어 비교 대상으로 적합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 
        담론으로서의 신문 기사를 통해 성차별 담론이 `글' 사용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글'에서 성차별화가 작동하여 나타나는 표현 방식은 다음과 같이 범주화할 수 
        있었다 . 

        △남성이 중심이자 기준이며 주체로 상정됨에 따라 여성은 부족하고 불완전한 
        이차적인 존재로 비교된다. 
        △성에 따른 사회적 역할에 대한 정형화된 이미지를 표출한다. 
        △여성비하, 경시가 가십화되어 서술된다. 

        이러한 담론의 구성 방식은 남성이 기준이고 여성은 이에 덧붙여 특질을 지닌 
        존재로 지칭됨에 따라 그 사회적 의미는 이차적인 존재로 하락되면서 부정적 
        이다. 또한 여성에 대한 일반적이고 일방적인 언술의 반복을 통해 여성들의 
        실제보다는 남성과의 대조를 극화시킴으로써 정형화된 남성/여성상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한편에서는 여성을 대 부분 하찮은 것으로 무시하고 열등한 것으로 
        상정하며, 성적인 함의나 여성성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이같은 담론이 신문이라는 공적 매체를 통해 유포됨에 따라 신문,방송 등의 
        언론매체 는 성별 이데올로기의 실천도구로 자리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사회구성원에게 유포된 담론은 내면화되고 변용되어 일상의 언어로 표현되는 
        연결고리가 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 시도된 말, 글 사용에 나타난 성차별 언어 사용의 실태 분석 
        결과를 `성과 언어' 관련 연구라는 큰 줄기에서 비교하여 보면 첫째, 성차별적 
        담론이 사회 구성원에게 작동하는 체계 자체는 전체 연구경향과 유사 하나 
        언어구조 차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표현되는 유형은 다소 다르다. 즉 외국 문헌에 
        서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남성대표형 (대)명사나 호칭이 우리 언어에서는 
        발달되지 않아서인지 이들 쟁점이 우리 언어에서는 거의 수집되지 않아 이를 
        유형화하지 않았다 . 

        둘째, 본 연구는 이제까지의 언어 연구의 큰 해석 기준이었던 성차별에 초점을 
        둔 여 성 결핍이론의 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차이 
        이론(different theory)의 관점에서 진행되었더라면 좀 더 긍정적인 언어 개혁 
        논의 쪽으로 대안을 제 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여성의 언어에 
        대한 재평가 문제를 적극적으 로 논의하는 연구들이 진행되면 차이 이론에 
        근거한 언어 개혁 대안들이 다양하게 개 진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성별 이분법적 고정 관념과 특정 언어 형태를 순환적으로 관련시키는 
        접근을 함 으로써 우리 언어에서 성차별적 언어가 재생산되는 순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러나 언어 연구에서 최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언어 
        수행을 대상으로 복합적인 의사 소통 과정에서의 참여양식, 내용과 주제의 
        흐름, 의미의 구성 등 체계적인 접근 은 연구 범위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성희롱 문제가 사회 문제로 제기되면서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성차별적 
        의미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논의는 문제 제기 
        차원에서 중 요하다.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휘, 구문, 의미 등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전달 내 용 이외에 보다 포괄적이고 맥락화된 의미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담론 차원의 분석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문어나 구어는 아니지만 
        의사 소통 과정에서 남성중심적 의미 를 전달하는 이미지 문제 역시 언어 
        자체보다는 의사소통 전반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중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말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 

        이와 함께 실제적인 언어 개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성차별적 언어와 
        사회성원들의 의 식과 행동의 관계, 사회구조적 불평등과의 관련성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 언 어 연구가 축적되어가는 가운데 이같은 논의 역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Ⅳ. 결론 및 제언 

        성차별적 언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여성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표현으로서 
        반말이나 욕설을 떠올리게 된다. 본 연구 결과, 여성들은 △여성을 비하하고 
        경멸하거나 모욕 감을 주는 표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규정하는 속어, 
        이외에 △여성의 전통적 역 할을 강조함으로써 여성의 위치를 규정하는 말, 
        △남성 또는 여성끼리의 비교를 통해 열등감을 조장하는 말을 들을 때 
        성차별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 사용에서는 성 고정 관념과 편견이 정형화된 서술 방식으로 표현되고 
        매체를 통 해 유포됨으로써 공적 담론으로서의 `글' 사용이 여성 차별을 
        지속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성평등사회를 지향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의 일환으로 일상 언어를 점검해보기 
        위해 현 단계에서의 주요 목표는 먼저 언어와 직접 관련있는 성차별 어휘의 
        발굴과 함께 언어 표현 전후의 맥락에 담겨있는 성차별적 담론을 밝혀내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도 지적 되었듯이 성차별의 어휘 자체가 크게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로 지적된 어휘만을 따로 놓고 보면 `그것이 무엇이 어떻다는 
        것인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또한 영어권 언어에 비해 우리의 언어는 
        어휘 자체가 특별히 성차별이라고 지적할만한 것 이 많지 않다. 

        그러나 어휘와 수식어, 서술어를 둘러싸고 있는 전후 맥락상의 의미를 
        들여다보면 성 차별의 사회구조가 언어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언니' `아 가씨' `아줌마' 등의 어휘 자체에 무슨 차별이 있을 수 
        있는가? 하지만 이러한 어휘를 둘러싸고 있는 언어의 문맥이 문제이며 그 
        문맥이 전달하는 담론적 효과가 왜곡된 성 불평등 의미를 강화한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 사용에 숨겨져서 성차별로 정형화된 고정 관념을 의식하고 사례를 
        발굴하 며 언어를 탈구성화하는 작업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이러한 작업은 성평등의 언어지향을 위한 대안모색과 실천으로 당연히 이어져야 
        할 것이며 동시에 진행되어야하는 과제이다. 

        앞으로 언어 사용과 관련한 성차별 개선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 면서 실천 주체별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 
        | 외국의 실천 사례 | 
        +------------------+ 
        ① 신문, 잡지, 출판사의 노력 : 
        - Scott, Foresman & Co.는 1972년 Guidelines for Improving the Image of 
        Women in Textbooks을 발표했고 McGraw-Hill은 Guidelines for Equal Treatment 
        of the Sexes of McGraw-Hill Publications을 발간하여 1974년 정부 기관, 교육 
        기관, 언론매체 뿐 아니라 개인 저자들에게 배포하였다. 또한 Harper & Row, 
        Publishers는 1980년 The Handbook of Nonsexist Writing을 발간하였다가 1988년 
        수정본을 재발간하였다. 

        ② 대학에서의 노력 : 
        - 호주 University of Adelaide 교수협의회, 뉴질랜드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 gton 평등고용위원회 등에서 「비차별적 언어사용을 위한 
        지침」(Guidelines of Non-Discriminatory Language Use)을 팜플렛 또는 
        북릿(booklet:팜플렛 보다는 두꺼운 형태의 출판물) 형태로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③ 정부의 노력 : 
        - 호주 여성지위위원회는 1983년 미디어에서의 성차별 개선 지침을 
        발표하면서 그 중 언어관련 지침을 포함하였다. 
        - 미국 노동부는 1977년 노동부가 발간하는 「직명사전」(Dictionary of 
        Occupational Titles)에서 새로운 직명으로 남녀분리형, 남성대표형 대신 
        중성적 통합형의 용어를 채택하는 등 공적인 영역에서의 성차별 언어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도하였다. 
        ④ 사회 단체의 노력 : 
        - 매스미디어 모니터 활동 단체로 알려져 있는 미디어 워치(MediaWatch)는 
        1990년 일상 언어의 영향력에서부터 출발하여 성차별 언어에 대한 인지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훈련 과정으로서 「성차별 언어 웍샵」(Sexist Language 
        Workshop) 자료를 개발하였다 . 

        ⑤ 여성계의 노력 : 
        - 사회언어학 내에서 언어와 성 분야에서 성차별 언어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가 운데 1960년대 여성 운동과 여성학의 활성화에 힙입어 
        페미니스트 언어학자들의 연구 가 다양하고도 폭넓게 시도되는 가운데 성평등을 
        향한 개혁 논의가 1970년대 가장 활 기를 띠었다. 페미니스트 언어학내에서는 
        크게 성차별적 언어(sexist language)와 여성 언어(women's talk)로 갈래를 
        이루면서 언어적 실천 논의가 활발하게 개진되었다( Roman & Miller, 1994). 
        실천의 차원에서는 성평등의 관점에서 남성우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언어를 
        중성화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비차별적 언어 개선의 노력이 돋보였 다. 
        한편에서는 문화 전반에 걸쳐 여성들만의 특성을 되찾기 위한 작업이 활발해지면 
        서 여성 언어 되찾기의 일환으로 여성 글쓰기가 확산되었다. 

        외국에서 일어났던 언어 개혁의 실천 노력을 보면 1970년대, 80년대 성평등을 
        향한 언 어 개혁 논의가 논의의 수준을 넘어선 현실유관성을 지닌 실천의 
        차원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음을 알게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러한 언어관련 
        논의와 실천은 거의 없었 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언어 자체가 
        불어,독어,영어처럼 남성어와 여 성어가 분리되어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언어학 
        자체의 미분화에 기인하고 있다. 

        여성운동 차원에서 언어 관련 논의는 1992년 `또하나의 문화'가 「여자로 
        말하기 몸으 로 글쓰기」를 발간하면서 여성의 정체성 재발굴이라는 측면에서 
        여성적 글쓰기를 촉 발하는 계기가 되어, 여성 소모임 중심으로 이같은 작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여성적 글쓰기는 종래의 남성 중심적 글쓰기에 도전하고 여성으로 하여금 
        타자성의 정 체성을 벗어나 글쓰기의 주체가 되게 하며 또 여성언어를 새롭게 
        창출해내고 의미화하 는 중요한 시도(이영자, 1993)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 개혁의 차원에서 볼 때 여성 언어의 재해석 작업, 비차별적 언어 
        사용을 위한 지침 개발, 그리고 일상의 여성 삶을 규정짓는 언어 사용으로 인한 
        폐해를 인식 하고 이를 지적해 내는 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그 동안 여성운동이 거둔 성과중의 하나인 통합적 접근 
        방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차별 적 언어사용을 위한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실천 주체인 여성을 중심으로 언 어가 여성에 대해 차별적인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음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훈련이 언어 개혁을 
        위한 대중적 접근 방법으로 유효한 시점에 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즉 언어 
        선택에 예민해짐으로써 자신의 사고 과정을 모니터하게 되고 가부장적 사고 
        방식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실천 
        주체별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 
        |실천 주체별 노력 과제 | 
        +----------------------+ 

        ① 여성 단체 및 사회 단체 
        기존의 모든 여성 의식 프로그램에 `성차별 언어 인지' 관련 내용을 포함할 
        것을 제안 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집단 인터뷰 결과에서도 제시되었듯이 여성에 
        대한 언어상의 차별은 여성 비하적인 표현이나 욕설 뿐 아니라 여성의 역할과 
        위치를 규정짓는 언어 표현으로 인해 여성의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 한 결과는 여성 스스로에 대한 비하, 열등감, 
        체념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는 여성 운동에 있어서 가장 장애가 되는 
        요인이기도 한 점을 고려하여 단체의 프로그램 실무 자는 프로그램 작성시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반영하여야 한다. 

        한국여성개발원 `96 연구보고서 200-17 「성차별적 언어사용에 관한 
        연구」에서 예시 한 `성차별적 언어 변화를 위한 지침'(팜플렛용 지침, 워크숍용 
        자료, 모니터링용 지 침)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단체 소속의 주부모임, 
        직장인 모임에서 `성차별적 언어 인지 높이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워크숍자료를 활용하여 함께 토론하며, 후속 프로 그램으로 성차별 표현 언어 
        표현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반을 만들 수 있다. 

        ② 직장 여직원회 및 노동 조합 
        직장 여성 대상의 집단 인터뷰에서 면담자들은 호칭 사용상의 문제를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였고 이에 대한 지침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인터뷰 결과 성차 별적 언어 사용으로 인해 직장 여성에게 가장 폐해가 되는 
        부분은 `그저 말일 뿐'이라 가볍게 개인적인 것으로 넘기면서도, `나하나 
        직장을 나가버리면 그만이지 뭐'라고 결론지어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개인적 생각은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자 하는데 가장 큰 장애 요인중의 하나가 
        된다. 직장내 구조적인 성차별적 고용 관행 뿐 아니라 "000씨 아직도 
        다녀?"라는 말 역시 일상의 성차별 관행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직장내 여직원회 또는 노동조합은 성차별 언어 사례를 접수하고 그같은 
        언어 사용으로 인해 여성들의 정체감 형성에 얼마나 폐해를 주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를 나 누고 사례를 정리해 내는 프로그램을 시도하여야 한다. 

        ③ 정부 
        성차별적 문화 관행이 지속되는 한 언어 개혁만으로는 변화하기 어려운 요인 
        중의 하 나가 언어 공동체내의 고위 집단이 성평등적 가치를 채택하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Labov 1972). 언어 개혁이 사회적으로 
        의식화된 여성들 사이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 최고위 집단이 
        성평등적 가치를 보이지 않는 한 이러 한 혁신은 비난받을 소지를 안고 있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정책은 영향력있는 집단을 주 대상으로 하여 성차별 언어 
        개선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예컨대 호주 여성 지위위원회가 시도했던 
        미디어에서의 성차별 개선 지침에서 언어 부문을 포함시키는 작업, 공공 
        기관에서부터 비차별적 언어 사용을 위한 시도해가기 위한 지침 활용, 각종 정부 
        발행 간행물에서 성차별적 표현 바꾸어 나가는 작업 등을 제안한다. 


        《 참 고 문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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