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정을 통한 남녀관계의 재생산과 강화:한국의 예
        저자 이은주
        발간호 제055호 통권제목 1998년 제2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첨부파일 12. 결혼과정을 통한 남녀관계의 재생산과 강화 ; 한국의 예_이은주.pdf ( 5.67 MB ) [미리보기]

        *주) 본 논문은 1998년 3월 독일 괴팅엔 대학교 (Georg-August-Universit t G  
        ttingen) 사회과학 대학에 제출된 박사학위 논문을 요약한 것이다. 논문의 원 
        제목은 “Heirat und Geschlecht. Die Reproduktion und Verfestigung des 
        Geschlechterverh ltnisses durch den Heiratsproze - am Beispiel 
        Koreas”이다. 

        <목 차> 
        Ⅰ. 문제제기 및 이론적 배경 
        Ⅱ. 결혼,부부,가족의 이해에 있어서의 한국사회와 서구사회의 차이 
        Ⅲ. 연구방법 
        Ⅳ. 연구결과 
        Ⅴ. 맺음말 


        I. 문제제기 및 이론적 배경 

        본 연구는 결혼과정의 연구를 통하여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남녀관계의 성격을 
        규명해 보고자 하는 관심에서 시도되었다. 본 논문은 80년대 이후 계속되어온 한 
        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사회적, 법적 지위의 변화나 개선이 전통적 남녀관계의 변화 
        를 의미하는가 혹은 의미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제기 속에서 현대화된 한국사회 
        에서 남녀관계는 여전히 전통적 관계에 기초하고 있다는 테제에서 출발한다. 
        본 논문에서는 결혼과정의 범위를 결혼식뿐만 아니라 배우자 만남, 결혼준비, 결 
        혼의식의 상징적 의미와 결혼초의 공동생활까지를 포함시켜 정의하고 있다. 그렇 
        다면 왜 한국사회의 남녀관계의 성격규명을 위한 연구대상이 결혼과정인가? 이러 
        한 질문은 우선 남성과 여성의 생애모델의 차이에 대한 관심과 관련된다. 남성과 
        여성의 생애에 대한 서구의 몇가지 연구들은 오늘날 남성과 여성의 생애모델이 
        유사해지고 있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생애를 직업중심의 남성의 생애와 동 
        일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orensen 1990). 한국사회에서의 직업여 
        성의 70%가 미혼여성임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남녀의 생애 모델의 차이는 우리 
        사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 질 수 있다: 왜 대다수의 여성이 결혼후에 그들의 직 
        업을 포기하는가? 그러한 사실이 여성들의 생애에 있어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가? 
        이러한 연관관계 속에서 직업중심의 남성 생애와는 다른, 여성 생애 모델을 결 
        정할 수 있는 단계로 우선 결혼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결혼과정과 
        관련하여 다음의 질문들을 제기할 수 있다: 여성과 남성이 결혼에 대하여 구체적 
        표상을 가지고 있는가? 여성과 남성들이 결혼 후에 똑같은 삶을 살게 되는가? 그 
        들이 결혼식 후의 공동생활에 대한 표상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여성들이 남성 
        들과 다른 삶을 살게된다면 결혼 후에 어떤 다른 경험을 하게되며, 또 어떤 변화 
        를 겪게 되는가? 이같은 여성이 남성과는 다른 생애를 겪게된다는, 또 그것이 결 
        혼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라는 전제는 지위변화에 근거한 생애이론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본 연구의 주요한 첫 번째 이론적 틀은 생애이론 
        (lebenslauftheoretisches Konzept) 이다. 
        본 논문의 관심은 여성위치의 외형적, 제도적 개선에 있기 보다는 그 내면에 여 
        전히 남아 있다고 전제되는 전통적 규범이나 가치 그리고 의식에 있다. 제도적, 외 
        형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차별의식은 혼수시비 
        등의 사례에서 여전히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본 논문에서는 생활영역에서 당연 
        함으로 받아들여지며 행위와 사고형성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의례속에 담긴 상징 
        적 표현형태를 연구하고자 한다. 이 연구를 위한 이론적 기반은 의례이론 
        (Ritualtheorie) 으로서 어떤 남녀관계에 근거한 상징적 문화가 결혼과정의 의례수 
        행에 나타나는가 하는 점이 연구되어진다. 
        이같은 여성의 생애단계에서의 결혼과정의 의미, 상징적으로 표현된 의례형태의 
        연구는 계속적으로 결혼과정을 통한 남녀관계의 재생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다. 이를 위하여 결혼초의 일상생활에서 남녀관계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점이 연구되어 진다. 이 연구는 결혼문화 속에 상징적으로 표현된 남 
        녀관계가 결혼생활에서 계속 재생산되고 강화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전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차원, 즉 남녀관계라는 구조적 차원과 실천이라는 개인 
        의 행위 차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분석수준에서 볼 때 그 두 차원은 서로 연결되 
        지 않는 것이다. 두 차원의 연결 가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이론적 틀로서 
        Pierre Bourdieu의 ‘하비투스 개념’ (Habituskonzept) 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Bourdieu의 Habitus 개념이 남녀관계라는 한 사회의 지배질서의 재생 
        산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혼문화 속에 담긴 남녀관계에 근거한 상징적 질 
        서와 결혼생활에서의 남녀관계에 근거한 실천의 연관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가능 
        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Bourdieu의 사회연구의 근본적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에 의하여 생산되는 질서를 밝혀 보려는데 있었다. 그의 연 
        구에서는 상징적 표현형태와 사회구조의 관계, 무엇보다 지배관계 재생산을 위한 
        상징적 질서의 의미가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설명 
        력 있는 개념으로 하비투스 개념이 등장한다. Bourdieu에 따르면 ‘하비투스는 객 
        관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실천형태의 생산원리이며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구별체 
        계’ 인 것이다 (Bourdieu 1982: 277). 하비투스는 계급에 따라 특징적으로 나타나 
        는 존재조건의 내면화를 통해 생겨난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의 내면화를 통하여 
        특정한 행위형태를 실천하고 특정한 종류의 인지와 가치를 받아들이는 성향들이 
        (Dispositionen) 형성된다. 실제 Bourdieu 자신은 현대사회의 계급관계에 의거한 
        문화적 분석에 하비투스 개념을 사용하였지만, 그의 이론을 사회 불평등의 수직적 
        차원에서만 보지않고 수평적 차원에서의 남녀관계에 적용시킨다면 한 사회내의 
        남녀관계의 재생산을 위한 유용한 설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도는 
        Beate Krais의 연구를 참고할 것: Krais 1993). 



        Ⅱ. 결혼, 부부, 가족의 이해에 있어서의 한국사회와 서구사회의 차이 

        결혼과정이 전통적 남녀관계에 근거하여 수행되고 있다는 전제는 결혼, 부부 그 
        리고 가족의 이해에 있어서 한국사회와 서구사회의 모습이 외형적 유사성을 띠고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논의를 불러 일으킨다. 
        지난 20년간 대부분의 서구 산업 사회에서는 결혼, 부부, 가족과 관련하여 많은 변 
        화를 겪었다. 이 변화를 설명하는 테제는 다양하지만 그 현상은 다음과 같이 공통 
        적으로 설명되어진다: 동거형태의 공동생활이 급증하였고 결혼연령이 늦어졌으며 
        결혼비율이 감소되었고 편부모 가족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개인화 테제 
        (Individualisierungsthese) 에서는 가족형태의 다원화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족형 
        태는 다양한 역할구성 (부모가족, 모자가족, 부자가족)과 가족형성 과정 (출생, 입 
        양, 이혼, 배우자 사별, 재혼등)의 조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구 산업 
        사회의 새로운 생활형태 (공동주거 형태, 동거형태, 독신생활 형태)의 부상은 결혼, 
        가족생활의 전통적 과정 (사귐-약혼-결혼-자녀출생)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오는날 결혼의 동기, 부부의 의미 그리고 부모됨에 대한 표상이 전통적 
        사고와는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가족, 결혼형태의 변화도 외형적으로는 서구사회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함인희 1993). 그러나 개인과 집단의 행위와 행동을 근거지우는 한 사 
        회의 내적 가치와 규범의 시각에서 볼 때 한국사회는 서구사회와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회의 차이를 설명하고자 하는 주요한 개념으로 ‘개인화 과 
        정’ (Individualisierungsprozess)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인화’는 개인의 선택 
        과 결정가능성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 전통적 제도, 가치로부터 개인이 자유로워 
        지고 생활방식이 다원화 되며 선택, 결정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Beck 1986: 215 ff.). 이에 근거하여 한국사회와 서구사회에서의 결혼의 동기, 부 
        부의 의미와 부모됨의 표상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구사회의 동거형식의 남녀 공동생활은 자녀출생을 계기로 결혼생활로 
        바뀐다. 즉 대다수의 쌍들이 아이가 생기게 되면 결혼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밟는 
        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오늘날 서구사회의 결혼이 전통적 의미인 경제적 보 
        장(특히 여성) 과 사회규범적 절대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남 
        녀의 동거생활이 전적으로 서구의 시민사회 발달과 함께 나타난 배우자간의 사랑 
        에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동거생활의 주요한 동기인 사랑은 배우자 선택에 있어 
        서의 개인의 결정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같은 개인의 결정 가능성은 전 
        통적 가치, 규범으로부터의 개인의 자유함에 근거한다. 결혼에 대한 개인의 선택 
        가능성은 두 가지 의미로 나누어 지는데, 첫째 당사자가 결혼을 할 것인지를 결정 
        하는 것과 둘째 배우자를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선택하느냐 하는 점이다. 
        한국사회의 경우 ‘사귐-(약혼)-결혼-자녀출생’ 과정은 아직도 주요한 생애과 
        정으로 파악되며 전통적 사회와 비교해 볼 때 결혼의 동기가 사랑에 근거하는 경 
        향이 크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규범적 또 물적기반을 확보(주로 여성) 
        하기위한 결혼동기가 우세한 편이다. 또한 결혼여부의 결정, 배우자의 결정에 있어 
        서 가족, 친족의 이해관계가 개인의 사랑에 근거한 동기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서구사회에서는 부부관계가 무엇보다 상호적고 자발적인 사랑에 근거하 
        고 그것과 밀접하게 연관된 배우자 중심의 관계에 근거하는 반면, 한국사회에서의 
        부부관계는 부모가 되기 이전의 과도기적 단계로 이해되어 질 수 있다. 
        둘째, ‘부모됨’ (Elternschaft)은 서구사회와 한국사회의 차이를 보여주는 중 
        요한 요소이다. 서구사회에서 자녀의 출생이 공동생활에서 얻어지는 결과요 결혼 
        을 유도하게 되는 근거인 반면, 한국사회에서는 결혼이 자녀출생을 위한 전제조건 
        으로 이해된다. 예를들면, 서구사회와 한국사회의 자녀 수 감소현상은 외형상 공통 
        적으로 보이나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서구사회에서 
        의 자녀의 기능은 심리적 기능 담당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Mitterauer 1989; 
        Aries 1975) 한국사회에서의 자녀출생은 완전한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가치관에 
        근거하며 그 기능면에서도 물적기반으로서의 기능이 여전히 중요하게 이해된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의 결혼, 부부, 가족과 관련된 변화들이 서구적 모델과의 외 
        형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 발달과정에서 볼 때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 
        다. 


        Ⅲ. 연구방법 

        위의 고찰은 결혼과정이 전통적 남녀관계에 근거하고 있다는 전제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 이에 근거한 본 논문의 실제적 연구는 결혼과정과 여성의 생애사의 관 
        계 규명, 그에 근거한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전형적 생애모델’ 
        (Normalbiographie) 을 밝히는 것과 결혼의례 속에 담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 
        나, 그러나 사회적으로 형성된 남녀관계의 상징적 형태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한 분석자료는 기존의 통계자료와 연구를 사용하여 해석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계속적으로 하비투스 이론에 근거하여 남녀관계의 사회적 구조가 개인의 구체적 
        행위 즉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 형태로 어떻게, 또 어느정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 
        는가 하는 점이 연구되었다. 이를 위하여는 질적 조사방법의 하나인 심층면접법 
        중에서 ‘문제중심 면접법’ (problemzentriertes Interview) 이 사용되었다. 질적 
        조사 연구 방법은 철학적으로 현상학 (Ph nomenologie)과 해석학 (Hermeneutik) 
        적 전통에 근거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Lamnek 1995 a 를 참고할 것). 여기서 말 
        하는 현상학은 주어진 사회, 문화 현상을 더 이상 환원시킬 수 없는, 과학적 인식 
        의 출발점으로 본다는 것이며 해석학은 인식주체와 인식 대상 사이에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결혼 초의 일상생활에 대한 경험을 알아내기 위하여 ‘문제중심 
        면접법’ 을 사용하였다. 이 방법은 연구자가 이론적, 개념적 전제를 가지고 사회 
        적 연구의 장에 들어가 연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가 설정한 
        전제를 단지 명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이 전제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면접대상자가 면접과정에서 스스로 설정하는 의미구조를 받아들여서 처음 연구자 
        가 설정한 전제를 수정하는 것이다. 본 연구를 위해 이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이 
        방법이 본 연구자가 이미 설정해 놓은 과학적 전제를 면접대상자들이 면접과정에 
        서 스스로 설명한 의미를 가지고 재구성하고 변용시켜 현실을 이해하는 가능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과정에서 면접자는 면접대상자에게 자신의 연 
        구전제를 드로내 놓지 않은 채 면접대상자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여 
        야 한다 (Mayring 1993: 46). 즉 면접대상자 자신이 스스로 사회적 현실의 의미를 
        구성하여 설명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면접대상자는 그의 체험, 
        인지, 생각뿐 아니라 가치평가, 경험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 
        다. 이것은 질문지 방법을 통하여는 얻어내기 어려운 사실들이다. 
        연구를 유도하는 두가지 중요한 전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으로 남녀에게 부여되는 기대나 생활방식이 변화되었지만 남녀관계 
        는 아직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둘째, 남녀관계는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의 습관적 형태로서, 구체적으로 역할분 
        담, 주거구조, 사고방식 그리고 행위방식 등에 나타난다. 
        ‘문제중심 면접법’이 면접대상자에게 진술가능성을 열어 놓기는 하지만 면접 
        자는 연구에 들어가기전에 이미 전제를 가지고 출발하기 때문에 면접대상자의 진 
        술의 범위는 어느정도 제한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면접자는 지침서 (Leitfaden) 
        를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 본 연구의 지침서는 크게 4가지 도식적 영역으로 
        나뉜다. ‘생애 발달 과정’ (Biographieverlauf), ‘지위 변화 과정’ 
        (Statuspassage), ‘역할분담’ (Rollenaufteilung), ‘삶의 형성’ 
        (Lebensgestaltung) 이 그것이다. ‘생애 발달 과정’에서는 남녀차별의 관점에서 
        친정, 대학생활, 직장경험이 다뤄졌다. ‘지위 변화 단계’는 결혼에 대한 표상, 결 
        혼하게된 동기, 결혼경험을 통한 결혼의 의미 그리고 시댁에대한 관계와 친정에 
        대한 관계에 대해 물었다. ‘역할분담’에서는 가정의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역할 
        분담, 자녀돌보기 및 교육, 주거방식 그리고 지출방식등이 다뤄졌다. ‘삶의 형성 
        ’ 에서는 행위방식과 사고방식이 다뤄졌으며 구체적으로 행위방식에는 흥미영역, 
        취미, 종교선택, 남편과의 대화, 습관, 만나는 사람들, 손님초대와 성관계와 같은 
        주제가 속하며, 사고방식에서는 자신에 대한 평가, 자녀에 대한 기대, 자신의 미래 
        에 대한 기대가 다뤄졌다. 
        연구대상은 대학을 졸업한 30대의 여성으로, 이들을 연구대상으로 결정한 이유 
        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문제제기인 전통적 남녀관계의 지속성 여부는 대학교 
        육을 받아 질적인 면에서는 남성들과 똑같이 자격을 갖춘, 그러므로 그 교육을 바 
        탕으로 직업영역에서 남성들과 동등하게 취급받고자 하는 여성들을 연구할 때 잘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이러한 여성들 일수록 Bourdieu가 말한 
        ‘교육자본’ 이 그에 상응하는 직업이라는 ‘경제자본’ 과 계속적으로 ‘사회 
        자본’으로 변형될 수 없는 경우 갈등과 모순을 심하게 느끼게 되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Bourdieu 1983: 196). 직업여성들의 직업의 종류에 따른 분포조사 통계 
        에 의하면 고급공무원, 국가 관료, 경영자, 학자, 기술관료 등의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직업에서 여성의 비율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한국여성개발 
        원 1994: 169). 자신의 교육에 상응하는 직업을 얻지 못한 경우, 직업을 포기하고 
        가정주부로 남아 있게 되거나, 노동시장의 여성차별 전략에 의해 가정에 안주하게 
        되는 경우에 대다수의 고학력 여성들은 자신의 교육자본에 대한 높은 가치평가와 
        현실적으로 그 학력과 무관한 가정주부로서의 무용함 때문에 갈등을 겪게 되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30대 여성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이 연령층이 한국사회의 역사적 흐름 
        에서 갖는 의미 때문이다.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시작된 여성운동은 여성문 
        제를 개인의 책임 차원이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지시키기 시작하였으며, 문학부문 
        에서 우선 그 주제가 다뤄지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흐름이 발전하여 90년대 여성 
        문제의 여론화가 이루어졌다. 현재의 30대 여성들은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에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들이 남녀차별적인 현실에 접할 경우 그들의 이상과 다른 현실세 
        계의 경험을 통하여 사회의 모순을 인지하고 갈등하게 되는, 이른바 남녀불평등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게 되는 집단으로 여겨졌기에 연구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연구집단은 세 집단으로 나뉘어졌다: 집단 1: 결혼후 계속 일하는 여성, 집단 2: 
        가정주부인 여성, 집단 3: 통제집단 (학생과 주부). 
        각 집단별로 5명씩 총 15명을 95년 9월과 10월, 97년 3월에 심층면접하였다. 통 
        제집단은 독일에 살고 있는 한국여성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들을 통하여 문화적, 
        주거환경적 차이가 실제 남녀관계에서는 어떤요인으로 작용하는가 하는 점이 주 
        의깊게 관찰되었다. 면접은 평균 2.5 시간걸렸으며 한가지 경우를 빼고는 한 번에 
        면접을 완성하였다. 개인집을 방문하여 면담하는 것을 원칙으로하나 직장관계로 
        불가피할 경우는 예외로 조용한 장소를 찾아 문답하였다. 
        면접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면접자가 연구에 대해 설명한다. 첫 단계는 면접자 
        의 계속적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첫단계 질문’ 으로 시작한다. 계속적 대화의 
        진행은 원칙적으로 면접대상자에게 맡겨진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면접자가 앞의 
        대화에서 빠졌거나 깊이있게 다뤄져야 하는 부분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게된다. 이 
        때 면접 지침서는 이를 위해 도움을 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빠졌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에 대한 직접적 질문을 한다. 면접내용은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하였고, 후에 
        정리하였다. 면접과 연관하여 면접 당시의 분위기, 주위 상황 등이 기억을 위하여 
        메모되었다. 


        Ⅳ. 연구결과 

        1. 한국사회에서도 개인의 생애는 교육기회의 확대, 경제구조의 안정화를 통하여 
        점차 제도화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따라서 개인은 그 사회가 제시하는 사회적 주 
        기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남녀에게 똑같이 적 
        용될 것인가? 우선 중요한 생애 단계 요소로서 교육, 직업, 결혼, 부모됨, 자녀없는 
        노부부기를 생각해 보았다. 이 요소에 따라 남녀의 생애를 비교해 본 결과 여성의 
        생애는 직업 유무를 막론하고 결혼, 가족, 자녀출산에 의해 결정적으로 영향받는 
        반면, 남성의 생애는 교육, 직업 이라는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남녀의 전형적 생애 모델은 결혼이전까지는 유사함을 보이다가 결혼을 기 
        점으로 나뉘어지며, 이러한 차이가 노동시장의 차별성, 남녀에 다르게 적용되는 문 
        화적 기대, 직업과 연관된 노후 보장 연금 등의 제도 속에서 여성의 의존적 삶 
        (경제적, 정신적) 이라는 특징으로 결혼 이후의 나머지 생애에서 전개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2. 결혼과정의 의례 속에 나타난 남녀관계의 상징적 표현형태의 분석은 사회구 
        조와 의례 사이에 상징적 연관관계가 있다는 논의에 근거하고 있다. 한 사회나 공 
        동체의 가치나 목적이 의례적 행위 속에서 직접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간접적으로 
        상징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나아가 사회구조적 요소를 더 강조하는 더글라스 
        는 사회구조적 요소들이 상징적 표현형태의 가능성의 범위뿐만 아니고, 상징적 연 
        관관계의 내용적-어의적 의미까지도 제한한다고 말하고 있다 (Douglas 1974: 14). 
        의례는 주어진 ‘형식’에 따라 수행되며 이 과정에서 의례에 참가한 사람들은 
        의례적 행위를 따라하며 주어진 역할을 해 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형식은 참여 
        자에게 한편 행위의 안정감을 부여하게 되며, 다른 한편 행위를 구속하게 된다. 의 
        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집단의식’일 것이다. 이 의식이 공동체의 질서를 
        부여할 뿐 아니라 계속적 유지를 가능하게 해 준다. 
        결혼과정의 의례로서 약혼식, 함들이, 결혼예식(서양식, 폐백)이 분석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남녀관계에 근거한 상징적 질서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이 밝혀졌 
        다. 예를 들자면 의식의 수행에 있어 인도자가 거의 남성 중심이었고 남자의 가정 
        으로 여자가 들어간다는 전통적 결혼의 의미가 예식 속에 남아 있으며, 남아선호 
        사상이 폐백에서의 덕담이나 함을 여는 행위등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 되었다. 

        3. 결혼초의 생활: ‘첫단계 질문’ (Eingangsfrage)결과 

        결혼 초의 생활을 연구하기 위한 면접에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첫단계에서 
        던진 ‘첫단계 질문’은 본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 질문은 ‘당신은 결혼을 통하여 혹은 결혼 후에 어떤 종류의 것이든 상관없이, 
        정서적이든 외형적이든, 변화를 겪었다고 생각 하십니까?’ 였다. 이 질문의 원래 
        적 목적은 다음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으나 대다수의 면접 
        대상자의 경우 그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자신의 중요한 느낌을 이 때 이미 자신의 
        시각으로 진술했음이 밝혀졌다. 이같은 결론은 본 연구의 ‘첫단계 질문’에서 진 
        술된 사실들이 대다수의 면접대상자에게 있어서 전체 면접 내용의 핵심을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단계 질문’에 대한 진술은 본 논문의 연구결과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면접대상자들이 결혼후의 삶을 시 
        댁과 남편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면접대상자의 과반수가 시부모와 
        관련된 결혼생활의 경험을, 나머지 여성들이 남편과 관련된 경험을 결혼생활로 설 
        명하였다. 부부관계와 관련하여서는 긍정적 의미에서는 안정감, 공통된 신앙 속에 
        서의 기쁨과 신뢰감 등이 나타났고 남녀차별적 역할수행이나 기대, 남편중심의 가 
        정 계획 설계와 여성의 수동적 행위 등이 부정적 의미로 나타났다. 면접대상자 중 
        의 8명이 시댁과 관련된 결혼 후의 변화를 설명하였고 한명을 제외하고는 실망과 
        갈등으로 그 경험을 설명했다. 그러한 경험의 요인으로는 시부모가 자신의 빚을 
        아들가정에 내 맡기거나, 시어머니가 같은 종교를 갖기를 며느리에게 강요하거나 
        시어머니의 며느리 가족식구에 대한 신체적 비난 및 혼수에 대한 뒷말 등이 나타 
        났다. 

        4. 횡단비교를 통한 결혼초의 생활의 특징 

        횡단비교 (Quervergleich)는 유형화를 하기위한 분석의 전단계로서 면접내용의 
        공통점과 특이성을 발견하기 위하여 필요한 단계이다. 결혼전까지 자라온 가정, 교 
        육 및 직업경험, 결혼결정, 결혼경험, 시부모와의 관계, 시댁에 대한 관계와 친정에 
        대한 관계의 비교, 가정내 역할분담, 자녀양육, 주거방식, 지출, 행동방식, 사고방식 
        이 각 주제별로 횡단 비교되었다. 
        본 횡단비교에서 중요하게 발견된 사실은 대다수의 면접대상자들이 남녀차별적 
        대우를 가정에서나 대학시절 크게 느끼지 못하다가 직장생활이나 직업을 찾는 과 
        정에서 알게되며, 직장생활을 하지 않은 경우 결혼생활에서 비로서 처음 강하게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중요한 사실은 대다수의 면접대상자들이 결혼전에는 결 
        혼을 배우자 중심의 생활이라고 표상한 것과는 달리, 실제적으로는 시댁, 특히 시 
        부모님, 과의 관계로 경험하였다는 것이다. 또 시댁에 대한 관계는 ‘의무관계’로 
        서 형식적 깍뜻함을 보여주는 주는 관계인 반면, 친정에 대한 관계는 물질적, 정서 
        적이 면에서 ‘받는관계’이며 비공식적 관계임이 밝혀졌다. 
        가정내의 역할분담에 있어서 전통적 방식에 따라 가사노동, 자녀양육등이 여성 
        에게 부과되었고 주거방식에 있어서도 여성의 공간이나 사물소유가 가족의 기대 
        에 따라 설정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즉 식사시간의 여성의 자리가 부엌과 가장 가 
        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고 면접 대상자 대부분이 책상사용을 안하거나 
        쓸 일이 있으면 식탁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학까지의 오랜기간동 
        안 학업의 중요한 수단이었던 책상의 의미가 이젠 상실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결혼 후의 가벼운 에세이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는 습관의 변화 
        와 관련하여 여성들의 노동의 질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해석될 수 있겠다. 집 
        안에서 공간을 배치함에 있어서도 부모님방, 그 다음에 부부방 -침실 및 경우에 
        따라서는 남편의 공부방-, 자녀들방이 차례로 정해지며, 방이 하나 더 생길 경우 
        는 남편의 공부방이 별도로 주어지며 여성을 위한 별도의 방이나 공간이 주어지 
        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위방식이나 사고방식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방향으로 나뉘어 나타났다. 부부간 
        의 성관계의 경우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자신들의 요구를 더 잘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부간의 대화정도와 연관하여 살펴볼 때, 서로 서로 성적욕구를 표현하 
        는 부부들이 부부간에 많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밝혀졌다. 면접대상자의 3분의 
        2가 직업 유무를 떠나서 결혼후에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 가치를 상실했음이 
        밝혀졌다. 반면 3분의 1의 여성들에게서는 남편의 후원으로 이 가치가 강화되었 
        다. 면접대상자 전체가 미래에 직업을 갖기를 원했으나 그 원인이 꼭 자아실현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녀출생에 대하여 많은 여성들이 아들을 낳고 싶거나 막연 
        히 낳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며, 한 응답자만이 딸을 낳기를 원했다. 그 이유 
        는 자신의 딸에게 자신의 부모와는 달리 평등한 기회를 부여하여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면접대생자 중에서 딸들만을 둔 여성들은 자녀의 미래에 
        대해 공통적으로 사회적 편견 없이 엄마가 펼치지 못한 꿈을 이루게 될 것을 기 
        대한다고 응답했으나, 아들만 있거나 남매를 둔 여성들은 자녀의 좋은 인격, 좋은 
        신앙, 지혜 등의 일반적 사실들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5. 남녀관계에 근거한 결혼초 생활의 유형화 (Typologie) 

        이미 언급하였듯이 남녀관계에 근거한 결혼초 생활을 살펴보기 위하여 네 가지 
        차원이 제시되었다: ‘생애 발달 과정,’ ‘지위변화 과정,’ ‘역할분담,’ ‘자아 
        실현의 관점에서 본 삶의 형성.’ 
        결혼초의 생활의 유형화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이 네가지 차원에 근거한 전체 
        적인 공통점과 특이함이 파악되어야 한다: ‘생애발달과정’ 에서 나타난 바에 의 
        하면 ‘결혼’이 남녀차별적 사실이 하나의 일상적 현상임을 명백히 보여준 하나 
        의 사회적 사실이라는 것이다. ‘지위변화 과정’ 이나 ‘역할분담’ 에서는 결혼 
        초의 생활이 매우 강하게 전통적 방식에 따라 되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결과는 연구집단이나 통제집단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위변화 과정’ 이나 ‘역할분담’ 차원에서 자체내의 유형화를 할 필요가 없 
        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대상자를 통일되게 하나의 유 
        형으로 묶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지나치게 강하게 나타난 전통적 방식 
        의 남녀관계에도 불구하고 면접대상자들이 자신의 삶을 다양하게 형성하고 있다 
        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면접내용을 분석한 결과 비록 전통적 남녀관계가 외형적으 
        로는 똑같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면접 대상자인 여성들이 자신의 다양한 지향성과 
        가치에 따라 전통적 가치와 규범을 다양하게 수용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러므로 본 연구자는 전통적 가치나 규범에 대한 의식과 반 
        응 여부를 한 축으로하고 삶의 형성 방향이 ‘자기지향’ 이냐 ‘타인지향’ 이 
        냐 하는 점을 다른 축으로 하여 그 연관관계를 살펴 보았다. 
        전통적 가치나 규범의 차원에서는 ‘남녀차별에 대한 갈등’ / ‘무 갈등’ 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뉘어졌다. 갈등집단은 갈등에 대한 반응과 대처 여부에 따라 
        ‘수용’ / ‘개혁’으로 다시금 나뉘어 졌다. 이것을 한 축으로하고 삶의 형성 
        방향인 ‘자기지향’, ‘타인지향’을 다른 축으로 하여 네 가지 집단을 유형화 
        하였다. 이때 ‘자기지향’ 이라 함은 여성이 자신을 자신의 삶을 형성하는 기준 
        으로 삼는 것을 의미하며, ‘타인지향’ 이라 하는 것은 여성이 자신의 삶을 습관 
        이나 전통에 따라 남편이나 자녀들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 가지 유 
        형은 다음과 같다: 
        - 유형 1: ‘자기지향’ 중심의 갈등 수용형 
        - 유형 2: ‘자기지향’ 중심의 갈등 개혁형 
        - 유형 3: ‘타인지향’ 중심의 갈등 수용형 
        - 유형 4: ‘타인지향’ 중심의 무 갈등형 
        본 연구자는 각 집단에서 대표할 만한 경우를 끌어내어 소개하기 보다는 각 집 
        단을 하나의 유형으로 보고 몇가지 특성에 근거하여 각 집단내의 공통적 경험에 
        근거한 모형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방식을 취한 이유는 문화적 경험의 다 
        양성을 놓치지 않고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각 집단은 일반적 특성, 생애발달 
        과정, 결혼초의 경험과 삶의 형성에 따라 파악되었다. 
        다음에서 각 유형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 보고자 한다. 

        유형 1: ‘자기지향’ 중심의 갈등 수용형 
        이 유형에 속한 여성들은 결혼생활을 남편과 시댁중심으로 하고 있고 가사노동 
        과 자녀돌보기와 교육을 주로 감당하고 있으나 이같은 전통적 역할분담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자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자 노력하 
        고 있다. 이 유형의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생활은 여성은 변화하고, 남성은 변화하 
        지 않는 것으로 파악 되었다. 남성은 여전히 자신의 삶의 방식이나 스타일을 지녀 
        도 되지만 여성은 남편에게 자신을 맞추도록 요구되어진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갈등을 제한된 범위에서 취미활동 등에 주관적 의미를 부여하며 해소하고 있다. 
        I 부인의 사례: “저의 경우 취미가 제 생존이예요. 운동하고 생활 규칙적으로 
        해야 아프지 않고 살 수 있어요. 에어로빅은 제 건강의 수단이예요. 하지만 저만 
        을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저희 가족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마치 돈 쓸데 없어 쓴다는 생각 옳지 않아요.” 

        유형 2: ‘자기지향’ 중심의 갈등 개혁형 
        이 유형에 속한 여성은 결혼생활을 좋은 팔자를 가진 남성과 나쁜 팔자를 가진 
        여성의 공동생활로 보고 있다. 이 여성은 전통적 역할분담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가정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평등화를 위하여 노력을 한다. 또한 자신의 
        삶을 경제적 면에서만 아니고 정신적 차원에서도 남편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세우 
        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시댁과 감정적으로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다 
        른 기혼 여성과는 달리 친정에 대해 경제적 도움을 주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 
        하고 있다. 이같은 남편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할수 있는 중요한 근거는 자신의 
        직업생활을 통한 경제적 능력에 기이한다. 
        A 부인의 사례: (시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큰언니의 결혼식을 위해 큰 
        몫의 부주를 하였어요. 내가 번 돈 어떻게 쓸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예요.” 
        “집안의 여자들 대접받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이 집안은 친척들이 모이면 방이 
        좁다고 남자들이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여자들이 먹더라구요. 집안 어른이신 작은 
        할아버지께 부탁드렸어요. 다음번에는 할아버지와 같이 먹게 해 달라구요.” 

        유형 3: ‘타인지향’ 중심의 갈등 수용형 
        이 유형에 속한 여성들은 남녀에게 불평등하게 적용되는 현실을 의식함에도 불 
        구하고 이것을 문제화 시키려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나 주어진 상황만을 생각 
        하며 자신의 갈등에서 빗겨가려 하는 사람들이다. 
        P 부인의 사례: “결혼초에 너무 힘들어 시어머니 때문에 이혼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차라리 남편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 1~2년에 끊나는 관계가 아니 
        니까... . 고민하는 중에 큰 애를 임신하였어요. 그래서 그냥 살게 되었지요. 포기하 
        기도 하고 참기도 하며 살았지요. 큰 애가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유형 4: ‘타인지향’ 중심의 무 갈등형 
        이 유형에 속한 여성들은 전통적 방식의 남녀관계에 대해 별다른 의식을 가지 
        고 있지 않으며 남성중심적 가족생활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 
        로 그녀들은 별다른 문제없이 남편과 시댁중심으로 삶의 질서를 구성하며 남편에 
        게 자신을 맞추도록 노력한다. 
        Y 부인의 사례: “가능하면 남편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안 맞추면 어 
        떡하겠어요? 이젠 거의 다 맞춘 것 같아요. 다툴땐 자존심 상해도 여자니까 맞추 
        어야지요.” 

        변형: 동반자 관계에 근거한 결혼 생활 
        위의 네 가지 유형에 속하지 않으나 중요하게 파악되는 변형으로 동반자 관계 
        에 근거한 유형이 있다. 이 유형은 동반자 관계가 주요한 결혼생활의 원리라는 점 
        에서 앞서의 4가지 유형과 구별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 ‘역할분담’ 이나 ‘지위 
        변화과정’ 이 남성중심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보다는 부부가 가족질서를 
        사랑관계에 근거하여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하나 중요한 요소는 시댁과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하며 부부중심의 가정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M 부인의 사례: “ ...... 제 생각에 한 가정에는 어떤 질서가 있다고 봐요. 이 말 
        은 누가 위에서고 누가 아래에 서는 것이 아니고 사랑의 관계선 속에서 이루어지 
        는 질서를 의미해요. 청소는 주로 남편이 하고 부엌일은 제가 해요. 제가 습관이 
        되어서 쉬워요. 그 시간에 아빠는 애들 씻기고 청소하고 ........” 



        V. 맺음말 

        이 연구를 통하여 계속적으로 한국사회에서의 남녀관계의 주요한 특징들이 도 
        출되며, 이에 근거하여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다. 

        1. 한국사회의 남녀관계의 특징 

        1) 서구 선진 산업사회의 가족, 결혼형태의 외형적 변화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특징은 내용에 있어서 크게 다르다. 그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세대 
        관계이다. 면접대상자의 대다수가 결혼 전에 결혼생활을 동반자와의 삶으로 표상 
        하는 것과는 달리 과반수 이상의 여성이 결혼생활에서 세대관계가 더 강하게 영 
        향을 미쳤음을 진술하고 있다. 이 관계는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에 바탕을 둔 것 
        으로 흥미롭게도 시부모와 며느리, 아들 관계에서만 주로 나타났다. 시댁에 대한 
        며느리의 관계는 주는 ‘의무관계’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친정에 대한 관계는 ‘ 
        받거나 뺏는관계’ 로 나타났다. 

        2) 경험연구에 의거하여 볼 때 한국사회에서 가족, 결혼과 관련된 전통적 표상 
        이 여전히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남아선호 사상이 유교적 가치의 약화나 자녀 수 
        감소, 자녀의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남아있고, 가사노동 면에서도 전통적 
        방식의 역할 분담이 강하게 남아 있다. 문화적 실천의 한 형태인 주거방식을 살펴 
        볼 때 가정내 공간배치나 물건사용이 남성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졌다. 
        세대관계와 남녀관계의 연관성과 관련하여 통제집단을 통하여 얻어진 결과를 
        살펴볼 수 있겠다. 통제집단에서 독일 사회라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와 부모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공간적 환경의 요소가 어떻게 남녀관계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이 고찰되었다. 연구결과 통제집단의 남성들이 외향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 더 
        많은 자유시간, 부모의 간섭이 없음, 서구사회의 영향 - 한국에 있는 남성들보다 
        청소, 시장보기, 자녀와의 산보 등을 통해 가사노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 
        타났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방식의 가사노동 분담, 남성중심의 가족생활 
        구성 -예: 손님초대의 경우 남편중심으로 구성 -, 시부모님 우선의 태도 등이 연 
        구집단과 똑같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으로 통제집단에서 나타난 
        작은 변화는 근본적 남녀관계의 변화로 보여지기 보다는 상황변화에 따른 적응으 
        로서 파악될 수 있다. 

        3) 한국사회의 주요한 특징으로 ‘개인화’의 결핍을 들 수 있겠다. 본 연구에 
        서 나타나듯이 결혼에 있어서 결혼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 배우자 결정, 결혼 후 
        의 자녀출산 결정 여부가 개인의 선택에 있기 보다는 전통적 가치나 규범에 의거 
        한 문화적 강제성에 더 강하게 놓여 있다. 또한 결혼생활에서도 세대관계가 부부 
        관계보다 주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 

        2. 변화와 전망 

        이같은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남녀 관계의 변화가능성이 테제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녀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가져올 수 있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가 여성의 직업획득이다. 직업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주요한 사회화의 형태 
        로서 독립적 개인으로서 다른 개인과 만나는 장을 제시하는 것이다. 유형 2 (‘자 
        기지향’ 중심의 갈등 개혁형) 에서 보여진 것처럼 A 부인의 경우 직업을 통한 
        경제적 독립성에 근거하여 자신의 남편, 시댁, 친정과의 관계를 독립적이고 자기지 
        향적으로 구성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이라는 요소가 
        현대적 남녀관계의 절대성을 의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형 4 (‘타인지향’ 
        중심의 무 갈등형) 에 속하는 C 부인의 경우 고학력 전문직을 가진 경우이다. 이 
        여성의 경우 가정내의 남녀관계는 전통적 모델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남편중심 
        의 가정생활을 갈등없이 해 나가는 반면에 직장에서의 남녀차별 전통에는 날카로 
        운 비판을 가하는 불일치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순된 행위에 대한 설 
        명가능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가? C 부인의 경우 남편의 학벌에 대한 
        만족감 크고 그에서 비롯된 남편의 능력에 대한 신뢰감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 
        났는데 이것이 다른요소 까지도 만족스럽게 보도록 하는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분 
        석되며, 직장에서의 비판적 태도는 자율적 개인으로서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것이 
        기 보다 자신의 지식이나 엘리트로서의 학력이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직업을 통한 사회와의 관계가 여성의 자립적 개인 의 
        식과 연결되어야만 현대적 남녀관계 설정을 위해 의미가 있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로 사회정책적 대안제시가 중요한 요소로 생각된다. 통계에 따르면 현제 경 
        제활동 인구에 해당되는 사람의 1/5 만이 연금을 통하여 노후가 보장된다고 한다. 
        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중에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는 가정주부로서의 여성들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남 
        편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경제활동의 많은 기회를 가진 아들이 딸보다 한 가정 
        내에서 선호될 수밖에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게 된다. 
        셋째로 학교교육에서의 집단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화가 지양되고 현대사회 
        질서의 핵심인 개인화 지향의 원리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개혁적 유형을 보여준 
        A 부인의 경우 여자대학에서의 여성연구에 관한 수업을 통하여 남녀평등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넓힐 수 있었고 긍정적 여성상을 만들어 가게 되었다. 이것은 직장 
        생활, 결혼생활에서도 계속 이어져 남녀 차별적 대우가 발견되면 그때 그때 이의 
        를 제기하고 고쳐나가도록 노력하는 개혁적 생활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넷째 가정생활에서의 개인화 지향의 사고가 요청된다. 한국가족에서는 가족주의 
        적 사고에 근거하여 개인의 의사나 욕구가 제한되어 왔다. 이것은 단지 부인에게 
        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남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개인적 욕구를 실현하기 위하여 겪게되는 갈등과 부담은 남성들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족주의적 사고도 전통적 남성중심의 가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혼생활을 개인주의적 부부중심의 관계로 이끌기 위하여는 
        남성 자신들이 개인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즉 자신의 부모의 아들로서의 역할을 
        떠나서 새로 이룬 가정에서의 아내의 배우자로서 자신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남성 자신들의 자율적 개인에 대한 의식, 또 자기 아내를 한 개인으로 인 
        정하는 사고가 여성들의 의식변화와 더불어 현대적 남녀관계의 형성에 기여한다 
        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참고문헌은 본 논문요약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관련된 것만을 간추려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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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