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재 및 페미니스트 교수법
        저자 염경숙
        발간호 제053호 통권제목 1997년 제2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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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임성균.엄경숙 편(1997), Springboard English I(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출판부). 본 논문은 1997년 숙명여대 일반 영어실에서 개발한 대안적 
        영어교재에 대한 사례연구이다. 

        <목 차> 

        Ⅰ. 시작하는 말 
        Ⅱ. 교과과정 개편 이론 및 페미니스트 교수법 
        Ⅲ. 국내 대학의 커리큘럼 개설 현황 및 교실 역학 
        Ⅳ. 대안교재 및 페미니스트 교수법: 숙명여대 교재 
        Ⅴ. 대안교재의 가능성 분석 
        Ⅵ. 맺는 말 



        I. 시작하는 말 

        1960년대 말을 기점으로, '제2 물결 페미니즘'을 기폭제로 지성 사에는 또 
        하나의 변혁이 생기게 되었다. 페미니즘이 다양한 학문, 사회, 정치 및 문화 
        등의 제분야를 통괄하는 하나의 학제적 이데올로기 체계로 정립되어 나갔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지적체계 및 운동이었지만, 첫째, 남성중심으로 
        정의된 지식의 내용을 재 정의하고, 둘째, 이에 맞서는 대안적 인식론을 
        전개하며, 셋째는 새로운 지식 유형 가능성에 대한 구도를 추구해 왔다고 
        하겠다. 

        '다시-보기 re-vision'(주:에이드리언 리치가 사용한 용어로서, 이는 현대 페미니즘 
        이론의 강력한 슬로건이 되었다. 페미니즘 식의 다시 보기는 여성의 과거를 역사적, 
        문화적, 심리적으로 점검해서 여성 중심의 역사를 창조한다는 것이다.)를 통해 기존의 
        체계, 제도, 지식 및 인식론까지도 '다시 쓰기'를 통해 재 정의하는 것이 
        지성사의 현주소인 것이다. 숨겨진 교과과정 (Hidden Curriculum) 이라는 
        명칭하에 교실역학을 재정의, 재정립하는 움직임들이 교육학에서도 일어났다. 
        명시된 교과과정뿐만 아니라 명시되지 않은 교과과정을 통해 성적 정형화가 
        강화되고, 또한 학교 교육이라는 사회적 과정이 기존의 성 차별적 구조를 
        존속시킴을 지적하는 것이다. 
        대학에서의 정전 설정에 관한 논란 및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에서는 
        이미 활발히 이루어졌고, 백인 남성중심주의의 우월적 시각이 배제된 교과내용, 
        더 적극적으로 소수인종을 위한 시각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있다. 
        페미니즘 운동의 타당한 귀결로, 여성학 및 여성학 강좌들의 개설 추진 및 
        90년대에는 특히 미국에서 일반적인 교과과정의 개편 움직임이 상당히 
        활발해졌다.(주2: 미국의 경우, 하나의 새로운 물결로서 "여학생에 대한 성불평등부터 
        없애자"하는 물결이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거세 지고 있다. 초.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교과과정 및 교수방법에 있어서의 성 차별 현상 및 그 결과들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불평등 사례 연구조사 및 저술도 뒤를 
        이어, '웨슬리 대학'을 비롯한 '하버드 대학', '인디애나주 청년기구' '미네소타 여성' 등 
        대학 및 여성단체에서 중요한 연구 보고서 및 저서들이 출간된 바 있다. Failing at 
        Fairness: How Our Schools Shortchange Woman(1995년)이 웨슬리 대학을 중심으로, 
        Project on the Psychology of Women and the Development of Girls가 하버드 대학을 
        중심으로, Reflections of Risk: Growing-up Female in Minnesota(미네소타 여성 기금, 
        1990)이 미네소타 대학 주변에서 이루어진 연구 및 저술들이다.) 

        민족적.문화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이에 비해 한국 내에서의 교과과정 분석 
        및 개편은 거론되지 않거나 소폭으로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도 교과서 내용 및 
        교육과정이 성 차별의식을 강화하고 기여했음이 연구결과 드러난다 (한국 
        여성개발원 1986, 1993). 여학생들은 성별분업 관념에 의한 차별적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현실에서 요구하는 상황과 괴리된 역할유형을 습득함으로써 심각한 
        역할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학교육은 초.중등교육의 패쇄성과는 달리, 외견상 차별이 없는 교육의 장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김 재인, 1992; 노 혜숙 외(주3: 
        숙명여대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에서는 1996년 5월 30일 "21세기를 향한 여성교등교육의 
        평가와 전략"이라는 제목 하에 국제학회를 개최해서, 대학에서 남녀불평등 해소 및 
        교과과정 개편 이론들을 구체화하는데 기여했다.), 1996). 

        본고는 교육학자도 여성학자도 아닌 필자가, 영어교재 안에 여성 중심적 시각, 
        여성 중심적 체험 등의 삽입을 시도했던 그 결과에 대한 하나의 사례 
        보고서이다. 자리 매김을 하자면 가려진 목소리 및 얼굴을 부각시키는 
        작품분석의 틀을 존중하는 영문학도, 대학 선생님, 여성문제연구소의 연구원 
        체험을 지닌 한 여성이 영어교재 속에 여성 중심적 시각을 정략적으로 반영해 본 
        것이다. 우선 교과과정 개편이론에 대한 일반론과 그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숙명여대 영어교재의 예가 기술될 것이다. 여타의 대학교재에서 또 다른 
        양태로의 활용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숙대 교재에 시도된 페미니즘 이론의 
        풀어쓰기 방법론 및 과정이 소개될 것이다. 



        Ⅱ. 교과과정 개편 이론 및 페미니스트 교수법 

        1. 교과과정 개편이론 

        다문화적 사회 및 학문간의 제휴가 활발해지면서 기존 학문의 지닌 맹점 및 
        커리큘럼 상의 문제점이 논의되었다. 남.여 차등의 차원을 넘어서서 이제는 
        여성학 과목 속에서도 모든 여성이 평등하게 대우받고 포함될 수 있는 방법론 및 
        교재 구성이 문제시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젠더라는 개념이 인종, 계급, 민족성, 
        종교, 성 등의 제반문제에 따라 굴절될 때 그 차원이 복잡다단하고 다의미를 
        지니게 따라서 교과과정에서의 평등이 다차원적인 차원에서 문제시되고 그 
        해결책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된다. 

        역으로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제반 차원의 문제들이 너무나 단순화 된 
        상황에서 오히려 문제의식이 적고, 특히 대학 교과과정에서의 남.여 
        불평등차원은 심각하게 문제시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숙명여자대학교의 
        공동연구팀이 서울시내 소재 26개 대학을 중심으로 1955년 2학기와 1996년 1학기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연구한 바에 의하면 한국 대학 내에서의 성 차별 교육이 
        현저히 드러난다(주4: 노 혜숙, 한 정신, 전 경옥, 김 영란, 오 재림(1996). "한국 대학 
        교육에서의 성 차별 연구 - 대학 커리큘럼 및 교수.학생 상호작용 연구," 『21세기를 향한 
        여성고등교육의 평가와 전략』 (국문 자료집) (서울: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 pp. 
        122-166.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육영역에서의 성별 이분화는 전공분야 선택에서의 
        이분화와 관련이 된다. 1995년 집계에 의하면 여학생은 가정학, 약학, 사범계, 예술학 
        등에서 각기 87.9, 69.1, 65.4, 63.8%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반면, 소위 남성분야인 
        정치외교, 법학, 사회학, 행정학, 의학, 공학 계에서는 굉장히 저조한 실태이다. 교과과정 
        개설 혹은 개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학에서의 교수, 혹은 행정보직의 경우 남성이 
        각각 77.5%, 91.8%를 차지하면서 대학생의 대부분이 남자교수에 의해 교육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것은 성 차별적 이데올로기가 내면화된 강의 내용 및 교수방법을 예시한다. 
        실질적으로 남학생 중심적인 교육이 되고 있다는 구체적 통계자료도 나와 있다). 

        이 점에서 다국민적, 다문화적 교육현장을 중심으로 개발된 교과과정 
        개편이론들의 전략 및 방법론이 우리의 대학교육 현장에 자극제로 도입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물론 문화적, 상황적으로 다른 여건이지만 이미 개발되고 검증을 
        거친 이런 이론들이 국내대학의 교과과정 개편에 당위성을 제공하는 기제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학문의 변화 단계를 실질적인 차트로 그린 최초의 사람은 
        거다 러너로서, 첫 단계는 여성의 역사가 있다는 인식이고, 다음에는 여성을 
        하나의 그룹으로 개념화하는 작업이고, 다음에는 역사를 의문시하고 새로운 
        여성자료를 축적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남성체험에 기준 하여 구분된 역사 
        구조에 도전해서, 결국 남성 중심적인 역사의 가치와 범주를 재 정의한다는 
        것이었다 러너(Lerner, 1979). 

        매킨토쉬(McIntosh)는 커리큘럼에 내재하는 인간 심리, 특히 주류문화의 
        심리에 비유해서 교과과정 개편 단계를 제시했다. 제 1단계는 "여성 부재"의 
        단계로서 특수한 남성만이 커리큘럼 상에 등장하여 매우 예외적인 기준을 
        제시하며 인간의 삶과 사고를 전형이 된다. 두 번째는 "여성 가시화" 시기로 
        단지 소수 예외적인 여성만이 등장하며 이들은 백인 남성중심의 이미지와 사고에 
        의해 가늠된다. 셋째는 "문제, 변칙, 부재의 여성들"로 정의되며 다양한 
        사람들과 삶의 양태를 배타시하는 장애물들을 인식, 분노하는 단계이다. 또한 
        기존 패러다임에 도전하게 된다. 넷째는 "여성 체험의 기록" 시기로 여성들의 
        삶과 관점들이 역사, 사회 문화를 창조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상호적 
        의식"으로 타인과 긴밀한 교통을 통해 모든 사람의 생존을 위해 일하는 
        단계이다(주5: 다섯 단계는 각기, "womanless," "women in history," "women as a 
        problem, anomaly, or absence," "women's lives as history," "lateral consciousness" 
        라는 중심 단어들로 대별된다.). 

        다음으로는 수잔 벤 다인과 머릴린 R. 슈스터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수정, 
        보완해 온 교과과정 단계가 있다. 제 1 단계는 불가시성의 단계로서, 여성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 존재의 유무조차 의문시되지 않았다. 백인, 서유럽, 
        이성애주의, 크리스천들이 학문과 사상을 주도했으며 커리큘럼의 중심이 되었다. 
        1970년대 사회적, 학문적인 대 격변이후 새로운 커리큘럼 개혁이 일어났으나 
        보편타당성 및 객관성을 획으로 한 배타적인 커리큘럼이 개발됨에 그친다. 제 2 
        단계는 없어진 여성 및 부재의 소수그룹을 찾는 단계이다. 그러나 위대한 여성은 
        없는가? 위대한 세익스피어는? 흑인 아인슈타인은 식으로 기존 패러다임에 
        데이터를 첨가하는 식이었다. 여성 및 소수인종 학생들의 존재가 지목되는 
        단계이다. 3단계에서는 여성 및 소수인종의 억압구조가 이해된다. 왜곡된 역사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사회적 정의 실현이라는 이념에 힘입어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이 가해진다. 4단계는 여성이 여성적 관점에서 연구되기 시작하고 
        소수그룹들이 주류그룹의 문화 연구적 대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의 여성체험 및 인종, 종교, 문화적으로 다양한 여성의 모습이 부각된다. 
        여성학, 학문 제휴적, 다문화적 차원이 연계된다. 제 5 단계는 새로운 학문으로 
        도전해서 기존의 기준, 역사적 구분에 대한 의문제시와 더불어 자리 매김의 문제 
        제시가 이루어지면서 진정한 변혁이 시작된다. 6 단계에서는 커리큘럼 개정이 
        가시화 된다. 슈스터(Schuster,1996). 

        상기되었든 바 러너, 메킨토쉬, 그리고 벤 다인과 슈스터에 의해 개발되었던 
        패러다임들은 남성 중심적인 교과과정 내에 여성의 존재, 체험, 시각을 어떻게 
        가시화 시키느냐가 공통 관심사였다. 즉 우선 대변 적인 여성으로서 백인 여성의 
        관점 및 위상정립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여성학이 학문으로 제대로 
        정착되어가면서 여성학이 진정으로 여성을 대변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다. 전통적인 커리큘럼은 대변 적인 백인 남성을 주축으로 또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차이의 문제가 거의 고려되지 않았었다. 이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대별 
        적인 여성, 즉 백인의, 중류층의, 미국의, 이성애주의적 여성의 일반화된 경험이 
        모든 여성의 경험을 대변한다는 비판론이 대두된 것이다. 이는 남.여 차별 
        차원에서, 여성간의 차별론으로 그 대상이 넘어 갔을 뿐 본질적으로 타자성의 
        논리를 부식시키자는 같은 맥락인 것이다. 

        결국 당연한 귀결로서 여성학 혹은 여성학의 운영 차원에서 차별의 문제가 
        거듭 제기된다. 다양한 여성체험에 대한 정보, 또 이것이 종교, 계층, 성에 
        근거해서 하나의 학문을 재 개념화하는가의 문제, 전형적으로 주변 화된 
        인물들을 커리큘럼의 핵심에 위치시키고, 더 나아가 유색인에 대해 전형적이 
        아닌 좀더 복잡화된 이슈들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히긴바썸(Higginbotham, 1990). 결국 커리큘럼 개혁은 유색인종을 배제하는 
        관행의 근거, 인종차별주의, 배타적 이데올로기를 없애지 않고는 진정한 
        다문화적 커리큘럼을 창조할 수 없다는 것이 주변화된 여성지식인 들의 주장인 
        것이다. 

        이런 식의 다문화적 여성학 커리큘럼을 창조한다는 복잡다단한 차원의 뿌리는 
        결국 차이를 존중한다는 단순 논리로 귀착될 수 있다. 성, 종교, 인종, 계층 
        등의 차이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커리큘럼 개혁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비하면 외관상 한국 대학 커리큘럼에서는 우선 문제의 소지도, 문제시 
        삼아야 할 이유도 없어 보이는 것이 결국 문제의 핵심이 된다. 


        2. 페미니스트 교수법 

        여성학 혹은 여성학적 관점이 투영된 커리큘럼이 개설된 뒤에도 교실역학의 
        문제가 다음 과제로 드러난다. 교수과정에서 교수 자신이 지닌 이데올로기 혹은 
        수업 방식에 따라 남.여 차별, 혹은 여학생들만의 집단에서도 그 배경에 따른 
        차등교육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렌스 하위 말대로, 가르친다는 것은 
        하나의 정치적 행위이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어떤 이유에서든 일련의 가치, 
        아이디어, 전제, 그리고 단편적 지식들을 가르치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가치, 아이디어, 전제, 그리고 지식들을 제거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극단적으로는 교육이란 운명을 조정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구체적 유형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심지어 일과 성취에 대한 당연한 
        기대마저도 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위(Howe, 1984: 282-283). 
        교육의 내용이 교실 안에서의 과정과 쉽게 분리 될 수 있는 위험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열린 시각에서의 교실역학이 필요한 것이다. 지식이 학계에서 전형적으로 
        논의되었던 식으로 그대로 강의실에서 전달된다는 사고방식은 견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커리큘럼 개편이 교수의 자질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즉 교육제도 안에 내재된 제도적 편견 내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소외되어진 그룹들 즉 소수인종, 노동자 계급, 그리고 전통적으로 
        주변인으로 이름 지워진 사람들의 역사적, 현실적 체험에 근접해야 함이 
        강조되는 것이다 (허키보썸, 11). 교수가 자신의 보다 제한된 체험을 지각하고, 
        수업 역학에서 혹이라도 있을 인종 차별적, 성 차별, 호모포비아적 언급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주6: 여성학 교수 강의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 
        교실역학의 문제점들을, 소수인종에 속하는 자신의 체험을 가미해서 논하는 글이다. 
        하지만 주변인의 체험을 통해 체제 안에 들어오게 된 강점을 이용한 필자의 교수법 이론은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으며, 이 보다는 양적으로 단계적으로 너무나 단순화된 흑.백 
        논리식 우리 강의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더 구체적으로는 과정과 내용이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민주적이고, 
        상호 협조적이고, 경험적이며, 인식과 감성의 복합 학습적인, 그리고 사적이면서 
        사회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권한을 주는 페미니스트 교수적 
        접근방식을 개발, 공유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허 외(Maher 1993: 5). 

        유사한 맥락에서 케롤라인 M. 슈르베리는 좀더 구체적이고 쉽게 페미니스트 
        교수법을 설명한다. 이는 해방주의적 환경을 지닌 강의실에 대한 비전이라는 
        것이다. 즉 그 안에서는 선생과 학생 그리고 학생과 선생이 대상이 아닌 주체로 
        행동한다. 또한 페미니스트 교수법은 참여적인 교수/학습으로 학습자들이 
        끊임없는 인식론적 과정 속에 진입하고 또 학습과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됨을 의미한다. 편견을 벗어나고 사회적 변화 운동에 관여하는 것이다. 또한 
        특기할 만한 것으로는 "권한 (empowerment)"에 초점이 주어지며, 이것은 지배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에너지, 능력, 그리고 잠재력으로 설명된다. 권한이라는 
        단어가 공동체를 묶어주는 접착제로 행동하고 사고하게 하는 활력제가 되는 
        것이다. 결국 학습자들이 하나의 조화로운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가운데 
        상호성을 인정하는 자기확신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슈르베리 (Shrewbury, 1993). 
        페미니스트 교수법을 리더쉽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또 그 리더쉽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는 특별한 유형의 권한이라는 하위의 말은 페미니스트 
        교수법이 지양하는 바를 요약한다.(하위, 1983). 페미니스트 교사는 한 지도자의 
        역할 모델이 되며, 학급 학생들이 하나의 공동체, 공동의 목적의식을 
        진작시키도록 돕는 것이다. 

        더 나아가 페미니스트 교수법에서는 좀더 효율적인 학습법을 위해 학생들에게 
        생길 수 있는 세 가지 장벽을 인식, 제거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직관적/감성적 장애, 비판적/논리적 장애, 그리고 윤리적 장애가 그것이다. 첫 
        번째는 놀림을 비웃음을 사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정보가 자신의 논리체계에 맞아 들어가지 않을 때 생기는 장애요소이다. 
        여성학적 관점의 기존의 관점에 반박, 혹은 도전하는 시각이 지배적으로 
        전통적인 패러다임 내에서 교육을 받던 학생들이 혼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신의 가치체계와 상반되는 내용과 접할 때 생기는 것으로 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느끼게되는 장애이다. 바로 이러한 장애요인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진정한 학습효과를 거두며 새로운 학문을 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던(Dunn 1993, 40). 



        Ⅲ. 국내 대학의 커리큘럼 개설 현황 및 교실 역학 

        숙명여대 공동연구팀에서는 서울 시내 26개 대학의 커리큘럼 분석 및 강의실 
        역학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들 가운데, 여성학 혹은 여성학적 관점 관련 
        교과목 개설 실태, 학생들의 성역할 인지도, 강의실 내에서의 성 차별 인지도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국내 대학의 현황을 간단히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로, 각 대학의 커리큘럼에 나타난 여성학 또는 여성 관련 과목의 
        개설정도를 중심으로 기존 커리큘럼의 변화단계를 살펴 보았다. 커리큘럼에서 
        여성학 또는 여성관련 과목에 대해 언급조차 없는 곳, 여성학이 명목주의의 
        형태로서 개론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곳, 여성학적 관점과 전통적인 관점이 
        커리큘럼 상에 혼재되어 나타나는 곳으로 구분해서 알아보았다. 교양과목을 
        중심으로 개설된 여성학 및 여성관련 항목 전반적으로 여자대학은 '여성학'은 
        공통으로 개설하고 있다. 남녀 공학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가 교양과목으로 
        여성학을 개설하고 있으며 학교에 따라서는 여성과 관련하여 다양한 여성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언급조차 없는 곳에서 시작해서 여자대학보다 더 다양한 여성 
        관련 과목을 개설하여 기존의 여성학을 심화시키는 등 그 편차가 다양하다.(노 
        혜숙 외, 1996: 143-145). 

        둘째로, 여자대학, 남녀 공학 재학 여학생들의 성역할 인지도에 대한 조사 및 
        통계가 나왔는데이는 여학생들의 사고의 추이를 알아보는데 중요하다. 표 <1>과 
        표 <1-1>에서 드러나듯이 재학하고 있는 학교의 유형 또는 전공 영역에 관계없이 
        상당히 진보적이고 비전통적인 성 역할 관을 지니고 있다. 표 <1-2>에 제시된 바 
        에 의하면 공학의 여대생의 성역할 인지도 점수가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원분석의 결과로는 유의한 차이가 없음이 드러났다. 여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추세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학문 기술방식 혹은 커리큘럼으로는 여성의식의 신장의 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표 1> 집단별 (학교 유형/전공 영역) 평균 성역할 인지도 점수 
        --------------------------------------------------------------------------- 
        전공 \학교 남녀공학 여 대 전 체 
        영역 \유형 
        --------------------------------------------------------------------------- 
        인문과학 45.78(320) 46.03(216) 45.88(536) 
        사회과학 46.94(219) 46.53(167) 46.76(386) 
        자연과학 47.35(327) 45.21(230) 46.46(557) 
        --------------------------------------------------------------------------- 
        전 체 46.67(866) 45.86(613) 46.33(1479) 
        --------------------------------------------------------------------------- 

        <표 2> 학교유형과 전공 영역별 성역할 인지도 점수의 이원 변량 분석 
        --------------------------------------------------------------------------- 
        변 산 원 Df SS MS F P 
        --------------------------------------------------------------------------- 
        학교유형 1 242.89 242.89 3.15 0.18 
        주효과 ------------------------------------------------------------------- 
        전공유형 2 198.51 99.25 1.29 0.28 
        --------------------------------------------------------------------------- 
        상 호 작 용 2 397.36 198.68 2.57 0.08 
        (학교유형.전공영역) 
        --------------------------------------------------------------------------- 
        오 차 1,473 113,589.68 77.18 
        --------------------------------------------------------------------------- 
        전 체 1,478 114,515.99 77.48 
        --------------------------------------------------------------------------- 
        자료: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편)(1996), 「21세기를 향한 여성고등교육의 평가와 
        전략」(자료집)(서울: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p.152 

        셋째로, 강의식 내에서의 교수-학생간의 상호작용, 혹은 학생-학생간의 
        상호작용의 합리성을 측정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다. 표 <2>, 표 <2-1>의 실태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공영역에 따라 여자대학 혹은 공학에 따라 유의 있는 
        차이가 나왔다. 전공 차에 의하면 인문, 사회계 여학생들이 강의실 내에서의 성 
        차별 인식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실험, 실습이 많은 자연과학보다는 
        상호작용이 많고 또 여성관련 이슈에 접할 기회가 많은 것 때문이라 사려된다. 
        또한 남녀공학의 여대생들이 여자대학의 여대생보다 인식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이는 차별상황에 접하고 인지할 계기가 더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우리의 대학강의실은 일반적으로 교수, 교실역할의 차원에서 
        아직 남성 중심적이고 전통적인 틀에 의해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표 3> 집단별(학교유형.전공 영역) 강의식 내 성차별적 수업분위기에 대한 
        인식도 평균 점수 
        (명) 
        --------------------------------------------------------------------------- 
        \학교유형 남녀공학 여 대 전 체 
        전공영역 
        --------------------------------------------------------------------------- 
        인문과학 10.55(324) 11.64(215) 10.98(539) 
        사회과학 10.33(218) 11.47(167) 10.82(385) 
        자연과학 11.54(330) 11.82(226) 11.65(556) 
        --------------------------------------------------------------------------- 
        전 체 10.87(872) 11.66(608) 11.19(1,480) 
        --------------------------------------------------------------------------- 

        <표 4> 학교유형과 전공 영역별 강의실내 성차별적 수업분위기에 대한 인식도 
        점수의 이원변량 분석 

        --------------------------------------------------------------------------- 
        변 산 원 Df SS MS F P 
        --------------------------------------------------------------------------- 
        학교유형 1 229.76 229.76 25.17** 0.00 
        주효과 ------------------------------------------------------------------- 
        전공유형 2 199.15 99.57 10.98** 0.00 
        --------------------------------------------------------------------------- 
        상 호 작 용 2 57.92 28.96 10.56** 0.04 
        (학교유형.전공영역) 
        --------------------------------------------------------------------------- 
        오 차 1,474 13,455.08 9.13 
        --------------------------------------------------------------------------- 
        전 체 1,479 13,936.89 9.42 
        --------------------------------------------------------------------------- 
        *P<.05 **P<.01 
        자료: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편)(1996), p.157 



        Ⅳ. 대안교재 및 페미니스트 교수법: 숙명여대 교재 


        1. 페미니즘 이론의 풀어쓰기 

        숙명여대 일반 영어실에서 학과장 임성균 교수를 중심으로 개발한 
        영어교재(주7: 임 성균-염 경숙 편(1997), Springboard English I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출판부). 이후 본 교재에서의 인용은 괄호 안에 페이지만 적겠음.)는, "대안적" 교재의 
        한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 여성학 강좌가 아닌 일반 
        교양강좌, 그것도 필수 강좌에서 여성적 체험을 여성 중심적 시각에서 조망하는 
        실습을 도입함으로써 여성의식 고취라는 작은 장을 마련한 셈이다. 이는 
        교과과정 개편이론을 실제 학과목으로 옮긴 사례가 되는 것이다. 더욱이 "숨겨진 
        교과과정"이라는 용어로 학습 교재, 학습 현장, 그리고 학교 운영 뒤에 가리어진 
        성 차별 이데올로기가 공격되는 시점에서, 이는 역으로 여성 교육 정략을 
        구체화한 셈이 된다. 이러한 정략은 토론 주제, 성 차별 언어 배제, 여성 중심적 
        표현을 통해 교재에 전체적으로 투영되어 있고, 그 중 "여성과 '다시 보기' 
        "라는 한 단원에서 집약되어 드러난다. 

        "여성과 '다시 보기'" 단원 가운데 "백설공주 다시 보기"(주8: 1994년 연대 
        동서문화연구에 실렸던 필자의 논문, "The Canadian Postmodernist, Linda Hutcheon and 
        Her Theory of Parody: A Hutcheonean Reading of Donald Barthelme's Snow White," 
        Institute of East and West Studies Series 28, 111-124 에서의 아이디어를 본 영어 
        교재에 맞게 풀어쓰기를 한 것임.)는 다시 쓰기를 형상화한 한 구체적인 예가 된다. 
        페미니즘 문학 혹은 포스트 콜로니얼리즘 문학에서 하나의 방법론 혹은 정략으로 
        이용하고 있는 '다시 쓰기' 혹은 '되 받아쓰기'를 영어교육에 이용한 것이다. 
        "백설공주 다시 보기"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영어로 백설공주를 묘사하는 과제로 
        시작해서, 그들의 잠재의식 속에 있던 '구세주인 왕자와 구원받은 공주'라는 
        진리가 점차 무너지는 단계를 걸쳐, 결국 그 결말을 다시 쓰는 작업으로 끝난다. 
        좀 더 단계별로 구체적인 교육 정략 및 전개 법을 소개하면, 동화 속의 
        백설공주의 결론 - 이야기에서 학생들의 현실적인 체험으로 옮겨감 - 패로디 
        소설을 통한 의식 전복 - 여성 공유의 체험으로 넓힘- 다시 쓰기의 다섯 단계 
        과정이 있다. 첫째로 동화가 소개되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수준과 학습목표가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화의 결론이 제시되고 학생들이 백설공주에 대한 
        묘사를 몇 개의 문장으로 표현해보는 과제가 준비된다. 이 단계는 사람의 외양과 
        성격을 묘사하는 학습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사고과정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다음 바로 "What would happen if Snow White and the prince changed 
        their roles?"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남성/여성의 성역활 전도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동화와 현실생활과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데 흔히 말하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영화 "귀여운 여자"가 예로 
        등장한다. 이 세 가지에 들어 있는 공통적인 논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실제로 던져지는데, 이는 '구세주인 왕자와 구원받는 공주'라는 하나의 사회적 
        신화가 지닌 모순과 그것을 믿고 있는 우리의 무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다음엔 "여성성"(주8: 심 정순-염 경숙(역)(1994), 『페미니즘 이론 사전』(서울: 
        삼신각), p. 169 참조. 페미니스트들은 성역활 정형화를 대변하는 대중 매체가 만들어내는 
        여성성의 정의에 관심을 둔다. 외모가 정체성을 만들어낸다는 가정을 공격하는 것이다. 
        케이트 밀레트는 사회 심리학의 언어를 빌려 여성성을 공격하는데, 신체구조가 
        "운명"이라는 의미가 내포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불란서와 미국 이론가들은 양쪽 다 
        '여성성'이 '남성성'에 상대적인 것으로 남성다움은 기준이 되고 동시에 '타자로서의 
        여성'을 위치시키는 이데올로기의 일부로 시사한다.)이 지니고 있는 성역활 정형화적 
        단면을 지적하기 위한 설명이 언어 및 인식론적 측면에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부가된다. 여성성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을 강조하는 
        가부장적 기준 혹은 논리에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무의식이 문제시됨을 알기 
        쉽게 예시한 것이다. 

        다음엔 학생들의 독해수준을 감안하면서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수준에서 읽기 교재가 삽입된다. 잠에서 깨어난 백설공주에게 청혼한 왕자는 
        보기좋게 딱지를 맞는다. 공주는 유학을 떠나고자 한다. 삽입된 읽기 과제는 
        동화를 패로디한 현대판 백설공주로서, 정결과 정숙의 대명사인 백설공주를 
        파괴하는 과격한 묘사, 백설공주에게 주어진 새로운 인식이 일곱 난쟁이에게 
        가져다주는 혼란, 또 "구원받는 공주"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백설공주의 딜레마에 대한 묘사 부분들이 선택된다.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부분에 대한 약술된 설명들도 삽입되며, 패로디 소설 
        백설공주의 배경인 1960년대 여성운동 정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덧붙여진다. 

        결국 어린 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하나의 진리에 가깝게 받아들였던 동화는 
        결국 '낯설게 하기' 과정을 걸쳐서 그 속에 존재할 수 있는 성역활 정형화적 
        이데올로기를 드러내 보이게 된다. 이 때 마지막 과제로서 학생들은 첫 장면에 
        제시되었던 동화 백설공주의 결론을 다시 쓰는 과제를 안게 된다. 획일적인 
        결론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새로운 각도에서 다시 쓰기를 하면서 
        하나의 신화를 무너트리게 된다. 단원 끝의 작문 연습문제 중 하나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7.1 Please be creative! Rewrite the ending of Snow White. It should be 
        DIFFERENT from that in Section 1.1 at the beginning of this chapter. 
        Make it into two paragraphs.(73) 

        여기에서 지목할 것은 이 교재가 학생들의 읽기와 쓰기 능력을 신장시키려는 
        영어교재라는 점이다. 두 문단 정도의 작문을 하는 것으로 단원은 끝난다. 
        여성학적 시각을 무조건 강요당하지는 않는 식으로, 스스로 참여하고 답을 
        찾아서 구성하게끔 구성되었다는 점이 바로 대안교재, 페미니스트 강의실의 
        원리를 표면화하고 있다. 결국 학생의 결론들이 수업의 결론을 맺는 것이고, 
        결론을 다시 쓰는 동안 학생들은 그 나름의 인식론적 과정을 통해 자아탐색에 
        나서는 것이다. 동시에 다양한 상상력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눔으로써 
        학생들 상호간의 학습 효과도 북돋았다는 점이다. 

        포르노그래피, 성폭력, 낙태 문제 등 여성의 신체를 수반 혹은 신체에서 
        파생되는 제반 여성문제들에 대한 여성계 및 학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시점에서, 본 교재에서는 문제의 본질을 쉽게 구체화한다. "파리스의 선택" 
        이라는 단원에서는 여성의 대상화라는 문제가 신화, 그림을 통해 제시되고, 로라 
        멀비가『스크린』지에서 처음 사용했던 '게이즈' 이론이(주10: 멀비는 "시각적 
        즐거움과 영화 대본"이라는 글에서 게이즈 이론을 처음 기술했다. 영화 속에 나타나는 
        여성의 대상화에 대한 언급으로, 영화 속의 세가지 남성 시선, 즉 영화 대본, 즉 제작 
        상황에서의 카메라 시선 및 남성 관객 등의 시선이 남성 중심적인 구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풀어쓰기를 통해 예시되면서 사고의 전환이 유도된다. 

        "파리스의 선택"은 '여성의 대상화'를 쉽게 형상화한 좋은 실례가 된다. 
        남성이 주체가 되고 여성은 그의 대상인 객체로 존재한다는 식의 정의(주11: 
        페미니즘 비평가들은 예술과 문학에서 여성이 대상화되는 것이 포르노 
        그래피에서의 여성의 대상화와 맥을 같이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외설이란 단지 
        일반적인 대상화를 단순화시킨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화 안에서 여성은 
        하나의 일반화된 대상으로서 자신의 주체는 남성이 되는 것이다.)를 그대로 
        이용했을 경우 학생들의 이해 및 호응을 촉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성의 대상화에 대한 문제를 보다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신화 및 
        그 신화에 대한 그림을 이용해서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이미 알고 있는 신화를 
        쉬운 영어로 다시 읽는 것은 학습의욕을 고취시킬 뿐만 아니라, 어느 순간 
        무의식중에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던 그 이야기에 전복이 이루어지는 경우 더욱 
        자극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제의 본문에서는 파리스가 아프로디테, 헤라, 
        아테네 세 여신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선택하는 이야기의 배경 및 
        전후상황이 상세히 소개된다. 바로 아래 뽈 루빈즈의 명화, "파리스의 선택"과 
        그에 대한 페미니즘적 해석이 소개된다. 

        세 여신들이 정면, 측면, 뒷면 포즈를 각기 취하면서 여성의 몸 전부를 
        드러내는 시각으로 그려진 이 명화에 대한 새로운 각도에서의 비평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던 신화의 이면을 드러내 보인다. 현대 페미니즘 이론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포르노그래피의 문제성의 한 단면을 시사하는 대목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학습한 효과를 더 강화시키기 위해서 로라 멀비의 게이즈 
        이론을 소개한다. 영화에는 누구나 관심이 있고 영화 속의 남성적 응시에 대한 
        개념은 쉽게 이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다른 단원에서 오히려 남성이 응시의 대상이 되는 사진을 
        동원하기도 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모든 신체부위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게끔 구성된 것이기는 하다. 기존 사용하던 기계적인 그림으로는 실감이 덜 
        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만이 응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아무런 논평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영어공부를 하는 가운데 
        무의식적으로 그들은 응시의 주체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미의 신화로 대변되는 미에 대한 사회적 신화를 재인식하게 만드는 차원에서 
        학습과제가 도입된다. "미" (51-57)라는 단원에서는 우선 학생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택하고 그 이유를 적게 한다. 또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규정해주는 형용사 및 표현들을 영어로 적게 한다. 이 
        도입부는 사람을 묘사하는 표현법들을 익히게 하는 것인데 동시에 미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자의식을 자각시킨다는 정략이 스며있다. 바로 뒤 이어 읽기 
        과제로는 "벽에 걸린, 거울, 거울"이라는 제목 하에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혹은 유명인들의 미의 기준들이 예시되는데 다양한 미의 기준이 
        소개되고 있다. 일반화되고 획일화된 미에 대한 서구적 절대 기준들이 
        무의미함이 간접적으로 예증됨과 동시에 해체된다. 미에 가려진 남성 중심적 
        이데올로기, 강박관념 식의 다이어트, 능력보다는 외관으로 판단되는 현실들이 
        (48) 다른 상황, 다른 과제를 통해서 또한 삽입되고 있다. 

        또한 생태학적 상상력 혹은 에코 페미니즘으로 대변되는 논리들은 문화/자연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자연 
        물상의 합일화, 인간과 자연간의 변증론적 결합 등의 논리, 생명을 잉태하고 
        키워 가는 대지의 창조의 힘이 바로 그것들이다. "대지와 여성의 
        몸"(64-65)에서는 이러한 대지와 여성의 일치감이 비유적으로 나타난다. 동시에 
        환경의 위대성과 보존의 필연성이 설명되고 있다. 

        나. 여성과 열린 시각 
        "토론법"이라는 제목 하에 이 단원에서는 학생들이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기본적인 표현이나 방법론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진 후 
        학생들이 그룹별 토론을 하는 가운데 다음 항목들이 삽입된다. 남학생들의 
        결혼은 전혀 문제시되지 않으나 여학생들, 특히 여자대학 학생들에게는 
        금기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는 교재 집필 
        당시 제정된 '여성 과대노출 금지법'에 대한 항목도 들어 있다. 결과적으로는 
        희생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 양들을 벌하는 법의 아이러니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찬.반 양론 어떤 쪽이 되든지 학생들은 이 법이 지닌 남성 중심성을 
        지각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논리적인 영어 표현법을 배우는 가운데 학생들은 
        현실 참여적 사고를 하게 된다. 

        예문: Marriage during College Years? 
        Women prohibited from exposing themselves? (191) 

        또한 여성들이 직업전선에서 겪어야 하는 실질적인 상황들이 읽기 과제를 
        통해(199), 토론 과제를 통해 (52), 그리고 실질적으로 영어로 이력서 작성하기 
        과제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예시된다. 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배제되고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가 교재에 삽입된 아래의 만화를 통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짧은 회화를 그대로 배우는 과정에서부터 크게는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이 
        희화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공적인 인터뷰"(209-214) 라는 단원에서는 특히 희화적 만화로 시작해서, 
        이력서 쓰는 방법, 또한 현실적인 문제로서 성공적인 인터뷰 방법이 제시된다. 
        이것은 교재 집필 당시 1996년 10월 16일자에 제시된 7가지 중요한 점을 영어로 
        옮겨 놓은 것으로 현실성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의식을 높이게 된다. 결국 
        영어, 상식, 여성학적 관점 등이 동시에 작용해서 학생들의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풀어나가는 식이 본 교재의 기본 방침인 것이다. 
        페미니스트 강의실 내에서는 열린 시각으로 사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갖 유형의 차별이 배제되고 편견이 자취를 감추는, 그래서 누구 나가 평등한 
        기반 위에 서로 상호작용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여자대학 강의실인 
        경우, 온갖 유형의 차별이 행해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할 자극적 환경이 
        부족하다. 따라서 본 교재에서는 흑.백 차별, 혹은 이민사회에서의 아세아인의 
        위상, 아세아 여성문제 등이 읽기 대본들을 통해 다뤄진다. "편견과 
        인종차별주의"라는 단원을 중심으로 학생들 스스로가 지니고 있는 고정관념, 
        혹은 고정관념이라는 개념에 대한 자의식을 강화시키자는 것이다. 
        "정형화"(93-98) 라는 과제는 고정관념에 대한 아주 단순한 연습문제부터 시작이 
        된다. 서울대학교 학생, 숙명 여대 학생들을 비롯해서 작은 상황들에 대해 대별 
        화된 형용사들을 연결시키는 문제들로 시작해서 고정관념에 대한 작문과제로 
        끝나게 된다. 이 단원에서는 우리사회 속에 존재하는 고정관념에 대한 예를 
        기술하는 것이 쓰기 과제의 일부로 등장해서 인식의 기회를 넓혀준다. 
        "흑인 체험들"(99-105)에서는 만화를 통해 흑인에 대한 편견을 자각시키는 
        단계에서 시작한다. 읽기 과제로는 저명한 흑인 목사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의 연설문, 흑인 작가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과 랄프 
        엘리슨(Ralph Ellison)의 글에서 각각 발췌, 편집된 글들이 흑.백 문제에 대한 
        재인식을 도모한다. 이 장은 흑인 문제에 대해 잘 알려진 영화 혹은 비디오를 
        한편 택해서 플롯을 요약하는 과제로 끝나게 된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 범위 
        안에 편집된 읽기, 쓰기 과제들이 선택되면서 동시에 내용 있는 과제를 주어 
        참여, 의식화시킨다는 기본 정략이 작용하는 것이다. 만화, 읽기, 비디오 등 
        각종기제를 동원한 열린 사고에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단계에서도 학생들은 강요당하거나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지 않는다. 스스로 
        답을 내고 사고하고 결론짓게 함으로써 매 단원의 주체로 활동하게 된다. 선생은 
        단지 학생들의 사고과정을 지켜보고 유도하는 역할을 할뿐이다. 이런 식의 열린 
        시각의 배양, "타자" 라고 명명 지워진 주변인들의 문제와 동시에 관련시키는 
        않는 한 여성문제는 그 힘을 상실하고 진정한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Ⅴ. 대안교재의 가능성 분석 

        숙명여대 영어실에서 개발된 영어교재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시기 적절한 
        시도였다. 설사 정치적 제스처라 하더라도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한 법안들이 
        마련되고, 또한 미디어에서도 다각도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대학 내에서도 일단 이론적으로라도 교과과정 개편 혹은 여성교육 
        정략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대안교재를 받아들일 분위기가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고 하겠다. 숙대 영어교재에 대한 필자의 기고와 함께 여성신문에서는 
        "21세기 평등사회 향한 대안교재" (여성신문 1997) 라는 제목 하에 한국 
        대학가에의 대안교재 출범을 대서 특필했다. 조선일보 97년 3월 11일자 이 규태 
        코너에서는 "성 차별 없는 교과서" 라는 제목 하에 "남존여비에 대한 
        반발차원이 아니라 조심스런 언어혁명 차원에서 눈여겨볼 일이다" 라는 논평을 
        가하고 있다. 여권신장을 위한 하나의 발돋움, 말하자면 정략적 차원보다는 
        교재에서 시도한 성 차별 없는 언어 시도 쪽에 주안점을 둔 것이었다. 그러나 
        코리아 헤럴드지에도 뒤이어 "페미니스트 교자 숙대에서 등장하다"라는 표제 
        하에 본 교재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부각시켰다. KBS 텔레비전에서도 숙대 
        교재가 주는 의미에 대해 방영한 바 있었으며, 특히 새로운 백설공주의 모습을 
        희화한 만화나 성차별언어 배제 등을 주로 부각시켰다. 

        대안교재의 개발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필요한 것이 페미니스트 교수법이다. 즉 
        교수들 스스로 교재가 지닌 새로운 시도를 인식하고 어떤 식으로 수업을 
        운영해나가느냐에 따라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내용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본 교재의 편집 의도가 의도적인 결론 짓기 혹은 어떤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교수의 재량이나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일반 
        영어실 워크?事?통해 30 여명의 영어교수들에게 편집취지 등을 설명하기도 
        했지만 영어수업이 유선이 되는 고로 수업 진행은 각 교수의 재량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2/3 정도가 외국인 교수에 의한 수업이라 한국 대학 내에서 
        이러한 시도의 필연성 등을 인식시키는 절차가 행해졌다. 

        본 교재는 2500여 숙명 신입생들이 필수 수강해야하는 교양 필수 과목이므로 
        그들의 전공, 흥미, 영어실력 등 제요소를 포괄한 교재가 편집되어야 했다.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과가 택해야 하는 숙명여대에 대한 소개의 장을 빼면 총 
        12 단원 36장의 과제로 편집되고, 각 단원은 같은 주제를 난이도에 따라 3개의 
        장으로 구성했고 따라서 한 주에 한과씩 선택해서 한 학기동안 12과 정도를 
        다루게 편집되어 있다. 각 교수의 재량에 따라 선택, 강의하는 고로 
        여성교육정략을 위해 집중적으로 고안된 장들을 간과해버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교재 편집 진에서는 설사 그런 경우라도 피해갈 수 없게끔 
        36장 전체에 걸쳐 정략 차원적 과제를 조금씩은 편재시켜 놓았다.(주12: 예를 들면 
        여성대명사 강조("he"라는 남성대명사 자제 및 여성대명사를 우선함), 성 차별 표현 
        배제(예: 'actress'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actor(female or male)'로 바꿈 'policeman' 
        대신 'police officer'로 대치 p. 181)), 여성 중심적 표현 (남성이 여성.남성의 
        대표형으로 사용되었던 상례들을 거의 모든 예문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예가 나감) 등으로 
        이들은 교재 전체에 투영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실험적 시도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나 평가하기 위해 일반 
        영어실에서는 1997년 1학기 말 10개의 질문이 수록된 설문조사를 하게 되었다. 
        미국인 남.여 교수, 한국인 남.여 교수가 맡은 학과들을 같은 비율로 선정해서 
        500 여명 정도를 샘플 조사했다. 이는 총 수강생의 1/5 정도에 해당되는 
        인원수였고, 설문조사 총 10문항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5개 문항이 여성적 
        시각과 관련된 질문들을 하고 있다. 

        6) 본 교재에서는 숙명의식을 강조하고, 동시에 숙명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여타의 다른 교양교재 (예, 국어 및 다른 교양교재) 에서도 
        유사한 식의 논의가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7)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상황으로 유도하는 연습문제 등이 특히 많이 
        삽입되었는데, 영어 학습 속에 자연스럽게 도입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8)여성 중심적 시각에서 새롭게 사물 및 상황을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토론 문제, 혹은 학습과제가 수업시간에 채택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드세요. 

        8-1) 수업시간에 여성 중심적 시각에서의 관점이 토의되지 않은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합니까? 

        9)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여성교육 정략적 차원에서 영어 학습 속에 의식교육이 
        투입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까? 

        10) 여성학적 관점으로 편집된 교재를 통해서 여러분의 고정관념, 의식, 
        태도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었습니까? 


        기실 이러한 설문조사는 결과 분석 차원과 동시에 또 다른 정략의 차원이 
        있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간 학생들에게 
        인식하고 생각하는 순간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남.여 교수가 각 담당하는 10 학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재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65%에서 최고 89%까지로 달랐다. 여자교수가 담당했던 반이 
        남자교수들이 담당했던 반에 비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는 것은 바로 
        교수들의 여성의식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교과서 내용은 진보적인데 막상 
        가르치는 선생님이 무의식중에 반페미니스트적인 발언을 종종 해요. 가령 
        숙대인의 이미지는 현모양처라는 식의..." (중앙일보, 97년 6월 2일)라는 한 
        여학생의 기자질문에 대한 답이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남자교수들 반에서는 
        80% 미국인 남자교수 반에서는 70%나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 하다. 그러나 교수들의 성에 의한 차이라기 보다는 교수 개인의 여성의식의 
        문제의 차이, 즉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문제의식화 되었는가의 차이인 것이다. 한 
        여자 교수의 반에서는 이 교재의 특성조차 전혀 인식이 안되어 있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8-1)의 질문에는 남자교수이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많이 
        나옴으로서 학생들 스스로가 남.여 교수에 대한 기대치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문항 10번의 실생활의 태도와 행동에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났냐는 질문에는 
        '보통이다'라는 답변이 많았는데 이는 영어수업이라는 원칙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고 한정된 시간에 영어와 내용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인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6) 번의 질문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타교재에의 활용을 
        원했다는 것은 편집진의 의도가 학생들에게 수용되었음을 시사하는 바여서 
        일반적으로 호응도가 높았다는 자체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신문에서는 "페미니즘적 실용 영어교재에 
        열띤 호응"(주13: 이 은경, "페미니즘 교재에 열띤 호응," 『여성 신문』, 
        1997년 6월 20일.)이라는 표제를 달아, 또 중앙일보에서는 "女權을 읽는 
        ABC?"(주14: 강 주원, "여권을 읽는 ABC?", 『중앙일보』, 1997년 6월 2일.)라는 
        타이틀로 각기 크게 보도했다. 결국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나 신문지상의 
        긍정적인 평가는 단지 새로운 것에 대한 평가라기 보다는, 새로운 대안교재 
        개발의 가능성 및 필연성의 표명이라 하겠다. 



        Ⅵ. 맺는 말 


        교과과정을 개편하거나 페미니스트 교수법을 전파하는 일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 여성이 학문의 중심이 되는 커리큘럼 개발이나 여성이 학생의 중심이 
        되는 수업방식들은 여타의 학문에 좋은 모델을 형성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교과과정을 개편하는 일은 독자적인 여성학 혹은 소수 인종학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욱 힘든 작업일 수 있는데, 이는 페미니즘 학문에서 창조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아직도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으로 정의된 과목 속에 투입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슈스터 1996). 커리큘럼 융합(curriculum integration)이라는 용어자체에도 
        이론의 소지가 많듯이 부정적인 의미에서는 이미 구조되고 짜여진 기존 커리큘럼 
        상에 들어가서 좀더 강경한 여성주의적 입장이 희석되어 버린다는 부정론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세력화의 단계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숙명여대의 대안교재가 시사하는 바는 국내 대학 내에서의 교과과정 개편 혹은 
        페미니스트 강의실 운영 등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첫째, 우선 
        여자대학의 이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학습대상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럽게 필자 자신의 체험, 여대생의 체험, 여성의 체험을 영어 학습현장에 
        투입한 귀결이 바로 숙명여대의 영어교재이다. 모든 교양필수과목 교과에서 그 
        학과목 특유의 성격을 살리면서 동시에 여성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는 과제들을 
        삽입하든지, 혹은 과제물을 통해 점차 늘려 가는 것이다. 여성들이 강의실의 주 
        대상이 되고 학문의 주 대상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절실하게 제공하는 것은 
        여자대학인 것이다. 

        둘째로, 여교수 및 보직 여교수들의 여성의식화와 더불어 적극적인 실천화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자원 혹은 시설이 좋은 남녀 공학에서 오히려 여성학 및 
        여성학 관련 교과가 제대로 확립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여자대학들이 그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남. 여 
        공학에서도 의사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한 여교수의 숫자를 증원하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다(주15: 어떤 조직에서 소수집단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려면 30-35%는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목소리도 없고 얼굴도 없는 주변인으로 남게될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대학의 경우 1995년 『교육통계연감』에 의하면 여교수 구성비가 
        전체의 22.5%에 불과하다. 문학계와 예술계에 각각 30.4%, 40.2%를 점유하고 공학계와 
        수산.해양계는 8.8%, 2.9%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여교수의 수가 증원되는 것이 커리큘럼 
        개혁을 위해 급선무이다. 여교수가 행정직 보직을 맡고 있는 비율은 전체의 8.2%에 불과한 
        상황이다.). 

        셋째로, 남자교수들이 여성의식 혹은 열린 시각을 지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일이다. 이들이 느낄 수 있는 반감, 견제, 혹은 저항 등의 상황들에 
        조심스럽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교수들(주15: 아이킨, 앤더슨, 디너스타인, 
        렌싱트, 맥커르코데일, "개편시도: 커리큘럼 통합과 저지의 문제," Sings, vol. 12, 
        255-275. 이들은 1981년부터 특히 행정직에 있는 백인 남성 전임 교수를 참여하게 
        함으로서 교과과정 개편을 시도했다. 결국 목표로 했던 강좌에서 독서 과제, 강의 내용의 
        주제, 강의 자체, 그리고 수업 토론 과정에서 변화가 있었고, 학생들에게서 여성이슈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다. 그러나 이들이 넘어야 했던 벽으로는 예측불허의 부정적 
        반응이었는데, 여성주의적 관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지각능력이 부족한 것이 
        기본이었다. 또한 남교수들이 자신들의 학문을 재 개념화하려는 자극을 주기 위해서 학문 
        제휴적 포맷을 사용했지만 실제 학문을 성격을 바꾸는 데는 부정적이었다. 영토침범이라도 
        당한 것같은 입장에서 여성학적 관점을 다루면서 더 중요한 영역들을 빼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학문의 언어와 권력의 언어의 차이, 표면적인 텍스트와 이면적인 텍스트가 
        차이가 이들 교과개편 시도자들이 넘어야할 장벽이었다. 바로 이러한 과정을 국내 
        여교수들이 시작해야할 단계인 것이다.)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교과개편 혹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교육은 실현되기 어렵다. 숙대 일반영어실 학과장은 
        남성이었지만 열린 시각을 가진 사람이었고 또 동료편집자인 여성이 결정할 수 
        여지를 허락한데서 대안교재가 만들어졌음은 숙지해야할 사항이다. 
        비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명명할 수 있는 
        여성들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결국, 교과과정 개편 및 대안교재의 개발이 과제로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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