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연구목적
21세기는 시민사회의 특성이 보다 강화되는 시대로 그 동안 국가가 주도해온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급신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사회의 성격을 규정하
는 과정에서 시민운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민운동의 성격 속에 시민사회의 특성이 그대로 반
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운동에 대한 정의는 연구자에 따라 비교적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유팔무 외(1999:72)의 정의에 따르면 시민운동이란 맑스적 의미의 시민 혹은 부르주아가 주체가 되어 벌
이는 운동이나 단순히 도시 주민(시민)들이 주도하는 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벌이는
'사회운동'을 의미한다. 아울러 노동운동이나 계급적 기반을 갖는 운동과는 구분되는 '비계급적(非階級的)
사회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
이병천(1991:44-45)은 시민운동의 성격을 경제적 착취에 기반한 계급투쟁 운동과 구분하고 있다. 그 보
다는 새로운 정치적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시민사회 내 모순의 복합적 차원에 조응하는 환경운동, 평화운
동, 여성운동, 청년운동, 인종차별반대 운동, 민족운동 등 다양하고도 새로운 사회운동의 독자적 의의를 승
인하는 복합적·집합적 운동이 곧 시민운동이라 본다.
한편 시민운동을 문화적·정신적 지배관계를 좌우하는 사회운동으로 보기도 한다. 이 때 시민운동은 헤
게모니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운동만을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계급모순에서 파생되는 사회문
제 곧 언론통제, 남녀차별, 환경운동 등을 해결하려는 자발적 운동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기도 한다.
21세기는 이러한 시민운동을 통해 자본의 영향력과 국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율성을 갖는 시민사회 영
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 및 시민운동의 주체가 되는 "시민권" 개념에는 가부장적 요소
가 내포되어 있다. 곧 여성들은 성 역할 이데올로기에 근거하여 시민권을 부여받게된 결과, 시민사회에서
도 여성의 일차적 영역은 사적영역 및 양육역할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가부장적 요
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영역 전반에 걸쳐 여성을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
UN을 중심으로 한 세계 여성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 비정부 조직) 활동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사회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활동의 방향을 설정해왔다. 1980년대 세계 여성
NGO 활동은 여성정책을 주류 정책에 통합시키기 위한 주류화(main-streaming)에 초점을 맞춘 반면,
1990년대는 여성의 세력화(empowerment)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한국여성개발원, 1995, 1997).
우리 나라는 1975년 UN이 세계 여성의 해를 선포한 이래 정부 조직(Government Organization)과 비정
부조직(Non Government Organization)이 힘을 합해 남녀평등의 실현과 여성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특
히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를 거치면서 여성 주류화와 함께 여성의 세력화를 동시에 표방하고 있다.
여성의 세력화란 민간단체의 연계성을 보다 강화하고 나아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
(power)의 배양을 내포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여성발전은 여성단체와 민간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실질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구축해 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성정책을 위시하여 다
양한 국가정책은 국가의 상대적 자율성과 자본의 이해관계, 그리고 다양한 사회세력 간 갈등과 연합을 통
해 복합적으로 결정된다. 여기서 국가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고 동시에 시장(자본)의 영향력에서도 자
유로울 수 있는 NGO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NGO 현황을 살펴보면 1997년 현재 3,900여 개의 시민단체와 이들의 지부를 포함하여 총
10,000여 개의 단체가 있다. 이중 여성단체들은 중앙 정부 각 부처에 등록된 68개 허가 단체와 지역법인
59개 단체를 포함하여 이들 단체의 지부와 그리고 비등록 단체를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5,000여 개의 단체
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한정자, 1999).
이제 시민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성들 또한 시민단체에 적극 참여할 것이 요구되는 시점
이기도 하다. 그 동안 여성들은 여성단체 활동을 통한 소비자운동, 환경운동, 청소년운동, 여성운동, 자원
활동 등 다양한 시민운동을 전개해왔다. 한편 여성단체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시민운동에 다양한 목적으로 설립된 시민단체들과 더불어 연대활동에 동참해왔다. 특히 이번 2000년
4월 13일 실시되는 총선에 대응하여 일부 여성단체가 시민단체들과 함께 벌여온 연대활동은 좋은 예가
된다.
그러나 그 동안 여성들의 단체활동은 여성들만의 모임인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여성의 삶과 관련이 깊은
한정된 분야에서 소극적인 활동을 벌여왔다고 볼 수 있다(한정자, 1999). 여성단체 이외의 시민단체 활동
에 대한 여성 참여 또한 매우 미흡한 수준이었다.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도 가부장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어
여성을 배제해온 것이 사실이다(조혜원, 1999).
앞으로 21세기는 시민사회 영역이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 때 사회 변화 및 발전의 흐
름을 따라 시민사회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시민운
동의 장이 마련될 것이다. 시민사회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가부장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기에, 새롭고 다양
한 종류의 시민운동에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여기에는 여성단체가 주체가
되어 기존의 단체활동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방법과 여성 개개인이 다양한 시민단체에 참여하여 주류 세
력을 이루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탐색하여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후자에 중점을 둔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시민운동에서의 여성 역할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
하고자 한다. 곧 여성들이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동시에, 시민운동 내에 여성
역할의 새로운 위상 및 방향을 정립하고자 한다.
나. 연구내용 및 방법
(1) 연구내용
(가) 시민운동과 여성에 관한 이론적 논의의 정리
(나) 시민운동에서의 여성 참여 현황과 특성
(다) 시민운동에서의 여성 참여 활성화 및 여성 세력화 방안 모색
(라) 시민운동에서의 여성단체 연대 활동 방향 정립
(마) 여성단체 활동의 지평확대를 위한 모색
(바) 여성의 시민운동 참여에 대한 외국사례 소개
(2) 연구방법
(가) 문헌연구
(나) 전문가 자문
(다) 설문조사
- 대 상 : 전국 주요 시민단체 300개, 시민단체 회장 및 여성회원 600명 내외
- 조사방법 : 조사원 면접 조사
(라) 사례연구 및 심층면접
- 대표적 시민단체 10개 선정 여성참여 사례연구
- 대표적 시민운동가 30여명 심층면접
(마) 관계자 워크샵
- 대상 : 시민단체 관련 실무자, 지도자, 관계 전문가 50명 내외
(바) 여성의 시민운동 참여에 대한 외국사례 분석
다. 기대 효과
(1) 시민운동에의 여성 참여 증진을 도모한다.
(2) 시민운동을 통해 성차별 문제를 해결한다.
(3) 21세기 시민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상을 제고한다.
(4)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여성이 주류 세력으로 동참하게 한다.
(5) 시민사회에 조응하는 여성의 새로운 리더쉽을 증진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