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을 낮춰야 잘 산다"
        등록일 2002-12-03

        한 국가의 출생률과 국부(國富)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유엔(UN)
        조사 결과 나타났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들 중 출생률이 낮고
        인구성장이 느린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이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인구현황을 조사한 이 보고서는 또 1990년대까지 20년간 추진해온 '가족계획'이
        전세계의 출생률을 1/3 가량 떨어뜨리는데 직접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1970년대 이후 출생률을 낮추고 인구성장을 억제한 개발도상국들이 보다
        많은 저축과 생산투자로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며 "이들 국가는 경제성장도 상대적으로
        빨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가족의 구성원이 적을수록 가족부양에 드는 비용이 줄어 소득과
        소비, 저축 등 제반 경제활동에 보다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노동 연령층이 다수를 차지, 어린이나 노인 등 비노동층의 부양에 대한 사회적인
        부담이 적은 인구구조를 가진 국가일수록 경제성장 속도가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개선까지 병행된 국가들은 경제성장이 다른 국가들을 월등히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례로 브라질 경제는 출생률 하락으로 인해 연간 0.7%의 추가적인
        성장 효과를 누렸다. 그리고 1980년대 아시아 지역에서 나타난 출생률 급락 현상은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연명하는 절대 빈곤자의 수를 대폭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반해 여전히 절대빈곤 상태에 있는 국가들은 1955년 이후 인구가 3배로 불어났으며,
        앞으로 50년간 다시 3배 더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2015년까지 전세계의 절대빈곤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산모 및 유아
        사망률을 낮추는 등 새 밀레니엄의 번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제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권고했다.

        2000년 한해 동안 약 110억달러의 자금이 인구 프로그램에 사용됐으나, 이는 당초
        목표인 170억달러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올초 세계 최대의 부국 미국 정부는 UNFPA에 2002년 한해 3400만달러를 기부키로 결정했다.
        이정도의 자금은 200만명 여성이 원치않는 임신을 하는 것을 막고, 80만건의 낙태와
        7만7000명 이상의 유아사망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빈곤국의
        여성들은 임신이나 출산 중 사망률이 선진국 여성들보다 600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