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엄마실직’ 증가
        등록일 2003-06-24

        미국에서 ‘전업주부(專業主婦) 엄마’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인구통계조사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미국에서
        '아빠는 직장에 다니고 엄마는 직업을 갖지 않고 집에서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 자라는 15세 이하 어린이는 약 1060만명이었다.

        전업주부 엄마가 돌보는 어린이들은 미국의 15세 이하 전체 어린이 중
        25.3%로, 지난 1994년 조사의 23%보다 증가했다.
        한편, ‘직장을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主夫) 아빠’가
        돌보는 어린이는 약 18만9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 맞벌이 부부 자녀 출신 부모는 탁아소 기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업주부 엄마 증가현상이 나타난 배경으로
        ▲1990년대 경제 호황이 여성들에게 자녀 양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고 ▲반대로 최근 경제사정 악화로 인해 본의 아니게
        전업주부가 된 경우도 있으며, ▲가정 내에서 여성들의 자녀양육
        역할을 중시하는 히스패닉(Hispanic) 인구가 증가했고
        ▲맞벌이 부부 손에서 자란 자녀들이 부모가 되자 자식을 남의 손에
        맡기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녀를 직접 양육하는 부모들의 단체인 ‘패밀리 앤드 홈 네트워크’
        대변인 수잔 드 리티스(Ritis)는 “어린 시절 탁아시설에서 자란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를 ‘탁아소 아이’로 만들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집에 엄마가 없었던 자신들의 어린 시절과는
        다른 환경을 자녀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 전업주부들의 정보교환 활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여성들은 경제적인 여유가 줄어들었고
        자녀양육이 직장경력만큼 사회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한다.

        이처럼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자녀양육에 전념하는 엄마와 아빠들은 위한
        잡지와 웹사이트도 생겼다. ‘앳홈마더즈 닷컴(AtHomeMothers.com)’은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서 자녀 돌보기에 나설 것을 고려하는
        여성들에게 철저한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다.
        '살림의 귀재’와 ‘헌신과 희생의 화신’이 되겠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나름대로 멋진 엄마’가 되는 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대드스테이즈앳홈 닷컴(Dadstaysathome.com)은 전업주부 아빠들끼리
        자녀양육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고민거리를 나누는 웹사이트다.

        ◆ 전업 엄마의 자녀들, 경제적으로는 불리

        그러나 어린이 권리를 옹호하는 민간단체인 ‘애니 E 케이시 재단’의
        연구원 윌리엄 오헤어(O’Hare)는 전업주부 엄마가 키우는 어린이들은
        맞벌이 부부 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덜 유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업주부 엄마가 돌보는 어린이 중 약 16%가
        빈곤층에 해당해 ‘일하는 엄마’ 자녀들의 빈곤층 비율보다 4배나 높다는
        것이다. 전업주부 엄마의 자녀들 중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비율이 약 14%로, 전업주부 자녀의 8%를 훨씬 웃돌았다.

        한편, 미국에서 엄마 또는 아빠 한 쪽 부모 밑에서 자라는 어린이는
        1980만명으로, 이중 엄마가 돌보는 어린이가 1650만명, 아빠가 돌보는
        경우는 330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빠 혼자 자녀를 키우는 ‘싱글 파더’는
        지난해 약 200만명으로 1970년의 39만3000명에서 대폭 증가했다.
        ‘싱글 파더’는 이혼하고 자녀양육을 맡은 경우가 45%로 가장 많았고,
        34%는 결혼한 적이 없으며, 4%는 사별한 경우였다.

        워싱턴 insun@chosun.co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