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 폭력실태'
        등록일 2003-11-23

         유엔 '여성 폭력실태'
        강간·구타·살해…
        200만명 인신매매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꼴로 강간이나 구타, 각종 학대를 당하고 있으나,
        여성을 보호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은 아직 미흡하다고 유엔 보고서가 지적했다.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 노엘린 헤이저(Heyzer) 사무총장은 이날 ‘국제 여성의 날’
        (25일)에 앞서 ‘여성에 대한 폭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여성들이 10년 전보다
        폭력으로부터 크게 자유로워지지 않았으며, 여성 폭력은 세계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처벌되지 않는 범죄”라고 비판하고, “여성 폭력 근절을 전 세계적으로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보고서는 “‘질병 통제 및 예방 센터(CDC) 2003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여성이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당하는 폭력의 경제적 비용이 무려 58억달러
        (7조원 상당)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70만명의 여성이 강간 또는 성폭력을 당하며,
        보고된 피해 여성의 14.8%는 17세 이전에 강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위스 제네바에서 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의 여학생이 최소한 한 번 이상의 육체적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페루에서는 아기를 낳은 12~16세 사이 소녀의 90%가 강간 또는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보고서는 여성 폭력 중 주위의 지인에 의한 성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네 명 중 한 명이 생애에 지인한테 성폭력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캄보디아에서는 16%의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육체적 학대를 받고 있으며, 영국은
        현재 파트너 또는 전 파트너로부터 육체적 학대를 받는 여성이 30%,
        웨스트 뱅크는 52%, 니카라과 21%, 캐나다 29%, 미국 22%인 것으로 나타났다.

        살해당한 여성의 절반이 현재 또는 전 남편이나 파트너에 의해 죽음을 당했으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는 임신이 가능한 연령층 여성 사망의 13%가
        살인에 의한 것이며, 이 중 60%가 희생자의 파트너가 가해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보고서는 “여성 인신 매매도 극심해 매년 5~15세 사이 여성 200만명이 매춘을
        위해 여기저기 팔려 가고 있다”고 폭로했다.

        1990~1997년 사이 방글라데시에서는 20만명 이상의 여성이 인신 매매됐으며,
        네팔에서는 5000~7000명의 여성이 인도로 팔려 갔고, 유럽의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매춘부의 10~15%는 중·동유럽,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페루 등 해외에서
        팔려 왔다.

        유엔 보고서는 잘못된 전통 의식에 따라 여성이 당하는 폭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25개 국가와 아시아의 일부 소수민족, 유럽·호주·캐나다·미국의
        이민사회에서는 여성 생식기 절단 의식이 거행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잘못된 의식에 따라 그동안 1억3000만명의 여성이 생식기 절단의 고통을
        당했으며, 매년 200만명의 여성들에게 이러한 의식이 치러지고 있다고 유엔은 전했다.

        또 여성의 혼전 순결 상실을 가문의 불명예로 생각하는 집안에서는 간통한 여성들이
        집안 남성들에 의해 살해되기도 한다는 것.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1000명의 여성이 가문의 명예 때문에 죽음을 당하고,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사망한 여성의 47%가 강간을 당한 뒤 친인척에 의해 살해됐으며,
        요르단과 레바논에서는 가해자의 70~75%가 남자 형제라고 유엔 보고서는 밝혔다.

        (자료 : Newyork jaeho@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