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6월 원고] 프랑스_새로운 마크롱 대통령 정부의 남녀동수 초기 내각 발표
        등록일 2017-08-04

        새로운 마크롱 대통령 정부의 남녀동수 초기 내각 발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초, 대대적인 정치적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바로 중도성향의 에마뉴엘 마크롱 (Emmanuel Macron) 새 총리가 선출된 것이다. 이번 대선에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극우주의 성향의 마린 르 펜 (Marine Le Pen) 후보와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대접전을 펼쳤다는 점, 의석수 제로(0)이자 4월 창당된 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 (La République En Marche, REM)에서 총리가 선출되었다는 점, 그리고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인 39세 총리라는 점 등 다양한 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바로 내각 구성에 있어 남성과 여성의 숫자가 같다는 점이다. 지난달 17일, 마크롱 당선 이후 새 장관 또는 장관급 인사 22명이 발표되었는데, 이중 11명이 여성이다. 그 면모를 살펴보면, 우선 총리실 산하 장관급 인사인 양성평등부 (Minister of State for Gender Equality)가 여성이며, 그 밖에도 사회연대·보건부 (Ministry for Solidarity and Health) 문화부 (Ministry of Culture), 노동부 (Ministry of Labour), 고등교육·연구·혁신부 (Ministry of Higher Education, Research and Innovation) 등이 있다. 이러한 인사는 마크롱이 후보 당시 내세웠던 공약 중 하나였으며, 이를 실제 이행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국방부 장관 (Ministry for the Armed Forces) 에는 여성인 실비 굴라르 (Sylvie Goulard)가 임명되면서, 공교롭게도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내 5대 경제대국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이 모두 여성이 되는 전례 없는 모습이 연출되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 달 만에 이는 과거가 되어 버렸다. 바로 실비 굴라르 새 국방부 장관이 한 달만인 이번달 20일 사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다른 여성 장관이었던 유럽지역담당 장관 (Minister for European affairs)인 마리엘 드 사르네즈 (Marielle de Sarnez) 역시 다음날 21일 사퇴했다. 이들의 사퇴는 소속 정당인 민주운동당 (Democratic Movement, MoDem)이 유럽의회 보좌관 허위 채용이라는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개혁을 내세우는 마크롱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또 한 번의 중대한 선거가 치러졌다. 프랑스는 이번 달 11일, 총 577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실시되었고 마크롱이 속한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 정당과 민주운동당 (MoDem) 연합이 무려 의회의 60%에 달하는 350석을 차지하는 대이변을 연출하였다. 집권 정당인 REM에서는 공천 후보 428명중 절반은 여성으로 구성하였다. 본 총선에는 총 7,882명의 후보자가 출마하였으며, 이 중 평균연령은 48.5세, 여성의 비율은 42%였다. 이번 총선 결과 당선인 중 여성은 총 223명으로 알려졌으며, 이 수치는 지난 의회 내 여성의원이 577명중 155명 (26.9%)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상승세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랑스 정치 분야에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좀 더 장기적인 관점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성격차지수 (Gender Gap Index, GGI) 2016년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는 종합순위 144개국 17위 (0.755점)를 차지했다. 교육, 보건 분야에서는 하위지표들이 전부 1위를 차지한 반면, 여성의 정치참여 분야는 19위로 나타났다. 하위 지표중 하나인 ‘장관급 지위 여성비율’은 50%로 1위였다. 올랑드 전 대통령도 2012년 새로 내각을 꾸릴 당시 총 34명의 장관급 인사에서 17명을 여성으로 임명한 바 있다. 따라서 비단 장관급 인사에서의 여성 숫자뿐만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여성의 정치참여라는 과제가 프랑스 새 정부에게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도 지난 5월 대선을 치뤘으며 새 정부에서는 장·차관 또는 주요 고위공직자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한 달여 만에 두 명의 여성 장관이 사퇴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남녀동수라는 의미가 바랬으나, 마크롱 정부의 남녀동수 초기 내각 구성은 새 정부를 맞이한 우리에게도 좀 더 가까이 와 닿는 소식일 것이다.

         

         
        ※ 참고자료
        1. BBC News (2017), “Macron Cabinet: Women are Half of France's New Ministers,” 2017년 5월 17일자,  http://www.reuters.com/article/us-france-election-women-idUSKBN19911E?il=0(접속일: 2017년 6월 18일)
         
        2. France 24 (2017), "The Battle for Parliament: France’s Neglected Election," 2017년 6월 11일자,
        http://www.france24.com/en/20170610-french-legislative-elections-parliament-what-you-need-know (접속일: 2017년 6월 18일)
         
        3. Government of France, “Composition of the Government,”  http://www.gouvernement.fr/en/composition-of-the-government (접속일: 2017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