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독일, 여성폭력방지 위한 새 프로젝트 가동

채혜원 독일 해외통신원

유럽 여성 3명 중 1명은 신체 폭력 또는 성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도 ‘여성 폭력(Gewalt gegen Frauen)’문제는 심각한 수준인데, 독일에 사는 4명 중 1명은 현재 또는 이전에 적어도 한번 신체폭력이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 여기에는 가정폭력, 성희롱, 성매매 등으로 인한 피해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독일 연방 정부는 ‘이스탄불 협약’ 비준 이후 여성폭력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독일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undesministerium fü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는 지난 11월 3일, 연방 정부 차원에서 개발한 연방 모델프로젝트 ‘여성폭력방지 지원시스템 추가개발을 위한 수요분석 및 계획’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여성폭력방지를 위한 이번 연방 모델프로젝트는 5개 주 정부와 함께 추진하며, 참여하는 5개 주 정부는 브레멘(Bremen), 니더작센(Niedersachsen),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작센안할트(Sachsen-Anhalt), 작센(Sachsen) 주다. 연방모델은 연방정부가 전체적으로 피해자 지원 시스템을 계획하고, 주 정부마다 필요한 추가 지원 대책을 발굴, 시험을 통해 시스템을 발전시켜나가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에 앞서 독일은 지난 6월, ‘이스탄불 협약(Istanbul-Konvention)’비준을 위한 법 초안을 마련했다. 관련 법률이 시행되면 독일 국민들은 법원에 ‘이스탄불 협약’조항과 관련해 직접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여성 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이스탄불 협약’은 여성폭력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포함한 유럽 내 첫 공통기준이다. 협약에 따라 구체적으로 취해야 하는 의무조항 등은 국가별로 마련해야 한다. ‘이스탄불 협약’은 2014년 8월 1일 발효됐으며, 폭력의 다른 형태인 강제 결혼, 여성 할례, 스토킹 등을 모두 성폭력으로 규정한다.

카타리나 바를레이(Katarina Barley) 독일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은 “이스탄불 협약은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였으며,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실제 구체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폭력피해 여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여성폭력방지를 위한 연방 모델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방정부와 5개 주 정부는 ‘폭력피해 여성이 폭력 발생 시 즉각적인 보호와 지원을 받는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피해자 지원 요구사항이 어떻게 다른가.’ 등의 질문을 중심으로 지원책을 꾸릴 계획이다.

한편 독일 연방정부는 2013년부터 독일에서는 ‘긴급전화(Das Hilfetelefon) 08000 116 016’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은 24시간 무료로 진행되며, 최근 이주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총 17개 언어로 운영하고 있다. 2013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독일 긴급전화(Das Hilfetelefon)’에서 운영하는 전화, 채팅 및 이메일을 통해 약 10만5천 건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6만 명 이상의 폭력 피해자들이 개별적인 상담과 지원을 받았다.

여성폭력방지 대책은 유럽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유럽평의회(Europarat)는 2012년 인신매매방지 협약에 관한 법을 마련했고, 협약의 적용 범위는 인신매매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착취를 포함하고 있다.

독일은 2013년 4월 1일부터 관련법을 시행 중이다. 이 법은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포함하고 효과적이고 관리 기구를 설치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독일은 2014년 2월부터 독립된 전문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전문가위원회는 연방정부에 인신매매 방지 대책 조치에 대한 권고 사항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