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11월 원고] 네덜란드 : 미투 해시태그(#MeToo) 캠페인 열풍, 네덜란드에도 불다
        등록일 2017-12-19

        미투 해시태그(#MeToo) 캠페인 열풍,

        네덜란드에도 불다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지난달, 온라인상에서는 미투(#MeToo) 해시태그가 SNS를 강타했다. 이는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Harvey Weinstein)의 성추문 스캔들이 폭로된 이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가 트위터(Twitter)상에서 성폭력이나 성추행 피해 경험을 겪어봤다면 나도 당해봤다라는 의미의 미투 해시태그를 달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비단 영화 및 방송 분야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일, 생활, 지어 공공장소나 길거리를 걸어가며 겪었던 불편한 경험들을 상기하며 미투 해시태그를 달기 시작했고,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것이다.

        네덜란드 방송 토크쇼, 뉴스 등에서는 각계각층 여성들이 겪었던 성추행, 그리고 싫다고 의사 표현했을 때 돌아온 불이익 등을 다루었다. 한 예로, 수영선수인 엘라 후튼(Ela Hutten)은 토크쇼에서 12살 때부터 14살 때까지 그녀의 수영코치가 성적으로(sexually) 괴롭혔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네덜란드 기독민주당(CDA) 상원의원인 리아 오멘(Ria Oomen)은 한 방송사가 주최한 성추행 관련 토론에서 그녀가 정계에 발담근지 얼마 안된 젊었던 시절, 한 장관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쥔 적도 있다고 공개하였다. 오멘 의원은 "그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는데, 그런 행동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듯하지만 나는 바로 뺨 양쪽을 때렸다."고 밝혔다. 한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본인의 의사표현을 하길 바란다."고 언급하면서, 본인의 경우는 뺨을 때려 그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표현했고, 개인적으로 그런 표현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하였다.

        트웬테 대학(University of Twente) 소속인 바네사 에벨스(Vanessa Evers)는 온라인상에 "할리우드의 예쁜 여배우들에게만 생기는 일이 아니라 (이공계에서 일하는)  같은 사람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학계에서 그녀가 겪었던 성추행에 대해 수천 단어에 달하는 상세한 글을 작성하여 공개하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그녀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에서 한 부사장은 저녁 회식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겨드랑이 제모를 했냐"고 하며 모두가 웃자 그녀의 상의를 끌어내려 겨드랑이를 보려고 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그녀는 물론 모든 남성들이 이러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많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성적 모욕감을 느끼는 성추행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러한 문제를 철폐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변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국영방송사인 NOS에서 지난 9월 약 1천여 명에 달하는 18-35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원하지 않는 여성의 신체부위를 만지는 것에 대한 태도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100% 모두 여성의 신체를 더듬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응답한 반면, 소수이긴 하나 일부 남성 응답자들은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전반에 걸쳐 대체로 남성 응답자들은 여성의 신체를 만지는 것이 어느 정도 허용가능하다고 답하였는데, 가장 큰 인식 격차가 나타난 질문은 복부 부위를 만지는 행위로, 30%의 남성이 허용 가능한 수준(permissible)이라고 답한 반면 76%의 여성은 판단하기 애매하거나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라고 보았다.

        네덜란드에서는 사실 2년 전, 지금의 미투 해시태그 캠페인과 유사한 일이 있었다. 한 방송을 통해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안케 라테베르(Anke Laterveer)가 본인이 겪었던 성추행 피해, 더불어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받지도 않아 부당하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네덜란드어로 '다 말하다'라는 의미인 #ZegHet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했었던 바 있다. 성추행 피해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고, 경험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재발을 방지해야한다는 주장 자체는 매우 의미 깊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미투 해시태그 캠페인이 곧 사그라진 뒤, 몇 년 뒤 다시 또 다른 곳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국가를 막론하고 성추행에 대한 인식 개선, 법적 제재 및 처벌 강화 등 적극적인 법적, 제도적 이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Dutch News (2017), “#MeToo anti-sexual harassment campaign takes off in NL,” 20171020일자,https://www.dutchnews.nl/news/archives/2017/10/metoo-anti-sexual-harassment-campaign-takes-off-in-nl/ (접속일자: 20171119)

        NL Times (2017), "#MeToo: Dutch professor speaks out about sexual abuse in science," 20171019일자,https://nltimes.nl/2017/10/19/metoo-dutch-professor-speaks-sexual-abuse-science (접속일자: 20171119)

        NL Times (2017), "#MeToo: Dutch senator says she was molested by minister," 20171023일자, https://nltimes.nl/2017/10/23/metoo-dutch-senator-molested-minister (접속일자: 2017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