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결과물인 만혼화, 결혼감소, 비혼증가, 여성빈곤 등에 대한 정치권의 몰이해 [The Conversation]
        등록일 2018-06-15

        ○ 일본 자유민주당의 가토 간지 의원은 최근 여성들이 여러 명의 자녀를 낳아야 한다고 말함. 이는 여성들을 인구 증가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왔던 정치인들의 오래된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동료의원인 노다 세이코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토 의원의 발언은 일본의 정치 엘리트 사이에 만연하고 있는 가부장주의와 성차별주의를 보여주고 있음. 또한 일본의 정치인들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함.

        ○ 일본 여성과 남성들은 점점 더 늦게 결혼하고 있으며, 결혼하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도 감소하고 있음. 1965년에는 50세가 될 때까지 결혼하지 않은 남성의 비율은 1.5%, 여성의 비율은 2.5%에 불과했으나 2016년까지 이 수치는 남성의 경우 23%, 여성의 경우 14% 이상으로 상승하였음. 그러나 결혼의 지연과 감소가 결혼하고 싶은 열망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음.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일본 미혼 남성·여성의 85% 이상이 “언젠가는 결혼할 것이다”라고 응답하여, 결혼에 대한 욕구는 지난 20년간 비교적 변함없이 유지되었다고 분석함.

        ○ 일본의 결혼 감소 경향과 관련하여, 결혼상대자에 대한 기대에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눈여겨봐야 함. 여성들은 경제적으로 그들을 지원해주고 집안일에 기여할 수 있는 남편을 찾고 있는 반면 남성들은 집안일을 해 줄 아내를 찾고 있음. 일부 사람들은 결혼의 위험과 희생, 결혼의 보상 사이에 균형을 이루지 못함.

        ○ 또한 결혼 감소 경향은 전반적인 경제적 불안정을 반영함. 일본 사회에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정규직으로 일하는 남성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음. 1985년 남녀고용기회 평등법이 도입된 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증가했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정규직으로 일하는 남성 가장이 이상적인 모델로 여겨지고 있음. 그런데 정규직 남성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임.

        ○ 거품경제가 끝난 후인 1990년대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젊은 남성들이 증가하였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비정규직이 증가하였음. 1990년대의 경제 상황과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완화를 향한 움직임을 고려해 볼 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님. 남성의 평생고용에 대한 기대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현재 많은 젊은 남성, 노년층 남성들이 비정규직, 파트타임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음. 그러나 여전히 남성근로자의 75.3%가 정규직 근로자인 반면 여성근로자의 41.9%가 정규직 근로자로 성별격차가 큰데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큼. 현재 일본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42%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남성보다는 노동시장 참여율이 낮음. 일본에서 남성들의 고용 불안정은 최근에서야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었음 출처 : https://apjjf.org/2015/13/12/Helen-Macnaughtan/43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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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현재 노동시장의 상황은 매력적이지 않음. 아베 신조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정규직 여성 근로자를 늘리기 위해 고안된 우머노믹스(Womenomics) 정책을 시행해 왔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이들 정책은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 않음. 일본은 장시간의 근로 문화로 유명한데 이러한 현상은 현 정부 들어 더욱 악화되었음. 2013년의 전국적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혼가정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가사일의 85.1%를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보육서비스에 대한 보조금 지원, 육아휴직 등의 정책들은 유연근무제 또는 가족친화적 근무제도 허용으로 확대되지 못했음.

        ○ 미혼여성들의 경우 성별 임금격차 뿐 아니라 기혼 여성들보다 자신의 집을 소유할 가능성이 더 적으며 모든 연령에 걸쳐 개인 임대주택에 살거나 부모와 함께 살 가능성이 더 큼. 노인들 중에서 미혼 여성의 빈곤율은 50%에 달함. 한편 일본은 선진국들 중에서 모자가정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데 자녀가 있는 이혼한 일본 여성들은 매우 취약한 상태임. 이들 중 약 90%가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61%는 빈곤상태인데, 이들 대부분은 일하고 있고 배우자가 있는 기혼여성들 보다 주당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소득수준이 더 낮음.

        ○ 가토 간지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음. 평생 동안 결혼하지 않는 일본 성인의 비율은 증가할 것이며 이들은 부족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완전한 시민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임. 또한 일본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일본 여성들의 무급노동·저임금 노동임. 보육서비스, 노인돌봄 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불충분한 지원으로 여성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되고 있음.[The Conversation, 2018.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