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스페인, 성매매 종사자 노조 설립 승인 번복
등록일	2018-09-28
스페인, 성매매 종사자 노조 설립 승인 번복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스페인 노동부에서 성매매종사자 노조(Organización de Trabajadoras Sexuales, OTRAS) 설립을 승인한 뒤 한 달 만에 이를 번복하기로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알게 된 노동부 장관, 심지어 총리까지 나서 승인을 즉각 취소할 것이라고 번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성매매를 합법화 할 계획이 없음을 뒤늦게 분명히 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성매매 합법화 찬반 논란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점화되고 있다. 2018년 8월 4일, 스페인 노동부에서는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가 단체설립의 자유와 같은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며 이에 따라 노조 설립을 공식 승인했음을 관보를 통해 공표했다.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는 성매매 업계에서 일하는 남성 및 여성 노동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관보를 통해 알려지자, 페드로 산체스(Pedro Sanchez) 총리는 바로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이를 취소할 것이며, “현 정부는 페미니스트 정부이고, 성매매 철폐를 지지하는 정부이다”라고 덧붙였다. 2018년 6월 집권한 현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페미니스트 관점을 갖고 사회에 잔존해 있는 다양한 여성 착취(exploitation) 문제들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할 임을 강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막달레나 발레리오(Magdalena Valerio) 노동부 장관은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기자들에게 자신의 부처 관료들이 성매매 종사자 노조를 승인해줬다는 점에 충격 받았으며, 본인은 승인허가를 준적이 없다고 밝혔다. 발레리오 장관은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가 서류상으로는 문제없을지 몰라도, 정부는 빈곤 또는 기타 사유로 인해 돈을 받고 본인의 성을 판매하는, 근본적인 권리를 어기는 행위를 대변하는 노조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 8월 31일 금요일, 이사벨 첼라(Isabel Celaa) 정부 대변인은 스페인 변호사협회(Abogacia del Estado)의 말을 빌어 노동부 실무당국에서 노조 설립 승인했던 것을 번복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한 가장 빠른 방안은 정부의 권한으로 등록을 철회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에서는 성매매에 대한 법적 규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1995년 제정된 형법(Criminal Code)에서는 성매매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지는 않으나, 그와 연결된 여러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인을 성매매 하도록 강압, 학대하는 경우(제 188조 1항)이다. 즉 성매매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합법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공공장소에서 성매매를 한다거나, 인신매매와 같은 명백한 범죄가 아닌 경우 성매매는 용인(tolerated) 되고 있다. 정부가 바로 승인 취소 계획을 발표하자,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 대표 콘차 보렐(Conxa Borrell)은 기자간담회(press briefing)를 열고 노조 설립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성매매 종사자들도 스페인 사회 다른 근로자들과 동등한 노동권을 갖길 희망하며, 오늘날 이들에게 처한 현실을 보면 고용계약서 작성, 병가 및 휴가 같은 권리는 '유토피아'와도 같이 머나먼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노동부 실무급에서 성매매 종사자 노조 설립을 승인한 직후 이를 바로 정부 측에서 나서 철회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절차상 승인 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정적 또는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성매매 업계 자체에 대한 합법화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향후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고 매듭지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Business Insider (2018), "Sex workers' union ignites debate over prostitution in Spain," 2018년 8월 31일자, https://www.businessinsider.com/ap-sex-workers-union-ignites-debate-over-prostitution-in-spain-2018-8?international=true&r=US&IR=T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Deutsche Welle (2018), "Spain to overturn registration of OTRAS sex workers' union," 2018년 8월 31일자, https://www.dw.com/en/spain-to-overturn-registration-of-otras-sex-workers-union/a-45308986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The Local (2018). "'Let us keep our union': Spanish sex workers demand equal labour rights," 2018년 9월 1일자, https://www.thelocal.es/20180901/we-want-our-union-back-sex-workers-demand-equal-labour-rights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Transcrime (2005), "National legislation on prostitution and the trafficking in women and children," European Parliament's committee on Women's Rights and Gender Equality, p. 36, http://www.europarl.europa.eu/RegData/etudes/etudes/join/2005/360488/IPOL-JOIN_ET(2005)360488_EN.pdf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스페인, 성매매 종사자 노조 설립 승인 번복

등록일

2018-09-28

스페인, 성매매 종사자 노조 설립 승인 번복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스페인 노동부에서 성매매종사자 노조(Organización de Trabajadoras Sexuales, OTRAS) 설립을 승인한 뒤 한 달 만에 이를 번복하기로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알게 된 노동부 장관, 심지어 총리까지 나서 승인을 즉각 취소할 것이라고 번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성매매를 합법화 할 계획이 없음을 뒤늦게 분명히 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성매매 합법화 찬반 논란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점화되고 있다.
2018년 8월 4일, 스페인 노동부에서는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가 단체설립의 자유와 같은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며 이에 따라 노조 설립을 공식 승인했음을 관보를 통해 공표했다.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는 성매매 업계에서 일하는 남성 및 여성 노동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관보를 통해 알려지자, 페드로 산체스(Pedro Sanchez) 총리는 바로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이를 취소할 것이며, “현 정부는 페미니스트 정부이고, 성매매 철폐를 지지하는 정부이다”라고 덧붙였다. 2018년 6월 집권한 현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페미니스트 관점을 갖고 사회에 잔존해 있는 다양한 여성 착취(exploitation) 문제들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할 임을 강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막달레나 발레리오(Magdalena Valerio) 노동부 장관은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기자들에게 자신의 부처 관료들이 성매매 종사자 노조를 승인해줬다는 점에 충격 받았으며, 본인은 승인허가를 준적이 없다고 밝혔다. 발레리오 장관은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가 서류상으로는 문제없을지 몰라도, 정부는 빈곤 또는 기타 사유로 인해 돈을 받고 본인의 성을 판매하는, 근본적인 권리를 어기는 행위를 대변하는 노조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 8월 31일 금요일, 이사벨 첼라(Isabel Celaa) 정부 대변인은 스페인 변호사협회(Abogacia del Estado)의 말을 빌어 노동부 실무당국에서 노조 설립 승인했던 것을 번복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한 가장 빠른 방안은 정부의 권한으로 등록을 철회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에서는 성매매에 대한 법적 규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1995년 제정된 형법(Criminal Code)에서는 성매매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지는 않으나, 그와 연결된 여러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인을 성매매 하도록 강압, 학대하는 경우(제 188조 1항)이다. 즉 성매매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합법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공공장소에서 성매매를 한다거나, 인신매매와 같은 명백한 범죄가 아닌 경우 성매매는 용인(tolerated) 되고 있다.
정부가 바로 승인 취소 계획을 발표하자, 성매매 종사자 노조(OTRAS) 대표 콘차 보렐(Conxa Borrell)은 기자간담회(press briefing)를 열고 노조 설립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성매매 종사자들도 스페인 사회 다른 근로자들과 동등한 노동권을 갖길 희망하며, 오늘날 이들에게 처한 현실을 보면 고용계약서 작성, 병가 및 휴가 같은 권리는 '유토피아'와도 같이 머나먼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노동부 실무급에서 성매매 종사자 노조 설립을 승인한 직후 이를 바로 정부 측에서 나서 철회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절차상 승인 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정적 또는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성매매 업계 자체에 대한 합법화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향후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고 매듭지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Business Insider (2018), "Sex workers' union ignites debate over prostitution in Spain," 2018년 8월 31일자, https://www.businessinsider.com/ap-sex-workers-union-ignites-debate-over-prostitution-in-spain-2018-8?international=true&r=US&IR=T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Deutsche Welle (2018), "Spain to overturn registration of OTRAS sex workers' union," 2018년 8월 31일자, https://www.dw.com/en/spain-to-overturn-registration-of-otras-sex-workers-union/a-45308986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The Local (2018). "'Let us keep our union': Spanish sex workers demand equal labour rights," 2018년 9월 1일자, https://www.thelocal.es/20180901/we-want-our-union-back-sex-workers-demand-equal-labour-rights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Transcrime (2005), "National legislation on prostitution and the trafficking in women and children," European Parliament's committee on Women's Rights and Gender Equality, p. 36, http://www.europarl.europa.eu/RegData/etudes/etudes/join/2005/360488/IPOL-JOIN_ET(2005)360488_EN.pdf (접속일자: 2018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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